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홀리오 코르타사르]]
<드러누운 밤> <악마의 침>
<드러누운 밤>
-홀리오 코르타사르 作-
***동우***
2015.03.11 04:34
현실을 모방한다거나 사실과 사건을 논리적으로 세세하게 묘사하는 식의 리얼리즘, 그 표현양식을 거부하고 기존 문학 형식을 파괴하려는 끊임없는 노력, 이른바 환상적 리얼리즘.
라틴 아메리카라는 변방의 문학이 20세기 후반 세계문학의 중심으로 떠오릅니다.
어쩌면 포스트모더니즘과도 밀집한 관계가 있을테지요.
우리나라 사람들 역시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문학사상지에 처음 연재되었을겁니다)에 속절없이 빠져들고 말았지요.
그야말로 붐(boom)을 일으켜 그와 같은 라틴아메리카 소설들을 '붐소설'이라 한다지요.
어제에 이어 당분간 '붐소설'을 포스팅하려 합니다.
'훌리오 코르타사르'(Julio Cortazar, 1914~1984)의 단편 '드러누운 밤'
지금의 멕시코시티는 아즈테카 제국의 수도.
아즈테카인들은 포로를 잡아다 돌칼로 심장을 도려내어 신에게 공양을 드렸다고 합니다.
오토바이 사고로 부상을 입고 입원한 저 사나이는 꿈 속에서 그 포로가 됩니다.
그의 현실과 꿈을 연결하여 주는 매개는 무엇이었을까요.
오토바이, 통증, 병원. 냄새...
<그러나 죽음의 냄새가 났고, 눈을 뜨자 피범벅이 된 사제가 손에 돌칼을 쥐고 그에게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다시 한번 눈을 감았으나, 이제는 알고 있었다. 깨어나지 않을 것이며, 지금 깨어 있으며, 경이로운 꿈은 바로 그 꿈, 꿈이란 게 그러하듯이, 터무니없는 그 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꿈속에는 그는 놀랄만한 도시의 이상한 거리를 돌아다녔다. 적색과 녹색 불이 있었으나 불꽃도 없었고 연기도 없었다. 다리 사이에서 붕붕거리는 커다란 금속제 곤충도 있었다. 또한 그 꿈이라는 무한한 거짓부렁에서 사람들은 그를 바닥에 눕혔고, 또한 누군가 손에 칼을 쥐고 반듯하게 누워있는 그에게로, 모닥불 가운데 눈을 감고 반듯하게 누워있는 그에게로 다가왔다.>
혼동(混同)된 현실과 비현실.
피범벅이 된 사제가 돌칼을 들고 그의 심장을 도려내려고 다가옵니다.
비몽사몽 간을 헤매다가 종장에는 비현실이 현실을 압도하는 건가요.
내게는 무슨 정치사회적 알레고리는 읽혀지지 않는데 ('홀리오 코르타사르'는 사회주의자랍니다)..
글쎄요. 우리 삶 속에 깃든 우연성, 삶과 죽음의 이중성으로 모호하고 절박한.. 그런 인상으로...
나도 꿈이라면 한 몫하는 사람이지만, 어떤 현실의 알레고리로 연출되기에는 어림없지요.
내 꿈은 대부분 개꿈이라서 말입니다. ㅎ
***설레임***
2015.03.19 06:30
잘 읽고 갑니다
어제 내린 비가 아침 출근길을 청량하게 맞아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청량한 하루 열어 가세요
***동우***
2015.03.19 06:45
부산에도 어제 촉촉하게 비가 내렸습니다.
모처럼 맞는 반가운 비였어요.
설레임님의 새벽 청량한 기분.
종일 이어가시기를.
<악마의 침(唾液)>
-홀리오 코르타사르 作-
***동우***
2015.03.18 04:38
'드러누운 밤'에 이은 '홀리오 코스타사르' (1910~1984)의 '악마의 침 (타액)'
홀리오 코스타사르.
라틴 아메리카 작가중 가장 난해하고 복잡한 실험소설을 쓴다는 아르헨티나 작가.
쿠바 혁명과 아옌데의 사회주의를 적극지지,
1981년 미테랑 대통령의 도움으로 프랑스 국적을 취득.
1984년 사망, 빠리 몽빠르나스에 안장되었다고 한다.
내리 두번을 읽었는데도 느낌은 있으되 확연하게 잡히는 바가 묘연하다.
현실재현의 구성방식에 대한 반발, 해석학적 이해의 완결성에 대한 거부, 전통적인 문학적 사고의 통념을 벗어난 소설미학이라는 점에서는 고개를 주억거리기도 하는데. 이런 소설도 '마술적 리얼리즘'의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메타 픽션'이라는 어휘도 주어 들었다)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주관과 객관, 인식과 비인식, 사실과 상상, 주체와 객체, 상황과 해석, 보편과 예외, 선입견과 상황같은 것들의 경계가 어디인지 모호하기 짝이 없다.
화자(話者)의 인칭 또한 '나'인지 '미첼'인지...'그들'인지...
나름 느낌으로 지껄인다.
사진사는 카메라로 분절된 시간을 포착한다.
<미첼의 병은 문학이다. 다시 말해서,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꾸며낸다는 것이다.>
사진사는 필경 작가일것, 보이는 눈으로 포착된 그 이야기가 하고싶어 도저히 참을수 없을 정도로 입이 근질거린다.
타자기를 두드리고 사진을 인화한다.
위대한 철학가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는데 작가는 언어를 꾸미지 않으면 살수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사물의 외피를 벗기고 '이거다' 하고 하나로 내세울수 있는 진짜배기 속살을 들여다 보게 할 수 있을까.
70억의 다양성, 70억의 예외성, 70억의 가변성, 70억 확률의 우연성으로 가득 찬 세계.
시공(時空), 우리가 사는 세계와 우리가 짊어진 실존을 인식하기에 우리의 언어는 너무나 미약하다.
세상과 존재는 말 그 너머에 있다.
악마의 침.
구렁이 담 넘어가듯 내 느낌의 수준은 그 뿐, 이 소설에 어떤 철학적 깊이와 문학적 탄탄함이 있는지 무식한 나로서는 알지 못한다.
다만 실험소설로, 나는 만족하게 읽었다.
읽으면서 막연하나마 떠오르는 어휘들이 있었다.
시니피앙 시니피에 밀란 쿤데라 파트릭 모디아노 ...
그리고 친구로 인하여 친숙한 파리의 장소와 건물들....
'라틴 아메리카'소설, 이로써 일단 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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