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이문열 3.4 (1,4,3,3,1)

카지모도 2019. 12. 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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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이문열]]

<두겹의노래><귀두산..><시인의사랑><그세월은가도><충적세,.><필론의돼지>

 

 

<두 겹의 노래>

-이문열 -

 

***동우***

2016.12.01 04:19

 

이문열의 '두 겹의 노래'

매우 사변적으로 포장했습니다만.

대낮부터 변두리 호텔의 일실에서 밀통(密通)하는 간부(姦夫)와 간부(姦婦).

빌딩 숲의 한구석에서 이루어지는 부정(不淨)한 교합.

그렇다고 그건 순전히 추하고 불결한 것만은 아니지요.

정액내음이 진동(振動)하는 오르가즘의 순간아득하고 건강한 원시림이 펼쳐지지요.

무릇 욕정에도 무릇 사랑이 있습니다.

하모니는 불협화음(disharmony)이 있으므로 드러납니다.

어찌보면 우리의 삶아니 한살이 생()을 초극하여.

무릇 존재하는 것들의 존재형태가 두 겹 노래의 변주가 아닐런지요.

 

수성(獸性)괏 신성(神性).

영원과 순간.

꿈과 현실.

정액과 성수(聖水).

Idealism Realism.

영혼과 육체.

본능과 이성.

원시림과 빌딩숲.

환락과 환멸.

모럴과 반도덕.

가면과 쌩얼굴.

정륜(正倫)과 불륜(不倫).

경건과 음란......

 

"경건한 자만이 간통의 즐거움을 온전하게 경험할 수 있다."

이건 ‘아나톨 프랑스의 말입니다

 

삶은 쓸쓸합니다.

또는 쓸쓸하지 않습니다

쓸쓸하지 못할 것도 없습니다

 

으흠무슨 말을 하고 싶은겐지.. 

 

 

<귀두산에는 낙타가 산다>

-이문열 -

 

***동우***

2017.03.20 04:12

 

'이문열' '귀두산에는 낙타가 산다' (1988년 발표)

작가는 귀두(龜頭거북 대가리)라는 어휘가 은유하는 모종의 의미를 취했는지 모르겠는데귀두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정말 있는지요?

1988년도 당시도시근교의 산에 저런 풍속도가 있었는지도 나로서는 과문(寡聞)입니다.

몸파는 여자의 모포부대라는 얘기는 군대에서 들어보았는데 낙타부대란 것도 초문(初聞)이올시다만 일종의 풍속소설로 읽어버리기에는 마음에 버거운 바 있습니다.

 

없이 사는 여자들의 싸구려 매춘.

보잘것 없는 사내들의 비루한 욕정.

<나른하게 처져오는 몸을 계곡의 바위에 기댄 채무심코 이제 막 초승달이 돋아오르는 귀두산을 올려보는 순간 갑자기 그는 콧등이 시큰해졌다이어 원인도 모를 슬픔과 연민의 가슴을 흥건히 적시고마침내는 눈물도 뜨겁게 흘러내렸다. "그 산이 안고 있는 작은 세계그것이 상징하는 우리 살이의 어떤 일면또는 그 거울에 비치어 느닷없이 드러나버린 자신의 모습이 명정상태를 벗어날 때의 일없이 처량한 느낌과 함께 그같은 그의 정서를 자극한 모양이었다그렇게 한동안을 기대었던 그는 공지의 소란이 어느 정도 잦아진 뒤에야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전 감상한, '죽여주는 여자'라는 영화가 떠오릅니다. (이재용 감독윤여정 출연)

파고다공원 일원에서 이른바 바카스 아줌마로 불리우는몸파는 늙은 여자들.

동두천 어름의 양색시였던 윤여정이제 늙어 공원을 배회하면서 노인들에게 몸을 팔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녀는 노인들의 가엾은 욕정 뿐 아니라 세상과 삶의 버거운 것들을 떠안는 사람입니다.

한국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코피노(필리핀 혼혈)를 거두고늙음으로 두루 절망하는 목숨을 죽음으로 거두어줍니다.

'죽여주는 여자'에는 이중적 함의(含意)가 있습니다.

섹스로 죽여주고 목숨을 죽여준다는.

 

그녀의 종장.

세상천지 아무런 연고도 없이교도소의 이름없는 주검으로 소멸해버립니다.

윤여정의 죽은 얼굴에 흰 천이 덮힐때 내 가슴은 몹시 아렸습니다.

 

 

<시인의 사랑>

-이문열 -

 

***동우***

2017.04.24 04:28

 

'이문열' '시인의 사랑'

발랑시인 김삿갓(김병연)을 그린 연작소설 '시인'중 한편입니다.

 

바야흐로 봄입니다.

어느 해의 봄이었던가감지산길을 걷다가 마주친 쑥캐는 여인네의 뒷모습.

실로 남산만한 엉덩이난 속으로 '봄은 여인네 엉덩이를 남산만하게 하는구나하고 중얼거렸지요.

그때보다 더 늙어버린 지금도 그렇게 보일런지 모르겠습니다만.

 

늙은 시인의 춘심(春心)은 헤아릴듯 합니다만 그에게 몸을 열어주는 저 처녀의 심사를 내 알리 없지요.

 

난분분하게 날리는 사쿠라 꽃잎...

늙은 마음에도 흐드러진 봄입니다만무릎 아파 쩔쩔 매는 몸뚱이가 비명을 지릅니다그려.

 

 

<그 세월은 가도>

-이문열 -

 

***동우***

2017.08.28 04:23

 

이문열의 '그 세월은 가도'

월북한 좌익남에 남겨진 가족들의 연좌(連坐트라우마를 그린 소설.

이문구김원일김성동 등의 작가들....

내 아버지 역시 월북한 좌익이었습니다.

내 집안 중 아버지만이 유일하게.

 

전쟁 무렵 어머니는 불려다니면서 곤혹을 좀 치루었겠지만 남한땅 튼실한 친척들 덕에 직접적인 고통을 겪었다는 기억은 없습니다.

그러나 남한 땅에서는 알게모르게 아버지라는 존재는 의식 속에 어떤 아픔과 가시로 남아있었을겁니다.

남에게는 언제나 아버지는 월북(越北)이 아니라 납북(拉北)이라는 것을 과장되게 씨부려댔습니다.

고모부는 한때 정부 고위직이었는데고모는 늘 낯선 사람의 접근이 있으면 가장 먼저 고모에게 알려야 한다고 어린 우리 형제들의 뇌리에 주입하곤 하였지요.

 

1970년대 중반직장에서 일본출장이 신상조회 때문에 무산되어 그때까지 연좌제(連坐制)의 옥죄임을 느꼈습니다만. 80년대초 연좌제는 완전 폐지되었지요.

우리나라 헌법에도 분명히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천명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오늘 내일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연좌에 대한 이야기제법 할말이 있을듯.

내일 다시.

 

***동우***

2017.08.29 04:16

 

<단순한 관용의 제스처로서가 아니라 또다시 우리에게 불리를 입히는 자는 그 일곱 배의 보복을 당하리라는 어떤 강력한 보장이 있어야 해.>

 

일사부재리의 원칙은 법률적 안정성보다는 목숨의 안정성을 위하여 필요한 것입니다.

국가가 목숨을 보장하여 좌익으로부터 전향한 보도연맹용서를 믿고 귀순한 제주사람들...

그 뿐이리까.

6.25 - 남이나 북이나 좌나 우나 막론하고무고한 수많은 사람들이 무참하게 학살되었습니다.        

시대의 미친 피바람 속에서법률과 공권과 도리와 이성에 대한 믿음이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그것들을 믿지 말라우리를 모르는 곳으로 그나마 이성이 작동되는 곳으로 무조건 도망가야 해그래야만 목숨을 부지할수 있어.

체득(體得심득(心得)하여 뼛속 깊이 각인된 경험칙.

<설령 그것이 일종의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것일지라도 누가 생존을 위한 그 처절한 진실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당신들의 신조차도 어머니의 그런 진실을 용서하실 것이다.>

 

죽기까지 치유되지 않는 트라우마.

일생을 강박으로 지배한 삶의 진실이 저러하다면...

아아집단에 당하는 개별의 인간은 너무나 왜소하고 불쌍합니다.

 

옆길로.

그러나 생각건대 순혈주의로 묶인 가족이라는 테두리.

자아의 확장... 자기애적 사랑의 범주...

가족이란 관계의 옥죄임은 법률제도가 아니라 정신적 연좌(連坐)입니다.

 

몇년전에 독립영화 '영도'를 보았습니다.

내가 사는 고장 '영도'를 배경으로 한.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의 아들로 남아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청년의 삶...

얼마 전 본 '캐빈에 대하여'라는 영화.

학교친구들그리고 자신의 아버지와 누이동생을 살해한 사이코 패스 ‘캐빈’.

그를 세상에 낳은 어머니종장에 감옥의 면회에서 아들을 껴안더군요.

내 탓이야 하듯이.

 

그러니까 연좌제... 팔자의 근원은 가족에게 있다는겝니다.

 

다시 옆길로.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이라는 저 해괴망측한 나라.

말도 아니되는 연좌(連坐)로 수용소에서 일생을 고통으로 살아야하는 정치범의 가족들...

목숨을 순 엉터리로 만들어버리는 엉터리 집단가치(이념)라는 것.

저 엉터리 나라가 어이없어나는 정말 분노합니다.

 

 

<충적세그 후>

-이문열 -

 

***동우***

2017.10.18 04:58

 

이문열의 충적세그 후.

<사람들은 육체적인 결핍에서만 벗어나면 곧 정신적이고 고귀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착각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인간은 그럴만한 천품을 지니지 못했소먼저는 공룡으로 걸신들린 것처럼 먹고 마시다가 어느 정도 그 탐욕의 배가 차면 그 다음은 나방의 길을 걸을 뿐이오...물질문명의 진보는 언젠가 우리 모두를 나방이로 만들고 말 것이오과학자들의 현란한 청사진이 실현되어 우리는 모두가 의식주를 위해 근심할 필요가 없어지는 날인데그러나 그 결과는 가공할 만한 것이오.>

 

비대한 맘모니즘(물질주의)은 필경 헤도니즘(쾌락주의)을 잉태합니다.

고대 그리스의 WASP(미국의 상류층)라고 할수있는 철학자처럼물질의 잉여가 반드시 고결한 정신으로 귀결되는 건 아닙니다.

 

인류사적 문명사적 장대한 사변으로 가득한 귄터 그라스의 소설 '넙치'

세 개의 유방으로 사내들에게 풍족하게 젖을 먹였던 석기시대의 여자 요리사 아우아.

그러나 충적세에는 세번째의 젖은 없습니다.

에테크(남성)들은 젖의 대용으로 물질에 탐욕하고 섹스와 쾌락에 탐닉합니다.

 

숫컷 뿐이리까.

윤리적 금압(禁壓)이라는 의식이 있음으로 더욱 기승하는 전율적 쾌락.

푸날루아를 꿈꾸는 것은 자웅(雌雄)이 다르지 아니합니다.

 

어린 여자아이를 살해유기한 어금니 아빠(이영학)라는 괴물.

끔찍하고 어지럽습니다.

 

<어지럽고 사나운 충적세의 꿈거기서는 공룡의 음울한 비명이 들리고 나방은 분분히 독가루를 뿌린다그리고 쓰러져 신음하는 원숭이떼그러나 그 속에서도 내가 미소하며 잠들 수 있는 것은아이들그 모든 것들의 어지러운 윤무 가운데서도 꽃처럼 피어나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병든 원숭이의 희망.

 

꽃처럼 피어나는 아이들내 손주 비니미니의 세상은 저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필론의 돼지>

-이문열 -

 

***동우***

2017.11.13 04:23

 

이문열의 '필론의 돼지'

무릇 기하였을까내 안에 서식하는 필론의 돼지.

이 낫살로 늙기까지.

 

패거리에 끼어 동류적 소속감이나 안도감으로 낄낄거리는그런 패거리 문화를 나처럼 혐오하는 사람도 드물 것이다.

나는 집단적 함성획일적 프로파간다가 싫다.    

북한 김일성 광장의 열병식을 보면 내 등골에서는 소름이 돋고월드 컵때 붉은 함성 '~~~'에는 감동에 앞서 모종의 무서움이 앞선다.

집단의 거대한 창조행위에 동참하고 있다는 격앙된 감정 속에는 맹목의 폭력이 있고 눈먼 증오가 있다고 생각한다.

폭력과 증오가 쾌감으로 개별적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다.

로고스는 금세 파토스로 환치되어 버린다.

 

그러나 나는 집단 속에서 의식있는 개인이 되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

마음은 원이로되 나의 돼지가 약한 까닭이다.

 

눈 앞에 보이는 수 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 할 사람 누가 있겠소....-김민기의 노래 '친구'-

 

 

 

 

-독서 리뷰-

 

[[이문열]] 

<폐원><사로잡힌 악령><과객>

 

 

***동우***

2018.01.03 03:16

 

이문열의 폐원(廢苑)

퇴락하여 잡초 우거진 폐원(廢苑).

그 곳은 가슴속 어딘가에 자리잡고 있는 시크릿 가든.

장려(壯麗)함과 우아함의 분위기 은은하게 떠도는의고적(擬古的기품 가득한 여원(女苑)입니다.

 

그곳 규방(閨房), 동성동본인 아름다운 문중 여인.

열정만으로서는 감당하지 못할 아련하게 타오르는 연정은 금기(禁忌)의식이 있으므로 더욱 애틋합니다.

에토스에 지배 당하는 파토스.

 

우리들그런 폐원(廢苑하나 영혼 속에 간직하고들 있으리.

이 소설처럼 금지(禁止)라는 외양은 띄지 않더라도.

우수 어린 정적과 애절한 사무침이 떠도는...

 

애틋하고 쓸쓸한...

애상(哀想)이여.

애린(愛隣)한 향기여.

늙은 마음 속 아련하게 피어 오르는.

 

한겨울 새벽.

내 방에는 찻물 끓는 소리 더불어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의 선율 흐른다.

 

***즈키***

2018.01.03 14:22

 

저는 요즘 제 개인 사무실에 오디오를 설치해 놓고

컴퓨터로 일 보면서 음악은 귓등으로(B.G.M) 듣고 있습니다

오디오 애호가들이 아날로그인 LP소리에 매료되어

예전 보다 훨씬 비싸고 귀해진 음반을 구할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80년대 후반 쯤에 LP는 이제 필요 없다고 하며 다 남 주고 없는 음반을 새삼 사기도 귀찮고 하여 일찌감치 CD만 고집했습니다.

요즘은 디지털 음원을 구하여 피시에서 듣고 있습니다

 

사진도 마찬가지로 필름카메라와 암실장비를 이제 다 쓸모 없다고

처박아 두기도 하고 남 주기도 했는데

전문적인 사진애호가들은 지금도 훨씬 비싸고 불편한 필름사진을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디지털적인 모난 소리와 화상은 점점 아날로그적인

것으로 바뀌어 가니까 과도기적인 현상일 것 같습니다

 

얼마전 일억삼천만원짜리 DAC(디지털신호를 아날로거 신호로 바꾸어주는 기계)

청음하러 갔습니다

LP소리와 DAC 소리 비교에서 아날로그적인 소리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디지털 카메라도 해상도가 점점 좋아지면 필름카메라의 아날로그적인

느낌을 나타낼 것으로 봅니다

 

문제는 음악을 듣지 않고 오디오 소리의 호불호에 연연하고 있는

저를 비롯한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 모습입니다

 

사진은 어떨런지 모르지만 비슷한 경우이지 싶습니다

 

사진을 안 한지가 수십년은 된 것 같습니다

 

전에 이선생님댁을 방문 했을 때 이선생님 하신 말씀

(늙었을 때 할 수 있는 것을 젊었을 때 준바하자)

 

지금도 소중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은 또 언제인가 시간나면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동우***

2018.01.04 09:19

 

김형.

음악듣기가 깊어져 소리를 분석하는 경지가 된다지요.

오디오 광들의 소리 찾기.

원하는 소리에 대한 갈망으로 기기(器機찾아 삼만리의 그 길고 긴 여정.

그래서 나는 소리를 분석할 줄 모르는 내 무딘 귀를 감사한답니다.하하

옛날 술에 얼근하여 골목길 전봇대에 오줌 누면서 어느 집 창문으로부터 들렸던 찍찍거리는 라디오 음악슈베르트의 한 소절에 나는 감동하였지요.

 

처분할데 없어 나는 아직 L.P를 몇백장 그대로 가지고 있습니다.

年前낡은 턴 테이블에 올려 놓으니 여전 음악이 들리더군요

 

사진.

예전 사무실 내책상 유리판 밑에 깔려 있던 김형의 흑백 사진이 생각납니다.

60톤 겐트리 크레인을 배경으로 야드를 찍은 김형의 작품 사진.

 

옛날내 집 암실의 추억도 그립습니다.

어둠 속 시큰한 하이포 냄새에 잠겨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바트 속의 인화지....

 

그 시절 그토록 귀했던 사진이 이제는 거의 자유재가 된 느낌입니다.

스마트 폰으로 찍어 즉석에서 확인하고쉽게 얻은 만큼 쉽게 버리는.

 

김형의 음악과 사진.

모쪼록 버리지 마세요.  

 

 

<사로잡힌 악령>

-이문열 -

 

***동우***

2018.05.01 07:37

 

이문열의 '사로잡힌 악령'

1994년에 발표한 소설집 '아우와의 만남'에 실린 소설인데당시 문단 일각의 반발이 심하였었지요.

비난을 견디지 못한 작가는 그 소설집에서 이 작품을 삭제한 후 '아우와의 만남개정판을 냈습니다.

이제 책에서는 찾아볼수 없지만 당시 나는 이 소설을 읽었습니다.

 

다시 읽어보는 '사로잡힌 악령'

아무려면 이문열이 아무런 에비던스없이 이런 캐릭터를 창작했겠습니까?

소설 속 이야기는 사실일겁니다.

언필칭 시인(詩人)이라는, ‘고은이라는 추한 늙은이에 관한.

 

'미투'

이윤택은 구속되었고김기덕조재현... 그 치들의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남북 화해 무드에 덮여서 그냥 덮어지는건 아닐테지요.

 

사로잡힌 악령.

텍스트 파일번쩍 눈에 띄어 업어와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5.02 01:15

 

최영미의  '괴물속의 'En 선생'은 시방 건재하신지.

 

이 소설 발표 당시 이문열은 "작품을 보면 어떤 시인의 행보가 연상되겠지만 그를 개인적으로 공격하는 작품이 아닌 1980년대의 시대상을 담아내는 작품으로 봐 달라"고 하였습니다.

 

문화 예술계의 명사들과 사냥하듯 교분을 트고환속 승려시인이라는 타이틀로 탐미와 허무의 순문학에 좌정(坐定)하였다가 그에 설자리를 잃자 이번에는 참여와 저항을 코에 걸고서 민주투사를 표방하면서 설쳐대다가 문민정부들어 상황이 바뀌자 저항시인의 탈을 벗어던집니다.

그 역정 속에서 그의 엽색행각은 끊이지 않구요.

 

누가 보더라도 소설속 인물은 고은이란 늙은 작자가 분명해 보입니다만이문열의 분연한 결기는 대단하지 않습니까?

 

처세와 변모의 달인,'꺼삐딴 리' (전광용의 소설)나 나폴레옹 시대의 탈레랑이 무색한그의 거짓과 천박함과 비열함과 뻔뻔스러움.

그런 그자가 가증스러운 소설속 화자(話者)

그의 위선과 천박함은 폭로되어야 하고 그의 뻔뻔스러운 음행은 벌받아야 합니다.

그 악은 파괴되고 절멸되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시인은 이미 누구도 건드릴수 없는 막강한 기득권을 가진 거인이 되어 있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깨부술수 없는 철옹성의 악령.

절망감과 무력감.

 

<이 악을 지울 수 있는 길은 이 세상에 없다그의 죄가 탕감받을 수 있는 벌은 없다있다면 오직 하나 그가 자신의 악 속에서 영원히 번성하는 것이다자신의 악 속에 영원히 갇히는 일이다너는 너의 악 속에서 영원하라.

크흐흐으흐키이히히히크크키키흐흐히히ㅎㅎㅎ……

갑자기 앞서 말한 그 웃음이 터져 나왔다가슴속 깊은 곳에서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웃음이었다그가 결코 풀 수도 끊을 수도 없는 사슬에 묶여 다시는 빠져 나올 길 없는 감옥으로 끌려가는 걸 본 느낌 때문이었다악령은 이제 사로잡혔다영원히 자신의 악 속에 갇혔다.>

 

악한 성정(性情그대로 잘 먹고 잘 살아라.

모쪼록 변치말고 악(속에 영원히 잠겨있거라.

결코 회개하여 새 사람이 되어서는 아니된다.

 

그것만이 악에 대한 보복입니다.

 

이청준의 소설 '벌레 이야기'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의 원작)

아들을 유괴하여 살해한 범인신앙에 귀의한 어머니가 그를 용서하려고 감옥에 갔더니 아주 해맑은 얼굴로 어머니를 맞는 겁니다.

그는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어 이미 하나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는 겁니다.

절망하여 신을 향하여 저주를 퍼붓는 어머니...

 

스승 미당(서정주)이 죽자 ‘고은 '미당담론'을 써서 '권력의존적 생존운운하면서 미당을 부관참시하였습니다.

 

이문열의 '사로잡힌 악령'

소설적 과장도 다소 없지 않겠으나 내게는 거의 사실적으로 읽힙니다.

 

매년 노벨문학상 계절이면 행여나하고 고개 쭈욱 빼어들고 침을 흘리던 꼬라지가 더욱 역겹습니다.

 

 

<과객(過客)>

-이문열 -

 

***동우***

2018.08.01 23:42

 

이문열의 '過客'

 

조선시대의 과객들.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 밖으로 밀려난 지식인이나 예인들그들은 다른 지역의 정보 전달자였고 나아가 광역적 여론 조성자... 그래서 양반들은 자기들이 누리는 혜택에 대한 약간의 보상 심리에서그리고 그들을 홀대했을 때 얻게 될 나쁜 평판이 두려워 과객에게 숙식을 제공했다고 하는군요.

 

그러나 요즘 세상에사 과객(過客)이란 말도 아니되는 존재.

눈만 돌리면 여관 모텔이 즐비한데 (요즘은 찜질방도 훌륭한 숙박처남의 집 사적(私的영역까지 비집고 들어갈 염치도 배짱도 현대인에게 있을리 없지요.

 

그런데 작가는 과객을 등장시켜 주인공으로 하여금 호의를 베풀게 합니다.

'나는 왜 신원이 불확실한 사람에게 그런 호의를 베풀었을까?'

주인공은 그것이 불가침의 영역이 된 '사생활'에 대한 반발심 때문이었음을 깨닫습니다.

 

나 어린 시절만 하여도 보생의원(우리집)에는 스님들이나 고용인의 친척들도 곧잘 묵고 가곤 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뿐아니라 초상이나 돌환갑잔치등 집안 대소사는 대부분 집에서 치루었었지요.(시골에서는 혼례까지도)

그러던 것이 언제부턴가 영안실호텔예식장뷔페등의 대중 영업장이 그 장소를 대신하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현관문을 걸어잠그면 그 곳은 단절된 공간우리는 언제부터 우리의 거주공간을 '사생활'의 영역으로 철옹성을 쌓게 되었을까요.

자꾸 단절 속으로고독 속으로어쩌면 利己의 늪 속으로 우리 의식을 스스로 잠기게 합니다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