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유치원>
-제임스 E. 건-
***동우***
2018.08.04 07:21
'제임스 E.건 (James E. Gunn,1923~ )'의 짤막한 SF, '유치원 (Kindergarten)'
우주의 창조자들이 노니는 우주의 별채 올림퍼스.
옥황상제같은 절대 통치자의 엄정한 행정력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유치원의 실습시간.
유치원 학생이 실실 장난스레 우주를 만듭니다.
“하지만 그 태양이며 행성들, 그리고 그 생물은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따라서 내가 그것들에 감상적인 미련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러니까 만약 그 생물이 사는 행성이 커다란 혜성과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난다 하더라도, 그건 결코 내가 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
<여섯째날>
어제까지 내가 한 일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난 오늘 [지능]을 창조해 낸 것이다.
그리하여 생명체에 세 번째 기능을 부여했다.
[지식]이란 것을!
육상동물 중에서 재미있는 것이 생겨났다.
두 다리를 가지고 똑바로 서서 걸으면서 호기심에 가득찬 눈으로 주위를 이리저리 살피고 있다.
팔힘도 별로 세지 않고 그다지 볼품없는 두뇌를 가졌다고 여겼는데, 이것이 다른 동물들을 죄다 제압해버렸다.
게다가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이것이 환경을 정복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심지어는 창조자인 나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일곱째날>
오늘은 학교가 쉬는 날이었다.
창조한다는 일은 몸과 마음을 몹시 피곤하게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하얀 난장이별의 강력한 중력권에서 탈출하는 놀이나 폭발
한 별의 잔해를 긁어모아 다시 덩어리로 만드는 놀이 만큼이나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오늘 선생님이 다시 엄마 아빠에게 오셨다.
선생님은 내가 지난 며칠동안 아주 뛰어난 발전을 했지만, 대신 내가 만든 것들이 거의 쓸모가 없거나 조화롭지 못한 것들 뿐이라고 말씀하셨다.
특히 어떤 생물은 잠재적으로 위험하기까지 하니까, 그 생물을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나 엄마 아빠는 선생님 말씀에 반대하셨다.
그러면서 세번째 행성의 그 위험하다는 생물은, 태양의 핵융합반응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열핵융합 반응장치을 발명해내어 자기 자신을 돌보게 되고 아무런 위험한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건 부모님께서 장담하시거나 책임지실 일이 아니지요.'
선생님은 그런 일을 가능성이나 운에 맡길수는 없다며 계속 없애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난 어느 쪽이 논쟁에서 이겼는지 모르겠다.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곧 그 자리를 떠났기 때문이다.
사실 난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정말이다.
어쨌든 그동안 가지고 놀던 것에 싫증이 나기 시작했으니까.
이제 뭔가 더 멋있고 훌륭한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
하지만 그 태양이며 행성들, 그리고 그 생물은 내가 처음으로 만들어 본 것이다.
따라서 내가 그것들에 감상적인 미련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그러니까 만약 그 생물이 사는 행성이 커다란 혜성과 부딪혀서 산산조각이 난다 하더라도, 그건 결코 내가 한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여덟째날>
나는 오늘은 ....
++++
유치원의 한 유아가 재미삼아 창조한 태양계와 인간.
우리가 완벽한 것으로 생각하는 모든 존재의 기반이 그러하다면...
물리학의 법칙같은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연구해야 할건 학문적 법칙이 아니라 유치원 아이의 심리적 패턴 일텐데 그 변덕을 어떻게.
인류는 필경 운명론자, 팔자에 종속된 존재입니다그려.
성서에서 때로 마주치는 여호와 하나님의 느닷없음을 신학자들은 골을 싸매고 해석하고 목사는 강단에서 설교하지만.
하나님의 의지라는 것이 유치원 아이의 그것이라면...
이크, 이런 독신(瀆神)은 필경 지옥불일터...
발칙한 상상력, 전율이 입니다.
이 소설, 감히 창세기를 패러디하였다고 분노 하지는 마십시다그려. ㅎ
웃자고 하는 소리인걸요.
연일 가마솥 무더위.
좋은 주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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