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네, 귀신사 아능가?"임서방이 어서방한테 물었다. 멍석 위에 앉아 있던 어서방네는 움칠하는 시늉을 일부러 지어 보이며 어서방 대신 말을 받는다. "귀신사? 그게 머이다요예. 귀신 나온다 헐 때 그 귀신 말잉가?""그게 여러 가지 설이 있제. 맨 몬야 그 절을 세운 이는, 신라 문무왕때 사램인 의상대사란 고승이신디, 당초에 이름은 국신사였등게비데."그러던 것이 무슨 연유에서인지 기괴하게도 귀신사로 바뀌어 불리다가, 다음에는 구순사라고 하였는데, 나중에 다시 귀신사라고 글자만 바꾸어 지금까지 그 이름을 쓰고 있다는 이 절 입구에는"홀에미다리라는 지댄헌 돌다리가 있제."임서방은 마치 눈으로 본 듯이 말했다. 김제군 금산면 청도리에 있는 이 다리는, 원평으로부터 한참을 걸어와 제비산 기슭에 이르러 귀신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