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이문열 1,2(금시조,익명,일그러진,시인과)(롤랑.새지않는,새하곡,알수 없는,어둠의그늘) (1,4,3,3)

카지모도 2019. 12. 5. 04:39
728x90

 

-독서 리뷰-

 

[[이문열]]

<금시조(金翅鳥)> <익명의 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시인과 도둑>

 

 

<<<금시조(金翅鳥)>>>

-이문열 작-

 

***송현***

2012. 12. 11

 

동우님.

저는 이 금시조를 읽고 이문열 소설가를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어쩜 이렇게도 서예의 깊숙한 오솔길을 더듬으셨는지요.

제가 열심일 때 금시조도 상을 탔습니다.

제 길에도 많은 영향을 준, 마치 경전 같은 소설이었습니다.

이문열 작가님, 세상이 뭐라해도 저에게는...

 

***동우***

2012. 12. 12

 

안그래도 이 소설 다시 읽으면서 송현님을 떠올렸드랍니다

분명히 이 소설에 흠취하셨었을거라고.

 

고죽은 석담에게 묻습니다.

선생님, 서화는 예(藝)입니까, 법(法)입니까, 도(道)입니까?”

 

으흠, 인사동에 서실(書室)을 운영하며 서예에 정진하시는, 송현님께 서화는 무엇일까요.

'금시조'

순수예술론에 관하여 천착한 빼어난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작가의 상황, 앙가주망에 관한 생각도 녹아있음직.

이문열.

어떤 것은 읽기 거북한 것도 없지 않지만, 그는 이 시대 빼어난 작가임은 틀립없습니다.

 

***eunbee***

2012. 12. 28

 

자기 작품을 모아들이는 것에서 '태워버릴 것인가 보다'했는데

'어서 불을 붙이지 못할까'에서 나는 이미 금시조 한마리가 비상하는 것을 보았다죠~.하핫

다 읽고나니 언젠가 어디선가 한번쯤 대했던 이야기(?)란 생각이 드네요. 끝판에 금시조가 날아오르는 것을 짐작하고서부터...ㅎ

 

애들이 처음 피아노를 배울 때 바이엘을 같은 곡을 몇 번이나 몇 週나 치고나면 그 뒤가 수월해지듯이, 글의 1/3가량을 두어 번 읽어놨던터라 그다음부터는 술술 읽혀지네요.

그런걸 가지고 그렇게 끙끙거렸어요. 그렇다고 이 글이 쉽고 머릿속에 쏙쏙 박혀왔다는 것이 아니고, 읽혀지는 속도가 스피드를 내더란 말이지요.ㅋㅋ

 

그리 읽기 심란해할 것도 없으면서 나를 괴롭혔다는 억지가 생기네요.

이렇게 오기 발동해서 읽었더니, 개운합니다요.ㅎㅎㅎㅎㅎ

음악을 모두 잠재우고 읽어서 그랬나? 하핫

그나저나 상 줘요. 읽기 포기했던 글, 잘 읽어냈잖아요. 아주 자알~읽었어요.^&^ 호홍

 

***동우***

2012. 12. 29

 

은비님의 짐작.

빙고!

것 봐요.

공연히 이 소설 읽기 심란해 하시고.

 

상장에 은비님 이름 석자 쓸수도 없으니 상장은 생략.

상품은 무얼 드릴까.

가차이 계셨더라면 술 한잔 사드렸을꺼나. ㅎ

 

 

<<<익명의 섬>>>

-이문열 作-

 

***동우***

2015.02.28.

 

이문열 소설.

압축된 긴장의 재미는 있지만 주제가 너무 두드러져 내게는 다소 조야(粗野)한 맛도 없지 않습니다.

이문열에게서 프랑스 소설과 같은 엘레강스한 맛을 기대할수는 없겠지요만. ㅎ

 

익명 속에 숨으면 욕망은 적나라해집니다. 물론 나도 예외가 아니지요.

게다가 그 익명성이 까발려지더라도 폐쇄사회(집단문화나 또래문화)로부터의 암묵적 묵인이 있다면 더욱 안심입니다.

그 암묵적 승인이라는게 풍조거나 진영논리거나 자존심이거나 자기합리화이거나 간에.

 

악플.

익명성을 신뢰하여 야비함과 비천함을 벌가벗고 드러냅니다.

일베다 나꼼수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저마다 진영논리로 기승을 부리면서 사이버 세계를 온통 오염시키지요.

그렇다고 인터넷 실명제 운운한다면 그 또한 어불성설이고.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이문열 作-

 

***동우***

2013. 03. 15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포스팅한다. (어제 전상국의 '우상의 눈물'에 이어 작금의 학교폭력과는 그 주제의 맥락이 뚜렷하지 않지만...)

박종원 감독의 영화(홍경인-엄석대, 최민식-새 담임선생으로 출연)도 좋게 보았는데, 이문열의 원작은 워낙 그 주제의식이 튼실하였고 소설적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일견 문학적 언어의 이문열스러운 생경함 다소 서걱거리지만)

 

시골 국민학교의 어떤 반(班)을 배경으로 엄석대와 한병태라는 인물.

정의와 부정의.. 당당함과 회환과..

저항과 굴종... 처연함과 달콤함..

혁명.. 민주주의..

그 의식...

얼마든지 다의적(多意的)으로 도출할수 있는 알레고리.

 

나는 가끔.

내가 사는 세상 도처에서 거대한 엄석대를, 나의 내면 곳곳에서 한병태를 느끼고는 한다.

그리고 분명한 건 내 인생에 혁명은 있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정능의 어린 날, 내게도 엄석대가 있었다.

그로부터 벗어날 염은 아예 품을수도 없었던.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그 아이 이름, 임아무개라는...

 

***teapot***

2013. 03. 17

 

한병태를 느끼신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알겠읍니다.

동우님께서 엄석대는 절대 못되실테고.

잘 읽었읍니다.

 

***동우***

2013. 03. 18

 

티팟님.

이 세상 어느 곳에서든, 누구에게서든 부당함의 맞닥뜨림은 없지 않을거예요.

자연이 그러하고 (불쌍한 아기사슴이 사자에게 잡아 먹혀야 하는 약육강식의 자연..). 어쩌면 인간성의 본성에 그러한 요소 또한 없지 아니할겁니다.

부당함이 권력이었을 적, 우리는 곧잘 그것에 굴종합니다.

거기 순치(馴致)된 인간성은 부당함에 저항하지 않습니다.

부당함에 반발하는 인간성의 집체(集體), 그런 것이 이를테면 혁명일테지요.

그러나 혁명의 노고(勞苦)보다는 굴종의 과실이 달콤하고 안온(安穩)하기 때문에 혁명의 길은 언제나 요원(遼遠)한 것입니다.

 

하하, 티팟님.

말씀하시는 <절대>는 중놈 담뱃대라지요?

절대라는 말은 하지 맙시다.

나의 내면에도 엄석대가 <절대로> 없지는 아니 하답니다. 하하

 

 

<시인과 도둑>

-이문열 作-

 

***동우***

2014. 01. 08

 

역사와 사회와 인간성에 대한 인식.

현상(現狀)에 대한 긍정과 시인(是認)의 자세는 右(보수), 부정과 변혁의 자세는 左(진보).

지금 이루어지는 것은 모두 옳으며 여기있는 것은 모두 존중되고 유지되어야 한다는 인식.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모두가 틀렸으며 그르고 여기 있는 것은 모두가 부숴져 거듭나야 한다는 인식.

인간을 파악함에 있어 자연주의 인본주의적 세계관과 社會工學적(?) 과학주의의 세계관.

그러나 생각건대, 그 인식이라는게 그토록 확연하게 구분되어 인간성 속에 담겨있을까.

나는 한사람이 가지고 있는 확연한 이데올로기의 실체(實體)에 대하여 늘 의문한다.

좀 살아보고 겪어보아서 알건대 보편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란 전혀 이념적인 것이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보수와 진보가 혼합 내재되어 있는 것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사안에 따라서 혹은 이해관계에 따라서 보수도 되었다가 진보도 되었다가, 대체로 그러하더라.

개별적으로 이데올로기적 인간이란 허구다.

인간성의 근원에는 이념이란 논꼽만치도 존재하지 아니한다.

태백산맥의 염상진과 하대치의 순정한 이념의 연대에 나는 감동하였지만, 그 격앙된 느낌은 이념과는 별개의 감정이다.

정의(正義)를 늘상 코에다 걸고 저희 집단만이 가장 의(義)로운양 거들먹대는 좌파의 그 집단적 구호가 나는 싫다.

 

구월산에 눈 내린다.

총을 들어라, 출전이다.

원수의 칼날에 쓰러진 동무여.

 

생각건대, 이 노래를 독창으로 부르는 개별의 감정모체는 순결할수도 있겠지만, 집단의 합창(齊唱)은 도덕적으로 불결하기 십상이다.

순정한 개인윤리가 모임으로 집단으로서 순정한 윤리를 이루는 것이 아니다.

개별의 리얼리즘이 집단에 함몰되어 버리면 대부분 관념이 되어버린다.

관념적 구호는 공리적(公利的) 정의를 부르짖지만, 그들이 추구하는 바는 이른바 종파주의의 이기적 집단이 되어 버리고 만다.

이른바 강남좌파 캐비어좌파는 집단적 구호에 매몰되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진짜배기 이데올로기의 정체에 대하여 스스로 착각(혹은 의도적으로)하고 있다.

그들의 감정모체는 그 누구보다도 부르주아적 보수임을 나는 간파할수 있다.

으흠, 더불어.. 저 불싼한 꽃제비들이 보이지 않는 종북주의(從北主義)에게는 그 어떤 좌파적 정의도 없다.

그들이야말로 괴상한 수구꼴통들이다.

 

<"혁명을 꿈꾸는 자들에 대한 경고이다. 무릇 혁명하려는 자는 실질없는 혁명의 노래가 거리에서 너무 크게 불려지는 걸 경계하여라">

 

오로지 혁명만을 꿈꾸는 ‘로자 룩셈부르크’(이를테면 소설 속에서는 저 제세선생)도 틀려 먹었다.

세상은 진보한다.

혁명 없이도.

그러한 진보를 신뢰하는 것도 보수다.

우리 비니미니의 세상은 적어도 지금보다는 나아질거라고 나는 믿는다.

떳떳하게 나는 보수다.

 

 

 

 

[[이문열]]

<롤랑의 노래> <새지 않는 밤> <새하곡> <알 수 없는 일들> <어둠의 그늘>

 

 

<롤랑의 노래>

-이문열 作-

 

 

***동우***

2014.10.06 04:42

 

과학혁명의 구조.. 패러다임 쉬프트.. 합리적 이성의 불신.. 인간신뢰의 몰락.. 포스트 모더니즘.. 다양성.. 혼돈..

그리하여 이 시대, 중심없음이 정상과학인가.

혼돈 속에서 바야흐로 새로운 사조(가치관) 하나가 끔틀거리고 있는겐가.

하나의 중심적 시대정신이 태동하고 있는 중인가.

 

중심으로 이끄는 자의 의기(意氣).

광야에서 외치는 사람.

지켜야 할 것에 엄격하시고, 노(怒)해야 할 곳에 거침이 없으신 할아버지.

은성(殷盛)했던 시절의 흰 수염 드리운 수호부(守護符).

 

나처럼 홍진(紅塵)에 후줄근한 쫌팽이 소인배들.

때때로 그 이가 그리워 나오는 한숨은 한낱 퇴락한 센티멘탈일까.

 

 

<<<새지 않는 밤>>>

-이문열 作-

 

***홍애(虹厓)***

2014.10.18 12:29

 

이문열, 이렇게 짧은 글도 있었군요.

짧아서, ㅎㅎ 스마트 기계로 수마트하게 읽었습니다.

 

어제는 제주에 오신 서승 샘 모시고 친구네 식당에 가서 저녁을 먹었는데, 명숙이 이 친구가 애독자라며 선생님께 대접하는 뜻으로 저녁식사값도 받지 않고, 선생님과 만난 걸 기뻐했습니다. 책부족 함께 하며 좋은 일이 서로 서로에게 가는 기분입니다. 오늘 오후엔 서승샘 강연이 제주의 작은 병원에서 있습니다. 저도 갑니다.

 

***동우***

2014.10.19 05:06

 

내 것 마치고 읽으려고 홍애님의 독후감 일부러 아직 읽지는 않았습니다만, '서부전선 이상없다.'는 벌써 마치시고.

마음 바쁜 유유자적이신지, 바쁘게 가을 보내고 계신 모습은 늘 보고 있지요.

 

서승 선생님 오셨군요.

한 시대의 아픔을 영육으로 견뎌내신 분, 서선생님 형제분들의 근황은 밝으시겠지요.

서승선생님과 책부족 홍애님과 송명숙님과의 회동.

듣기에도 마음이 이리 좋습니다.

나는 좀 부끄러울까, 그런 분 뵙기에..ㅎ

 

오늘 다운받아 놓은 '서부전선 이상없다' (1930년 작) 영화보려 합니다.

 

 

<<<새하곡 (塞下曲)>>>

-이문열 作-

 

***동우***

2014.10.31 05:03

 

서부전선 이상없다.

독일 서부전선에서 '군인' 파울 하이머가 전사한 것이 불과 '한세기' 전이었구나.

 

이문열은 내 또래, 그의 군대 역시 나의 군대였을 터.

하마 40여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구나.

 

두 시기가 상거(相距)한 세월이 생각보다 길지 않음이 좀 놀랍습니다.

시대거나 문명이거나 과학이거나 기술이거나 인지(人知)거나 사상이거나 경제이거나 시스템이거나..

그에 따라 군대의 속성, 군인의 의식은 얼마나 변모하였을까.

 

요즘 부쩍 말썽많은 군대.

 

모든 것을 타아(他我)에 맡겨 버린 자아(自我)의 절망이라.

작금도 여전한가. 병사의 니힐.. 자기방기...무위로움...

효과적인 동기부여와 정치화라...

북에는 정치군관이 있었고 남에는 정훈장교가 있었고 방첩대(예전의 보안대)가 그리 설쳐댔는데, 군인적 자아로서의 한줌 개별적 당위를 확보할수 있었었단 말가.

작금도 여전할까.

 

1970 년대쯤의 군대이야기지만 그 액추어리티는 여전한듯 합니다.

이문열의 '새하곡'(塞下曲),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텍스트파일을 가지고 있어 그걸 믿었는데, 군데군데 이가 빠져 책을 펴놓고 자판 두드려 여러 부분 채워 놓았어요.

공치사 하자는게 아닙니다. ㅎ

그 덕에 다시 정독을 하게 되었다는 얘기이고, 이문열, 최상(最上)은 아니지만 결코 시시한 작가는 아니라는걸 새삼 느꼈더라는 얘기랍니다.

 

***동우***

2014.11.01 04:55

 

현대전에 있어서의 적(適)은 가늠자에 포착되지 않는다.

덩어리로 계량되는 모니터 속(圖上)의 適은 스위치 하나로 섬멸된다.

매카니틱한 공정(工程)의 수행일 뿐이다.

'람보'가 없어, 그래서 더욱 잔학한 전쟁이다.

 

그러나 내 아들놈과 이문열이나 나와 파울 하이머의 군대.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군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 군대의 내막(內幕)을 동일하게 관통하는 동일한 어떤 것.

집단 매커니즘, 개별의 왜소화, 피동성, 천박스러움...

 

군대스푼으로 반합뚜껑 두드리면서 '인천의 성냥공장'을 불러재꼈던 가을쯤의 그 때..

으흠, 천박하였음을...

그러나 모든 시대의 청춘에 유치함이란 없었음을...

 

 

<<<알 수 없는 일들>>>

-이문열 作-

 

***동우***

2016.03.29 04:23

 

이문열은 좋았다가 안좋았다가 하는 작가중 한사람입니다.

이런 투의 소설이 바로 내가 싫어하는 쪽이지요.

그가 보수꼴통이라서가 아니라.

 

상류층 여성의 다소 변태적 취향의 섹슈어리티.

하류층을 압도하는 이 나라 상류층의 폭력적이고 지배적인 의식구조.

그를 빗대면서 이문열은 '알 수 없는 일들'이라고 비꼬고 있습니다.

작위적인 냄새 풀풀 나는 건조한 서사를 조합(組合)하여.

 

<“소용없어. 네놈만 상해. 조용히 꺼지는 게 나아.”>

저 부자집 여대생의 이런 투 대사가 내게는 조금도 현실감있게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세련되지 못한 소설입니다만, 올립니다.

 

<"특식 한번 맛보는 거야, 특식.">

일탈로 맛보는 특식.

 

웃통 벗어부친 마당쇠를 바라보는 마님.

번들거리는 노예 만딩고의 검은 육체를 바라보는 백인여주인.

그녀들의 눈빛은 낯선 욕정으로 번들거립니다.

관계적 우월감으로 남성의 섹스를 지배하려는 새디즘적 욕망.

자신이 지배하는 남성에게 거꾸로 유린되고 싶은 매조히즘적 욕망.

 

하하, 여성 뿐이리까. 남녀 막론이지요.

섹슈어리티의 쾌락적 요소는 본질적으로 인문(人文)의 질서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입니다.

성적 판타지 속에 그 따위 아파테이아(평정심) 깃들 여지는 호리도 없다오. ㅎㅎ

 

 

<<<어둠의 그늘>>>

-이문열 作-

 

***동우***

2016.08.05 04:23

 

이문열(소설 속 인물, 김광하)의 사설(辭說)

한 국가의 법체계가 근거하는 바 법철학(法哲學)

그게 자연법 쪽이냐 실정법 쪽이냐.

갇힌 자가 자연범(sinner)이냐 법정범(crimial)이냐.

갇힌 자에게 죄의식이 있느냐 없느냐.

공권(公權)의 행사가 정당하냐 부당하냐...

 

그러나 갇힌 자에게 그런게 무슨 소용인가.ㅎ

감옥 소설에 있어서, 그 따우 논쟁은 감옥이라는 리얼리즘에 어색하고 감옥이라는 서사(敍事)에 부질없다,

갇힌 자는 국가라는 공권에 의하여 자유를 박탈 당한 수인(囚人)일 뿐이다.

아우쉬비치에 갇힌 유태인들의 의식(意識)이 스스로 죄수(罪囚)이듯이.

 

'감옥의 그 칸막이. 시멘트의 상자 안에서도 미물들의 아름다움이 빛나고 나는 차츰 단단해졌다.' -오현우 (황석영 ‘오래된 정원’)-

그때 나는 중얼거렸다.

무기수 오현우가 차츰 단단해 지는 것, 그것은 이념도 아니고 사유도 아니라고.

감옥은 교화(敎化)가 아니라 생존(生存)이 순치(馴致)되는 곳이라고.

 

시간이 갇힌 공간 감옥.

죄수가 되어본 적 없는 나(아주 짧은 기간 갇혀 본적 없지 않지만, 헌병대)로서는 상상만으로도 심란한 공간이다.

 

가끔 생각한다.

유전무죄 무전유죄(有錢無罪 無錢有罪), 유권무죄 무권유죄(有權無罪 無權有罪), 유연무죄 무연유죄(有緣無罪 無緣有罪) 따위

사법정의(司法正義)는 차치(且置)하고라도 사람값 공평하게 취급하는 교도행정.

하루 몇억짜리 황제노역도 있다고 하는데..

감옥 속에서 개털이다 범털이다하는 것들....

 

연일 폭염.

고비입니다.

대기중에 희미하게나마 기미(幾微)를 느낍니다.

여름제국 스러지는.

무더위, 지지 마시기를.

 

***mayblue***

2016.08.05 17:55

 

불볕더위 속에서도 입추가 지났다는 말에 귀가 번쩍 띄였답니다.

어느 날 밤에 들은 귀뚜라미 소리가 환청이 아니었구나 했구요~

 

뜨거운 여름에도 제 몸 사리지 않는 초록처럼

저도 쇠락하며 또 어느 순간 생기있게 무던히 살아내고 있답니다.

 

동우님 올리시는 글들에서 빽빽한 숲을 들여다 보는 듯 합니다.

그 숲 사이로 한 줄기 가을바람 불어오는 느낌...

가을을 기다리며

건강 또 건강하게 남은 여름 즐거우시길 바랄게요~~

 

***┗동우***

2016.08.06 00:19

 

정말 가마솥 속에 들어앉은것 같은 찜통더위입니다, 메이블루님.

그래도 메이블루님은 우리나라 최고의 피서지 해운대 사시니, 따로 피서는 필요없으실 듯.

바닷물에 몸 잠그지 않더라도. 눈 맛 분위기 맛으로도 말입니다.

 

그래요, 메이블루님.

여름도 곧 이울겁니다.

 

더위에 지지말고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