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곳 형상은 어떻고?" 목이 잠겨 쉰 숨소리가 갈라진다. "전에, 조선 임금 정조 때 진하사로 청나라에 갔었던 실학자 연암 박지원이, 압록강 국경을 넘어서 만주땅에 막 들어서면서, 그 광활하고 황량한 대륙의 지평선에 그만 목이 메어, 아아, 한 번 울만 하도다. 참으로 한 번 울만 하도다, 라고 했다는 곳 아닙니까, 만주가, 만주는 황원이지요." 아아, 한 번 울만 하도다. 참으로 한 번 울만 하도다. "그 만주의 봉천 시칸방에 강태가 살고 강모는 서탑거리에 살고, 종항간에 같이 지내는 거나 다름없이 가까이 살고 있었어요." "시칸방?" "예. 이 봉천이란 도시가 묘해요. 둥그런 채반에다 지형을 비유한다면. 봉천역에서부터 성내라는 곳까지 채반 한가운데를 좌악 그은 것같이 길이 나 있는데, 그것이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