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님께서 해주신다면야 저두 할말이 없습니다." 마감동이도 새삼 장가드는 얘기가 나오고 보니 어쩐지 심란한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이사나 끝내구 보십시다." 감동이가 말하였다. 그믐께에 가서야 산채가 대강 정돈이 되었고 길산을 비롯한 식구들은 모두 구월산으로 돌아갔다. 오만석은 구월산 산채에 남고자 하였는데 마감동이도 그 생각은 같았다. 김기도 그의 고향이었던 봉산 근처로 식구들을 데리고 가는 것은 꺼려하였으므로 결국 동선령으로 이사갈 가족이 있는 것은 길산과 말득이뿐이었다. 김기는 식구들을 탑고개에 남겨두고 혼자서 동선령으로 가기를 원하였다. 이따금씩 은율로 가서 식구들을 돌아보고는 다시 산채로 오르면 될 것이라 하였다. 오만석이와 마감동이도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달려가리라 다짐하였다. 길산은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