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교적으로 편파심을 가지고 듣는다면 다소 거북하실는지 모르겠으나, 쾌활한 마음을 열어, 우리, 또는 나 자신의 존재를 돌아보자는 일념을 세우며, 이런 이야기를 들어 보시는 것도 무익한 일은 아니리이다."도환이 웃으며 엇지르는 말에, 강호는 황급히 당치않다는 표시로 두손바닥을 펴면서 말 막는 시늉을 해 보인다."설마 천학비재를 허물하려는 것은 아니시겠지요?""원 천만에요. 소승이 혼자 흥이 나서 설하는 동안, 공연히 무료하실까 봐 저어한 나머지...""학채 없는 학생이라고 쫓아내지나 말아 주십시오.""하하. 불민한 이 사람도 득천하영재이 교육지삼락야는 압니다. 이러하신 학생만 모실 수 있으면 옛 성현의 군자 삼락이 무에 부럽겠습니까.""과찬이 꾸중 같아서 무안합니다.""하하. 중이 왜 거짓말을 한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