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는 그대로 달려들어가며 방포를 하니 맨 앞에 지켜 서 있던 마름 형제의 맏이가 가슴을 맞고 고꾸라져버렸고, 시동이도 방포를 하여 하나를 거꾸러뜨렸다. 이미 화적이 들었다는 것을 안 유동지네 식구들은 모두들 마루 밑으로 기어들거나 다락에 올라 숨느라고 법석이었고, 하인배들만이 이리저리로 몰리면서 대적하려고 농기구를 찾아 들었다. 황회는 패거리를 이끌고 툭 터져버린 중문을 돌파해서 사랑채로 돌아드는데 유동지는 이미 의관 정제하고 마루 위에 서 있었다. 그는 취재로 늙어온 부가옹답게 침착하고 배포있는 태도로 말하였다. "웬 사람들이오?" 황회는 멈칫 서서 그를 올려다보았다. 먼저 기를 죽여놓아야겠다고 생각되어 화승총을 똑바로 겨누고 말하였다. "보면 몰라? 돈궤를 내놓고, 창고 열쇠도 이리 내놓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