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모는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모양이었다. 중길이는 그의 친자식이나 다름없었다. 살주계의 총대 청파 중길이가 잡히면 한양 성애의 모든 계원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었다. 그들은 지난번 큰 일을 해치우고 일단 중흥동 은신처로 몰려갔지만, 중길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서강 식구들과 거래하는 청파 난전으로 돌아갔을지도 몰랐다. "안되겠어. 댁은 새벽에 목멱산을 넘어서 서강으로 나가요. 서강에 가서 모신이네 주막을 찾아가지구. 모두 얘기해줘요. 중길이 만나거든 청파에 가지 말라구." 포교의 눈에 띄었으니 쌍이문방 바침술집은 이제는 빈집이 될 판이었다. 강변에는 안개가 자욱하여 해가 솟은 지 오래였건만, 새벽처럼 느껴졌다. 서강은 흉년을 타서 그런지 예년의 가을보다는 한산하여 배도 몇척 떠 있지 않았고 문을 닫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