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ding Books/Reading Books

임꺽정 4권 (8)

카지모도 2022. 12. 14. 06:12
728x90

 

3

유복이가 고서방의 장인 큰골 노첨지란 자가 빈틈없이 자기의 원수인 것을 알

고 맘에는 곧 그 시각으로 큰골을 쫓아가고 싶었으나 급한 맘을 가라앉히고 천

연스럽게 앉아 있었다. 밤이 이슥한 뒤 놀러왔던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

이 다 각기 돌아가고 유복이와 김서방과 단 두 사람이 같이 자게 되었는데, 김

서방은 누우며 바로 잠이 들어 드르렁드르렁 코를 쏠고 유복이는 이 생각 저 생

각 조각 생각이 머릿속에 오락가락하여 잠을 잃고 어두운 속에 눈을 뜨고 누워

있었다. 한밤중이 지나서 사방이 고요한데 어디서 사람의 말소리가 들리어서 유

복이가 귀를 기울이고 들으니 말소리가 안에서 나오는 것이 분명하였다. 사내

소리와 여편네 소리가 섞이어 나오는데 사내 소리는 나직나직하고 수가 적으나

여편네 소리는 새되고도 수다하였다. 처음에 말은 둘다 알아듣기 어렵던 것이

차차로 말소리가 높아져서 여편네 말은 고사하고 사내 말까지도 짐작 섞어서 알

아듣게 되었다. "내가 하두 부처님 같으니까 아무 짓을 해두 좋을 줄 알구. " "

부처님이면 치성이나 들어오지 밥먹구 하는 것이 무어야? 큰 소리만 하면 제일

인가. " "나이 사십이야. 너무 지각없이 굴지 말게. " "지각이 안 났으니 어쩔 테

야! 지각 난 사람 다 보았어. " "말만 받아넘기면 장사냐. " "자다 말구 남의 비

우를 왜 긁어, 가만히 있는 사람을. 미쳤나!“ ”왜 이렇게 큰소리야.“ ”누가

할 소린지. 큰소리 작작 질러. 어린애 잠 깨겠어.“ ”저까지 자식 뉘 자식인지

알아.“ ”더 할 소리 없네. 뉘 자식인가 모르거든 가르쳐 줄까? 내 뱃속으로 나

온 거야. 내 자식이야.“ ”뻔뻔한 년 같으니.“ ”누구더러 년이래! 말이면 다하

는 줄 알아. 같이 살기가 싫거든 되지 못하게 속에 넣고 우물거리지 말고 사내

답게 갈라서자고 그래. 그러면 나는 이 밤이라도 우리 집으로 갈 테야. “ ”다

른 놈하구 살기 좋게?“ ”걱정두 많아. 갈라선 뒤에야 남이 누구하고 살건 말

건 걱정이 무어야?“ 그 다음에는 방문 열어젖히는 소리, 어린아이 우는 소리,

여러 소리가 뒤섞여 들리었다. 유복이가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고서방 내외쌈이

근저가 깊은 모양인데 아까 머슴들의 말과 같이 칼질까지 난다 하면 자기가 살

인 옥사에 증인으로라도 붙잡혀 갈 것이 정한 일이라 이대로 누워 있다가는 의

외에 봉변할 것 같아서 슬그머니 일어서서 보따리를 찾아들고 방문을 소리없이

여닫히고 밖으로 나왔다. 처음에는 바로 큰골로 가려고 해주길을 찾아나서다가

오밤중에 길 가는 것이 남에게 수상하게 보일 염려가 있어서 맘을 고쳐먹고 걸

음을 돌치어서 다시 대상집을 찾아왔다. 화톳불 앞에서 밤새움하는 사람들이 밤

윷을 가지고 노름하다가 유복이 오는 것을 보고 ”저이가 초저녁에 왔다간 이

아니라구.“ ”고서방 따라가던 이로군.“ 하고 서로 지껄이고 ”어째서 자지 않

고 밤중에 왔소?“ 하고 한 사람이 묻는 것을 유복이는 긴말 아니하고 ”새벽

제삿밥 얻어먹으려구 왔소.“ 하고 대답한 뒤 곧 화톳불 가까이 가서 앉았다.

유복이가 여러 사람들 틈에 섞여 앉아서 건밤을 새는 동안에 곰배팔이 오서방

의 고모 내외를 한 번 찾아보고 갈 맘이 나서 노름 아니하는 사람에게 말을 물

어서 오서방 집 가는 길도 알았고, 오서방의 고모부는 벌써 전에 작고하고 오서

방의 고모가 아들을 데리고 사는데 그 집이 오서방 집 이웃인 것도 알았다. 날

이 밝은 뒤에 유복이는 제삿밥으로 요기하고 젊은 주인을 찾아서 누누이 치사하

고 대상집에서 나오며 곧 오서방 집을 찾아왔다. 쓰러져가는 삼간 초가에 울타

리와 삽작문이 명색만 있어서 문 밖에서 집 안이 들여다보이었다. 마당에서 오

서방이 한 손으로 비질하는 것을 유복이가 “여보 오서방. " 하고 부르니 오서방

이 비를 놓고 나와서 유복이를 보더니 곧 “어제 고서방네 집에서 주무신 손님

이로군. " 하고 알아보고 뒤를 이어 “어째서 나를 찾으셨소?” 하고 유복이의

온 뜻을 물었다. 유복이가 노가 원수를 갚기 전에 본색 드러내는 것을 재미없게

생각하여 그저 들떼놓고 뒤 부탁이 있어서 오서방의 고모를 잠깐 찾아보러 왔노

라고 말하니 오서방이 뉘 부탁이냐고 굳이 캐어물어서 유복이는 한참 동안 끙끙

거리다가 이모부의 성명을 대고 자기가 그와 한동네 사는 사람인데 찾아보고 오

라는 부탁이 있었다고 꾸며대었다. “그러시면 내가 가서 우리 아주머니가 일어

나셨나 보구 올 테니 여기 서서 잠깐만 기다리시우. " 하고 오서방이 곧 이웃집

으로 가더니 한동안 뒤에 그 집 삽작 밖에 나서서 유복이를 바라보며 “이리 오

시오. " 하고 성한 손으로 손짓하였다. 유복이가 그 앞에 와서 오서방의 뒤를 따

라 집 안으로 들어오는데 열어놓은 건넌방 되창문 안에 키가 작달막한 늙은 할

머니가 문틀을 짚고 서서 내다보다가 무슨 의외 일을 보는 것같이 놀라면서 “

세상에 별일도 많다. " 하고 혼자 말하였다. 유복이가 오서방의 지도하는 대로

건넌방에 들어와서 절인사를 마치고 자리에 앉은 뒤에 그 늙은 할머니는 유심히

유복이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성씨가 뉘댁이오?” 하고 유복이의 성을 물었다.

유복이가 거짓말하기가 난중하여 어물어물하다가 나중에 “김가올시다. " 하고

대답하니 “녜, 김서방이오. " 하고 그 늙은 할머니는 곧 자기 조카를 돌아보며

“향나뭇골댁 남편 박서방 이야기를 너는 많이 들었지?” 하고 동에 닿지 않는

말을 물었다. “어떤 박서방 말입니까?” “아따, 서울 잡혀가서 매맞아 죽은 박

서방 말이야. " “듣구말구요. 어젯밤에두 이야기가 났었습니다. " 하고 오서방이

그 고모의 말에 대답하고 곧 유복이를 향하여 “큰골 노첨지가 모함해서 죽였다

는 이 말이오? 그가 박서방이라우. " 하고 가르쳐 주듯이 말하니 유복이는 힘없

이 입안 소리로 “녜. " 하고 대답하였다. 그 늙은 할머니가 옆에 놓이 장끼목을

집어서 눈을 씻고 다시 유복이의 얼굴을 바라다보면서 “남남까리도 같은 사람

이 있지만 김서방이 어떻게 그 박서방과 같은지 아까 들어오실 때 나는 깜짝 놀

랬으니. " 하고 혼잣말하듯이 말하고 나서 “김서방 무슨 생이시오?” 하고 유복

이의 나이를 물었다. “임오생 서른네 살입니다. " “바로 박서방 돌아가던 해에

났었구려. 죄없이 죽은 이라 곧 인도환생했을 테지. 김서방이 혹 그 후신인가 보

오. " “녜. " “향나뭇골댁이 남편 뒤를 쫓아갈 때 태중이었습니다. 그 뒤에 유

복자로 아들을 났단 말까지 들었는데 그 아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한번 여기를

올 것도 같건마는 영이 소식이 없습디다. " 하고 그 늙은 할머니 말하는 것이 유

복이의 본색을 짐작하는 것도 같아서 유복이는 낯이 간지러울 지경이나 억지로

시침을 떼었다. “그 사람이 지금도 자기 이모부의 집에 얹혀 있는데 이십 전부

터 앉을뱅이가 되어서 걸음을 못 걷습니다. " “무어 앉을뱅이요? 아이구 앉을뱅

이가 웬일일까. 하느님 맙시사. 향나뭇골댁이 살아서 보았더면 오죽 가슴을 짓찧

었을까. " 하고 그 늙은 할머니는 괴탄하다가 "그 사람이 장가나 들었소? " 하고

물어서 유복이가 "누가 병신 보구 딸을 줍니까, 그저 총각입니다. " 하고 대답하

니 "향나뭇골댁 본집이 병신 동생 하나가 있다가 장가도 못 들고 죽어서 씨없이

망했는데 시집도 마저 손이 끊일 모양일세. 그런 기막힐 일이 또 어디 있겠나.

그이가 숫제 보지 않고 진작 죽은 것이 팔자 좋은 편이로군. " 하로 그 늙은 할

머니는 또다시 괴탄하였다.

유복이가 그 늙은 할머니의 진심으로 괴탄하는 것을 보고 본색을 감추고는 오

래 앉았기가 죄만스러워서 자세히 물어보고 싶던 임오년 이야기도 물어보지 못

하고 다만 먼저 말휘갑으로 이모부의 안부만 대강 전하고서 곧 그 늙은 할머니

에게 하직하고 오서방과 같이 나오다가 일부러 그의 아들을 찾아서 인사하고 총

총히 떠나서 해주길로 향하였다.

큰골이 강령읍내서 멀지도 않거니와 대로변에서 가까워서 길이 소삽하지 아

니한 까닭에 초행 사람도 별로 묻지 않고 찾아을 만하였다. 유복이가 동네 앞에

와서 논둑에서 풀 깎는 아이 하나를 보고 다리 쉬는 체하고 논둑에 와 앉아서

그 아이를 붙들고 말을 물었다. "벼 잘 되었다. 너의 집 논이냐? " "아니오, 주인

집 논이오. " "머슴 사는구나. " “녜. ” "큰골 동네 노첨지 집을 아니? “ "알

구말구요. 우리 주인집인데요. " "그래, 네가 노첨지 집에 있어? ” "노첨지 영

감 큰아들네 집에 있소. " "노첨지 아들이 많다지? “ ”녜. “ "다 따루 사니?

" "그 셋째아들은 우리 집 옆에서 살구요, 첨지 영감은 넷째아들 데리구 사우. "

"둘째아들은 ? " "여기서 살다가 몇 해 전에 해주 쌍거리루 이사 나갔소. 그런데

지금 병이 들어 죽게 되었다나요. 일전에 쌍거리서 사람이 와서 첨지 영감이 셋

째아들 데리구 나가셨소. " "지금 노첨지가 집에 없어? ” “녜. ” "언제 오

니? " "모르지요. " "쌍거리가 연안서 해주 오는 길목이구나. " "그렇답디다. " "

노첨지가 걸어갔니? " "그러먼요. " "칠십 늙은이가 걸음을 잘 걷니? “ "새마누

라 얻기 전에는 젊은 사람 볼 쥐어지르게 근력이 좋더니 요새는 전만 못하우.

요전에 나하구 읍내 내려갈 때두 헐떡헐떡 하십디다. " "십리 길에 헐떡거리는

늙은이가 팔구십 리를 어떻게 갔을까. " "하루에는 몰라두 이틀에는 넉넉히 갔을

게요. " "그래 어느 날 떠났니? ” "그저께요. " "수이 돌아올까? " "아들이 죽으

면 장사 지내구 올걸요. "

유복이가 그 아이의 말을 듣고 곧 노첨지를 좇아서 쌍거리로 갈 작정을 하면

서도 그래도 미심하여 큰골 동네로 들어왔다. 몇 사람에게 말을 물어서 아이 말

이 틀림없는 것을 알고, 그 뒤에 동네 복판에 있는 노첨지의 큰집과 동네 안침

에 있는 노첨지의 새집을 한바퀴 돌아보고 큰골서 나와서 또다시 해주길로 향하

였다.

유복이가 우티골 와서 어느 농가에서 사잇밥을 얻어먹고 요기할 때부터 몸이

찌뿌드드하더니 우티재를 넘을 때쯤 오슬오슬 추운 기가 들기 시작하여 몸이 떨

리는 것을 억지로 참고 백 리나 이백리같이 멀게 생각되는 이십 리 길을 와서

취야정 냇가에 당도하였을 때, 믐은 떨리는지만지하나 두 눈이 캄캄하여 폭폭

앞으로 꺼꾸러질 것 같았다. 냇물을 어떻게 건넜는지 인가를 어떻게 찾아왔는지

유복이는 정신없이 취야정 등네 어느 집 삽작 밖에 와서 주저앉았다. 유복이가

그 집에서 하룻밤을 되게 앓고 이튿날 식전에는 씻은 듯 부신 듯 일어났다. 입

맛만 깔깔할 뿐이지 몸은 아무렇지도 않아서 길을 갈 만하나 쌍거리 가서 그런

병이 또 발작되면 원수도 못 갚고 욕만 보려니 생각하고 맘에 주저하는 중에 인

심 좋은 주인이 앓던 병이 당학같으니 오늘 내일 지내 보고 가라고 붙들어서 유

복이가 그 집에서 묵새기는데 그 이튿날은 전번만은 못하나 역시 몸이 달달 떨

리어서 웅숭그리고 하루 해를 지내었다, 당학이 분명한 뒤에 주인이 약이라고

쥐며느리를 잡아서 밀가루 환도 지어주고 생강즙을 내어서 밤이슬도 맞혀 주고,

또 예방이라고 뒷간 앞에 있는 돌을 할으라고 가르쳐 주어서 유복이는 얼른 나

을 욕심으로 해주는 약을 받아먹을 뿐 아니라 예방까지 가르쳐 주는 대로 다하

였다.

유복이가 취야정에서 당학 두 직을 앓고 강령을 떠난 뒤 엿새 되는 날 겨우

쌍거리를 오게 되었다. 쌍거리 올 때 이번에는 노첨지를 만나서 원수를 갚으려

니 하였더니 급기야 와서 알아본즉 노첨지는 그 동안 벌써 강령으로 가버리었었

다. 노첨지의 둘째아들은 병이 고황에 들어서 오늘 내일 하고 죽을 날만 기다리

는 중이지만, 노첨지 집안에 살인이 났다고 강령서 전인이 와서 노첨지가 데리

고 왔던 셋째아들만 쌍거리에 남겨두고 강령으로 갔다는데 갔다는 날짜를 따져

보면 유복이가 당학 두 직째 앓던 날 노첨지는 취야정 앞을 지났을 것 같았다.

유복이가 하릴없이 다시 두번째 강령길을 하게 되었는데 쌍거리서 길을 돌쳐

서기 전에 연안 가는 길거리와 재령 가는 길거리를 한동안 맥없이 바장인 까닭

에 해주 부중에 들어왔을 때 저녁 때가 거의 다 된 것을 보고, 캄캄한 때 취야

정에 나와서 신세 많이 진 집에서 또 하룻밤 신세를 끼치었다. 유복이가 밤에

자면서 생각하여 보니 노첨지 집안에 살인난 것이 적실하다면 고서방이 안해를

죽였기가 쉬울 것이고 과연 고서방이 안해를 죽였으면 노첨지는 읍에 가서 있기

가 쉬울 것이라 먼저 강령읍에 가서 소식도 듣고 동정도 보고 큰골을 가든지 말

든지 작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유복이가 이튿날 첫새벽 취야정서 떠나서

늦은 아침때 큰골 앞을 지나오는데 잠깐 들러보고 싶은 생각도 없지 않았으나

들르지 않고 그대로 강령읍내로 직행하였다. 여기저기 다니며 묻느니 낯익은 사

람을 찾아서 물어보리라 생각하고 먼저 곰배팔이 오서방을 찾으니 오서방은 마

침 집에 없고 다음에 오서방의 고모집을 들여다보니 늙은 할머니가 혼자 봉당에

앉아 있었다. 유복이가 마당 안으로 들어오며 "무어 하십니까? " 하고 소리를 지

르니 그 늙은 할머니가 물끄러미 바라보며 "저번에 왔던 김서방이 아니라구. 곧

간다더니 이때껏 못 갔소 그려. “ 하고 얼굴에 놀라는 빛이 있었다 . "아드님

어디 갔습니까? ” "나무 갔소. " '며느님은? “ "이웃집에 품방아를 찌러 갔나

보오. " "혼자 기십니다그려. " "늙은 사람이 집 보지요. " 유복이가 봉당에 와서

걸터앉으며 "아주머니. " 하고 정답게 말을 붙이고 "큰골 노첨지 집안에 살인난

소문을 들으셨습니까? ” 하고 물으니 그 늙은 할머니가 고개를 흔들며 "그놈의

늙은이 집에서 무슨 살인이 났단 말이오. 그 사위 고서방이 저의 안해를 칼로

찔렀을 뿐이지. " 하고 대답하였다. "고서방의 안해가 노첨지의 딸이라지요. 그래

그 딸이 죽었습니까? “ "칼로 배를 찔리고 머리를 찍혔어도 아직 죽지는 않았

다오. " "고서방은 어떻게 되었나요? " "관가로 잡혀갔지. " "그럼, 노첨지가 지

금 고서방네 집에 와서 있겠습니다그려. " "엊그저께 그 딸을 승교바탕에 담아가

지고 같이 큰골로 올라갔다오. " "녜, 큰골로 갔어요. " 하고 유복이가 한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다시 치어들고 "저 아주머니께 할 말씀이 있소. " 하고 뒤

를 이어 자기 본색을 말하니 늙은 할머니는 손뼉을 치며 "그럼 그렇지. 남남끼리

그렇게 같을 수가 있나, 그런데 저번에 나를 왜 속이고 갔나? ” 하고 정답게

하게로 나무랐다. 유복이가 원수 갚으려고 노첨지를 뒤쫓아다니는 사연까지 말

하고 그 다음 노첨지 죽었다는 소문이 들리기까지는 이 말을 입밖에 내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였다. 늙은 할머니가 "그렇다뿐인가. 자네가 잡혀 갇히면 내가 힘

자라는 대로 옥바라지라도 해줌세. " 하고 말하는데 유복이는 "내가 배천 가서는

붙잡힐는지 몰라두 여기서는 붙잡히지 아니할 작정입니다. " 대답하고 그 늙은

할머니가 “그걸 어떻게 맘대로 하나? " 하고 의심하는데 유복이는 "그건 염려

없습니다. " 하고 믿음 있게 잘라 말하였다.

 

 

'Reading Books > Reading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꺽정 4권 (10)  (0) 2022.12.17
임꺽정 4권 (9)  (0) 2022.12.16
임꺽정 4권 (7)  (0) 2022.12.12
임꺽정 4권 (6)  (0) 2022.12.11
임꺽정 4권 (5)  (0) 2022.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