내 것/잡설들

<<<일몰의 저변>>> (3.3.1)

카지모도 2021. 2. 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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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일몰의 저변>

-고중영 作-

 

***동우***

2017.01.09 04:19

 

고중영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합니다. (인물검색에도 신상에 대한 것은 뜨지 않더군요)

'일몰'이라는 단어를 치니까 '일몰의 저변'이라는 제목이 뜨길래 업어왔습니다.

 

3년째 병상의 남편, 그리고 함께 섹스를 즐기는 밀회남...

기대에 가득 찬 남자와의 밀회 약속있는 전날밤 교통사고로 여자는 죽습니다.

 

그저 그런 이야기입니다만. '일몰의 저변'이라는 암시가 제법 강렬하여 올립니다.

 

<잠시, 아주 잠시 황홀했다. 눈앞이 환해지며 무한히 넓은 우주공간이 보드라운 깃털이 되어 혜경을 감싸고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아! 주검이구나. 이토록 장렬하여 주검이라 말하는구나. 아름답다는 게 이런 것이었구나. 평화롭다는 참 뜻을 이제야 알겠구나. 그런데 어쩌지 그에게 알려야해. 내가 죽었다는 걸 그에게는 알려야해. 남편에게도-”>

 

한살이의 끝자락.

일상이 홀연 죽음으로 화하는 그 순간.

 

서녘 하늘을 붉게 불들면서 지는 해, 그 저변에는 무엇이 녹아있길래 놀은 그리도 짙은 붉음일까요.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었다는 프로메테우스.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 나쁜 것들을 세상에 퍼뜨리게 하였다는 에피메테우스.

 

지혜와 우매가, 기억과 현재가, 현상과 추상이, 영과 육이, 사랑과 정욕이, 物과 神이 섞여...

正과 不로써 점철된 하루의 것들이 용해된 변증법적 색깔이 하늘자락을 붉게 물들인 놀이 아닐런지. ㅎ

 

이윽고 평화로운 밤, 죽음으로 승화되어 가뭇 사라지는.

 

새해도 슬슬 타성으로 익어갑니다.

좋은 한주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