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녀석, 질투가 났을까.
비니미니를 몹시 사랑하는 즤 엄마에게 물었다.
“나 아기 적에도 그렇게 사랑해 주었어?”
아내가 대답하였다.
“자식하고는 다르지, 손주란 그냥 사랑만 해 주면 되거든.”
할미의 손주사랑과 어미의 자식사랑은 다른 모양이다.
아기사랑만으로 그냥 행복한 할미 할비들이지만, 어미 아비란 오로지 사랑만을 행복해 할수 없는 존재인가 보다.
부모란 아기의 미래를 겨누어 이모저모 인문(人文)을 헤아려야 하는 입장이어서 그런가.
어미의 아기사랑에는 적자생존에 대한 시름 한줌 묻어 있나 보다.
하긴, 사자(獅子)도 제 새끼를 언덕에서 밀어 떨어 뜨린다고 하더라만.
어미의 내리사랑, 그 이기적 유전자에는 종족보존 본능의 냉철함이 포함되어 있는 모양인가
한단계 건너, 할미 할비는 그냥 사랑만으로 행복한 내리사랑이지만.
오늘 부산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
외출했다가 좀 전에 들어왔는데 주차장에서 계단까지 십미터 정도를 비니하고 미니 하고 둘이 우산쓰고 종종 걸음으로 움직였다.
캄캄한데 번개까지 한번 번쩍! 가까운데서 친건지 곧이어 우르르르르 쾅!!! 지붕밑에 들어가 비를 맞지 않게 되자 우산의 물기를 털며 비니가 하는 혼잣말.
“어휴, 이상한 꿈속같네.”
미니가 피노키오를 보다가 갑자기 소스라치게 놀라 울면서 달려온다.
“언니야 때리고 시러시러 하는데 '피노키'처럼 이상하게 되면 어떡해.”
우엥우엥... 아후. 아가야. 엄마가 널 어쩌면 좋으니. ^^
이걸 뭐라고들 부르시나요? 옥수수 강탱이? 거시기?
옥수수를 다 먹고 난 비니는... "엄마, 옥수수뼈 어디 둘까요?"
카레에 왜 브로콜리가 없어? 이번엔 안 넣었는데. 그럼 일번카레엔 있어?
감기로 목소리가 변한 빈이와 통화하시던 울 엄마.
"빈이 감기 할머니 줘"
빈이,,, "감기를 뱉을 수가 없어요,,,,,"
엄마 엄마, 거울 좀 보여줘 봐.. 왜? 내 입에 콧구멍이 있어. 봐봐. 아...... 엥? 풉! 아..하고 거울을 보다가 목젖이 달랑거리는 목구멍을 보게된 모양이다.
내 입에 콧구멍..
동물 이름 말하기 게임을 좋아하는 빈이.
외갓집 가는 길에 엄마랑 또 한게임.
더이상 댈 동물이 없어지자 이번에는 차 이름 말하기를 하자고 한다.
컨테이너,트럭,포크레인등을 가르쳐 준적은 있지만 게임이 긍방 끝날거 같아서 살짝 걱정.
차 이름은 동물이름만큼 다양하지가 않잖느냔 말이다.
그래도 뭐,,, 해보자.
빈이 먼저 해. "흰 차!" 뎅.... 그렇다면 뭐, 걱정할거 없겠구나. 엄만 빨간 차다.
그렇게 색깔별 차 이름으로 덤 앤 더머 흉내를 내고 나니까 "엄마차!" "오이차!" "수박차!" (체능단 셔틀버스 이름들이다.)
차이름이 동물이름보다 다양하다는 걸 새로 배운 엄마였다.
빈이에게 점수 따는 것만을 목표로 버닝중이신 울 아부지.
야속한 빈이는 쪼꼬렛만 빼먹고 외할아버지를 요리 조리 피해 다닌다.
얼마전 스탬프 책을 배송해주신 아부지.
빈이에게 "이 책 누가 사줬지? 외할아버지가 사준거야아~"하시자마자, "아니야! 빈이 택배야!!!"
이번엔 치킨으로 빈이의 환심을 사기로 하신 울 아부지.
막 배달돼 온 따끈한 치킨을 맛나게 먹고 있는 빈이에게 또 말씀하신다.
"정빈아, 치킨 맛있어?" "정빈아, 치킨 맛있어?" "응." "외할아버지가 사준거지?"
야속한 손녀딸은 이번에도 기대를 저바리고 "아니야! 배달이야!!!"
외할아버지는 인어공주다.
정작 돈은 당신께서 다 내시고 공은 배달 온 아저씨들에게 다 뺏긴,,,
요즘 눈물이 많아진 우리 빈양.
오늘도 오후 내도록 징징거리다 호되게 야단맞고 저녁 목욕시간 전에야 " 엄마. 잘못했어요. " 하길래 기다렸다는 듯이 일장 훈시를 시작했지요
"잘못했다고 해 놓고 내일 또 그럴거잖아. 어쩌고 저쩌고..." " 날씨도 더운데 이유도 없이 징징거리고 울면 어쩌고 저쩌고..." "오후 내도록 울고불고 하니까 엄마 정신이 하나도 없어!"
그러자 반성하는 태도로 제 얘길 듣고 있던 빈이가 갑자기 눈을 반짝거리면서 " 불고?" " 엄마, 불고는 뭐야?“
갑자기 야단칠 기력이 없어지면서 귀여워서 안아주고 말았답니다.
날씨도 더운데 애들한테 화내지 말아야겠어요.
아침엔 바쁘다.
바빠 죽겠는데 정민이가 갑자기 운다.
뭐 좀 부딛혔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 하고 있었더니 정빈이가 난리가 났다.
"엄마! 엄마! 아기 김치 먹었어요!!"
엥? 황급히 가보았더니 세상에! 턱을 찧어서 입안에 피가 고여 있는 거였다.
다행히 심하지는 않았지만,,, 빈아, 빨갛다고 다 고춧가룬 아니란다.
저녁 먹기전에 보문호수를 산책하던중..아빠가 유모차에 태워주자
"아빠 고마워.."한다.
"빈이, 아빠한테 말할 때는 '요'를 붙여야지"했더니
"요, 아빠 고마워"
유아체능단 예비소집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이들의 집중시간이야 보잘것 없는 것,,, 설명이 구체적이 되어갈수록 귀를 쫑긋하게 되는 엄마들과는 달리 우리의 아이들,,,강당 구석구석을 뽀르르~다니기 바쁘다.
그런 '뽀르르~'무리의 하나인 곱슬머리에 옷도 깔끔한 오빠가 빈이 앞을 뛰어가다가 빈이가 떨어뜨린 팜플렛을 주워 주었다.
"고마워,,,"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하던 그녀.
잠시후 팜플렛을 또 떨어뜨렸다. 내가 주을려고 하니까 "엄마 아니야, 엄마 아니야,"한다.
그러면서 눈은 그 오빠를 향해있다.
잠시후 팜플렛을 또 떨어뜨렸다.
내가 주을려고 하니까 "엄마 아니야, 엄마 아니야,"한다.
그러면서 눈은 그 오빠를 향해있다. "오빠가 주워줘야해?"하니까 "응" 한다.
이 촤식...팜플렛을 일부러 떨어 뜨린거다.
허나 그 오빠는 이제 정빈이의 팜플렛에는 신경도 쓰지않고 뛰어 다니기 바쁘고... 빈이는 그 오빠가 지나갈때마다 안타깝게 오빠를 쳐다보며 손가락으로 팜플렛을 가리키고 있었다.
언니가 주워줬어도 그랬을까.
요즘은 쉬하고 나면 꼭 변기를 들여다보며 엄마! 고래야 고래! 한다.
빈이 쉬에 고래가 살아? 하면 그렇단다.
아랫배를 가리키며 그럼 이 안에 고래가 몇 마리나 있어? 하니까 두.마.리. 살고 있단다.
어릴때부터 (지금은 안 어리고?) 고래를 유난히 좋아하던 빈이.
아무리 같은 짠물이라도, 쉬야에 고래를 키울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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