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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패자의 내면은 문서로 남지 않는다. 그리고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러나 나는 일개 필부로서, 견훤이 왕건과 신검의 싸움을 지켜보던, 환장할 것 같던 지경을 혼자 상상해 보곤 한다. 거의 한평생을 두고 싸워 온 숙명의 적수 왕건에 게 제 발로 기어 들어가 늙은 몸을 의탁하는 비루함과, 그 숙적의 창검을 빌려 제 아들을 죽여야 하는 찢어짐. 그때 이미 견훤의 창자는 터져 버렸을 것이다. 어쩌면 견훤은 그 싸움에서 신검이 왕건을 이겨 주기 바랐을는지도 모른다. 비록 자기 가 아들의 칼에 죽는 한이 있더라도, 차라리 신검이 왕건을 보란 듯이 무찔러 단칼에 버 히고, 자신이 일으켜 세운 후백제 왕업을 자자손손 이어 주기 바랐을는지도 모른다. 엄청 난 이율배반이겠지만, 아마도 그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