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왜 이렇게 그 돈이 아까울까. 틀림없이 저년의 어디에 찡궜을 텅니데. 달려들어 와락 몸을 뒤지면 금방 나올 터인데. 그 속에 얼마가 들어는지, 그 돈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는지, 냄새는 어떠한지, 꺼내어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보고, 냄새도 맡아 보면 서, 춘복이와 함께 사리반서방님 이야기를 정답게 나누고, 아주 정성스럽게 첩약을 지어 다가 뭉근한 불 위에 부채질해 가며 탕약을 달여 주고 싶었던, 그 모든 과정이 한순간에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네는 꼭 날강도를 당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그네한테서 날강도질해 간 온갖 것을 옹구네는 지금부터 야금야금 즐기기 시작 할 것 아닌가. 차라리 아주 강도라면 털리고 나서 눈 질끈 감고 잊어 버린다지만, 이 강 도는, 내게서 빼앗아 간 것을 제 품에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