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미년 6월 (1595년 6월)
6월 초1일 [양력 7월 7일] <壬寅>
저녁나절에 맑다. 권·박·신 세 조방장과 웅천현감·거제현령과 함께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충청수사 선거이는 이질에 걸려 쏘지 않았다. 새로 번드는 영리가 들어왔다.
6월 초2일 [양력 7월 8일] <癸卯>
종일 가랑비 내리다. 식사를 한 뒤에 대청에서 공무를 봤다. 한비가 돌아갔다. 어머니께 편지를 편지를 썼다. 영리 강기경·조춘종·김경희·신홍언이 모두 당직을 마치고 나왔다. 오후에 가덕진첨사·천성만호·평산포만호·적량첨사 등이 와서 봤다. 천성보만호 윤홍년이 와서 청주의 이계의 편지와 서숙부의 편지를 전하며, 김개가 지난 3월에 죽었다고 했다. 비통함을 이길 길이 없다. 저물 무렵에 권언경 영감이 와서 이야기했다.
6월 초3일 [양력 7월 9일] <甲辰>
흐리되 비는 오지 않았다. 식사를 한 뒤에 나가 공무를 봤다. 각 보고 문서를 처리하고, 하달 공문을 내보냈다. 느즈막이 가리포첨사·남도포만호가 왔다. 권·신 두 조방장과 방답첨사·사도첨사·여도만호·녹도만호가 와서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아침에 남해현령이 달려와서 보고 하는데, 해평군 윤두수가 남해에서 본영으로 건너온다고 한다. 그 까닭을 알 수 없으나 곧 배를 정비하고 현덕린을 본영으로 보냈다. 사량만호가 와서 양식이 떨어졌다고 보고하고서 돌아갔다.
6월 초4일 [양력 7월 10일] <乙巳>
맑다. 진주의 서생 김선명이라는 자가 계원유사(계원유사: 식량을 잇대주는 직책 이름)가 되고 싶다고 여기에 왔는데, 보인 안득이라는 자가 데리고 왔다. 그 말을 들어 살펴보니, 그 속을 보장하기 어려울 것 같아 아직 좀 두고 보자고 하고 공문을 만들어 주었다. 세 조방장과 사도첨사·방답첨사·여도만호·녹도만호가 와서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탐후선이 오지 않아 어머니의 안부를 알 수 없다. 걱정이 되고 눈물이 난다.
6월 초5일 [양력 7월 11일] <丙午>
맑다. 이 조방장 등과 함께 같이 아침식사를 하는데,자윤 박종남(조방장)은 병으로 오지 않았다. 저녁나절에 우수사·웅천현감·거제현령이 와서 같이 종일 이야기했다. 오정 때부터 비가 내려서 활을 쏘지 못했다. 나는 몸이 몹시 불편하여 저녁식사도 먹지 않고 종일 쓰리고 앓았다. 종 경이 들어 와서 어머니께서 편안하시다고 하니 다행이다.
6월 초6일 [양력 7월 12일] <丁未>
종일 비가 내렸다. 몸이 몹시 불편하다. 송희립이 들어 왔다. 그 편에 도양장의 농사 형편을 들으니, 흥양현감(배흥립)이 무척이도 애를 썼기 때문에 추수가 잘 될 것이라고 했다. 계원유사 림영도 힘을 많이 쓴다고 했다. 정항이 이곳에 왔으나, 나는 몸이 불편하여 종일 앓았다.
6월 초7일 [양력 7월 13일] <戊申>
종일 비가 내렸다. 몸이 몹시 불편하여 신음하며, 앉았다 누웠다 했다.
6월 초8일 [양력 7월 14일] <己酉>
비가 내렸다. 몸이 좀 나은 것 같다. 저녁나절에 세 조방장이 와서 보고, 곤양 군수는 자기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급히 집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매우 섭섭하다.
6월 초9일 [양력 7월 15일] <庚戌>
맑다. 몸이 아직도 쾌하지 않는다. 답답하고 걱정된다. 조방장 신호·사도첨사·방답첨사가 편을 갈라서 활쏘기를 했는데, 신호 편이 이겼다. 저녁에 원수군관 이희삼이 임금의 분부를 가지고 이곳에 왔는데, 조형도가 수군 한 사람에 양식 다섯 홉씩·물 일곱 홉씩이라고 없는 것을 꾸며서 장계를 하였다고 했다. 인간의 일이란 참으로 놀랍다. 천지에 어찌 이처럼 속이는 일이 있단 말인가. 저물녘에 탐후선이 들어와서 어머니께서 이질에 걸렸다고 한다. 걱정이 되어 눈물이 난다.
6월 초10일 [양력 7월 16일] <辛亥>
맑다. 새벽에 탐후선을 본영으로 내어 보냈다. 저녁나절에 세 조방장· 충청수사·경상수사가 와서 봤다. 광주의 군량 서른아홉 섬을 받았다.
6월 11일 [양력 7월 17일] <壬子>
가랑비가 오고 바람이 세게 불었다. 아침에 원수군관 이희삼이 돌아갔다. 저녁에 나가 공무를 봤다. 광주 군량을 훔쳐간 도둑놈을 가두었다.
6월 12일 [양력 7월 18일] <癸丑>
가랑비가 오고 바람 불었다. 새벽에 아들 울이 들어왔다. 어머니의 병환이 좀 덜하다고 한다. 그러나, 연세가 아흔인지라 이런 위험한 병에 걸리셨으니, 염려가 되고 또 눈물이 난다.
6월 13일 [양력 7월 19일] <甲寅>
흐렸다. 새벽에 경상수사 배설을 잡아오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 대신으로는 권준이 되었다. 남해현령 기효근은 그대로 유임되었다고 한다. 놀라운 일이다. 저녁나절에 경상수사 배설에게 다녀가서 보고 돌아왔다. 어두워서 탐후선이 들어왔다. 금오랑이 이미 영 안에 와 있다고 한다. 또 별좌의 편지를 보니, 어머니 병환이 차차 나아간다고 한다. 다행이다.
6월 14일 [양력 7월 20일] <乙卯>
새벽에 큰 비가 내렸다. 사도첨사가 활을 쏘자고 청하여 우수사와 여러 장수들이 다 모였는데, 저녁나절에 개었으므로 활 열두 순을 쏘았다. 저녁에 금오랑이 경상수사 배설을 잡아갈 일로 들어왔다. 권준을 수사로 임명한다는 조정의 공문과 유서와 밀부(밀부: 유수·감사 ·병마사·수사·방어사들이 차던 병부)도 왔다.
6월 15일 [양력 7월 21일] <丙辰>
맑다. 새벽에 망궐례를 했다. 식사를 한 뒤에 포구로 나가 배설을 떠나 보내니 마음이 불편하다. 아들 울이 돌아갔다. 오후에는 조방장 신호와 함께 활 열 순을 쏘았다.
6월 16일 [양력 7월 22일] <丁巳>
맑다. 나가 공무를 봤다. 순천의 7호선의 장수 장일이 군량을 훔치다가 잡혀 왔으므로 처벌했다. 오후에 두 조방장과 미조항첨사 등과 함께 활 일곱 순을 쏘았다.
6월 17일 [양력 7월 23일] <戊午>
맑으나 바람이 종일 불었다. 경상수사(권준)·충청수사(선거이)·두 조방장이 같이 활을 쏘았다.
6월 18일 [양력 7월 24일] <己未>
비가 오락가락 했다. 진주의 유생 류기룡 및 하응문이 양식을 대어 달라면서 쌀 다섯 섬을 받아 갔다. 저녁나절에 조방장 박종남과 함께 활 열다섯 순을 쏘고 헤어졌다.
6월 19일 [양력 7월 25일] <庚申>
비가 내렸다. 홀로 다락 위에 앉아서 몽매간에 아들 면이 윤덕종의 아들 윤운로와 같이 왔는데, 어머니의 편지를 보니 병환이 완쾌하시다고 한다. 천만 다행이다. 신홍헌 등이 들어 와서 보리 일흔여섯 섬을 바쳤다.
6월 20일 [양력 7월 26일] <辛酉>
비가 오락가락 했다. 종일 다락에 앉아서 충청수사가 말이 분명치 않다는 말을 들었다. 저녁에 몸소 가보니, 중태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습한 곳에 기거함으로 일어나는 뼈마디가 저리고 아픈 풍습이라는 병으로 많이 상했다. 무척 염려가 된다.
6월 21일 [양력 7월 27일] <壬戌>
맑다. 몹시 덥다. 식사를 한 뒤에 나가 공무를 봤다. 신홍헌이 돌아갔다. 거제현령은 또 왔다. 경상수사(권준)가 보고하는데, 평 산포만호(김축)가 병에 걸려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내어 보낼 일로 적어서 보냈다.
6월 22일 [양력 7월 28일] <癸亥>
맑다. 할머니의 제삿날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경상수사가 와서 봤다.
6월 23일 [양력 7월 29일] <甲子>
맑다. 두 조방장과 함께 활을 쏘았다. 저녁에 배영수가 돌아갔다.
6월 24일 [양력 7월 30일] <乙丑>
맑다. 우도의 각 고을과 포구에 부정사실을 조사했다. 음탕한 계집 열두 명을 잡아다가 그 대장을 아울러 처벌했다. 저녁나절에 침을 맞아 활을 쏘지 않았다. 허주·조카 해가 들어왔다. 전마도 왔다. 기성백의 아들 기징헌이 그의 서숙부 기경충과 함께 왔다.
6월 25일 [양력 7월 31일] <丙寅>
맑다. 원수의 공문이 들어왔다. "세 위장을 세 패로 갈라 보낸다" 고 했고, 또 소서행장이 일본에서 와서 화친할 것을 이미 결정했다고 한다. 저녁에 조방장 박종남과 충청수사 선거이에게로 가서 그의 병세를 보니, 이상한 일이 많았다.
6월 26일 [양력 8월 1일] <丁卯>
맑다. 식사를 한 뒤에 공무를 보고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경상수사가 와서 봤다. 오늘이 권언경 영감의 생일이라고 했다. 그래서 국수를 만들어 먹고 술도 몹시 취하며 거문고도 듣고 피리도 불다가 저물어서야 헤어졌다.
6월 27일 [양력 8월 2일] <戊辰>
맑다. 허주·조카 해·기운로 등이 돌아갔다. 나는 조방장 신호·거제현령과 함께 활 열 순을 쏘다.
6월 28일 [양력 8월 3일] <己巳>
맑다. 나라제삿날(명종의 제사)이라 공무를 보지 않았다.
6월 29일 [양력 8월 4일] <庚午>
맑다. 아침에 대청으로 나갔다. 우수사가 와서 활 열 여 순을 쏘았다.
6월 30일 [양력 8월 5일] <辛未>
맑다. 문어공이 날삼(생마)을 사들일 일로 나갔다. 이상록도 돌아갔다. 저녁나절에 거제현령·영등포만호가 와서 봤다. 방답첨사·녹도만호·조방장 신호가 활 열다섯 순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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