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애창곡 잡설> -1-
***동우***
2012. 12. 18.
1.
12월, 온 나라가 대선 열풍에 함몰되어 들썩였다.
그 결과 박근혜가 승리하여 대한민국 제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어떤 이들은 강개(慷慨)하고 어떤 이들은 작약(雀躍)한다.
무릇 인간사, 정치나 민주주의만이 만능(萬能)은 아니다.
어디선가 읽었는데, 인간이 고안해 낸 가장 위대한 아이디어중 ‘민주주의’는 14위라고 하고 '음악’은 인간이 고안해 낸 것 중 네번째로 훌륭한 것이라고 하더라.
선거도 끝나고 이제 세밑이다.
이제 거대담론으로 혹사했던 목청 가다듬고 개별로들 돌아가자.
정치는 새정부에 맡기고.
그것이 국민건강에 좋고 필경 그럴 것이다.
세밑이다.
노래방에 가서 십팔번 노래 한곡조씩 뽑아 보자꾸나.
제 곡조에 제가 한번 취해 보자.
일류 가객마냥 도도한 폼을 잡고서 스스로의 노래에 지그시 잠겨보자.
노래하는 자아는 존재의 가벼움 아닐지니 스스로 무거운 폼을 잡아도 무방하다.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 (음악을 싫어하는 사람 어디 있을까마는) 새벽녘이면 어김없이 내 방 안에는 음악이 가득하다. (주로 듣는 클래식은 볼륨을 높여 듣는 편이므로 내 방을 새어나간 사운드는 아내의 안방 새벽잠에는 소음인지라 늙은 가시버시는 꼭두새벽에 자주 작은 다툼을 벌이고는 한다.)
나는 노래를 좋아하여 듣기를 좋아하고 부르기도 좋아한다. (귀가 짧은 어떤 이들은 제법 잘 부른다고도 하더라만 ㅎㅎ)
귀에 단 노래 애청곡(愛聽曲)과 입이 좋아하는 노래 애창곡(愛唱曲).
가곡, 아리아, 민요, 트롯, 포크, 속요, 동요, 가요, 팝, 샹송, 칸초네, 파두, 라틴팝, 군가...
나의 애청곡과 애창곡은 장르를 막론한다.
그리하여 내 정서(情緖)에 사무치는 노래들을 잡설가(雜說歌) 타령으로 읊조리려 한다.
2.
심수봉부터 시작하면 이바구가 술술 풀릴 것 같다.
나는 심수봉의 트롯이 좋다.
*** 비가 오면 생각나는 그사람/ 언제나 말이 없던 그 사람/ 사랑의 괴로움을 몰래 감추고/ 떠난 사람 못잊어서 울던 그사람/ 그 어느날 차안에서 내게 물었지/ 세상에서 제일 슬픈게 뭐냐고/ 사랑보다 더 슬픈건 정이라며/ 고개를 떨구던 그때 그사람/ 외로운 병실에서 기타를 쳐주고/ 위로하며 다정했던 사랑한 사람/ 안녕이란 단한마디 말도 없이/ 지금은 어디에서 행복할까/ 어쩌다가 한 번쯤은 생각해 줄까/ 지금도 보고싶은 그때 그사람** <그때 그 사람> ***
*** 언제는 찾아오는 부두의 이별이/ 아쉬워 두손을 꼭 잡았나/ 눈앞에 바다를 핑계를 헤어지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보내주는 사람은 말이 없는데/ 떠나가는 남자가 무슨 말을해/ 뱃 고동 소리도 울리지 마세요/ 하루 하루 바다만 바라도다/ 눈물지며 힘없이 돌아오네/ 남자는 남자는 다 모두다 그렇게 다/ 아아아아 이별의 눈물 보이고/ 돌아서면 잊어 버리는 남잔 다 그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
*** 사랑한다 말할까 좋아한다 말할까/ 아니야 아니야 난 싫어 나는 여자이니까/ 만나자고 말할까 조용한 찻집에서/ 아니야 아니야 말못해 나는 여자이니까/ 사랑한단 말 대신에 웃음을 보였는데/ 모르는 체 하는 당신 미워 정말 미워/ 미워한다 말할까 싫어한다 말할까/ 아니야 아니야 말못해 당신을 사랑하니까 <여자이니까> ***
*** 큐피트 화살이 가슴을 뚫고 사랑이 시작된 날/ 또다시 운명의 페이지는 넘어가네/ 나 당신 사랑해도 될까요/ 말도 못하고 한없이 애타는 나의 눈짓들/ 세상이 온통 그대 하나로 변해 버렸어/ 우리사랑 연습도 없이 벌써 무대로 올려졌네/ 생각하면 덧없는 꿈일지도 몰라 꿈일지도 몰라/ 하늘이여 저사람 언제 또 갈라놓을거요/ 하늘이여 간절한 이소망 또 외면할거요 <비나리> ***
*** 그대 내 곁에 선 순간/ 그 눈빛이 너무 좋아/ 어제는 울었지만 오늘은 당신 땜에/ 내일은 행복 할 거야/ 얼굴도 아니 멋도 아니 아니 부드러운 사랑만이 필요 했어요/ 지나간 세월 모두 잊어 버리게/ 당신없인 아무것도 이젠 할수 없어/ 사랑밖엔 난 몰라 <사랑밖엔 난 몰라> ***
심수봉은 산전수전 인생사 겪은 여인네에게서 우러나는 감성으로 노래한다.
실제로 가수 심수봉의 팔자는 참으로 사나웠다. (연전에 심수봉의 책, ‘사랑밖에 난 몰라’라는 제목의 수기를 읽었는데, 지금은 재혼하여 안정된 가정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10.26 이후 여러 남자를 거치면서 심수봉의 ‘남자팔자’는 멜로영화처럼 너무나 기구하였더라.)
남자팔자라...
그러니까 그녀의 노래가 나를 적시는 것은 여성적 수동성(受動性), 촉촉하게 젖은 애잔함이다.
그 애상(哀想)을 심수봉만큼 노래하는 가수가 달리 없지 싶다.
애숭이들은 모른다.
장윤정처럼 간드러진, 처녀스러운 싱그러운 청랑(晴朗)함 심수봉 노래 어디 묻어 있던가.
그녀의 노래에는 지적 교양 따위, 깐깐함이나 도도함이나 쿨함이나 싱그런 애교 같은 것 배어 있지 아니하다.
남자팔자가 사나운 여인네들의 애환.
오로지 사랑 때문에, 그 놈의 사랑 땀시 상처받고 아파하는 여심.
잃어버린 사랑의 추억이 느꺼워 행복하기도 한, ‘사랑 밖에 난 모르는’ 어느 여인네.
남자를 아는 그 노래의 뒷태는 요염하고 농염하다.
심수봉이 내 귀에다 비음(鼻音)으로 속삭이는 흐느낌, 그건 농익은 섹시함이다.
거기엔 여자를 겪어 본 사내를 욕동케 하는 색정(色情)이 있다.
그건 육정적(肉情的) 도발이기도 하지만 거기에는 남정네에게 짙은 연민(憐憫)을 자아내기도 하는 요소가 있다.
사내의 보호본능을 자극한다.
‘당신이 사랑을 아나요?’라고 슬몃 눈 흘기는 심수봉.
청승맞은 섹슈얼이지만 선창가 작부의 싸구려 지분(脂粉)냄새는 맡아지지 않는다.
그의 노래에 어딘가 도회적 고급스러움이 배어있기 때문이다.
‘늬들이 사랑을 알아?’
이 세리프는 임상수 감독의 영화 ‘그때 그 사람’, 무시무시한 중앙정보부의 취조에서 풀려난 후 후들거리는 다리로 길가에 주저앉아 중얼거리는 요정마담 ‘윤여정’의 세리프다.
어느 안가(安家)에서 벌어지는 권력자(權力者)의 달짝지근한 그 정사(情事)를, 그 사랑을, 사람을 잡아 족치는 늬들 따위가 “그 사랑을 늬들 따위가 알아?”
심수봉의 노래들.
기타줄 튕기면서 '그때 그 사람'을 부르면 그럴듯한 심수봉적 무드에 잠길수 있다.
그렇지만 남성들에게 있어 그녀의 노래는 본시 듣는 노래(愛聽曲)이다. (여성에게는?)
귀에 착착 감기는 그 여성성이 이윽고 심금을 애잔하게 울리는 맛, 선율과 음색이 어울어진 농익은 그 청승스러움.
그걸 내칠 귀 어느 남정네에게 있으랴.
‘사랑밖에 난 몰라’
사랑의 청승스러움을 좀 아는 자라면.
그 사랑에 익애(溺愛)하라, 사내들이여.
3.
생각건대, 요즘 세태가 부르는 노래들은 대개가 갇힌 노래들(노래방)이다.
음향기기의 효과로 딴에들 기교롭게 부르는 노래도 좋다.
그러나 예전에 비하면 호기로운 맛은 분명 덜 한듯 하다.
맨 목청으로 꾸밈없이 내지르던 옛날의 노래들, 기교는 없었을지라도 그 노래는 순정하여 좋았다.
버스깐에서 취객의 노랫가락 거침없었던 시절이었으니 우리 고성방가(高聲放歌)에는 꺼릴 것 없었다.
남포동이거나 명동 도심(都心)의 대로(大路).
삼삼오오 어깨동무하여 목청껏 불렀던 노래들.
어둑신한 골목길 걷다가 똥무더기 밟기도 하였던 그 때, 가위그림 눈 부라리고 있는 으슥한 담벽에다 오줌줄기 내 깔기는건 예사였으니 대로변 고성방가 따위 경범죄 걸릴바 바이 없었다.
순사(警察)들은 그 쯤 아랑곳 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가지고 있었던 노래는 얼마나 빈약하였던가, 귀에 익은 더욱이 입이 기억하고 있었던 레퍼토리는.
세월 따라 차츰 노래들은 우리 귀에 너그럽게 다가왔지만 그 시절 청춘의 노래는 정녕 귀한 것이었다.
라디오가 거의 유일한 노래의 음원(音源)이었는데 그나마 그 라디오마저도 귀하였다.
저간의 세월을 생각하면 참으로 무상(無常)토다.
어린시절, 로켓처럼 생긴 외짝 리시버의 라디오 수신기가 생각난다. (‘제니스 라디오’가 있는 집은 부잣집..)
고교때쯤 비로소 트란지스터 라디오를 갖게 되었다. (벽돌같은 밧데리를 고무줄로 칭칭 감아 부착하였던 트랜지스터 라디오)
FM 방송이 송출된 것이 아마 60년대 말 쯤이었나. (그 무렵 나는 어느 부자 친구집에서 고급음향기기로 베토벤을 훔쳐 들었다. 그 때 내 영혼은 음악에 능욕 당하였던 것이다. 그 소리는 나의 영원한 트라우마가 되었다)
제대선물이었던가, 어머니가 사주었던 궤짝같았던 금성사 카세트 라디오.
별표니 인켈이니 하는 국산 음향기기들, 성음사의 라이센스 LP 레코드, 카세트 테이프.. 세상의 음향은 점점 풍성하여졌다.
출장길 동경 아키아바라에서 산 쏘니의 워크 맨.
카세트 테이프, 그 헤드폰으로 참 많은 음악을 들었다.
서른 무렵에야 장만한 전축, LP는 나의 보물이었다. <이보다 기억을 되돌리면, 고교 졸업후 머리를 기르고서야 드나들수 있었던 광복동 남포동 명동의 음악실과 음악 다방. 칸타빌레 클라식 수다방 에추드 오아시스 심지 향촌 청자 돌체 세시봉...명동 오비스 캐빈의 무대(2층은 이용복 송창식들의 포크 음악이었고, 3층은 히식스들의 락무대 였을 것)>
아, 음악도 그러려니와 영상도 그렇고, 지금은 좋은 세상이다.
그 옛날 귀한 비싼 돈을 치루어야 했던 경제재(經濟財)가 이제는 손쉽게 얻을수 있는 자유재(自由財)가 되어버린 느낌. (아, 자주 뇌까리는바 사진이라는 것이 그 옛날 얼마나 귀하디 귀하게 만들어 내는 영상이었는줄 아는가.)
요즘에사 원하는 음악을 얼마나 손 쉽게 얻어 들을수 있는지.
이를테면, 음악애호가 저녁산책님댁 블로그를 섭렵하는 것으로 음악은 내 영혼에 포만(飽滿)하다.
귀에 좋은 노래가 있으면 가사를 구하려고 그토록 애썼던 옛날. (라디오에 귀 쫑긋하고 그 발음을 받아 적었다. ‘유아러걸’식으로).
지금은 제목이나 기억하는 노랫말 한소절만 두드려도 노랫말이 뜬다.
나는 시방 그걸 믿고 지껄이는 것이다.
오늘은 안녕.
++++++
***동우***
2012.12.19 05:51
어쭙잖은 노래 잡설.
일단 '발걸치기', 미완의 글입니다.
이렇게 스스로에게 부담을 지워 놓아야 그나마 자판을 두드리게 되는 게으름.
노래에 관하여 더듬어 쓰고 싶은 것들이나 생각들은 난만하기는 한데....
남처럼 머릿속 어지러운 생각들이 금새 가지런하게 정리되어 술술 글이 되어 나오면 오죽 좋으리오.
낫살 들수록 생각이 어지럽습니다. ㅎ
***송현***
2012.12.19 08:47
동우님 노래 참 잘부르시지요 ^^
그날의 광안리는 이직도 생생 ...... ㅎㅎㅎ
아들놈이 방학을 하였다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아들놈 음악은 제게는 시끄럽고 소음입니다
그것도 공부라 골똘하네요 ㅎ
***┗동우***
2012.12.20 07:29
하하, 송현님.
그 때가 벌써 몇년전입니까?
10년이나 흐른듯 아득한 기억입니다.
그때의 노래라면 동경서 온 멜론님이 발군이었지요. ㅎ
나이 먹은 이들 대부분, 그럴거에요.
내게도 역시 요즘 아이돌 댄스가수들의 노래는 도무지...거의 소음이지요.
그래도 송현님의 아드님.
음악성이 대단한 청년, 이제 대학(서울예술대학이지요?)의 전공으로 훌륭한 뮤지션이 될겁니다.
그런데 송현님.
내 노래잡설, 좀 후회하고 있답니다.
괜히 발을 걸쳐 놓아 스스로 부담을 지어 놓은듯.ㅎ
계절은 세밑.
게다가 책부족의 숙제 '안나 카레니나'도 아직 완독을 못하고 있는 주제에.
이제 대선도 끝났으니 분위기도 가라앉아 나도 차분하게 책을 좀 읽으려 합니다.ㅎ
***홍애(虹厓)***
2012.12.20 18:56
심수봉은 여전한데,
이젠 심수봉 노래가 잘 불려지지 않게 쉬어 버리고 있는 제 목... 성대결절의 문제 있음. ㅠㅡㅠ.
점점 어느 노래도 자신 없어지는... 그래서 몇 해 전 부산 바닷가 노래방은
그리운 그시절 되었습니다 ㅎㅎ
***┗동우***
2012.12.21 05:39
몇해 전, 나를 비롯한 우리 책부족님들을 깜짝 놀래킨 홍애님.
홍애님의 용모야 言說이 불요한 것이지만. 새타령에 이르러서는 말이에요. ㅎ
간드러진 음색과 기교의 노래솜씨, 홍애님의 그 연예적 기질은 '책'과는 너무나 괴리가 컸다우. ㅎㅎ
그런데 성대결절이라니, 얼마전 무대에서 성가도 부르지 않으셨나요?
모쪼록 홍애님, 미모와 더불어 노래하는 목소리도 보살피시기를.
그나저나 홍애님.
카톡에 보니까 호호야님도 그렇고 홍애님의 아버님도 곧 수술 하실 모양입니다.
홍애님은 경희의료원에서 새해 들자마자 하신다지요?
허리 아픈 것, 겉으로 보면 어디 환자같은가요? 호호야님은 남들이 환자 취급하지 않아 서운하신모양...ㅎㅎ
그리고 홍애님 아버님은 1월중 서울대병원에서...연세가 계시니까 걱정되시겠어요.
새해에는 모두 건강하게...잘 되실거예요.
안나 카레리나 드디어 6부에 돌입하였습니다.
톨스토이,
대작가 대사상가의 스케일 답지 않은 부분에 좀 놀랐습니다.
그 세밀한 여성심리묘사.. 한때 방탕한 생활경험에서 얻은 솜씨랄까..
어쨌거나, 12월 25일은 세밑의 강박이라우. ㅎ.
***옥황상제***
2012.12.22 20:40
동우!
어째 부르기가 좀 낮설군.
이곳 저곳을 뒤지다
자네가 강추한 은비님의 방에 잠깐들려 눈요기만 한다는 것이
2시간이나 잡혀 빠저나오지 못하고 허우적거렸다.
어쩌면 블친들이 다 그렇게 글 솜씨가 좋으냐,
그러니까 교감을 나누겠지만 부러워,
독서에 대한 자네의열정 또한 대단한 것 같고
자네의 말처럼 삶의 품질이 다른 것같아
조금은 쓸쓸해,
***┗동우***
2012.12.23 06:10
으흠, 영재.
'동우'는 내 아버지(先考)의 성함일세.
아들놈으로서 무람함의 조신(操身)함도 없이 감히 내 닉네임으로 쓰고 있다네.
은비님의 블로그.
로코코의 분위기, 문화적 감성의 현란함
그 댁 회랑을 거니노라면, 그 이의 닉처럼 은빛 빗방울로 엮은 진주목걸이라는 내 상찬이 지나치지 않음을 느낄걸세. 하하하
은비님 댁 뿐이 아니지.
음악, 문학, 철학, 역사, 미술, 정치, 사회...
얻는바, 배우는바, 느끼는바, 즐기는바 적지 아니 한 곳... 좀 과장으로 말하면 인터넷은 내게 하나의 기적일세.
내 블벗들의 블로그 대부분 그러하거니와...
다만 영재.
디지털이란 굉장히 휘발성이 강한 도구... 클릭 하나로 휘익 증발되어 버리고 말지.
너무도 쉽게 너르고 새로운 세계를 두루 섭렵하면서 몰두하다가도 추호라도 싫으면 금새 빠져 나올수 있다는.
그 디지털의 중독성은 젊은애들의 문제만은 아닐거야.
요즘 SNS라는 도구를 한번 생각해 보게.
그곳 관계들이란 얼마나 휘발성이 강한 것인가.
쉽게 맺어지고 쉽게 끊어버리기.
요즘 아이들의 이른바 쿨한 기질은 이 디지털에 연유한바 적지 않을거라 생각하네.
그래서 나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나 카카오톡에 가급적 깊이 파묻히지 않으려 하네.
그리고 인터넷에도 일정한 시간 이외에는 거리를 두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한다네.
하하, 영재.
이를테면 나의 디지털의 관계와 그 인연들을 나는 좀 진지하게 생각하고 존 더 소중하게 취급하고 싶은것이랄까.
그리고 영재.
책이란 열정이 아닐세그려.
애호일세.
가령 책부족의 면면을 보면 나의 독서는 어림없어.
다른 이들 한달 책값이 보통 몇십만원, 그리고 철학 역사 문학 정치 사회를 망라한 독서의 범위를 보면 내 독서 따위는 그야말로 조족지혈.
디지털의 유용 편리 기능적 만능에 대항할수 있는 유일한 아날로그적 힘이 바로 책이라고 생각하네.
교양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철학적 명제로서.
자네도 책을 멀리 하는 사람 아니니, 영재.
책부족 함께 하면 어떨까.
함께 선정한 책을 읽고 독후의 느낌을 나누기...
일요일 아침.
제법 싸늘한 겨울 아침일세.
좋은 주말을...
<애창곡 잡설> -2-
***동우***
2012. 12. 28
4.
부산 피난시절.
어머니는 ‘윤소아과’에서 페이닥터(고용의사)로 일하였다.
‘윤소아과’는 범일동에 있었던 적산가옥인데 참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었다.
‘드넓었던 초등학교 운동장’과 같은 기억이겠지만 그 정원은 연못이 있고 많은 나무와 화초가 우거진 드넓고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이었다.
그 후원 뒤꼍에는 부산의 부자였을 주인네 (그 집 큰 아들 윤기목은 내 또레의 동무, 그리웁다)가 사는 별채가 있었고 간선도로 쪽 건물 1층이 병원공간이었고 2층 다다미방(두어칸)이 우리 식구가 살림하던 공간이었다.
어머니와 젖엄마, 그리고 초량 언덕받이 피난민 국민학교에 다니고 있었던 형과 나(나는 1학년쯤이었을 것)와 누이동생등 올망졸망한 삼남매.
온돌이 없는 겨울 밤의 다다미방.
그렇지만 이불속에는 유담뽀(비행접시처럼 생긴 주름잡힌 타원형의 양철통인데 뜨거운 물을 넣어 이불속을 따뜻하게 하였다)의 따뜻함이 있었다.
발바닥부터 사르르 전해져 오는 그 따스함, 그리고 엄마(북녘 어딘가의 남편의 생사는 알수 없었다)가 흥얼거리는 아련한 노랫가락.
어머니의 노래들은 유담뽀와 더불어 기억 속 겨울밤의 따숨이었다.
그곳에 어리디 어린, 모종(某種)의 설움 한줌도 있었을까.
어머니는 일본 엔카를 좋아하였다.
프랑크 나가이, 미조라 히바리등은 어린 시절부터 내 귀에 익은 가수들이었고, 어머니 늙마에 즐겨 듣던 ‘고가 마사오’의 기타연주집은 어머니가 아끼는 LP였다.
지금 내 방의 유튜브에서는 ‘프랑크 나가이’가 ‘유우라꾸 조오데 아이마쇼’를 부르고 있다. <이리도 쉽게 망모(亡母)의 노래를 들을수 있다니, 고맙다 인터넷.>
유우라꾸조오데 아이 마쇼오~
내 입술이 따라 부른다.
*** 아나타오 마테바 아메가후루/ 누레테 코누까도 기니 가카루/ 아아비루노 호토리노 테이이루/ 아메모 이토시야 우닷테루/ 아마이 부루우스/ 아나타또 와타시노 아이고또바/ 유우라꾸조오데 아이마쇼 ***
아, 일본어가사는 고스란히 내 입술에 남아 있었구나,
그러나 그 옛날 어머니의 노랫소리는 그 자취마저 내 마음 속 가뭇없다.
당신 내 어딘가에 있는가, 신새벽 가슴에 젖어드는 이 사무침은 그럼 무어란 말가.
가사를 복사해 붙인다.
*** あなたを 待てば 雨がふる/ 濡れて 來ぬかと 氣にかかる. /ああビルの ほとりの テイ- ル-/ 雨も愛しや 歌ってる /甘い ブル-ス/あなたと 私の 合言葉 /有樂町で逢いましょう ***
*** 당신 기다리면 비가 와요/ 비에 젖어 오지 않나 걱정되네/ 아아, 비루 근처의 찻집에서/ 비도 사랑 노래 부르고 있어/ 달콤한 부르스/ 당신과 나의 만날 약속/ 유라쿠 거리에서 만나요 ***
성장하면서 일본 노래들은 내 정서에는 매우 정답게 접수되었는데, 당시 대한민국은 유독 일본문화에 대하여는 경기(驚氣)를 하였다.
영화(映畵)는 물론 거의 모든 일본문화의 유입을 거의 강박적으로 막고 있었던 것이다.
패전국 일본은 너무나 자연스레 아메리카화하여 6.25 전쟁을 겪은 미개발 분단국가 한국에게는 까마득한 선진국이었다.
그래도 부산이라는 고장은 서울보다 훨씬 일본문화에 노출된 편이었다.
어머니는 문예춘추와 대중잡지 같은 것을 정기구독(동광동 뒷골목에 있었던 일본책방에서)하여, 그 중 일본영화잡지 '스크린'은 내 보물중 하나였다.(지금까지 30여권 가지고 있다)
일본가요 ‘수키야키’의 가사도 기억 속 남아있다.
김연자 이전에 일본에 진출하여 제법 인기를 누렸던 계은숙이라는 가수도 떠오른다.
저녁산책님으로부터 알게 된, 요절한 일본 가수 ‘오자키 유타카’의 노래들은 근래 좋아하게 된 노래다.
스물 무렵, 단골다방 (그 시절 시덥잖은 젊은 놈들은 다방에 죽치고 앉아 있었다) '코지코너'에서 자주 따라 불렀던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는 내게 정다운 노래였다.
*** 街の灯(あか)りが とてもきれいね/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あなたとふたり 幸せよ/ いつものように 愛の言葉を/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私にください あなたから/ 歩いても 歩いても 小舟のように/ 私はゆれて ゆれて あなたの腕の中/ 足音だけが ついて来るのよ/ ヨコハマ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やさしいくちづけ もう一度 <ブルーライト・ヨコハマ> ***
그리고 내 귓전에 맴도는 어머니가 흥얼거리던 노래들.
*** 사나이 가는 길 앞에 눈물이 있을소냐/ 흘러간 추억 다 버리고 떠나온 사나이/ 눈물진 두 눈동자 매달리던 그 시절/ 이 밤도 잊을 길 없어 잠 못 이루네/ 아 내 가슴 파고드는 그대 모습아 <제목미상> ***
대전블루스, 어머니는 통곡조(痛哭調)로 이 노래를 불렀었다.
*** 잘있거라 나는 간다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세상은 잠이 들어 고요한 이밤/ 나 만이 소리치며 울 줄이야/ 아아 붙잡아도 뿌리치는 목포행 완행 열차 <대전 블루스> ***
어머니의 이런 노래도 기억난다.
*** 이름도 몰라요 성도 몰라/ 처음 본 남자 품에 얼싸 안겨/ 푸른 등불아래 붉은등불 아래/ 춤추는 댄서의 순정/ 그대는 몰라 그대는 몰라/ 울어라 색소폰아 <댄서의 순정> ***
*** 당신이 주신 선물 가슴에 안고서/ 달도 없고 별도 없는 어둠을 걸어가요/ 저멀리 니콜라에 종소리 처량한데/ 부엉새 울지마라 가슴 아프다 <미사의 노래> ***
*** 청실 홍실 엮어서 정성을 드려/ 청실 홍실 엮어서 무늬도 곱게/ 죄없는 마음속에 나만이 아는/ 음~ 수를 놓았소 <청실홍실>
중동중학 2학년 때, 남한산성 소풍 오락시간 때 앞에 나가 카추샤를 불렀었던 기억.
*** 마음대로 사랑하고 마음대로 떠나가신/ 첫사랑 도련님과 정든 밤을 못잊어/ 얼어붙은 마음속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오실 날을 기다리는 가엾어라 카츄샤/ 찬바람은 내 가슴에 흰눈은 쌓이는데/ 이별의 슬픔안고 카츄샤는 흘러간다 <카추샤> ***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희망이 무엇이냐/ 부귀와 영화를 누렸으면/ 희망이 족할까/ 푸른 하늘 맑은 달아래 곰곰히 생각하니/ 세상 만사가 춘몽중에 또다시 꿈같도다 <희망가> ***
그리고 어머니가 즐겨 흥얼거렸던 외국민요들.
언제 흥얼거려도 나는 이 노래들이 좋다.
***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은/ 마음 그리워 저 하늘/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은/ 물결 위에 비치네/ 반짝이는 금물결 은물결/ 처량한 달빛이여/ 콜로라도의 달 밝은 밤을/ 나 홀로 걸어가네 <콜로라도의 달> ***
*** 불어라 봄 바람 솔솔 불어라/ 산 넘고 물 건너 불어 오너라/ 나무 그늘 밑에 잠자는 아기/ 깨우지 말고서 곱게 불어라/ 따뜻한 동산에 노곤히 누워/ 나비떼와 함께 꿈꾸며 잘 때/ 애처로이 그 밤 깨우지 말고/ 가만히 솔솔솔 불어오너라 <불어라 봄바람> ***
*** 뒷동산 위에 핀 백합화 너 아름다워라/ 너를 떠나서 멀리 가는 마음 구슬프도다/ 생각하면 눈물이 어리도다 잘있거라 내 고 향/ 잘있거라 내고향 잘있거라 내고향 잘있거라 내 고향 <잘 있거라 내 고향> ***
*** 아늑한 산골짝 작은 집에/ 아련히 등잔불 흐를 때/ 그리운 내 아들 돌아올 날/ 늙으신 어머니 기도해/ 그 산골짝에 황혼 질 때/ 꿈나라 그리는 나의 집/ 희미한 불빛은 정다웁게/ 외로운 내 발길 비치네 <산 골짝의 등불> ***
*** 사랑하는 나의 고향을/ 한번 떠나온 후에/ 날이 가고 달이 갈수록/ 내맘속에 사무쳐/ 자나깨나 너의 생각/ 잊을 수가 없구나/ 언제나 사랑하는/ 내고향 다시 갈까/ 아, 내고향 그리워라 <내 고향> ***
*** 서편의 달이 호수가에 질때에/ 저 건너 산에 동이 트누나/ 사랑빛이 잠기는/ 빛난 눈동자에는/ 근심 띠운 빛으로 편히가시오/ 친구 내 친구 어이 이별 할거나/ 친구 내 친구 잊지마시오 <서편의 달> ***
왜 내 기억 속 어머니의 노래들은 죄 이별과 그리움의 애련함 깃든 것들일까.
아, 어머니.
당신은 어린 내게 ‘남자는 강해야 한다’는 따위 마초적 강박은 조금도 끼쳐주지 않았습니다.
예순 넘어 이제, 애상(哀傷)의 가락들만 남았습니다그려.
오늘은 안녕.
++++
***저녁산책***
2012.12.29 00:26
동우님 저도 심수봉 노래 좋아합니다.
그녀의 농염한 비음소리..저도 한번 가져보았으면..하고 샘내어 보지만
도무지 불가항력
이건 태생이 그러하지 않고는 노력해서 되는 것이 아닌것을 진작 깨달았지요.ㅜ
동우님의 음악스펙트럼 감탄합니다. 다양하고 편견 없으시고요.
가요, 팝,클래식.그리고 애청하시는 것 뿐만 아니라.
이렇게 애창곡을 직접 멋드러지게 소화해 내실수 있는 능력도 있으시니..
저같이 듣기만 잘하는 사람에겐 선망의 대상이십니다.
최근 턴 테이블이 너무나 갖고 싶어..그냥 전원만 꽂으면 연결되는 턴테이블을 하나 샀습니다.
처음 바늘을 올려 놓을때 지지직 거리는 그 아슬아슬한 잡음이 왜이리 정겨운지요.. 존레논의 'Imagine'있던 LP판이랑, 사이먼 앤 가펑클의 LP판 내다 버린것 후회하며 인터넷을 뒤져서 라도 사려고 해요.
동우님의 애창곡들..저 또한 좋아하는 곡들이랑 많이 겹쳐서 읽는내내 즐거웠습니다.
좋은 주말 보내시어요
***┗동우
2012.12.29 06:42
어휴, 저녁산책님.
그냥 잡설로 읽어주시면 될 것을 무슨 선망씩이나.
내것 앰프는 에로이카, 턴테이블과 스피커는 인켈.
아직도 건재하다우.
정말 저녁산책님.
디지털과는 다른 맛이 있지요.
저녁산책님도 좋은 주말을.
***사자왕***
2012.12.28 13:35
유담뽀 ~ 정말 오랜만에 들어 봅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이불속에 넣고 호두나 까 먹으면 제격이지요,
***┗동우***
2012.12.29 06:31
안녕하세요, 사자왕님.
잠시 들러봤는데, 파워블로거시군요.
부산 사신다니 더욱 반갑습니다.
사자왕님.
어제 나 사는 영도에는 비만 추적였답니다.
유담뽀를 아시는것 보니 연배가 꽤 되신 분으로 짐작합니다.
유담뽀로 덥혀진 이불 속에 파묻혀 호두 까먹는 맛, 나는 해보지 못했지만 상상만으로도 그럴듯 합니다.
눈 내리는 날이면 더욱. ㅎ
자주 뵈어요.
***홍애(虹厓)***
2012.12.28 14:04
중학교 ㄱ음악교과서에도 나와 나의 애창곡이 되었던 노래들 몇 보이구요
이 글 읽노라니 저는 저의 어린시절로
노래의 연유도 모른 채 그저 풍금가락으로 따라부르던 음악 시간이 다가오네요
특히 세밑이면 어쩐지 흥얼거리고 싶어지지요
교회 안 다녀 크리스마스는 상관 없었는데도
어린 시절엔 교회와 음악과 흰 눈과 종소리가 좋았더랬습니다.
오늘은 비오고, 올해의 마지막 금요일이네요...
저는 여직껏 안나를 붙잡고 있습니다
3권 중간에서 더 나가지 못하다가 오늘 조금 시간 낼 것 같습니다
읽고 얼른 독후감 올려야지.. 이건 마치 올해의 마지막 목표같습니다
***┗동우***
2012.12.29 06:34
노래와 데코레이션, 크리스마스의 기분은 교인과 상관없이 어린날 축제같은 느낌이었지요.
그래요, 홍애님.
노래라면 교회가 빠질수 없을겁니다.
안나.
오늘 새벽, 조금전 다 읽었습니다.
마감이 낼 모렌데.
독후감 어떻게 써야 하나.... ㅎㅎㅎㅎ
***杏娥***
2016.07.12 02:43
동우님
안녕
오랜만이죠,
새 방에서 인사가 너무 늦죠?
오늘은 이 방에 잠시 머물렸어요.
끄덕 끄덕 머리를 조아리며
아나타또 와타시노 아이고또바/ 유우라꾸조오데 아이마쇼 ~~~
~~맞아....이 노래
어릴적부터 듣던 노래요.
엄니의 노래 아버지의 노래
그래서 어느틈에 귀에 익어 흥얼거림을 따라하는 노래
동우님의 어머님 모습에 제 엄니를 연상해요.
고운분
울 엄니
소프라노로 오폐라를 가곡을 흘려간 팝송을,
그리고 그분 특유의 음성으로 유행가를....
너무 같은 그림
같은 풍경이요~~~
엄니가 무척 그리운 밤이구요.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소년
동우님~~
저도 오늘은 안녕,
***┗동우***
2016.07.13 00:52
반갑습니다, 행아님.
엔카의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저 노래.
우리 선대들에게 깃들어 있는..
행아님의 멋쟁이 어머니 아버님.
내게도 그림이 그려진느듯 합니다. ㅎㅎ
***큰서방***
2016.07.12 12:30
문득 이페이지 한편 읽고 갑니다.
어머님에 대한 많은 애틋한 그리움을 읽습니다.
저의 경우도 집에서 우단뽀( 유담뽀 군요 )를 집에서 본적이 있었습니다.
부모님의 광복전까지의 일본생활이 저에게까지 전해진 탓이었겠지요.
좋은 기억들 오래 잘 간직하시길...
***┗동우***
2016.07.13 00:54
큰서방님
우리 연배, 대부분 겨울밤 유담뽀의 추억을 가지고 있을겁니다.
교직 은퇴하시고 유유자적.
새로이 아틀리에 마련하신 그림도 언뜻 뵈었습니다.
이제 작품에 매진하셔야지요.
사모님도 함께.
***포도당***
2020.09.24 16:07
글을 읽고 있자니 먼옛날 부모님과의 추억이 눈물겹게 떠오릅니다 4293년 (1960년) 우리집도 적산가옥 다다미방에서 살았지요 유담뽀, 생긴 모습을 잘 묘사하셨네요 우리 부모님은 시노호오로 쯔라이 , 호렛데 호렛데 호렛데 이나가라, 유비오 마루메데 이런 노래를 즐겨 부르셨고 아 그 시절 이제는 다 돌아가신 부모님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동우***
2020.09.29 08:30
포도당님의 추억.
그 색감 사뭇 나와 비슷하여 내 또래 연배로 짐작합니다.
반갑습니다, 포도당님.
저무는 들녘에서 돌아보는 옛 사람들, 그리운 것들 더욱 가슴에 사무칩니다그려.
자주 들러주십시오. 포도당님.
<애창곡 잡설> -3-
***동우***
2012. 12. 27.
5.
포스터(Stephen Foster)의 노래들을 싫어하는 사람 있을까.
그 노래들은 대부분 나의 애창곡이다.
*** beautiful dreamer wake unto me, star light's and due drop's are waiting for thee, sound's of the rude world heard in the day's lulled by the moon light's have all passed away, beautiful dreamer queen of my song, list while i woo thee with soft melody, gone are the care of life's busy throng, beautiful dreamer wake unto me, beautiful dreamer wake unto me. <beautiful dreamer> ***
***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 하늘의 별빛을 바라보라/ 한갓 헛되이 해는 지나 이 맘에 남모를 허공 있네/꿈길에 잠긴 귀여운 벗 들어주게 나의 고운 노래/부질없었던 근심걱정 그대의 얼굴에 미소띠면/벗이여 꿈 깨어 내게 오라 내게 오라. <아름다운 꿈>***
beautiful dreamer, 이 노래는 어설플망정 영어로 불러야 맛이 나더라.
*** 머나먼 저곳 스와니강물 그리워라/날 사랑하는 부모형제 이 몸을 기다려/이 세상에 정처없는 나그네의 길/아 그리워라 나 살던 곳 멀고 먼 옛 고향. <스와니 강> ***
*** 한송이 들국화 같은 제니/바람에 금발 나부끼면서/오늘도 예쁜 미소를 보내며/굽이치는 강 언덕 달려오네/구슬 같은 제니의 노래소리에/작은 새도 가지에서 노래해/아, 한송이 들국화 같은 제니/금발머리 나부끼며 웃음 짓네. <금발의 제니> ***
포스터.
그의 진짜배기 고향은 ‘올드 블랙 죠우’가 그리운 남부가 아니었다는데 그는 스와니강을 고향으로 노래한다.
그리고 내게도 고향을 묻는다면 나는 성북구 정능을 말할수 밖에는 없다.
내가 태어난 신설동도 아니고 청년으로 성장한 부산의 영도도 나의 고향은 아니다.
아, 정능.
정능에는 어느 소년의 기쁨과 슬픔이 소롯이 잠겨있는 풀 무성한 무덤 한기가 있을 것이다.
켄터키 옛집을 부르면 정능이 생각나고 외사촌형 박규선이 떠오른다. (한시절 규선이형은 그림과 노래로써 내 정서에 영향을 끼친 사람이었다.)
*** 켄터키 옛 집에 햇빛 비추어 여름날 검둥이 시절/ 저 새는 긴 날을 노래 부를 때 옥수수는 벌써 익었네/ 마루를 구르며 노는 어린 것 세상을 모르고노나/ 어려운 시절이 닥쳐 오리니 잘 쉬어라 켄터키 옛집/ 잘 쉬어라 쉬어 우지말고 쉬어/ 그리운 저 켄터키 옛집 위하여 머나먼 곳 노래를 부르네. <켄터키 옛집> ***
*** 그리운 날 옛날은 지나가고/ 들에 놀던 동무 간 곳 없으니/ 이 세상에 낙원은
어디뇨/ 블랙 죠 널 부르는 소리 슬퍼서/ 나홀로 머리를 숙이고서 가노니/ 블랙 죠 널 부르는 소리 그립다 <올드 블랙 조> ***
책부족이 읽었던 ‘브루터스플레이스의 여자들’ (글로리아 네일러作)
마누라에게 버림받고 북부로 도망가 허드렛일로 풀칠하는 검둥이 벤 영감을 아는가.
검둥이 벤은 백인에게 겁탈 당하고 멤피스의 창녀가 되어버린 딸이 그립다.
그때마다 그의 귀에는 맑고 투명한 종소리가 들린다.
그 종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벤 영감은 노상 술을 마신다.
그래도 그의 본향(本鄕)은 어디인가.
가혹한 상전(上典)이 있고 고된 노동이 있지만 어린 딸이 웃어 주었던 그 곳 목화밭 너르게 펼쳐진 곳.
*** 내 고향으로 날 보내 주/오곡백화가 만발하게 피었고/ 종다리 높이 떠 지저귀는 곳/이 늙은 흑인의 본향이로다/내 상전 위하여 땀 흘려가며/ 그 누른 곡식을 거둬 들였네/내 어릴 때 놀던 내 고향보다/더 정다운 곳 세상에 없도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 ***
아메라칸 니그로.
‘마리안 앤더슨’이 부르는 흑인영가(Negro Spiritual)를 듣노라면 나는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그러나 내 노래의 정서에는 잔혹한 노예사적 리얼리즘은 배어있지 아니하다.
미국 남부의 목가적인 풍광.
노스탈지어에 젖은 무언가 그리움의 감성이 있을 뿐이다.
흑인교회.
구약성서의 약속. 죽어서야 누릴 수 있는 천국의 삶.
그것은 추상의 미지(未知)의 세계이지만, 검둥이들의 낙천은 그로서 흥겹다.
싱코페이션과 강렬한 비트로 어깨를 들썩이고 발을 구른다.
손뼉을 치면서 박자를 맞추어 찬송가를 부른다.
현실에서는 이루기 난망(難望)한 꿈.
천국에의 그리움 있으므로 현세는 낙천인가.
흑인들 찬송가 부르는 모습은 축제를 즐기는 광경이다,
거슈인(George Gershwin)의 ‘써머타임’은 블루스의 진수.
여름철의 한가한 일락.
짙은 그늘 평상에 누워 매미 소리 들으면서 나 또한 노래한다.
*** Summertime and the livin' is easy/ Fish are jumpin' and the cotton is high/ Oh your daddy's rich and your ma is good lookin'/ So hush little baby, don't you cry/ one of these mornings/ You're goin' to rise up singing/ Then you'll spread your wings/ And you'll take the sky/ But till that morning/ There's a nothin' can harm you/ With daddy and mammy standin' by ummertime> ***
찬란한 햇살, 뛰노는 물고기, 부자 아빠에 멋쟁이 이쁜 엄마... 이 평화로운 한 세상 좋고도 좋을씨고.
현실회피나 도피주의면 어떠랴.
무에 아웅다웅 한세상 살 것 있것능가.
저 살벌한 지사(志士)여, ‘뿌리(알렉스 헤일리)’야 ‘만딩고’야 ‘말콤엑스’야.
이념이나 사유(思惟) 따위는 저리 가라지.
6.
아, 내 사랑 보니.
나의 아이야, 늙은 내게 다시 돌아오려무나.
*** 저 머나먼 바다 건너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그리운 내 사랑 보니는/ 고요히 잠자고 있네/ 돌아오라 그리운 나의 사랑 보니/ 돌아오라 오 그리운 나의 사랑 <내 사랑 보니> ***
동요(童謠)는 또 얼마나 좋은가.
동요는 수정같은 맑음이다.
새벽별의 어여쁨이다.
청컨대 어른들아, 우리 동요를 부르자.
*** 바람이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빨갛게 노을이 타고 있어요/ 허수아비 팔 벌려 웃음짓고/ 초가 지붕 둥근 박 꿈꿀 때/ 고개숙인 논밭의 열매/ 노랗게 익어만 가는/ 가을 바람 머물다 간 들판에/ 모락모락 피어나는 저녁 연기/ 색동옷 갈아입은 가을 언덕에/ 붉게 물들어 타는 저녁놀 <저녁놀> ***
내 감정모체에는 어린 여자아이에 대한 짙은 연민 같은게 있다.
동화(童話)나 영화가 만들어낸 어떤 이미저리일까.
그래서 ‘오누이’라는 어감에서는 말할수없이 이쁘고 애틋하고 슬픈 느낌이 든다.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닌데도 그렇다
‘반딧불의 무덤’의 ‘세이타’와 ‘세츠코’.
그 오누이를 떠올리면 시도때도 없이 콧등이 시큰해 진다.
연민, 그건 지랄같은 마음밭이다.
마음이 스산하여 괴롭다.
우리 비니미니 어서들 성장하여라.
건강하고 행복한 모습으로 할비의 연민으로부터 벗어나거라.
그래야 할비가 편하단다. ㅎ
***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 다더니 <오빠생각> ***
***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한채/ 고기잡는 아버지와 철모르는 딸있네/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 늙은 아비 혼자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클레멘타인> ***
등대지기는 쓸쓸하지만 참 아름다운 노래.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 위에 차고/ 한 겨울에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섬/ 생각하라 저 등대를 지키는 사람의/ 거룩하고 아름다운 사랑의 마음을 <등대지기>
내 아이들 어렸을 적 자주 불렀던 ‘마루치아라치’ (LP판 아직도 내게 있다)
김국환이 부른 은하철도999도 좋다.
우리 비니가 좋아하는 노래, 리듬감이 통통 튀는 만화영화 노래 ‘토토로’는 할비도 좋다.
나의 어렸던 날.
오두마니 앉아 떡장사 엄마 기다리는 삼남매는 아니었는데, 이 노래를 부르면 이상하게 정답고 애틋하고 슬펐었다.
***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 반짝반짝 정다웁게 비추이더니/ 웬일인지 별 하나 보이지 않고/ 남은 별만 둘이서 눈물 흘리네 <별삼형제?> ***
*** 아침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 우리 선생 계신 곳에 엽서 한 장 써 주세요/ 구리구리 짱겐뽀 (‘가위바위보’는 훨씬 후에나 우리 입에 익숙하여졌다) ***
여자아이들 고무줄하면서 부르던 이 노래.
*** 가랑잎 때굴때굴 어디로 굴러가/ 벌거벗으니 몸이 춥고 추워서/ 따뜻한 부엌 속을 찾아갑니다. <제목미상> ***
다음 노래는 어딘가 쓸쓸한 맛이 있어서 구성지게 부르는 맛. (녹두장군 전봉준을 노래하는 민요인줄은 뒤에 알았다.)
*** 새야 파랑새야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청포장수 울고 간다 ***
아래 노래는 국민학교적 불렸던 노래라고 기억하는데 이 노래 아는 사람 어디 있는지.
누가 만든 노래인지 제목도 모르고 기억 속에 노랫말 만이 어렴풋 남아 있다.
멜로디도 가사도 노래 분위기도 내게는 상당히 좋은 노래인데.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이 노래는 북녘땅 동포들에게 들려주는 노래였다. (귀순을 종용하려는 노래였던지)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가끔 나는 이 노래를 불렀다.
*** 산넘어 산 그너머 또 산 찬 하늘 아래/ 외로운 낮밤을 보내고 있는/ 형아 동생아 설움을 참으며 귀를 귀울여/ 들어라 남풍에 불려오는 노래를/ 아, 봄이 온다네/ 오라 오라 봄이 오는 곳으로 봄이 오는 곳으로/ 웃으며 오라. ***
국민교육헌장이 있기 전,
어린 시절 우리는 조회 때마다 '우리의 맹세'라는 구호를 암송해야 했다.
하나. 우리는 대한민국의 아들딸, 죽음으로써 나라를 지킨다.
하나. 우리는 강철같이 단결하여 공산침략자를 쳐부수자.
하나. 우리는 백두산 영봉에 태극기를 휘날리고 남북통일을 완수하자.
오늘은 안녕.
++++
***eunbee***
2012.12.29 11:19
나 어릴 적에 부르던 노래. 동생들이랑, 친구들이랑, 고무줄 놀이하면서도...
포스터의 노래는 중학교 들어가면서 부터 지금까지 귓가에 늘 맴도는 향수짙은 노래로 자리매김 되었고. 내가 중학교 다닐 적에 '마리아 앤더슨'이 작은 시골마을 우리네 소읍에 와서 공연을 했는데, 그곳이 우리모교의 강당.ㅋ 그때는 그랬어요.
여기엔 없지만, 캔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이노랠 부르면 눈물나요.
내 큰딸이 초등 4학년쯤에 나에게 가르쳐준 노래.
나는 이노랠 부르며 힘차게 살았다죠.ㅠㅠ
그리고 저 '노을' <저녁놀>이 아니구 '노을'이야요.^^
그 노랫말이 탄생된 현장(어느 평야지대의 넓은 들녘)에는 은비엄마가 있었고
그 노랫말을 쓴 화가는 은비엄마의 엄마의 연인이었더라는.....ㅎㅎㅎ
세 페이지의 동우님의 '애창곡 잡설'은 내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아버지는 '죽장에 삿갓쓰으고~ 방라앙~ 사암 처얼 리~'를 나랑 함께 부르시길
좋아하셨는데....ㅎ 내나이 예닐곱살을 넘겼으려나. 그때가 그립네요.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은 공유할 것이 많아서 좋습니다.
┗동우
2012.12.31 08:12
은비님과는 공유하는 기억 한둘 아닐거예요.
감성적으로나 기질적으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들....
은비님께서 따님 언급하시니, 나도 비니미니 어미 얘기 좀...
필경 자랑일지니 과장이 심할터 대폭 깎아서 들으시면 되리다.. ㅎ
우리 딸 아이 학교도 들어가기전 피아노는 베토벤에 이르고, 수백가지 동요를 기막히게 불렀었다우.
만화영화 주제곡들...
차깐에서 얘가 노래를 부르면 택시운전사건 버스 승객서껀 기립박수가 쏟아져 나왔었지요.
젊은 아빠는 그게 자랑스러우면서도 공연히 얼굴이 홧홧거렸고... ㅎㅎㅎ
애창곡잡설에서 그 동요 목록을 미롯하여 그 얘기를 한 꼭지 쓰고 싶었는데 말기로 하였죠. 핫핫
그래서 좋아하는 동요 목록 대폭 빠져 버린 것.
물론 캔디도 있었구요.
'저녁놀'이 아니고 '노을'이로군요.
가장 좋아하는 동요라면서 노래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서리.
작사가가 화가였군요.
곡도 가사도 너무 이쁜 노래...
어쩐지 노랫말이 너무나 회화적이라니..
근데 은비님.
은비엄마의 엄마라면 누구일까.. 손을 꼽아가면서 따져 보아도 아리송. ㅎㅎㅎㅎ
올해 행복한 벗 은비님 만나 정말 좋았다오.
내일이면 새해.
은비님의 건강을 행복을.
아드님과 며느님, 은비아씨를 비롯한 파리의 따님들네 모두모두.....
***┗eunbee***
2013.01.04 01:15
동우님은 첫사랑이 끝사랑인가요? ㅎㅎㅎㅎㅎ
손을 꼽아가며 따져보시는 걸 보니.
***┗동우***
2013.01.04 06:28
하하, 은비님.
손 꼽아 따진다는 건 '은비 엄마의 엄마'가 뉘신가 촌수를 따져 본다는 말이었다우.
근데 은비님.
'첫사랑이 끝사랑'
은비님다운 재미로운 말꾸밈인데,
찻사랑이 끝사랑.
쑥맥을 이르는 말인지.
아니면 일편단심 민들레를 이르는 말인지?
나는...은비님.
첫사랑이 끝사랑.... 아니라오.
남은 사랑도 있거니와.. 하하하
***┗eunbee***
2013.01.04 09:16
영원한 로맨티스트~ 동우님!^^
맑은 하루 되세요.
***┗동우***
2013.01.05 06:01
은비님.
늙은 로맨티스트는 주책이라던데..
주접으로 안보아주시니 그것을 감읍할 뿐이로소이다. 핫핫
좋은 주말, 은비님.
***송현***
2012.12.30 00:36
동우님 애창곡을 자세히 보니 그리움이 절절한 것들입니다
제가 모두 불러볼듯도 한 ......
인사동 서실에 교수님 한분의 시어머님이92세이신데 아프십니다
시어머님이 홍난파선생 직계이시고
시아버님은 남편 3살때 월북을 하셨답니다
이 시어머님 남편과 3년을 아주 행복하게사신 추억으로 아직 사시다 병환을 .....
늘 동우님 생각이 납니다
바로 어제 인사동 서실에서 어느 유명 미술 잡지사에서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이중섭씨가 손으로 깍은 담배 파이프의 훽트건으로 많은 대화가 있었읍니다
김환기화백의 43년 사진 이중섭의 사진 구상님의 글 ...
어제오신 손님은 이헌구교수님의 제자로
동양시멘트 사장과 부회장을 이력으로 인품이 좋으셨습니다
제게 그림을 으뢰하신 분이시기도
동우님처럼 인품이 넉넉하신 인상이였지요 ㅎㅎ
새해 더욱 좋은글 많이 올려 주시고
더욱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동우***
2012.12.31 08:16
송현님.
서예의 연조도 깊으시고, 인사동 서실을 운영하시는 송현님께서는 아무래도 예술 계통의 지인 한둘 아니시겠지요.
아스세요, 송현님.
감히 나를 그런 분들에다 견주어 주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송현님.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부군을 비롯 두 아드님 함께 행복과 즐거움 넘치는 한해 되시기를.
정진하시는 예도, 가꾸어 한층 아름다운 만개 이루시기를.
***BooRoo/불루보트***
2012.12.31 00:52
동우님
이제 한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아쉽네요
나름 성의껏 글 올린다고 했지만 여전히 부족함이 많았는데도 변함없이 찾아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새해엔 일일이 찾아뵙고 인사드림이 마땅하오나 여건이 그렇게 되지를 않습니다
새해엔 소망하시는 기원들 모두 이루시기를 간절히 축원 드리며 가는 해 작별의 인사드립니다
내내 가정과 건강과 사업체에 평강하옵시기 바라며
아울러 새해 인사 미리 드립니다
***┗동우***
2012.12.31 08:18
블루보트님.
한해를 보내면서 베풀어주시는 블루보트님의 덕담.
아름답게 간직하겠습니다.
블루보트님께서도 새해.
더욱 건필하시고, 건강하시기를.
가내 두루 행복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저녁산책***
2012.12.31 22:58
동우님 첫번째 언급하신 포스터의 ' 아름다운 꿈 깨어나서~~~'로 시작하는 노래는
제가 중학생때 저의 반 교내 합창대회 곡으로 연습하던 곡이었습니다.
제가 그때 저의 반 반주를 했었지요.. 교복입고...친국들과 화음을 맞추던 기억에 새삼 젖어봅니다. 그리고 다른 노래들도 ..많이 불러보았던 노래들이구요
정신없이 율동하고 가사도 잘 전달 안되는 아이돌, 걸 그룹의 노래를 좋아하는 요즘의 아이들은 이런 노래의 순수함과 진실함을 이해 하기 힘들것 같아요.
동우님 애창곡들하고 별 거리감이 없으니 저도 감히 이렇게 댓글로 참견해 봅니다.ㅎ
올 한해 동우님,,늘 따뜻한 말씀으로 격려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더욱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이제 새해가 한시간정도 밖에 안 남았네요..ㅎ
***┗동우***
2013.01.01 04:59
저녁산책님.
저녁산책님께 먼저 새해 인사, 덕담 없을수 없지요. ㅎㅎㅎ
2013년.
부군께서 하시는 일 형통하시고, 멀리 있는 두 따님과 아드님 뜻하시는 바들 이루시고..저녁산책님댁에 '더욱' '더욱' 사랑과 행복 가득하시기를.. (저녁산책님 댁에는 '더욱'을 강조하여야 합니다. 보통을 넘게 영위하시는 댁이시니. ㅎㅎㅎ)
요즘 노래 좋은 것도 많지만 어떤거 들어보면 저런 멜로디가 어떻게 노래가 되지?하는 경우도 제법 있어요. 오로지 리듬만 무성한 것 같고.
리듬 멜로디 화음이 조화로운 노래.
나이 좀 든 사람들의 스탠다드한 정서..요즘 젊은이들 좀 답답해 하겠지요. ㅎㅎㅎ
자, 저녁산책님.
좀 있으면 여명이 터 올거예요.
밝게 깊게 새해의 대기를 들어마시세요.
***Kim***
2016.05.25 02:51
저 이노래 알아요.'오라, 산 넘어 산 그 넘어 또 산 찬 하늘 아래....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목포 정명여고 독창대회 나가서 특선으로 뽑혀서 앨범을 상으로 탔어요. 오늘 66세에 갑자기 이 노래 생각 나 누구의 시인가 조회 했더니 님의 글이 있네요.참 반가웠고 놀라웠습니다.감사합니다. 마음은 과거에 얽매어 살아 갑니다.
***┗동우***
2016.05.25 04:24
Kim님, 반갑습니다.
산넘어 산 그너머 또 산 찬 하늘 아래....오라 오라 봄이 오는 곳으로...
제목이 '오라'였던가요?
우리 세대 (예순여섯이라 하시니 나보다 좀 아래이지만)가 기억하는 이 노래의 정서.
Kim님은 무대에서 손수 부르셨으니 특별한 추억이리이다.
그렇지요...가끔은 과거에 얽매인 마음밭이 아련하여.. 좀 슬프기도 합니다. ㅎㅎ
자주 들러주십시오.
<애창곡 잡설 4>
***동우***
2013.01.07
7.
군바리.
‘인천의 성냥공장’ ‘사랑하는 영자씨’ ‘빤쓰끈을 어쩌구’하는 군대속요(軍隊俗謠). (요즘 군대야 이런 유치찬란한 노래 부를까마는..)
그런 노래를 목청껏 뽑아 재꼈던 쫄따구 한 마리는 그때 진짜로 신명이나 났었던 걸까. (지금 생각하면 그건 그저 위악적인 객기였다.)
차라리 새벽점호시 제창하던 군가(軍歌)에서 무언가 따순거 한 모금 목젖에 잠기곤 하였었음을 기억한다.
새벽밥 짓는 취사장 짬밥냄새도 섞여 있었던, 깜깜한 새벽 들녘의 그 가을 냄새도 나의 후각은 기억하고 있다.
그런 것들 나의 중추신경계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 한데 그 군바리는 지금 어디 있는가.
내가 바로 그였던가.
“반동중에 군가한다. 군가는 행군가. 군가 시~작!”
<동이 트는 새벽꿈에 고향을 본 후/ 외투 입고 투구쓰면 맘이 새로워/ 거뜬히 총을메고 나서는 아침/ 눈들어 눈을 들어 앞을 보면서/ 물도 맑고 산도 고운 이강산 위에/ 서광을 비추고자 행군이라네. -행군가->
선율과 노랫말이 정다운 군가도 없지 않았는데, 곡조는 입에 맴돌지만 가사가 떠오르지 않는구나.
아래는 군가는 아니었지만 군대에서 많이 불려졌던, 내가 좋아하는 노래다.
느리고 유장하여.
<동방의 아름다운 대한민국 나의조국/ 반만년 역사위에 찬란하다 우리문화/ 오곡백과 풍성한 금수강산 국토낙원/ 완전통일 이루어 영원한 자유평화/ 태극기 휘날리며 벅차게 노래불러/ 자유 대한 나의 조국 길이 빛내리라 -나의 조국->
일종의 비장감(悲壯感)을 자아내는 듯한, 무거운 듯한 무드의 노래를 나는 또한 좋아한다.
장년(壯年)이 되어서야 배워 부르게 된 그런 애창곡들이 있다.
그 때.
마누라와 자식을 거느린, 직장에 목을 맨 가장은 엄혹한 시국(時局)의 와중에서는 비겁한 냉담자였다. <아니, 무지(無知)한 자였다>
1987년, 6.29선언으로 억눌려 부글거리고 있었던 노동현장은 활화산처럼 솟구쳐 분출하였었다.
그로부터 회사에서의 시위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붉은 깃발이 펄럭였고 함성과 구호와 노래소리는 자못 비감하게 현장에 메아리쳤다.
어제까지 관리자(이른바 화이트칼라)와 근로자(이른바 불루칼라)로서 티격태격하면서도 오손도손 같은 회사 한 솥밥 먹고 있었던 그들.
그들의 입장은 쫘악 갈라섰다.
근로자들이 붉은 함성 내지를 때에는, 필시 구사대(求社隊) 편이었을 나는 그들의 적(敵)이었고 반대로 그들은 나의 적이었다.
적(敵)의 시위현장으로 부터 들려왔던, 그것을 통하여 비로소 배우게 되었던 노래가 있다.
나는 그 노래의 순정한, 비장미에 반하였다.
느끼건대 정략적 노래로 불려지기에는 참으로 고상한 노래이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라/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임을 위한 행진곡->
양희은이 부르는 이 노래도 나의 애창곡이다.
<나 태어난 이 강산에 군인이 되어/ 꽃피고 눈 내리기 어언 삼십년/ 무엇을 하였느냐 무엇을 바라느냐/ 나죽어 이 흙속에 묻히면 그만이지/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푸른 옷에 실려간 꽃다운 이 내 청춘 –늙은 군인의 노래 (김민기 작사 작곡)->
아래는 나와 같은 비겁자는 아지 못할, 아마 시국사범으로 도피중인 한 벗(동지)를 그리는 비장한 페이소스가 어려 있는 노래. (김민기 노래)
<검푸른 바닷가에 비가 내리면/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물이요/ 그 깊은 바다 속에 고요히 잠기면/ 무엇이 산 것이고 무엇이 죽었소/ 눈 앞에 떠오는 친구의 모습/ 흩날리는 꽃잎 위에 어른거리오/ 저 멀리 들리는 친구의 음성/ 달리는 기차 바퀴가 대답하려나 –친구 (김민기 작사 작곡)->
아래 노래는 밝은 느낌, 장대하고 엄숙하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위에 이글거리나/ 피 맺힌 투쟁의 흐름속에/ 고귀한 순결함을 얻은 우리 위에/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앞길에서 훤히 비치나/ 찬란한 선조의 문화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 민족 앞에/ 숨소리 점점 커져 맥박이 힘차게 뛴다/ 이땅에 순결하게 얽힌 겨레여/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내 나라 내 겨레 (작사:김민기 작곡:송창식)->
아 언뜻, 생각나는 노래 하나가 있다.
중학교 때부터 흥얼거렸던 서부영화 주제곡, Brave man. (검색 해 보아도 영어가사를 찾을수 없어, 기억에 의존하여 엉터리 가사로 조합한다)
<A brave man will die in the morning/ 빙 트루투 히스콧(?엉터리)/ Two men will fire 어더 기브 원닝(?엉터리)/ one will return down the raod(이것도 엉터리일 것)/ Good bye Jane Good bye John/ one will return down the raod –A brave man->
낮은 톤이 어울리는, 멜로디도 좋고, 무식한 내 귀가 대충이나마 알아듣는 노랫말도 좋았다. (다음은 순 엉터리, 느낌이 이렇다는 말이다)
용감한 자는 구차하지 않노라.
죽어야 한다면 기꺼이 이른 죽음을 맞겠노라.
두 사람 마주 서 권총을 뽑는다.
총구가 불을 뿜는다.
승자와 패자는 명확하게 갈린다.
패한 자는 쓰러진다. '안녕 제인'
이긴 자는 쓰러진 자를 향하여 절을 한다. 잘 자라 친구, 존이여.
그리하여 오직 한 사람, 승자만이 아침을 걸어 가리라.
‘용감한 자 새벽에 죽다.’
시어(詩語)로서도 멋들어지다.
단애(斷崖)에 선 듯한. 사나이의 단호함.
아무리 쫌팽이더라도 인생을 사노라면 결단해야 할 적 할적 있었을 것이고 그 때 서늘한 비감(悲感) 한줄기 없을 터인가.
제임스 스추어드가 출연한 ‘셰난도’라는 영화의 주제가도 참 좋았는데. 영어가사는 입에 익은데 정확한 가사는 찾을수 없구나.
서유석이 부른 ‘아름다운 사람’은 곡도 좋고 가사도 좋다.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다 얼싸 안고 기어이 부셔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들처럼/ 워워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사랑하는 여자의 여심을 노래한 것 같은데 내게는 따뜻하면서도 이상하게 묵직한 맛을 자아내는 노래이다.
그리고 밥 딜런, 존 바에즈의 노래들.
포크 가수들의 감성에는 시인의 영혼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가곡 '비목'도 좋아한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비목->
유적(遺蹟)으로 남은 전장(戰場)의 풍경은 얼마나 처절한 쓸쓸함의 그림인가.
포탄소리 총소리 진동하고 포연이 자욱하였을 어떤 골짜기.
이름 모를 병사의 주검자리에는 그의 전우가 아무렇게나 세워 주었을 비목(碑木)만이 쓸쓸하게 남아 있다.
그 위에 녹슨 철모라도 얹혀 있었을까.
이 노래를 부르면 여배우 장미희의 젊었을 적 모습이 떠오른다.
오래전 장미희가 출연(당시 장미희는 신인배우였을 것이다)하였던 티브이 드라마(지금은 없어진 TBC?).
그 드라마에서 장미희가 등장하면 언제나 소프라노가 부르는 '비목'이 배경으로 흘렀다.
노래의 이미지와 더불어 장미희는 나를 매혹시켰다. (그 드라마에서 ‘비목’은 장미희의 주제곡같은 것이이었다.)
뭐랄까, 소녀같지만 성숙한 여성성..
어여쁘면서 여리고 청초하면서 애잔하고 포근하면서 슬픈 듯한 이미지..
그 후 세월 흘러, 어느 핸가 영화상 시상식에서의 장미희.
‘참 아름다운 밤이에요’ 무대에서는 풍만하게 무르익은 한 여인이 이렇게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었다.
그러나 없었다, 예전 그 청초하게 애잔한 소녀는.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비목'은 내게 더욱 쓸쓸한 노래가 되었다.
만들었거나 불렀거나, 오리지널의 누구를 떠나면 노래는 이미 그들의 것이 아니다.
듣거나 부르는 사람의 감성과 정서와 기분에 따라서 그 노래는 다른 하나의 오리지널이 되는 것이다.
실연으로 쓰라린 어떤 사람이 술잔 기울이면서 '비나리'를 흥얼거린다.
그 노래는 심수봉도 흉내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트롯이다.
9.
김지하의 오적(五賊), 전태일의 분신, 비상조치, 비상계엄.
제대(1970년 가을)하고 좀 있자, 개발독재는 바야흐로 유신(維新)을 향하여 치닫고 있었다.
그 시절 우리에게 시대정신 한줌 있었을까.
어림없다, 모종의 생각 한 조각 치열하였더라도 그건 죄 문청적(文學靑年的) 구상유취(口尙乳臭)한 사이비였다.
시대정신은 커녕 무에 하나 천착할 노력도 의지도 있지 아니 한, 게다가 재능도 별볼일 없는 녀석들의 현실상(現實像)이란 아류만이 무성(茂盛)한 따라지들의 회색빛 숲이었다.
아류 (亞流), 문사철(文史哲)에 있어서 삐까번쩍한 누군가 기성(旣成)의 아류.
그렇지만 그건 죄 깊이없는 ‘들은 풍월’의 아류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떄까지 소위 청바지 문화는 아직 벙글지 아니하였다.
청춘문화의 어떤 정형이란 존재하지 않은 허상이었다.
그때 무엇이 있었던가.
소매걷은 와이셔츠, 물들인 야전잠바, 새마을 초록모자, 미니 스커트, 막 생겨난 생맥주집, 영양센터 통닭집..
다방.
그리고 다방이 있었고 그리고 그곳에는 음악이 있었다.
젊은 놈들 꼬이는 다방의 시설 중 으뜸으로 투자하는 건 아마 음향장치였을 것이다. (리이크 마란츠 매킨토시 쿼드등의 명품앰프, 로렌스 뱅 앤드 울프센 EMT등의 명품 스피커의 이름은 그 시절 다방을 돌아다니면서 얻어 들은 풍월이었고. 얼마 후 클래식에 빠져 허위적거렸을 때에는 그런 명품 장만하는 것이 하나의 꿈이 되었다)
다방에서 다음으로 중요한 게 소장 레코드, 그 다음이 디스크자키였을 것.
다방에서 틀어주던 음악은 주로 팝송.
윤복희, 패티김, 포 클로버 (최희준,박형준, 위키리, 유주용의 4인조), 김추자, 김치캐츠, 펄시스터즈, 현미등의 가요는 가끔 흘러 나왔지만, 흘러간 옛 노래라던가 트롯계열의 노래들은 철저하게 무시를 당하였다고 기억한다.
말하자면 늙다리와 공순이(여직공)들이나 듣는 유치한 음악이라고 제낀 것일 터.
무슨 되도 못한 우월의식이었던지. <눈 벌겋게 울면서 ‘아빠안녕’이라는 영화를 감상하였던 주제에 멜로 국산영화를 경멸하는 폼을 잡았던 나...인생사 신산(辛酸)를 맛보지 못하여 운운하기도 아깝다. 그 유치함이야말로 웃기는 짜장면이었다)
낫살 들어서야 옛 노래들은 나의 애창곡이 되었다.
가사도 곡도 절창(絕唱), '봄날은 간다' 이 노래는 마땅히 명곡(名曲)의 반열에 올라야 한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그리고 흘러간 옛 노래들.
친구 조낙영의 그 무렵 애창곡.
찔레꽃과 고향초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언덕 위의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흘리며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 잊을 사람아 -찔레꽃->
<남쪽나라 바다 멀리 물새가 날으면/ 뒷동산에 동백꽃도 곱게 피었네/ 뽕을 따던 아가씨들 서울로 가네/ 정든사람 정든 고향 잊었단 말인가 –고향초->
<어머님의 손을 놓고 떠나 올 때엔/ 부엉새도 울었다오 나도 울었소/ 가랑잎이 휘날리는 산마루 턱을/ 넘어오던 그날밤이 그리웁고나 –비 내리는 고모령->
<남쪽나라 십자성은 어머님 얼굴/ 눈에 익은 너의 모습 꿈속에 보면/ 꽃이 피고 새가 우는 바닷가 저편에/ 고향산천 가는길이 고향산천 가는 길이/절로 보인다 –고향만리->
<천둥산 박달재를 울고 넘는 우리 님아/ 물항라 저고리가 궂은비에 젖는구려/ 왕거미 집을 짓는 고개마다 구비마다/ 울었소 소리쳤소 이 가슴이 터지도록 –울고 넘는 박달재->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고향 떠난 십여년에 청춘만 늙어 –타향살이->
오늘은 안녕.
++++
***eunbee***
2013.01.07 20:55
남자의 애창곡 목록에는 군가도 끼어드는군요.
상상 못했어요.ㅠ
이렇다니깐.....ㅎ
겨울 피난가서 오촌 아저씨네 뒷산에서 멍석 위에 널어둔 감자가루 말리는 것을
지키면서 언니가 털실로 내 스웨터를 뜨며 부르던 노래가 '고향초'였지요.아마..
노랫말과 가락이 애달프다는 기억이 아련합니다.
기억이란 엉뚱할 수가 있으나, 피난시절을 떠올리면 늘 언니가 부르던 '남쪽나라 바다멀리 물새가 날으면~'이 떠오르니, 잘못된 기억이거나 말거나 어쩔 수 없네요.ㅋ
바람불던 날, 뒷동산의 양지바른 덤불위에서 뜨개질 하던 내언니 모습이 아직도
내 가슴엔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부끄럼이 배어있는 조용조용 조그맣게 부르던 내언니의 노랫소리.
동우님은 노래방 가사 없이도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저리도 많던가요?
역시 천재는 달라요~ 와우.
나는 산토끼 토끼도 노래방 가사 안보면 부를 수 없는 지경이랍니다.ㅠㅠ
그렇거나 말거나 노래방에 가서 노래나 실컷 부르고 싶은, 심심하다 못해
울울해지려하는 요즘 한파 속 나날들입니다요. ^*^
따스한 밤 되세요. 동우님.
***┗동우***
2013.01.08 07:09
흔히 하는 말로 여자들 질색하는 남자들 대화, '군대얘기'
여자들에게 뻐기고 싶은 남자만의 로망, 여성제위들 좀 이해하여 주지 않구서리. ㅎㅎㅎ
애창곡 군가는 일종 그런 심리.. ㅎㅎㅎ
언젠가의 은비님 언니의 모습과 어떤 정경 어떤 이미지가 아련히 그려집니다.
나지막하게 부르는 고향초(이 노래 얼마나 좋아요), 얌전하고 수줍은 어느 처녀의 자태....
어이구, 은비님.
가사없이 부르다니요? 내 전화번호도 기기의 주소록 들여다보아야 아는 주제랍니다.
노래방 모니터에 가사 뜨지 않으면 깜깜절벽이라우.
노래 제목이나 가사의 일부가 떠오르면 검색창에 입력하여 엔터키를 누르지요.
단어 하나로 검색하여 해당항목 몽땅 알수 있는 세상아닙니까? (Brave Man은 실패하였지만.ㅎㅎ)
옛날에 백과사전 펴놓고 앉아 들여다 보는 재미는 사라졌지만...
은비님도 어제 술 한잔 하신다고..ㅎ
나도 한잔 하였어요.
은비님 향하여 '당취평'하였다우. 정말로. 하핫핫
오늘은 날씨 많이 풀렸다네요.
따스한 날 되세요, 은비님.
***BooRoo/불루보트***
2013.01.10 22:04
햐^
그리고 한참 쉽니다
언제? 동우님을 제가 잘못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비목이 아니고 쇠목 같이 느껴지는 동우님이어서 더 그랬는지...어쩌면 제 생각의 오류였는지 글쎄가 자꾸 입에서 아물거리네요
동우님 알아 갈수록 여리시군요.
쉐난도...제임스 스튜워드였죠? 주인장이? 아니었던가요?
이렇게 나이가 들면 알롱달롱해 지는 가 봅니다.
그런데 세상에...저 많은 가사를 다 외우고 있다니 도대체 동우님 기억력은 몇 근이나 되시는지요?
지나간 세월을 그대로 느낍니다.
특히 ....연분홍 치마가 .... 오늘도 ....참 듣기를 좋아했던 노래였습니다.
제가 /인어가더 다비다/ 란 음악 때문에 약 1년정도 레코드 가게를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백판/ 이란 해적판이 대세였을 때 성음에서 처음으로 원판을 생산하기 시작었었지요.
레코드 가게를 닫으면서 아주 강제적으로 약 7백여장의 백판과 원판을 애장하게 되었는데 그때 제가 사용했던 음향기기가 / 메인, 산스이2000 파이오니어 9000/ 턴테이블 가라트/ 스피커 AR10000 /진공관식 중음앰프로 메캔토시 사용했었는데 문득 그 추억이 떠 올라 이렇게 글 꼬리가 길어졌습니다.
몇번 이사하고 쫓겨 다니다 보니 죄다 흐지부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만....지금은 너무 아깝습니다.
그 많은 가사를 낱낱이 기억하시는 동우님은 과히 천재입니다.....진짜^
가사 하나하나 집어 토달고 싶지만 혹여 동우님 이 점잖은 자리 흐트려 놓을까해서 ...이하 뚝자름 입니다
뭉클한 감성에 젖었다 가긴 갑니다 만 한참 동안 동우님 냄새가 안 빠질 것 같습니다
***┗동우***
2013.01.11 07:23
블루보트님.
셰난도, 위에 썼잖아요. 제임스 스츄어드라고.. ㅎㅎ
그리고 블루보트님.
제목이나 가사의 일절 생각나면 검색창 입력하고 엔터를 눌러 가사 베껴온다구욧!!
위 답글에 분명히 밝혔거늘 '천재'라니,무슨 망발(?실례)의 말씀을 .
나는 초면올시다 '인어가더 다비다'...
어떤 음악인지.
그래요, 블루보트님.
턴테이블 빽판얹어 돌아가다가, 성음에서 처음 라이센스 음반 발매되었지요.
'그라마폰', '빅터'등의 레이블.... LP 자켓의 디자인도 원음 회사마다 독특하였었지요.
나는 아직 버리지 않은 몇백장 LP 가지고 있다오. ㅎㅎㅎ
***┗BooRoo/불루보트***
2013.01.11 07:51
맞네요....ㅎ...젬스 스튜어드...전 츄 가 아니고 튜 라는 발음을 배운 덕에 친구하고 주먹다짐까지 한 기억이 있습니다....이것도 <ㅎ>
TOM 을 톰이라고 배운 녀석과 탐 이라고 가르친 우리 선생님이 옳다고해서 생긴 주먹다짐이었기에 혹시 동우님과? 스츄어드/스튜어드.....허지만 싸우기 싫습니다...ㅋ
인어가다 다비다 /In-A-Gadda-Da-Vida 이 음악 굉장했죠 29분짜리 싸이데리킥 음악이었죠. LP 300장을 아직도 애장하고 있으시다니.....대단합니다....허지만 동우님도 저처럼 풍랑이 많았다면 힘들었을 겁니다 만 어쨌던 대단합니다.
그리고 오늘 또 새로운 거 알았네요...가사 머릿글만 알면 검색으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럴 때 전 소외감 느낍니다.....뭐야? 동우님은 모바일에 검색창까지 뒤지는 디지털인데.....역시 전 고집스럽게 우매한 아날로그 인가 봅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항상 괴롭히는 손녀가 혹시 아픈가요? 아니면 조기유학이라도? ...궁금하네요 아프~다면 이해 되지만.....ㅎ...어서 제자리로 돌아와 귀여운 포즈 취해줬으면 좋으련만.
***베로니카***
2013.01.12 18:40
제임스 스튜어트 ㅎ 아 그영화 ~!
그나저나 이 긴 글을 저희에게 읽으라는 동우님 헤헤
아유 어쩜 저리도 가사도 구구절절 딱 맞아떨어진당가요
비목..
작년에 전주 이쪽에 여기 성지가 있어요
딱 한번 올라가봤걸랑요 근데 언젠가 뒤로 해서 한번 올라가봤어요
앞으론 얼마나 가파른지..많은신자들이 그 가파른길을 기도하며 오르내리곤한답니다
전 아유 못해요
근데 뒤쪽산으로 올라가면서 무슨 절인가 또 있드군요
한참 또 오르다보니 수많은 비목들이
전 깜짝놀랐어요
누군가의 아들들..이름도 없이 젊은날에 사라진 그 아들들..
눈물이 났어요 너무 먹먹하고요
아니 티비서나 어디 공원묘지같은곳에서 봤지만 그토록 이름도없는 골짜기에
..너무 이 지구상의 총뿌리대는전쟁이 너무 너무 싫습니다
이래저래 히히덕거리면서 세파에 찌들었건 어쨌건에 사는 저가 참 그앞에서 죄송할따름이었어요
비목을 어느해 티비에서 신영옥이 부르는데 그냥 눈물이 주르르 흘르더군요
신영옥이 참 좋아하는데..봉선화등등 왜 전 조수미보다 신영옥이를 사랑하는지
화사한음색안에 담겨진 겸손함에그런지..
***┗동우***
2013.01.13 06:14
긴글 읽어주시는 베로니카님. 고맙습니다. ㅎㅎㅎ
우리 주위에 노래처럼 처진 감정을 고무케하는 건 드물겁니다. (으흠, 술이 있었구나.)
우울한 노래는 우울한 노래대로, 밝은 노래는 밝은 노래대로..이열치열되 되면서 이열치한도 되는.
그렇지요? 베로니카님도.
'비목'을 떠올리면 무언가 먹먹한 느낌이 들지요.(나는 이 노래때문에 비목(碑木)이라는 뜻을 알게 되었답니다.)
근데 전주에 무슨 비목이 그리도...좀 뜻밖이로군요.
6.25 때 전주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가 보아요.
어느 골짜기에서 죽어 간 이름모를 병사들. 죽어 다만 비목으로 말하는가....
신영옥은 나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그 커다란 입으로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
조수미보다는 연하겠지만 신영옥도 꽤 나이가 들었을걸요.
근데 왜들 독신들인지. 성악가에게는 결혼생활이 목소리 기능상의 어떤 영향이 있는건지, 바쁜 연주스케줄 때문에 그러는건지.
정경화는 결혼한 후에 바이올린이 더 깊어진 느낌이던데.
휴일입니다.
그닥 춥지 않은듯, 좋은 하루 되세요, 베로니카님.
***teapot***
2013.02.05 03:46
ㅎㅎㅎㅎㅎㅎㅎ
동우님, 저 지금 크게 웃고 있답니다.
넘 재미있어요. 윗부분의 노래들은 하나도 아는것이 없더니
밑으로 내려오니 아는 노래들이 있네요.
"브레이브 맨 "가사 영어를 한국말로 쓰신것 땜에 웃으워 배꼽이 빠질 뻔~
중학교 첫번 오락 시간에 나가 "Too Young" 을 불렀답니다, 음치인 줄도 모르고~ㅋ
동우님같이 가사 모르는 부분은 어물어물 해가며....ㅎㅎㅎ
유행하는 "하얀 손수건"을 들으며 서울을 떠나 왔어요
요새 노래가 많이 바뀌웠더군요~ 김광석의 노래를 근래에 들어 봤구요.
저는 어렸을때 우리 외삼촌이 들려주는 군대 이야기 참 재미있게 들었었어요
***┗동우***
2013.02.05 06:31
아, 티팟님 댓글이 내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그 참, 중동무이한 '애창곡 잡설'도 마저 써야 할터인데.
하하, 티팟님.
고교시절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의 영어가사를 알아듣는 수가 있나요, 어디?.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팝송의 가사를 한글로 빠르게 적어 내려가는거지요.
표음문자를 만들어주신 세종대왕님께 감사하면서... ㅎㅎㅎ
낫킹콜이 불렀던 'Too Young'.
나보다 한참 연하이실 티팟님도 우리롸 문화적 공감대에서 성장하신듯.
트윈폴리오의 '하얀 손수건'
처음 듣고서는 그야말로 뿅 갔답니다.
가사도 곡도 정말 마음에 촉촉하게 젖어드는 노래.
외국노래 번안곡인줄은 나중에 알았어요.
여성분들, 제일 듣기 싫은게 군대 얘기라는데, 어린 시절 우리 티팟님은 남성세계를 동경하셨던가 보아요. ㅎㅎㅎㅎㅎ
<애창곡 잡설> -5-
***동우***
2013. 8. 1
1.
음악의 숲, 그 울울창창(鬱鬱蒼蒼)함의 깊이를 어찌 가늠할까.
어느 곳이고 음악의 깊은 숲은 찬연하게 아름답다.
그 숲을 걷는다.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애틋함으로 내가 걷는 숲 속의 오솔길.
사랑과 연민으로 점철된 내 인생의 뒤안길에서..
길의 갈래에서 마주치는 다른 이의 오솔길.
그 이의 사랑과 연민으로 피어 난 나무와 꽃들 또한 애틋하게 아름답다.
조금 전까지 내 방의 새벽을 흐르는 이 노래.
참 좋다.
<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스쳐가는 바람 뒤로
그리움만 남긴채.
낙엽이 지면
내가 떠난 줄 아세요
떨어지는 낙엽 위엔
추억만이 남아 있겠죠
한때는 내 어린 마음 흔들어 주던
그대의 따뜻한 눈빛이
그렇게도 차가웁게 변해버린건
계절이 바뀌는 탓일까요
찬바람이 불면
그댄 외로워지겠지요
그렇지만 이젠 다시
나를 생각하지 말아요.>
'찬바람이 불면'이라는 이 노래도 '김지연'이라는 가수도 처음이다. (노래애호가然 하는 꼬라지인데 처음 접하는 것들 너무도 많구나.)
그러나 이국공원(異國公園)의 초록에 잠긴채 바람의 몽환을 어루만지는 어느 소녀의 쓸쓸함.
그것만은 내 것으로도 낯익다.
계절의 절정에 가을의 조락(殂落)을 읊조리는 내 낫살의 가락도 다르지 않노라.
끈적끈적한 연민을 담아 '유현상'이 불렀던 노래가락을 흥얼거린다.
<여자야 여자야 울고 있구나....>
내 것 보태리니, 울지 마라 여인이여.
아, 떠나는 것 남는 것 뿐이랴.
무릇 변하는 건 모두 모두 외롭고 쓸쓸한 것들이다.
박경리가 말했던가.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고.
버리고 갈 것들.
삶이 그러하다니 쓸쓸한 것들 이제 잊을까.
그러나 소월은 또 이렇게 읊었다.
<그리워 살뜰히 못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고.
2.
마지막 공연의 막이 내리고 커튼 콜의 갈채도 끝났다. (소극장의 보잘것 없는 무대를 뻥치는 것이다.)
이윽고 텅 빈 객석.
빈 객석을 눈 아래 두고 우리는 노래를 불렀다.
그리고 내 눈꼬리에는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헤브티도 가야마야 고자토야 가야마야
아자젠트리 추야토야 다시벨라 다아벨라>
어느 나라 말인지, 어느 나라 노래인지.
연이어 부르는 같은 곡조의 우리말.
<이리갈까 저리갈까 호랑나비 부르다가
야자수 그늘 아래서 갈 곳이 없구나.>
연극 선배에게 물어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이 노래를 나는 자주 흥얼거린다.
그 여름, 캠퍼스 뒷편 구덕산 편백나무 숲은 짙은 푸르름이었다.
대낮에 걸친 막걸리에 얼근한 '양크'형과 동진(金東珍)이.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갈까, 보고 싶다)
양크형의 굵은 목소리가 블렀던 노래들. (그런데 청춘의 계절, 왜 우리 레퍼토리는 노상 쓸쓸한 것들 뿐이었을까.)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에 공원
그 벤치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여러 가수가 이 노래를 불렀지만 나는 '현미'가 불렀던 것을 제일로 친다. 허스키한 저음에는 힘이 들어 있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어떤 애잔함이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듯 하였다. 현미의 '밤안개'도 도시의 적막감이랄까 군중 속의 고독이랄까..좋았다.)
한상일이 불렀던 '애모의 노래'보다 양크형이 불렀던 게 나는 더 좋았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게 꿈같은 구름 타고
천사가 미소를 짓는 수평선을 나르네
구만리 사랑길을 찾아 헤매는
그대는 아는가 나의 넋을
나는 짝잃은 원앙새
나는 슬픔에 잠긴다.>
군대친구 손철수가 생각난다.
제대후에도 무척이나 가깝게 지낸 사이인데 10년도 훨씬 넘도록 소식을 모른다. (부천에서 약국을 경영하였었는데)
그 녀석이 창작한(나는 그렇게 알고 있는데, 기타 실력 출중한 놈안지라 뻥은 아닐 것이다) 노래인데 내 애창곡이다.
<보라빛 코스모스가 찬바람에 흔들릴 때
뜨거운 네 눈동자 그리움에 젖네
가을이면 잊으련마는 가버린 그대여
아아아아. 나는 잎 떨어진 나무인가>
내 아내는 노사연을 좋아한다.
노래방에서 함께 ‘님 그림자’를 불렀다. (회사 모임에서 어깨동무로 ‘한사람’을 불렀던 기억도)
<저만치 앞서가는 님 뒤로 그림자 길게 드린 밤
님의 그림자 밟으려 하니 서러움이 가슴에 이네
님은 나의 마음 헤아릴까 별만 헤듯 걷는 밤
휘황한 달빛 아래 님 뒤로 긴 그림자 밟을 날 없네>
장가 간지 얼마 아니되어 세상을 버린 옛 친구 도깨비(전문호).
그 녀석은 윤복희를 그리도 좋아하였다.
특히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이 노래. (그래서 돌아오지 못하는 곳으로 가버렸는가, 도깨비야.)
<캄캄한 이 거리 나 여기 왜 왔나
반겨줄 사람없는데 누굴 찾아 나 왔나
믿었던 님이기에 모든 것 다 버리고
불결처럼 타오르던 지나간 내 사랑의 추억들은
지금도 내마음 울리며 안타까이 부르게 하네
외로움만 간직한채 나는 또다시 어디로 떠나나
웃음도 잃은 내얼굴 눈물만이 흘러 내리네
비바람 몰아치는 어두운 길목 지나간 사랑들을 버리고
이를 깨물면서 돌아서는 쓸쓸한 뒷모습 내 모양
외로움만 간직한채 나는 또다시 어디로 떠나나
다시는 다시는 않오리 정처없이 떠나네>
그리고 귀족적 외모의 친구 왕성규의 애창곡.
명동 나그네.
<비가 오면 차 한잔에 쉬었다 가지
눈이 오면 술 한자에 취해서 돌아가지
명동 나그네는 외로운 집시
정들자 돌아서는 그 사람처럼
아아 아아아 아아 아아아아
한숨을 삼키면서 떠나는 나그네>
그야말로 어쭙잖은 기타 솜씨로 내가 만든 노래도 있었다.
<비 몰아치고 바람 부는 밤
어제 흐드러진 붉은 장미꽃
꺾이지나 않았을까
장미꽃 꺾였으면 꽃밭에 놀던 아기
슬퍼서 울거야
벌도 나비도 오지 않겠지
비 몰아치고 바람 부는 밤
어제 흐드러진 붉은 장미꽃
꺾이지나 않았을까>
이만 지껄일란다.
안녕.
++++
***삭제된 댓글입니다***
2013.08.01.
***┗동우***
2013.08.02 07:07
은비님의 노래는 내 노래 취향과 많이 겹처서 기뻐요.
무인도, 목로주점, 고래사냥, 향수, 제비, 그대 그리고 나, 러브미텐더...
김희갑 작곡의 '향수', 테너 파트로 나도 제법 목청을 뽑지요. 하하하
나도 참 좋아하는 '로키에 봄이 오면'류의 노래들.
옛날 장미화인가가 불렀던 '그 추웠던 겨울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내 님도 나를 찾으리..헬로와 헬로와..'하는 노래도 묘하게 정겨웠는데..
우와, 그리고 김추자.
당시 그녀는 가히 파격이었지요.
다이나마이트와 같은 폭발력으로 남자들을 도취케 하는.. 노래하면서 율동하는 그녀의 춤...
김추자에 오버랩하여, 코리나 코리나를 부르는 처녀 은비님을 그려봅니다. ㅎㅎㅎ
그런...노래로 삽시다. 우리. 핫핫핫.
***저녁산책***
2013.08.05 23:25
동우님..자작곡까지 있으시다니..대단하십니다.
저도 ㅋ 한때 곡을 만들어 볼까..생각해 본적은 있지만..
너무 유치한 가사와 곡조에 제 스스로 웃음만 나와 그만 두었답니다.ㅎㅎ
현미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어떨까요..
박인희의 목소리로 늘 들어온것 같은데..굵고 허스키하고 두툼한 질감이 아주 분위기 있을 것 같아요.
아무리 서양음악을 많이 듣고 좋아해도
결정적인 순간엔 이런 우리말 노래가 자연스레 튀어나오는 것 같아요.ㅎ
애창곡이 다양하고 분위기에 따라 옷을 꺼내 입듯히 곡을 골라 불러주는 사람! 정말 매력있어요..ㅎㅎ
***┗동우***
2013.08.06 04:59
저녁산책님.
자작곡이라시니 얼굴 화끈.
코드 몇개 가지고 띵똥띵똥하는 수준의 기타 실력.
무슨 코드나 앙상블있는 노래를 만든게 아니라 엉터리 노랫말에다 도레미파.. 멜로디나 갖다 붙인 수준이랍니다.
박인환이 노랫말을 썼다는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세월이 가면)'
박인희의 가녀린 목소리의 노래도 그것대로 매력이 있지만, 볼륨감있는 좀 묵직한 질감의 현미의 노래가 나는 좋습디다.
현미의 그 LP를 아직 가지고 있지요.
그 레코드 턴 테이블 올려 녹음 파일 만들어 블친님들께 들려드리고 싶은데... 글쎄, 실력이 안되니 (아들녀석 제주에서 돌아오면 한번 시도해 보겠어요.ㅎㅎ)
***teapot***
2013.08.14 02:27
이곳 아침 저녁 술렁이며 부는 바람이 가을을 조금은 느끼게 합니다.
(그곳은 덥다고 아우성인데~ 죄송!)
여름 떠나보내기 아쉬어하는 제 마음을 우째 이리 애틋하게 만드시나요?
동우님 자작곡을 친히 기타치시며 부르시는 것 듣고 싶어요 .
위의 은비님도 조숙하셨었는데요!ㅎㅎㅎ
중 1학년 오락 시간에 'Too Young' 을 가사나 맞게 불렀는지 불렀던 티팟입니다.
저도 쏘올 풍의 노래도 좋아하지요. 그러나 제가 음치인줄 아는 음치랍니다.ㅋ
오랜만에 와서 제일 먼저 선택해 읽은 동우님 애창곡 잡설~소주 한잔하고 쓰셨는지요??
많은 글 중 선택해야하는 즐거움이 또 있는데요~ㅎㅎㅎㅎ
***┗동우***
2013.08.14 06:49
캘리포니아의 계절은 한반도보다 한박자는 빠른가 보아요.
벌써 가을 바람 느끼게 하니.
여기도 티팟님.
아주 아주 미세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가을 기미 없지 않지요.
낫킹콜의 투영.
그 노래도 내 십팔번이라우.
인터넷에서 주어와 따라 흥얼거려 봅니다.
함께 불러요, 티팟님.
They try to tell us we're too young
Too young to really be in love.
They say that love's a word
A word we've only heard,
But can't begin to know the meaning o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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