痕迹/이미지

초록기쁨 (2011. 9. 4)

카지모도 2016. 6. 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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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93일 토요일.

가을의 초입.

가끔 세우(細雨) 흩날리는 산야는 아직 짙은 초록기쁨이다.

집사(執事)인 아내가 어머니 생전 즐기던 커피를 진설(陳設)한 상석(床石) 앞에 삼대(三代) 둘러앉아 노닐면서 잠시 목이 메었다.

지금 어디에 있는가, 당신이여.

지금 무엇으로 내게 남아 있는가.

기억인가 감각인가 관념인가.

밀란 쿤데라의 그 불멸’, 로서 내게 남아있는 당신의 정체,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이마골로그도 아닌 그것은 무엇이란 말가.

이제는 단장되어 조금쯤 애달픈 .... ()이란 놈인.

, 그 따위.

나마저 가고나면 그마저 바람 속에 흩어져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게 될 것이다.

사는 것도 한마당 꿈이오 죽는 것도 한마당 꿈이라 했거늘.

그렇더라도 미련한 나는 예다가 적어 놓는다.

 

이름 : 박인숙 (朴仁淑).

생몰 : 191988일 출생하여 1998524일 죽다.

유택주소 : 경상남도 양산 '신불산공원묘지 남지 나 162'

 

비니 미니의 깔깔거림만이 내 실존의 영롱함이다.

초록의 기쁨이다.

 

, 때로 낯설고 서먹하지만 아름다운 것도 목숨일지니.

삶아.

나를 기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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