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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결국은 진덕여왕이 후사 없이 죽자, 군신들이 서로 추대하여 진골로서는 최초로
김춘추가 왕위에 오르매, 누이동생은 지존인 왕의 아내 왕비가 되었으며, 자신은 머지 않
은 훗날 드디어 임금의 외숙이 되었으니, 그는 김수로왕의 십이대손이면서 가야국을 멸망
시킨 신라의 왕족으로 편입하여 이제는 드디어 신라의 등뼈를 이루었다.
할 발씩 한 발씩 용의주도 치밀하게 자신의 야심을 이루기 위하여 거대하고 강한 것 속
으로 변신하여 들어가서 끝내는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 그의 지모는, 말 그대로 신비스
럽다 할까, 야비하다 할까, 아니면 너무나도 필사적이라 할까.
그는 훗날 태종 무열왕이 된 김춘추를 도와 삼국 통일의 기초를 닦았는데, 신라보다 강
성한 백제를 치기 위하여, 더욱 강성한 당나라와 손을 잡고 나당 연합군을 결성했다. 결
정적일 때, 자기보다 강한 것의 힘을 빌려 꿈을 이루는 사나이.
김유신의 누이 문희가 낳은 아들이 태자 법민으로 문무왕인즉, 금관 가야의 외손이 신
라의 왕통을 이어 갔다 안할 수 없으니, 그 피를 받은 신라의 마지막 임금 경순왕이 질녀
를 왕건에게 시집보내 우리 고려 현종은 신라의 외손으로서 왕위에 올랐으며, 그 뒤에
왕통을 계승한 이는 모두 그의 자손이었다. 기록을 남겼으니. 통일신라의 개국과 쇠망이
머리와 꼬리를 물어 수미가 절묘하게 상응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역사일까, 업보일까, 운명일까.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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