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조정래]]
<어떤 솔거의 죽음> <유형의 땅>
<어떤 솔거의 죽음>
-조정래 作-
***동우***
2013.04.14
내게 ‘조정래(趙廷來,1943~ )’는 '태백산맥' 하나로 족하다.
감동이 넘치는 장대한 파노라마의 大河소설. (오른 쪽을 이기적인 파렴치집단으로, 왼쪽을 휴머니즘 넘치는 이념집단으로 그린 그의 사상과 뜻은 별개로 하고) 태백산맥의 소설적 로망은 대단하였다.
염상진의 눈으로 보는 작가의 세계관은 다분히 좌익적이지만 소설의 종장, 음독자살한 외서댁의 씻김굿에서 ‘대명천지 만물 중에 사람밖에 또 있는가’라는 무당 소화의 굿거리 사설을 나는 가슴에 담는다.
태백산맥의 등장인물의 이름 몇 생생하게 떠오른다.
염상진, 염상구 형제. 김범우, 하대치, 들물댁, 소화, 안창민, 정하섭, 솥두껑, 외솔댁...
'태백산맥'은 소설읽는 재미 가득하였고, 이념으로 뭉친 염상진과 하대치의 情과 의리는 눈물날만큼 아름다웠다.
이후 조정래의 대하소설 '한강' '아리랑'등의 빛은 태백산맥의 광휘에 비하여는 빈약하여 내게는 태백산맥 하나로 족하다는 말이다.
어떤 솔거의 죽음... 세상과 예술가.
시대의 풍조에 아부하여 많은 이들의 멘토행세를 하면서 위선과 허위로 거들먹거리는 사이비 예술가..
'나는 예술가입네'를 노냥 코에다 걸고있는 세간의 어떤 꼬라지 아니꼬와서 진정한 예술가의 모습으로 이 소설을 올린다.
이 소설의 주제와는 사뭇 다르지만..ㅎ
***송현***
2013. 04. 14
소신있는 예술가 ....
전설의 고향같이 문학속에 살아 있습니다
***동우***
2013. 04. 15
말씀처럼 예술가에게는 저와 같은 소신도 있어야겠고 창조력과 독창성도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적어도 위선과 가식이 있어서는 안될거로 생각합니다.
감정모체의 예술성은 데까당이나 비윤리성을 지향하면서 겉으로는 윤리도덕선생을 흉내낸다던가...
고독의 정신적 가치를 예술로 노래하면서 오로지 저자거리에 어울려 싸구려 웃음으로 희희낙락한다던가..
그런게 나는 역겹습니다. (나 또한 그러할 터이지만 적어도 내 주제에 예술을 표방하는 바는 없을 터이니... ㅎ)
손가락질 받더라도 구가하는 예술과 삶의 이율배반적 위선없는 보들레르, 오스카 와일드, 포, 사드, 헨리밀러...
가식은 금새 드러나, 예술은 커녕 똥무더기가 될테지요.
운 좋아 당대는 어찌 속이더라도.
***teapot***
2013. 04. 15
동우님, 이 솔거가 그 솔거입니까 잊어버린 솔거 이야기를 다시 해 주세요.
새가 솔거가 그린 나무에 앉으려고 했다던가 하는 이야기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저는 장편소설을 좋아하는데 태백산맥도 내용은 잊어버리기는 했지만 읽은 것도 같은데요.
오늘은 두편 읽고 이제 자러 갑니다. 굳나잇
***동우***
2013. 04. 16
하하, 티팟님.
그린 벽화를 진짜 나무인줄 알고 앉으려다 새가 부딪쳐 죽었다는, 신라화백 그 솔거 아니에요.
작가의 상상 속 인물, 그래서 <어떤 솔거>라고 하였겠지요.
***teapot***
2013. 04. 16
어브 콜스. 픽션인지 알지요
솔거 이야기 나온김에 잊어버리고 있던 솔거 이야기가 듣고 싶어서요
<유형의 땅>
-조정래 作-
***동우***
2016.06.03 06:34
조정래'(趙廷來 1943~ )의 '유형의 땅'
'태백산맥'이라는 거대한 서사.
그 유장하고 흐드러진 세련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 대하소설의 부분적 뼈대는 되었음직한 소설입니다.
상놈으로 태어난 주인공 만석에게 6.25는 이념대결의 장도 민족비극의 장도 아니었습니다.
천대받고 살았던 한바탕 한풀이의 마당이었을 뿐입니다.
그러다 이편 저편 어디에도 발붙이지 못하고 평생 객지 노동판을 떠돌다 고향의 강에 투신하여 죽습니다.
만석의 흔적은 거적에 덮인 어느 행려노인의 주검으로 남습니다.
유형의 땅.
3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여름이 슬슬 무르익어 가는 한반도, 서유럽은 물난리랍니다.
연일 내리는 비를 뒤로 하고 어제 분당으로 돌아온 벗을 환영합니다.
***동우***
2016.06.04 04:19
지구 땅덩이에 유형(流刑)의 땅이란게 따로 어디 있으리,
잔혹한 인문(人文)이, 야만의 시대가 어떤 영역을 저주받은 고통의 땅으로 만든다.
그 즈음 한반도는 유형의 땅이었다.
그리하여 우리세대, 동족상잔의 6.25 전쟁과 한반도 분단으로부터 완전하게 자유로운 사람 어디 있으랴.
으흠, 그러나 슬픈 역사의 아이러니..
카오스를 틈 탄 권력이거나 축재이거나..
어떤 사람들에게는 유형의 땅이 아니라 기회의 땅이었을수도 있겠거니와.
***동우***
2016.06.05 10:23
천대받은 상놈의 한을 풀고자 지주들을 무참하게 죽였던, 아내의 간통 현장에서 눈이 뒤집혀 인민군대장 년놈을 살해하였던 만석.
이쪽에도 저쪽에도 정처(定處)가 없었던 떠돌이 고단한 삶. <기본출(基本出)이라는 좋은 출신성분으로 북으로 갔더라면 혹여..>
하나 남겨진 핏줄을 고아원에 맡겨놓고 죽을 자리를 찾아갑니다.
삶의 마지막 회귀하는 그곳은 고향땅.
호사수구(狐死首丘)라... 으흠, 그런 것인가요.
고향없는 내게 그것은 언제나 신비로운 그리움이랍니다.
자신의 손에 죽임을 당했던 최씨문중의 사람들 묻힌 땅.
최씨문중에게 죽임을 당하였던 자신의 아비어미가 흙이 된 땅.
만석도 익명의 행려자의 주검으로 고향땅 언저리에 묻혔을테지요.
罪도 罰도 恨도 喜도 怒도 哀도 憎도..
유형의 그 땅에.
유형의 땅.
아아, 그건 어쩌면 우리 한살이 삶이 아니오리까.
유적(流謫)의 세월을 살다가는.
'내 것 > 잡설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상국, 송기원]] (4) (0) | 2020.02.01 |
---|---|
국경 위의 집. 독일군의 선물. 단지비누거품일 뿐 (1,4,3,3,1) (0) | 2020.02.01 |
해변의 거울, 다음 규제 (1,4,3,3,1) (0) | 2020.01.29 |
숲속의죽음,마을카페,욜의추억 (4) (0) | 2020.01.28 |
박상우 <샤갈의마을..사하라. 말무리 반도. 에메랄드 궁전의 추억> (1,4,3,3) (0) | 2020.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