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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1권 (32)

카지모도 2026. 3. 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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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신씨 여각을 들이칠 공론들을 한 뒤에 나서려는데, 박대근이 간신히 상체를 일으

키려다 자지러지는 신음만을 발하고 다시 쓰러졌다.

"일을 끝낸 다음에 이리루 오겠소. 교꾼을 세낼 거 없이, 우리가 짊어지구 송도까지 모셔

드리리다."

"아우님들 조심하우. 특히 사거리 연희장 부근에는 얼씬두 마우."

"제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

길산이 나올 적에 그들을 데려왔던 차인을 불러내어 당부하였다.

"우리는 사거리루 가지 않구 여각으루 갈 터이니, 댁은 우리 패거리께 사정을 전하고, 내

일 새벽에 모두들 데리구 연안 가는 길루 나가서 기다려주시우."

"예, 행수 어른께 여쭙고 그렇게 하리다."

길산이와 갑송이는 악기 등속이 든 짐을 정각사에 벗어두었다. 그들은 만일의 경우를 생

각하여 짐 속에서 반 팔 길이의 짜른 칼과 오줌독에서 두어 해 묵었음직한 단단한 참나무

몽치를 제각기 찾아들고 수양산을 내려왔다. 그들은 돌다리께서 주내방 사거리로 가는 길을

택하지 않고, 막바로 근양문 앞을 돌아 순명문 쪽으로 질러 가는 길로 돌아섰다. 순명문 앞

의 객주거리에 신씨 여각과 집이 잇달아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둘 다 의관을 벗어버리고

간편하게 바지 저고리에 행전을 단단히 치고서, 주막에 들어가 요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

었다. 마당의 평상 위에 않았으려니, 맞은편으로 신생원네 솟을 대문이 빤히 건너다보였다.

장정들이 들락거리고 잠시 후에 사인교가 세 채나 나와서 관시놀이가 벌어질 사거리 쪽으로

올라갔다. 순명문 앞은 비교적 한산해져 있었다. 모두들 사거리에 구경나간 모양이었다. 신

생원네서도 하인배들과 아녀자까지 구경 나가는 눈치였다. 말 끄는 구종배와 호위 둘을 거

느린 생원이 솟을 대문 앞에 이르렀다. 아마도 감영에 들어가 비장붙이들과 교제하다가 저

녁을 먹으려고 들른 모양이었다. 갑송이가 일어서려는 것을 길산이 잡아 앉혔다.

"왜 그래, 지금 덮치지 못하면 저놈은 곧 나와서 관시놀이 구경 갈텐데."

"아니다, 남의 눈에 띄면 득달같이 졸개들이 달려올 테니, 우리가 안방으로 따라 들어가는

게야."

"지금 곧 가야 한다니까."

"좀더 한산해지길 기다리자."

그들은 탁주를 두어 되 나누어 마시고 나서, 주막을 나왔다. 여각 앞은 보다 더 한산해져

있었다.

길산이와 갑송이는 솟을대문 앞에 서서 잠깐 망설이고 있었다. 갑송이가 속삭였다.

"문을 왈칵 밀어붙이며, 까짓 빗장은 부러져버릴 게야. 어때, 대문을 부시구 드어갈까?"

"가만있어." 하며 갑송이를 제지하고 나서, 길산이 목청을 돋워 외쳤다.

"이리 오너라!"

그러나 문 안은 괴괴하였다. 다시 한번 길산이가 크게 찾으니, 그제서야 툴툴대는 소리와

함께 문 앞으로 인기적이 다가와 목소리만 들렸다.

"뉘시우?"

"급하오, 이 댁에서 송도루 놓았던 방자 도착이오."

제놈이 서신 연락 다니는 방자란 말에 의심없이 삐끄덩 문을 여는데 빗장이 풀리자마자

두 장한이 왈칵 밀며 들어섰다. 소리지를 새도 없이 갑송이의 주먹이 아랫배를 쥐어박았고,

욱 하며 꺽인 놈의 뒤통수를 다시 한번 박으니 날벼락에 썩은 솔나무 부러지듯 앞으로 꼬라

박힌다. 길산은 다시 조용하게 대문 빗장을 걸어 잠그고, 갑송이가 넘어진 놈을 질질 끌어다

가 행랑채의 기다란 툇마루 아래 굴려 넣었다. 그들은 재빨리 양쪽으로 갈라섰다. 길산은 대

문 오른편으로 나가 중문을 엿보며 섰고 갑송이는 행랑채를 돌아 바깥 사랑마당을 건너갔

다. 갑송이가 방들이 연달아 붙은 사랑채를 살피고 나서 아무도 없다는 시늉으로 손을 내저

어 보였다. 사랑방 뒤로는 잇닿은 누마루가 안채 부엌에까지 연결되어 있었다. 인기척 소리

가 들리자 갑송이가 먼저 사랑채 툇마루 아래 숨었고, 길산이는 젖혀진 중문 뒤로 뛰어들어

몸을 감추었다. 하인 두 사람이 후원 별당에서 나와 바깥마당을 지나고 중문을 통과했다. 길

산이 나와 마루 밑에서 기어나온 갑송이에게 별당 쪽을 가리켜 보이고, 자기는 종문 안쪽을

손짓하였다. 갑송이가 별당 문 안으로 사라졌다. 길산은 중문에 들어서서 한눈에 대청 툇마

루에 잇대어진 세 칸의 광을 바라고 잽싸게 뛰었다. 그는 건넌방 툇마루에 가장 가까운 끝

엣 광 속에 잠깐 숨어 있었다. 문틈으로 내다보니 계집종 두 년이 부엌에 있었고 사환비인

듯 싶은 계집아이가 숭늉을 받쳐들고 안방문을 여는 순간이었다. 중치막이 벽에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안방에서 저녁을 끝낸 신복동이가 담배라도 한죽 태우고 있음에 틀림없었다.

그는 사환비가 부엌으로 들어갈 때를 기다렸다. 계집아이가 빈 쟁반을 들고 섬돌을 내려 부

엌으로 들어갔다. 저희끼리 무슨 재담이라도 나눴던지 재깔대며 웃을 즈음에 길산은 고양이

걸음으로 툇마루에 올라섰다. 그리고는 발을 끌면서 연달아 붙은 두 칸의 방 앞을 지나 대

청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갔다. 만일 누군가 중문에 들어서든가, 안마당을 지난다면 길산의

모습을 똑바로 볼 수 있는 위치였다. 길산이는 주저하지 않고 안방의 미닫이를 싸악 열면서

뛰어들었다. 한 손으로는 품 안의 단검을 빼어들며 다른 손으로 뒤의 미닫이를 닫았다.

"왠놈이냐?"

장죽을 떨어뜨리며 보료 위에서 몸을 일으키면서 신복동이가 외쳤다. 그의 아내가 입을

딱 벌리고 질린 얼굴로 방구석에 쫓겨갔다. 물린 밥상을 살짝 건너뛴 길산은 일어나려는 신

가의 상투를 잡아 뒤로 당겼고, 팽팽해진 목줄기에 차가운 칼날을 대며 힘주어 속삭였다.

"꿈쩍하면 모가지를 도릴 테다."

"으으.....누, 누구냐?"

사지에서 힘을 쭈욱 빼내고 겁에 질려 흰창이 드러난 눈알을 위로 치뜨면서 신가가 중얼

거렸다. 신가 여편네가 방구석에서 떨고 섰는데 언제 소리를 지를지 몰라, 길산이가 오금을

박아 놓는다.

"찍짹 소리 했단 봐라, 네 서방의 모가지는 기우젯날 돈생원 꼴이 될 터이다. 이불을 내려

라. 어섯!"

아낙이 와들거리며 이불을 내렸고 길산은 신가의 상투를 잡아 끌어 일으켜 세웠다. 아낙

네가 다음에는 어찌할 바를 몰라 이불자락을 움켜쥐고 앉았을 때, 길산이 다시 속삭였다.

"부엌에 있는 년들은 모두 관시놀이 구경에 내보내라. 딴소리 하면 칼 들어간다."

신가 여편네가 입술을 달싹여보았으나 소리가 되어 나오기는커녕 깔딱하는 딸꾹질이 대신

솟구쳤다. 길산이 신가의 상투를 더욱 팽팽히 당기면서 칼날을 곧추세워서 지그시 눌러대니,

신복동이가 참지 못하여 이빨 새로 다급하게 내뱉었다.

"이년아, 빨리 부르라는데 뭣하구 섰니."

"이애....자.....자근년이야, 자자..자근년이야!"

기척이 들리며 마루 아래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님 불러 계시와요?"

"응....저...."

"마님 어디 불편하셔요?"

"아....아니다. 느이들 사거리 저자 나가서 구....경하구 오너라."

"아이 정말이어요? 그럼 쇤네들 바삐 다녀오겠습니다."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그동안 좀이 쑤셔 안달하던 종년들이 말 한마디가 떨어지기 무섭

게 재잘거리며 중문을 나서는 소리가 들렸다.

길산이 신가를 잡은 채 미닫이를 열고 동정을 살피고 나서 후원 쪽을 향하여 날카로운 휘

파람을 날렸다. 이미 별당을 샅샅이 뒤져보고 나서 안채를 살피고 있던 갑송이가 부엌 옆의

문을 밀치고 들어와 안방으로 다가왔다. 길산이 턱짓으로 여자 쪽을 가리켰다.

"홑청을 뜯어 저 아씨마님을 잘 모셔라."

갑송이가 이불 홑청을 좔좔 뜯어낸 뒤에 끝을 주욱 찢어서 아낙의 손발을 묶었다. 그리곤

발에서 버선을 벗겨서 입에다 틀어박았다.

"한숨 푹 자구 나면 몸에 아주 이로울 게요."

갑송이는 묶인 여자 위에 이불을 들씌워놓았고, 신가를 묶기 시작했다. 역시 남은 버선 한

짝을 입에 틀어넣으려는데 신가가 부르짖었다.

"어디....두고 보자!"

"두구 봐야 똥 쌀 놈은 바루 자네여, 자아 한대 잡수시게."

갑송이는 퍽하며 배지를 쥐어박아 몸에서 기력을 뽑아놓은 다음, 축늘어진 신복동이를 남은

홑청에 둘둘 말아 어깨에 짊어졌다.

"자, 별당 뒷문으로 나가자."

"별당엔 누가 없든?"

"애새끼들뿐이여."

그들은 잠깐 마당을 살펴본 뒤에 부엌 옆문을 지나 별당으로 들어섰는데, 그때에 하인 서

넛이 짐바리를 메고 안채의 광으로 운반해갔다.

"들킬라. 빨리 나가자."

그들은 후원 나무숲으로 해서 뒷문에 닿았다. 뒷문은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는지 걸쇠에

걸리 자물통이 녹이 꺼끌꺼끌하게 슬어 있었다. 불빛이 훤한 별당 쪽에서는 아이들의 글 읽

는 소리며 늙은이의 기침소리가 들려왔다. 길산은 자물통을 잡아 비틀었고, 붕어자물통이 걸

쇠째로 나무에서 뽑혀 나왔다. 그들은 인적이 전혀 없는 뒷담 아래서 다시 집안의 동정을

살피고서 곧장 순명문을 왼쪽으로 멀지감치 우회하여 노인정을 바라고 뛰었다. 해주성을 돌

아 수양산 기슭에 닿기 위해서였다.

 

놀이판이 벌어진 사거리 저자 한 가운데서 높다란 장작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장작불뿐만

아니라 구경꾼들이 저마다 들고 나온 발등거리로 해서 주위는 대낮처럼 밝았다. 탈광대들의

탈판이 끝나고 사이사이에 거사패들이 나와서 근두질이라든가 어름을 탔다. 이미 문화큰돌

네 패와 길산네 패는 연회를 포기하고 저자에서 빠져나간 뒤였다. 즐비한 초가의 간이 주막

마다 손님들로 들끓었고. 자릿세를 미리 내고 놀이판을 겹겹으로 싸고 둘러앉은 구경꾼들도

주막에서 날라온 술과 안주로 서서히 취해가고 있었다. 주내방 패거리들은 돌다리서 오는

길목과 적동방서 오는 길목, 그리고 근양문에서 순명문으로 가는 길이 합쳐지는 쌍머리고개

앞을 제방 쌓듯 막아놓고서, 막개와 꺽돌이가 패를 나우어 사거리 주막과 저자 속을 뒤져냈

다. 그러나 문화 길산네 패는 이미 씨알머리도 없었다. 막개가 놀이판 뒤의 개복청을 턱짓하

면서 꺽돌이께 지시했다.

"저자들은 어디냐?"

"강령패들입니다."

"지금 나가 노는 것을은....?"

"창하는 계집들이 있으니.....거사패가 분명하우."

"강령패에서 한놈 데려오너라."

꺽돌의 졸개들이 달려가 영문을 모르는 중년의 광대 하나를 멱살 잡아 끌고 왔다."

"페엣 페페페! 무슨 일이 생겼쉐가? 이 양반들이 뒤 한번 달라구 이러나....이 몸은 오늘

아침에 왕고추 반찬으로 먹구 나온 사람이니 페엣 페페, 아예 후장 딸 생각은 마슈."

탈박을 쓴 채로 엮어내리는 광대의 사설이 제법 약을 올릴 만하다. 그러나 막개는 빙글대

면서 말하였다.

"끼놈, 뉘 앞에서 패설을 씹느냐. 평생 뒤만 대주다가 오장이 썩더니 주둥이까지 진물렀구

나."

"예? 아닌뎁쇼......소인은 워낙에 맵고 신 음식을 좋아하와 암동모는 못 되옵고 주로 수동

모가 되었삽기, 이제 나리를 뵈온즉 그 수염이 깊고 울창하와 문득 소인이 귀빠지던 일이

생각나옵니다."

"이놈 봐라. 음담은 좋다마는 남의 입을 들어 욕을 하는구나."

막개가 서슴지 않고 광대의 낭심을 올려차니 광대가 겅중겅중 뛰면서 죽는 소리를 내질렀다.

"탈박을 벗어라."

급한 중에도 매맞을 일이 두려워 광대가 탈박을 머리 위로 젖히자,

"문화놈들이 어디 있는지 아느냐?" 물었는데, 본성은 잃지 말더라고 대답이 또한 재담이다.

"어디 있긴 어디 있습니까요. 용궁 선봉장으루 서해 용왕님을 모시구 있다가 엊저녁에 냉

큼 낚시에 걸려 저어기 사거리 주막집 초장 속에 담겨 있지요."

꺽돌이가 다시 광대의 궁둥이를 호되게 걷어찼다.

"페잇, 페페페......아이구 아파, 문어가 어딨냐니 대답이야 분명하지요."

"이놈아 귓구멍이 뚫렸으면 잘 새겨 들어라. 문화 광대 패거리들이 아무도 뵈질 않으니

모두 어디로 갔느냔 말이다."

"예, 천성이 길을 좋아하아 비럭질 석삼 년에 한뎃잠 자기와, 가는 곳마다 욕을 먹고 매를

맞아, 약하고 천한 백성이 느느니 조동아리 살뿐이올시다. 허니......볼따구니에 재담살만 불어

나고 이빨은 튼튼치 못하와 잘 새기질 못합니다."

광대의 능청은 매를 가지고도 어쩔 수가 없어서 막개도 중치막 자락을 젖히고 엽전 두 푼

을 꺼내어 던졌다.

"허는 수 없는 손이로다. 자, 이젠 얘기하겠느냐?"

"무얼 말씸이우?"

"길산네 패 말이다."

"오오, 구월산 아래 사는 아이들 말이웨까? 벌써 땅거미 어름에 여기서 떠났소이다."

"가만있자......"

주춤거리던 막개가 그제서야 제 이마를 찰싹 두드리더니, "아뿔사!" 그는 자기패에게 당황

한 어조로 외첬다.

"모두들 생원 어른 댁에 가보자."

그들이 사거리를 빠져나와 주내방 쪽으로 몰려 가는데, 벌써 두어 놈이 입에 거품을 물고

달려오는 중이다. 막개가 짐작하고 그 자리에 서버렸다.

"집에 ...... 집에 화적이 들어......"

"나리가 어찌됐느냐?"

"나리께서는......잡혀가셨습니다."

막개는 눈앞이 아득해졌다. 어느 길로 쫓아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해주

는 사방으로 길이 통하는 물길 가운데 뜬 편주와도 같은 대처였다. 신천, 송화, 장연, 옹진,

강령, 재령 등의 읍이 모두 주위에 접해 있었다. 그는 하인들에게 우선 떠오르는 대로 지시

하였다.

"이 길로 감영에 들어가 고하여라. 화적이 들어 나리가 인질이 되었으니 영병을 모조리

동원시텨서 잡아달라 아뢰어라."

막개는 꺽돌이에게 말하였다.

"너는 사거리 목을 지키구 섰는 아이들을 풀어 길산네 광대패가 어디루 지났는가를 보았

다는 자들을 찾아내어라. 만일에 자시가 지날 때까지 방향도 못 잡아내면 너의 신근을 잘라

버릴 터이다. 알겠는가?"

꺽돌이 정말루 뿌리가 빠진 놈처럼 황황히 달아났다. 막개가 그 뒤통수에다 대고 소리쳤다.

"종적을 잡은 즉시 순명문 앞에 모여서 대기하여라."

막개는 한달음에 객사를 지나 동헌을 바라고 뛰다가 구슬상모에 철릭을 입고 환도를 차고

훈련원서 나오는 병방 비장과 부딪쳤다.

"나으리, 어디 가십니까?"

"이 사람아, 자네 어른 댁을 대적이 범했다네. 목을 잘라 갔다면서? 사또께 현신하고 포졸

을 풀 모양일세."

이리 수작하며 동헌에 닿으니, 벌써 부용당에 밤놀이 나갔던 감사는 책방을 대신 보내어

포졸을 내어 각수요로하라는 영을 내린 뒤였다. 정병 오십여 인에 십여 명의 총포수까지 끼

였으니 화적이 관내에 들어와 사람을 납치해 갔다는 사실에 몹시 놀란 모양이었다. 감영에

서는 우선 파발을 띄워 해주성 외곽의 파수 진장들께 길을 막도록 하고 나서, 남산에서 시

작하여 우이산 줄기와 그 맞은편 수양산 기슭을 수색해 나가기 시작했다.

해주서 바깥으로 나가는 요로마다 행인을 규찰하는 진이 있으되, 북으로 신천 가는 조화

골이요, 서쪽으로 장연, 옹진 길이 갈리는 영유벌 삼거리, 동으로 평산으로 빠지는 까치내와

남으로는 연안 가는 길의 돌장승백이 못 미쳐서 신구 감사가 갈리는 영송 지점인 우름내 등

등이었다. 순명문 앞에 모인 주내방 패거리들은 막개의 지휘에 따라 주내방 사거리에서 시

작하여 돌다리 쪽으로 짚어나가기 시작하였다. 벙거지와 장한들이 이리저리로 휩쓸고 다닐

적에 이미 저자바닥에는 문화 길산네 패와 큰돌네 패가 사실은 화적떼와 작당하여 신복동이

를 죽였다는 소문이 번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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