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전상국, 송기원]] (4)

카지모도 2020. 2. 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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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전상국송기원]]

 

 

<우상의 눈물>

-전상국 -

 

***동우***

2013.03.14

 

시대의 사악(邪惡)함인가또는 시대의 나약함인가.

또래들로 부터 당하는 왕따와 폭력.

몸뚱이의 아픔과 더불어 피흘려 신음하는 열다섯 어린 영혼.

 

학교폭력

얼마 전 꽃같은 소년이 또 아파트 높은 곳에서 몸을 던졌다.

이 문제 화급하다

나서라 어른들.

머리 맞대고 고민하자.

천착(穿鑿)하고 천착하여 아이들을 살게 하자

 

제도와 환경발달심리사회심리학... 

 

그 옛날 우리들의 학교선생에게도 학생에게도 폭력은 친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때의 폭력은 지금처럼 심리적으루다 마냥 음울하고 잔인한 것은 아니었다.

회억건대 당시의 폭력은 지금보다 훨씬 야만적이었을지언정 지금처럼 간악(奸惡)하거나 비겁한 것은 아니었다.

 

학교폭력에 관한 소설

전상국(全商國, 1940~) '우상의 눈물'(1980년 발표) -작금의 학교폭력과 주제는 다르지만-

 

본성적 폭력과 지성적 폭력.

무엇이 더 어두운가무엇이 더 사악한 것인가.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저 학급교육은 뵈이지 않는다. (정치권력의 매커니즘을 은유하는 바도 있을 것이다.)

 

학교폭력.

한 세대 전의 이 세리프는 얼마나 순진하여 아름다운가.

 

<여럿이 윤리적인 무관심으로 해서 정의가 밟히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거야걸인 한사람이 이 겨울에 얼어 죽어도 그것은 우리의 탓이어야 한다. -'황석영' '아우를 위하여에서- (전에 리딩북으로 올렸다)-> 

 

그러나 작금의 세상.

시대와 인간성은 너무나 복잡미묘하고 교활해진 사디즘에 젖어 버렸다.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조만간 올리려 한다)' '엄석대'조차도 순진하다.

 

***teapot***

2013.03.17

 

이야기의 전개가 제가 예상한데로 흘러가지 않는군요.

그래서 저는 작가 기질이 없나 봅니다.

 

딱히 어찌 돼어야 하겠다 하는건 없는데 아무튼 예상 밖의 전개에

조금은 맥이 빠지는것도 같은데 왜 그런지 모르겠네요~

 

제가 아마 좋은 선생님을 기대했었나 봅니다.

 

***동우***

2013.03.18

 

하하담임선생이 좋은 선생님이라고 예상한건 티팟님의 순수함이지그것이 작가 기질과 무슨 상관?

 

그래요

기표가 단순한 폭력이라면 담임선생과 반장의 저것은 아주 교활한 폭력이겠지요.

정작 무서운 건 후자(後者일 것.

 

 

<사형(私刑)>

-전상국 -

 

***동우***  

2015.05.21 04:51

 

전상국 (1940~ )의 사형(私刑)

1977년 현대문학상 수상작입니다.

 

예민하고 고지식한 한 사내가 짊어진 무거움을 봅니다.

전쟁때 외국병정에게 능욕 당한 어머니...

그 치욕 속에 묻혀 산 추하고 끈질긴 어머니의 목숨에 대한 수치와 분노의 무게

그러면서 자신에게 쏟는 모정(母情)의 무게.

어렸을 적 주머니 칼의 무게

배신자밀고자죽일놈!..억울하게 당하기만 하는그래도 묵묵하게 견딜수 밖에 없는 참을 인(()의 무게.

그리하여 세월의 무게.

그 무게에 이 땅 역사의 알레고리가 실려있을 것이다.

 

사복입은 옛 전우(방첩대쯤으로 짐작)와의 주석에서 문란한 군대기강 운운 한마디에 박상사가 끌려갔을지도 모른다는 자의식... 그 예민한 신경줄도 무거웠을런지.

 

어머이당신은 결코 죽지 않아요.

그러나 자식에 가해지는 사형(私刑)으로 자식의 사형(死刑집행을 확신한 어머니.

예견되는 참척(慘慽)의 고통이 무서워 예기소에 몸을 던집니다.

 

소설은 5.16 무렵 1961년 무렵이 배경입니다만, 1968 1.21 사태후 그때 군대기강도 살벌하게 날선듯 하였습니다.

그러나 얼마 안가 이내 풀어지고 말았지요.

우리 부대 주변에도 군대장사꾼 여럿 포진하고 있었지요철조망 넘어 오가는 돈되는 것들 때문에

나는 당시 2,4종계의 보직이라 좀 압니다

 

 

<아름다운 얼굴>

-송기원 -

 

***동우***

2013. 09. 10

 

송기원(1947~ , 전에 단편 '월행'을 포스팅하였을 것)은 나와 동갑인데 나는 그처럼 치열하게 살지 못하였다

내게 아버지는 없었지만 사생아는 아니었고 장터바닥 악소패로 어린 시절을 보내지도 않았다

굶주림의 동물적 공포도 경험하지 않았고시인(그는 원래 시인이었다)이나 소설가로 살아보지도 못하였다

시국사건과 필화로 감옥에 간 적도 없을뿐더러 나이들어서는 송기원처럼 불교적 초탈(超脫경지에 이르기는 언감생심 난망한 인생이 나의 것이다

송기원과는 삶의 밀도가 다른나의 삶은 실로 구상유취한 것이었다

 

하지만, '자기 앞의 생'을 견디고 살아내는데 있어서 다를바 있으랴

나남없이 이 옹물고 나름나름 진정을 다하여 한살이 살아내는 것이다

 

'아름다운 얼굴' <1993년 제24회 동인문학상 수상작

자기혐오치부부끄러움죄의식회한자살충동... 

세상을 속이려는.. 위선이거나 위악이거나 알레고리의 기교같은 것들은 일종의 방어기제... 

이와 같은 내면의 비스무리한 색감들.

뉜들 지니고 살아오지 않았을까마는내 삶을 돌아보아도 전혀 낯선 것은 아니다

그리고 조금쯤 공감하지 못할바도 없을 것이다송기원이 이르게 된 자기애(自己愛)혹은 아름다움을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며왜 나는 분한 느낌이 들었던 것일까아직 스스로 깨닫지 못하지만어쩌면 그 순간 자신의 얼굴에서 어떤 아름다움을 발견했던 것은 아닐까그럴지도 모른다흔히 사람들이 더 이상 자기 혐오를 견뎌 내지 못하고 끝 모를 나락으로 자신을 던져 버릴 때그렇듯 자신을 온전히 포기해 버릴 때거기에서 발견하는 것은 짓뭉개진 자신이 아니라 엉뚱하게도 자기애(自己愛)이기 십상이다가등마다 겹겹이 피어 나는 안개꽃을 꿈결처럼 바라보며나는 그렇게 처음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법을 배웠던 것일까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바로 아름다움이 된 것일까.] 

 

'자기혐오'는 세월따라 사람따라 아름다움의 꽃이 되기도 하고 악이나 독의 꽃이 되기도 한다네

 

["선배님은 제가하는 일이.... 위선으로 보입니까?" 그가 얼마쯤 심각한 얼굴이 되어 나를 바라보았다나는 그를 향해 비스듬히 웃어 보였다. "질리는 데라도 있니?" "그런 점도 없지 않지요." "이 바보야내 얘긴 말야너 스스로를 아낄 줄도 알란 얘기였어." 그와 나는 또다시 술잔을 비웠다그리고 어느 순간 나는 그가 울고 있는 것을 알았다전혀 우는 기척도 없이 얼굴에 눈물이 번지고 있었다그런 얼굴로 그가 말했다. "아버님이 불쌍했어요차라리 미워하고 싶어도 도무지 미워할 수 조차 없을 만큼요자신을 아끼고 말고 할 여유조차 나에겐 없어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빠른 속도로 뇌리에 살아오는 한 사내의 얼굴을 발견했다가늘고 날카로운 눈매의 사내그런 눈매로 아이를 내려다보며 비웃는 듯 혹은 딱해 하는 듯 얄궂게 웃고 있는 사내그렇듯 술을 마셨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떤 조바심으로 목이 타는 느낌이었다누군가는 미워하고 싶어도 미워할 수조차 없어서 괴로워할 때 또 누군가는 한 얼굴을 지우기 위하여 자신의 얼굴에 면도날까지 댔다."] 

 

["만약에 나한테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게 있다면그건 내게 아니야그건 내가 상처 입힌 모든 이들 것이지." 거기에는 저 작고 날카로운 눈매의 사내도 포함될까하고 문득 나는 자문했다그리고 별로 오래지 않아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어쩌면 사내야말로 나에게 가장 크게 상처를 입었는지도 몰랐다.] 

 

그런데 삶을 바라보는 시야를 높고 넓게 만드는 것은 사람일까 세월일까

세월일 것이다

세월이 삶을 겪어 사람을 겪게 하는 것이니까

죽을 즈음 철들고 철들자 죽는게 사람이라지 않나

옛 상처주었거들랑 핥아주고받았거들랑 용서하고있거들랑 베풀고연민하고 너그럽고... 

나도 죽을 즈음 이르러서야 확연히 깨닫게 될 터이지만

 

나와 동갑인 송기원은 이제 이런 시를 쓴다. <아득하여라.나는...> 

 

[만일 다시 한 번 죽을 수 있다면..   너를 만나는 동안의 욕창을거기서 흘러나온 고동색 고름까지를.. 남김없이   핥아 먹어줄 테다.] 

[죽는다는 것은그렇게 누군가를 만나는 동안의 애염(愛染 ) 또한.. 남김없이 핥아 먹는 일이란 걸.. 너에게 가르쳐줄 테다.] 

[그런대로 향기롭구나.. 내가 .. 내 죽음의.. 절차를 견디는 일.] 

 

사족 한마디

송기원의 자전적소설을 영화화한 90년대 영화 '나에게 오라' (김영빈 감독김정현 박상민 최민수 윤수진 출연)를 나는 굉장히 좋게 보았습니다

이를테면 김정현이 자전적 송기원역이었는데그보다 박상민의 낙지대구빡역윤수진의 술집작부역최민수의 지방건달 우두머리역은 최상의 연기였고전라도 맛이 아주 짙게 살아있는 영화...만만치 않은 재미있을 터이니 한번 보세요

인터넷에서 쉽게 구해질듯도 싶은데글쎄.

 

***달리는말***

2013. 09. 10

 

풍요로운 가을이 깊어만 갑니다.

높고 푸른 하늘도 좋고

주렁주렁 매달린 과일은 먹음직스럽고 

황금들녘도 풍요로움을 안겨주어

흐뭇하고 좋은 계절입니다.

 

고운님의 방에 잠시 머물다갑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날 

열어 가시기 바랍니다.

 

***동우***

2013. 09. 12

 

반갑습니다달리는 말님.

지구촌 곳곳의 여행기.

댓글 자취 남기지 않은채 가끔 들러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달리는 말님의 정력적인 여행 이야기는 부러우면서도 또한 놀랍습니다연배 아래인 사람으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말입니다.)

 

또 하나 놀라운 건 포스팅 하실 적마다 달리는 300이 넘게 달리는 댓글들

달리는 말님은 과연 파워 블로거.       

자신의 글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은 커다란 즐거움이실듯.

 

달리는 말님.

나는 이상하게도 댓글에 그다지 연연하게 되지를 않습니다. (관리창에서 접하게 되는 페이지 뷰의 숫자에 주로 관심이 가지요)

아니고쳐 말하겠습니다.

자신의 포스팅에 대한 반응댓글은 참 커다란 고마움이고 기쁨이지요.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투적인 댓글>에 대하여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사이버 교류의 상투성 혹은 형식성 혹은 휘발성 같은 것들을 좀 싫어하는 편이라고.)

달리는 말님의 포스팅 마다 달리는 300이 넘는 댓글들.

훑어보면 대부분 포스팅의 내용과 아무런 관계 없는 상투적인 인사말들. (똑같은 문장을 여기저기 수백번 복사하여 붙이기의 도식적 인사들)

매우 실례인줄 알면서 드리는 말씀인데, 300명 넘는 그 사람들이 과연 달리는 말님이 포스팅한 귀한 그 컨텐츠를 읽기는 읽는 것인지 솔직히 나는 좀 의심이 듭니다.

성의없는 클릭으로 방문하여 남기는 상투적인 인사말그 부담에 따른 상투적인 답방을 유도하기 위한.... 사이버 교류의 가벼움.

아무리 사이버 교류라 하더라도서로 나누는 마음들 까지도 그와 같은 상투성에 젖어있다면 저는 좀 슬픕니다.

달리는 말님께서는 제가 포스팅한 '아름다운 얼굴'을 읽으셨을 것으로 믿습니다만댓글에서 그에 대하여 단어 하나만이라도 언급하여 주셨다면 저의 기쁨은 매우 컸을텐데... 하하하.

달리는 말님.

무례한 부분 있었다면 용서하여 주시고.

사이버의 인연을 좀 무겁게 여기고자 하는 저의 충정임을 이해하여 주십시오

 

좋은 계절좋은 하루 되시기를.

 

***teapot***

2013. 09. 18

 

동우님 위의 댓글 아주 멋지게 쓰셨네요.

저는 숫제 대답도 없이 삭제 해 버리는데그분 동우님의 말씀 알아 들었겠지요?

 

아름다운 얼굴 아주 잘 읽었습니다.

아름다움이나 자기혐오란 결국 같은 의미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구나의 마음에 깔려있는 열등감과 오만감~

사람이냐 세월이냐죽기 직전에 말고 미리 철이 좀 들고 싶은데여~ㅎㅎㅎ

 

소개 해 주신 '나에게 오라어찌 찿아 보는지 갈쳐 주세요!!

 

동우님 좋은 추석 지내시고요~

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 9 23 일부터 직장 다시 나갑니다.

열심히 일 하겠습니다!!

 

***동우***

2013. 09. 19

 

티팟님 새로운 잡물론 알고있지요.

약간 긴장하시면서 기대에 부푼 티팟님 요즘 마음밭도 엿볼수 있구요.

 

티팟님의 기대의 부풂에는 물론 동그라미(아시지요ㅎㅎ)도 있겠지만 일을 향한 보람이 더 큰 줄도 알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