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레이먼드 카버]]
<뚱보> <사랑을말할때우리가이야기하는것>
<뚱보>
-레이먼드 카버 作-
***동우***
2014.07.10 03:44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1939~1988)의 '뚱보'
Waiting for what?
읽으시면서 무슨 결말을 기대하셨나요?
자신이 뚱뚱하다는 느낌과 자신의 삶이 변하려 함을 느낀게 전부이군요.
우리의 일상을 스치고 흘러가는 말없는 것들, 풍경과 사람들.. 그 소소한 것들.
우리의 삶이 그것들과 어떤 유기적 관계가 있을까요?
의미있다고 믿는 관계들, 또는 절망 권태 허기 슬픔 고독같은 개별이 지니고 있는 것들로만 우리의 시간은 쇠락(衰落)해 가는 건 아닐겝니다.
계절이 그러하듯, 내가 선택하지 않은, 내 것이 아닌 것으로 생각되어지는 관계들도 우리 삶에 영향을 주고 변화시키는 것들...
나도 '리타'처럼 소설 속 화자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합니다만 대충 그렇게...ㅎ
그러나 이 소설은 어떤 사실적인 느낌인채로 재미있습니다.
‘레이먼드 카버’는 ‘애드거 앨런 포’ 이후 미국 최고의 단편작가로 평가받는 작가라고 평가받는 사람.
그를 좀 더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춤추지 않으시겠어요?>
-레이몬드 카버 作-
***동우***
2015.04.14 14:02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1939~1988)
전에 '뚱보'를 올렸었지요.
올해 아카데미의 작품상 감독상을 받은 '버드맨'에서도 '레이먼드 카버'는 영화의 가장 중요한 모티프였다고 하더군요 (아직 보지 못하였습니다만)
무라카미 하루키는 "레이먼드 카버는 항상 오리지날한 창작자였으며, 그가 아니고는 쓸 수 없는 세계를, 그만이 쓸 수 있는 말로 표현했다"고 하였다네요.
미니멀리즘, 리얼리즘, 냉혹한 정직성, 건조하고 적확한 문체..
검색하여 보니 '레이먼드 카버'를 수식하는 말들이 이러합니다.
문학에 있어서의 '미니멀리즘', 무식한 나로서는 헤밍웨이의 '빙산이론' 쯤으로 나름 짐작해 봅니다.
절제된 감정과 건조한 문체와 확고한 리얼리즘, 수면 위로 떠오른 빙산의 일각만을 보여줌으로써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절절한 의미를 감득케 한다는.
저 남자.
파산하고 또 이혼 당하여 가족잃고 직장잃고 친구잃고 알거지가 되어 세상천지 외토리가 되었거나...
어쨌든 그동안 살아오면서 켜켜이 쌓여 소유한 것들 모두 처분하려 합니다.
마당 세일,
자신의 소유믈(동산)을 몽땅 마당에다 늘어놓고 처분하는 낯선 장면이지만 외국영화에서 본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파산자의 재산의 처분을, 부동산은 법정에서 동산은 현장에서 집행관이 담당합디다만)
남자는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어디론가 떠나서 새로운 출발을 시도하는 걸까요마는, 남자는 자신이 살아왔던 흔적의 옛 잡동사니 위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춥니다.
그런데 어떤 비극적 요소가 배어있는 분위기입니다.
왠지 '라스베거스를 떠나며'에서 죽기 위하여 술을 마시는 '니컬러스 케이지'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 남자, 혹여 자살을 생각하는건 아닐런지요.
그리고 자살해 버린건 아닐런지요.
<몇 주가 지났을 무렵, 여자가 말했다. “그 아저씬 중년쯤 되어 보였어. 살림살이를 전부 다 마당에 내다 놓았더라구. 거짓말 아냐, 우리는 잔뜩 취해서 춤을 췄어. 마당에서 말야. 아, 맙소사. 웃지 마. 그 사람이 우리에게 이 레코드를 틀어 주었다구. 이 전축 좀 봐. 그 아저씨가 이걸 우리한테 주었어. 이 싸구려 레코드도 전부 다. 한 번 들어볼래?”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그런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나 거기에는 뭔가 더할 이야기가 있었다. 여자는 그때마다 그걸 이야기하려고 애썼다. 좀 더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이윽고 그런 시도를 포기했다.>
짧은 소설 하나 소개할께요.
헤밍웨이가 어느 주석(酒席)에서의 내기로 지은 즉흥 소설이라지요.
여섯 단어짜리 소설.
-한번도 신지 않은 아기 신발 팝니다.
으흠, 그 사연을 상상해봅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젊은 부부, 태어날 아기를 위하여 머리카락을 팔아 예쁜 아기신발을 샀습니다. 태어난 아기는 그러나 돌도 안되어 신발을 신어 보지도 못한채 영양실조로 죽고 말았습니다.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길거리에서 신발을 앞에 놓고 앉아 있는 젊은 여인, 그 옆 폐 박스종이 쪼가리에 써 있는 광고문구...
부산하고도 영도의 봄날 오후, 비님은 오시지 않네요.
파리, 분당, 제주, 서울, 부산, 남양주, 제주, 동경, 샹하이, 수원, 뉴욕, 버지니아, 시드니, 엘에이, 춘천, 전주 ......
어디나 봄의 마음은 고양이올시다. ㅎ
내일부터 '한수산'의 '먼 그날 같은 오늘'을 대략 10 번 쯤으로 나누어 올리겠습니다.
***eunbee***
2015.04.14 23:50
여섯 단어짜리 소설.
-한번도 신지 않은 아기 신발 팝니다.]
언젠가 동우님이 소개해준 헤밍웨이의 이 짧은 소설.
오늘은 동우님의 상상된 사연으로도 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요.
'춤추지 않으시겠어요?'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즐거워서만이 아니란 걸 우리 모두는
사는 동안 어느새 익혀두었지요.
다시 하늘길을 날아갑니다. 동우님.
파리를 거닐며, 자주자주 동우님을 초대할테지요.
보다 멋진 파리의 날들이기를
스스로에게 당부합니다.
꽃비 흩날리던 어제
한국에서의 몇개월 동안 중
가장 의미있고 아름다운 날이었어요.
***동우***
2015.04.17 04:34
파리로 향발하시자 섭섭했던지 한반도는 꽃샘추위. ㅎㅎ
파리에서의 이틀째.
은비아씨, 할머니께로 발을 구르면서 뛰어와 안기고, 쏘 공원 봄꽃 향기는 예년과 같을테지요.
은비님의 파리 통신, 기다립니다.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레이먼드 카버 作-
***동우***
2017.01.04 04:32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1939~1988)'의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What We Talk About When We Talk About Love)'
생각해 봅니다.
마음 속에서 절절하게 용솟음치는, 사랑이라고 느껴지는 그 것.
지극히 개별적이고 지극히 사실적이면서 지극히 추상적인 그 것.
그 사랑이라는 것이 밖으로 끄집어 내어질 적에 우리는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그게 사랑이라는 것일까.
언어란 실재(實在)와 세계와의 관련성에 있어서 불완전합니다.
<“이렇게 놔두고 갈 순 없어. 안 돼.”
그렇게 말하는 자신을 보며 그녀는 자기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고작 폭력이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넋이 빠진 사람들이 나오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나 사용된다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말을 원했다.
“안 돼”라고 그녀는 말했고, 어떤 이유에선가 축 늘어지던 흑인 여자의 머리통이 떠올랐다. “안 돼.” 그녀가 다시 말했다.>
사랑을 잃는다는 것.
단절과 분리의 절망감.
그러나 사랑에 대한 자신의 고유한 언어는 없습니다.
결국 극도의 슬픔으로 절망하는 개별은 보편에 묻히고 맙니다.
사람은 그렇게 또 살아가게 마련입니다.
내가 선택하지 않은 것들.
나의 삶과 유기적이라고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
일상에서 우연적이거나 필연적으로 조우하고 스쳐지나가는 것들.
사람들 혹은 관계들 혹은 풍광들 혹은 사물들 혹은 사건들.
무릇 소소하거나 무릇 소소하지 않을수도 있는 것들.
실존을 지리멸렬하게도 하지만 어쩌면 위태롭게도 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심플한 언어로 자연스럽고 정직하게 구사하는 레이먼드 카버의 리얼리즘.
차갑고 쓸쓸합니다.
도회적 페이소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처럼.
"우리가 사랑에 대해 정말 알고 있는게 뭘까? 사랑에서 우리는 초보자일 뿐인 것 같아. 우리는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서로 사랑하기도 하지. 그 점은 의심치 않아.나는 전처를 생명보다도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 하지만 지금 나는 그녀를 혐오해. 그래. 이건 어떻게 설명하지? 그 사랑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난 알고 싶어. 누군가 얘기를 해줬으면 좋겠어. 당신들은 열여덟 달을 함께 했고 서로 사랑하고 있지. 얼굴에 씌어 있어요. 사랑으로 광채가 나니까. 하지만 당신들은 서로 만나기 전에 각자 다른 사람을 사랑했어. 당신들은 우리처럼 전에 결혼을 한 적이 있지. 그리고 그 전에도 다른 누군가를 사랑했을거고.하지만 정말 끔찍한건, 우리 중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이런 말을 해서 미안해요-바로 내일 우리 중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다른 한쪽은 한동안 슬퍼하다가도 다시 기운을 차리고 곧 다른 누군가를 만나 다시 사랑을 하게 될 거라는 거야. 그러면 이 모든게,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이 모든 사랑이 그냥 추억이 되겠지. 어쩌면 추억조차 되지 않을 수도 있어.내 말이 틀렸나? 근거가 없나? 내 말이 틀렸다면 바로잡아봐. 난 알고 싶어. 내 말은, 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거야. 그리고 나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도 먼저 인정하는 바일세." -'레이몬드 카버'의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中 다른 소설에서-
***momo***
2017.01.04 20:27
레이먼드 카버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습니다^^
동우 선생님,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동우***
2017.01.05 04:53
문향님.
새 해 좋은 꿈 꾸셨어요?
올 한해, 문향님을 비롯 사랑하는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레이먼드 카버, 파일 눈에 띄는대로 자주 올리겠습니다.
-독서 리뷰-
[[레이먼드 카버]]
<깃털들> <대성당>
<깃털들>
-레이먼드 카버 作-
***동우***
2017.02.21 04:18
전에 문향님도 더 읽고 싶다고 하셨는데, 읽을수록 이상한 마력에 빠져드는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1939~1988)'.
'깃털들 (Feathers)'
미국이 무대이지만, 그 外延은 얼마든지 유효한 우리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저녁 초대받아 어울리게 된 두쌍의 부부와 공작새 한마리.
객관적 태도로 무미건조하게 묘사하는 일상의 편린.
교훈도 판타지도 반전도 감동도 없습니다만, 후기자본세상을 사는 우리의 비루한 모습, 어떤 역겨움 일종의 허무로움이 짙게 배어있습니다.
레이몬드 카버를 극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리고 누군가 말했더군요.
레이먼드 카버를 읽는 것은 허망하고 고통스럽지만 신비한 독서경험이라고.
대화와 지문, 그들 문장의 행간을 지긋이 응망(凝望 ㅎㅎ)하면서 읽어보시기를.
소설가 김연수의 번역인지라 번역도 손색이 없습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깃털들'.
오늘 내일,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7.02.22 04:26
레이먼드 카버의 '깃털들'
응망(凝望, 이 단어를 자주 써 먹습니다.ㅎ)하는 소설의 행간에서 읽습니다.
일상이라거나 인식이라거나의 관계라거나의 진부한 클리세들.
생각건데 우리의 액추어리티, 거기 없지 않습니다.
버드는 아내와 갓난 아들, 그리고 공작새 조이를 속으로는 매우 좋아하고 자랑스러워 합니다.
그런데 친구 앞에서 구사하는 마음에도 없는 저 상투적인 언행들.
아들을 얻은 기쁨, 속으로야 얼마나 환호성을 지르며 자랑하고 싶었겠어요?
그러나 고작.
<“나도 시가는 별로야. 그 사람 아이디어지.”그러니까 버드는 자기 처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버드는 자신을 고마워하는 아내, 그 표징인 이빨모형의 전시를 뿌듯해 하였을 것이고 아내의 부탁으로 산 공작새 조이를 좋아합니다만, 친구 앞에서 짐짓 이렇게 말합니다.
<"손님들이 오셨잖아. 그걸 알아야지. 이분들은 저놈의 새가 집에 들어오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구. 더러운 새에다 석고 치형이라니. 이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어?”.... 분명히 말하지만, 언젠가는 저놈의 새 모가지를 비틀어버릴지도 몰라. 저놈은 죽일 가치도 없어. 안 그래, 올라? 한밤중에 저놈의 소리 때문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도 있다구. 한 푼어치의 가치도 없는 놈이야. 안 그래, 올라?”>
사랑하는 아들을 공작새와 싸잡아 폄훼하기도 합니다,
<"한 놈이 조용하면 또다른 놈이 시끄럽군. 녀석을 여기로 데려와, 올라.”>
그러나 그의 아내 올라는 꾸밈없는 여인입니다.
자신의 못생긴 것들이나 전력을 조금도 숨기려 하지 않습니다..
실은, 버드도 꽤 신실한 사람입니다.
저와 같은 허세랄까 폼잡기는, 소위 남자라는 동물의 흔해빠진 눈가리고 아웅하기의 행태지요.
버드네에 대하여 아무런 흥미도 없지만, 그저 초대받아 할수없이 왔을 뿐인 나(잭)와 프랜 부부.
장신의 금발미인인 프랜, 그들은 한창 깨가 쏟아지는 신혼인듯 합니다.
<내가 그 머리칼에 얼마나 빠져 있는지. 나는 그 머리칼 때문에 프랜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프랜이 자기 머리칼을 빗질하는 저녁이면 우리는 지금 우리에게는 없지만 꼭 갖고 싶은 것들을 소리내어 말했다. 새 자동차를 가질 수 있다면, 하는 소망들 말이다. 두 주 정도 캐나다를 여행할 수 있다면. 하지만 아이를 원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때까지 우리에게는 아이가 없었는데, 그건 우리가 한 번도 아이를 원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삶의 양태에 대하여는 관심도 없을뿐더러, 그들 눈에 비추이는 ‘버드’네의 던적스러운 삶의 모습에 대하여 상당한 우월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몹시도 못생긴 아기, 흉측한 이빨 모형, 메이오 메이오 하고 우는 괴물같은 새.
‘버드’네에게는 자랑스러운 것들이지만 잭네에게는 혐오스러운 것들.
공작새 조이가 왜 천국의 새(Bird's of paradise)인지 그 은유하는 바가 소설에는 없습니다만.
<버드와 올라의 집에서 보낸 그날 밤은 특별했다. 특별한 밤이었다는 것을 나는 알았다. 나는 내 인생의 거의 모든 것에 관해 좋다고 느꼈다. 내가 느낀 것에 관해 프랜에게 얘기하기 위해 프랜과 단둘이 있게 되기까지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 밤에 내게는 소원 하나가 생겼다. 식탁에 앉아서 나는 잠시 두 눈을 감고 열심히 생각했다. 소원이란 그날 밤의 일들이 사라지지 못하도록 절대로 잊지 앉았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그 소원은 실제로 이뤄졌다. 그리고 그렇게 된 것만은 내게는 불행이었다. 하지만, 물론, 당시에는 그걸 알 도리가 없었다.>
이윽고 잭 부부에게는 아이가 생겼고 프랜은 머리카락을 잘랐고, 그녀는 그의 군살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버드’네에서의 그 날 밤에 대하여는 더 이상 이야기를 나누지 않습니다.
그들을 폄하여 으스대는 말도, 그들을 부러워 한다는 말도.
그 후 이따금 버드는 나에게 가족의 안부를 묻습니다.
그러면 나는 '두루 평안해'라고 대답합니다.
<나는 도시락 뚜껑을 닫고 담배를 꺼낸다. 버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커피를 홀짝인다. 진실은, 내 아이에게는 뭔가 감추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애 엄마에 대해서도. 특히 그녀에 대해서는. 그녀와 나는 점점 대화하는 횟수가 적어지고 있다. 대부분 우리 사이에는 텔레비전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 밤을 기억한다. 어떻게 공작이 그 회색 다리를 들어올려 살금살금 식탁을 돌아 왔는지 떠올린다. 그 다음에는 내 친구와 그의 아내가 포치에 서서 우리에게 잘 가라고 말하는 장면을. 올라가 집에 가져가라며 공작 깃털 몇 개를 프랜에게 주는 장면을. 나는 우리 모두가 손을 흔들고, 서로 포옹하고, 이런저런 말을 하던 장면을 기억한다.>
우리 삶의 내면, 행복을 위한 어떤 변혁적 요소가 숨어 있을까요.
뛰어봤자 벼룩, 산다는건 나남없이 모두 거기서 거기일까요.
두리물숭하게 '두루 평안해'라는 보편화된 상투성으로 살고 있는건지요.
레이먼드 카버는 지리멸렬한 현실의 표피를 적나라하게 묘사하여 보여줄 뿐입니다.
빙산이론이라거나 미니멀리즘.,,
그 속내의 느낌이야 읽는 이 나름대로. ㅎ
***momo***
2017.03.20 13:44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시글이 <리딩북스>로 옮겨질 때
동우 선생님의 귀한 서평이 따라가지 않으므로... 아까운 마음이 듭니다.
처음에 전문과 서평을 여기서 읽고 사라지면 전문을 거기 가서 또 읽거나
전문은 거기서 먼저 접하면 서평은 여기로 다시 와서 읽어야 합니다^^;
***┗동우***
2017.03.21 04:35
그러게요, 모모님.
다음으로부터 징벌을 받지 않기 위하여는 하는수 없지요.
댓글로 끄적거린 것들 귀한 건 아닙니다만.
本文을 리딩북으로 옮길 적에 자동적으로 복사되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지요 무어.
근데, 모모님.
개명하신 문향님인걸 엊그제야 알았다우. ㅎ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 作-
***동우***
2018.04.24 04:13
'애드거 앨런 포' 이후 미국 최고의 단편 작가로 평가받고, 아메리칸 체홉 (체홉의 아류가 아니라 체호프의 반열에 올랐다는 의미로)의 칭호를 얻고, 무라카미 하루키가 극찬해 마지않는 작가.
'레이먼드 카버 (Raymond Carver,1939~1988)'
단편소설 '대성당 (Cathedral)'
이 소설은 가장 완벽한 단편이라는 평가를 받는 소설이랍니다.
잡설은 내일 지껄이기로 하고,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4.25 04:39
레이먼드 카버를 읽으면서 때로 속으로 묻습니다.
왜 소설을 읽는가하고.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재미?
인생의 오의에 대한 통찰을 얻으려고?
내 실존의 의미를 찾고자?
인생의 교훈을 얻고자?
공감으로 얻는 내 일상의 비루함을 위한 위무(慰撫)?
민주주의와 또레랑스를 위하여?
글쎄요, 꼭 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나는 소설읽기를 좋아합니다.
레이먼드 카버의 소설들.
그 컨텐츠에는 추호도 치열함 따위는 없습니다.
그리고 장황하지 않습니다.
역사적 배경도 없습니다.
무슨 문제의식을 드러내지도 않습니다.
일상을 스치고 지나가는 비루한 모습들을 그저 보여 줄 뿐입니다.
소소하고 소소한 그것들을...
아내가 오래전 알고 지냈던 맹인의 방문, 그저 귀찮고 불편하지만 어쩔수 없습니다.
아내는 잠들고 마리화나를 나누어 피우고(저 때 미국에서는 마약이 보편화 되었었는지) 텔레비전을 볼 뿐입니다,
대성당이 나오는 프로, 맹인이 대성당의 모습을 알리 없지요.
맹인이 제안합니다. 대성당을 함께 그려보자고.
두 사람은 손을 포개어 볼펜을 쥐고 그림을 그립니다.
맹인에 대한 나의 편견이 조금씩 깨어집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자본주의를 사는 관계의 모습 무에 그다지 큰 차이 있을런지요.
관계 속에 점철된.
편견, 비루함, 던적스러움, 고집, 습관, 그리고 허무로운 우리의 실존의 모습들.
잘사나 못사나 배운 놈이나 못배운 놈이나 고상한 환경이나 남루한 환경이나.
세상은 그래서 보편합니다.
그게 우리 삶을 지탱하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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