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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꺽정 4권 (13)

카지모도 2022. 12. 21.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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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얼마 동안은 서관대로로 오다가 동이 트고 날이 밝아서 사람이 드문드문

눈에 뜨이니 유복이 내외는 대로를 버리고 소로로 잡차들어서 북쪽을 향하고 올

라왔다. 유복이 내외가 소로로 들어선 뒤 오리 길을 채 못와서 안해가 발을 끌기커

녕 다리를 절기 시작하였다. 그 소로가 그다지 험한 길이 아니건만 발이 아픈

사람에게는 편편한 대로를 걷기보다 더 힘이 들어서 "다시 큰길로 나갑시다. "

하고 안해가 조르니 "우리 처지가 어디 펼쳐놓구 큰길루 갈 수 있나. " 하고 유

복이는 말 막았다. "큰길만 못해서 발이 더 아픈 걸 어떻게 해요. " "피나무 안

반을 찾는 셈인가. " "인정도 없소. " "여기 앉아 좀 쉬어나 가세. " 하고 유복이

가 먼저 안해를 길가 정한 자리에 앉히고 그 다음에 짐을 벗어놓고 안해 옆에

앉았다. "나 때문에 고생일세. " "누가 할 말이오. 나 때문에 고생이지. " "그렇게

말하면 둘이 다 고생일세. " "고생 뒤에 낙이 있겠지요. " "글쎄, 갈수록 수미산

이나 아닐는지 누가 아나. " "나 좀 다리를 뻗고 누웁시다. " "내 무르팍을 비구

눕게. " 하고 유복이가 무릎을 내밀어서 안해의 머리를 베어주고 그 머리를 손으

로 쓰다듬었다. "자네 이름을 하나 지어야겠네. " "나는 왜 이름이 없나요? “ "

무어야? " "그건 물어 무어 하세요? ” "가르쳐 주게. 어디 보세. " "내 손위에

형님이 하나 있었던 까닭에 내 이름이 작은년이에요. " "내 아우라구 하구 작은

년이라구야 부를 수 있나. 내 이름이 유복이니 자네를 작은복이라구 부르면 어

떻겠나? " "아무렇게나 부르시구려. 작은복이도 좋지요. " "그러면 이름은 작은

복이라구 하구 또 남 보는 데서는 해라할터일세. " "형님 행세하자면 해라해야겠

지요. " "그럴 것 없이 지금부터는 남이 보거나 말거나 해라하세. " "그건 왜 그

래요? " "해라했다 하게했다 하자면 혹시 실수가 있을는지 모르니까 아주 해라

를 입에 익혀 두잔 말이야. " "맹산 간 뒤에는 해라 못합니다. " "어린 안해더러

해라 못할 것 무어 있나? " "내가 나이 어리니까 해라를 받기가 더 싫어요. " "

맹산 간 뒤는 어쨌든지 지금부터 해라하네. 작은복아! " 하고 유복이가 불러보았

다. "대답을 해야지. “녜. ” 하고 안해가 대답하며 입을 막고 웃었다. "고만 일

어나거라. " "조금만 더 누웠다 일어나겠습니다. " 하고 둘이 같이 웃으며 머리

를 숙이고 내려다보고 하나는 고개를 젖히고 치어다보다가 "웃는 눈매가 이쁘기

두 하다. " "형님이 아우더러 그 따위 소리를 하나. " "이쁜 것을 이쁘다구야 못

할 것 무어 있어. " 하고 유복이는 참말로 눈이 가늘어지고 "그런 소리 할라거든

아우 형님 다 고만둡시다, 예 여보. " 하고 안해는 거짓으로 입이 뽀족하여졌다.

한동안 늘어지게 쉰 뒤에 유복이 내외는 다시 길을 걸어서 미륵당까지 나오는데

보리밥 몇 솥 짓기가 걸리었다. 그곳에서 큰길을 건너서서 소로로 올라오다가

논골이라는 작은 동네 농가에 들어가서 아침 겸 점심 한 끼를 쌀을 주고 부치어

지어먹었다. 가짜 아우가 시장한 끝에 밥을 먹고 기운이 없어 늘어지는 까닭에

가짜 형도 하릴없이 지체하였다. 가짜 형인 유복이가 그 집 사내주인과 수작하

는 중에 걸방 짐이 거북하다고 핑계하고 주인의 지게를 쌀되 주고 바꾸었다.

짐을 지게 위에 꿇어놓고 유복이가 봉당 한구석에 누워 있는 가짜 아우를

향하여 "작은복아, 고만 가자. 청석골은 해 있어 지나가자. " 하고 재촉하였다.

이제는 촌보를 잘 떼어놓지 못하는 안해를 유복이가 손을 잡아 끌다시피 하고

간신히 동네 밖에 나와서 "이애, 짐 위에 올라앉아라. " 하고 지게를 벗어놓으니

안해가 얼마 사양하다가 나중에는 고개를 직수굿하고 있었다. 짐을 편편하게

만들고 안해를 올려앉힌 뒤에 유복이는 선뜻 지게를 지고 일어섰다.

"이게 무슨 꼴이야. 무겁지나 않아요? “ 하고 안해는 두 손으로 지게뿔을 붙잡고

”염려 마라. 맹산은 고만두구 의주 압록강까지라두 잘 가게 되었다. " 하고

유복이는 성큼성큼 걸음을 떼어놓았다.

유복이가 발병난 안해를 끌고 올 때보다 길이 잘 불었다. 삼거리로 나가는 원

길을 비키느라고 자욱길도 변변치 않은 초로로 한동안 이리저리 헤매었으나, 곧

독골이란 등네 앞을 지나고 청석골 개울물을 건너서 청석골 원길에 나왔다.

청석골은 서편 탑고개까지 나가기에 시오 리가 넘는 긴 산골이다. 성거산이

내려와서 천마산이 되고 천마산이 내려와서 송악이 되니 송악은 송도의 진산이

요, 송악 한 줄기가 서편으로 달려와서 청석골이 생기었다. 천마산 줄기에서 솟

아난 만경대와 부아봉과 나월봉은 삼거리 동북편에 곁겯이 둘러 있고 매봉만은

남으로 떨어져 삼거리 정동편에 와서 있고 탑고개 북쪽에는 두석산이 있고 남쪽

에는 봉명산이 있고 서남쪽에는 빙고산이 있다. 처녑같은 산속에 골짜기를 따라

큰길이 놓여 있으니 이 길이 비록 송도부중에서 이삼십 리밖에 아니 되는 서관

대로이나, 도적이 대낮에도 잘 나는 곳이라 왕래하는 행인들이 간을 졸이고 다

니었다. 이때 유복이는 도적을 만날까 겁이 나느니보다 도적 잡는 군사 부스러

기를 만날까 주니가 나서 큰길을 좇아 탑고개로 나가지 않고 큰길을 가로건너

산길로 들어섰다. 처음에는 초군들의 발자취가 있던 것이 얼마 아니 가서 그나

마 없어지고 길도 없는 첩첩한 속으로 들어왔다. 유복이가 서쪽으로 기울어진

해를 바라보며 방향을 잡아서 산마루를 타기도 하고 잘록이를 넘기도 하는데,

거뜬한 혼잣몸만 같으면 넉넉히 뛰기도 하고 기기도 할 곳에서 뛰지 않고 기지

않고 걸어갈 곳을 달리 찾느라고 자연히 곱길을 걷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해는

얼마 남지 않고 산은 아직도 끝이 없고 게다가 괴상한 산짐승 소리까지 들리었

다. 유복이의 젊은 안해는 마음이 황황하여졌다. "여보, 자꾸 산속으로 들어만 가

니 웬일이오? 산에서 좀 나갑시다. " "지금 나가는 길이야. " "갈수록 산인데 어

디로 나간단 말이오? " "시오 리가 넘는 청석골을 산으루 지나오는 길이니까 얼

마 더 가야 사람 다니는 길이 나설 것이야. " 이런 수작이 있는 뒤에도 얼마를

더 왔건만 길은 나서지 않고 고개만 나섰다. 한 고개를 넘고 두 고개를 넘고 고

개고개를 넘는 중에 해가 너울너을 서산으로 넘어갔다. 유복이도 마음이 조금

조급하여졌다. "잘못하다가는 산속에서 밤을 지내게 될 모양이다. " "아이구 무

서워라. " "어둡기 전에 드러눕기 좋은 자리나 하나 보아 둘까. " "어둡도록 가봅

시다. " "아무리나 그래 보지. " 이렇게 수작하며 한 고개에 올라서니 고개 아래

편편한 땅이 있고 편편한 땅에 과히 작지 않은 집이 한 채 있었다. "이 산속에

사람의 집이 있다. " "글쎄 말이오. " "저 집에 가서 하룻밤 자구 갈밖에. " "수

상한 집이나 아닐까요? “ "수상한 집이라니, 도둑놈의 집 같단 말이지? " "그런

집이면 갔다가 어떻게 해요? " "외딴집에 도둑놈이 있기루 백 명이 있을까 천

명이 있을까. 염려 말구 가보자. "

고개 밑에 내려와서 유복이는 안해를 지게에서 내려놓았다. 여기까지 오는 동

안에 유복이의 안해는 여러 번 졸라 한 번씩 내려서 조금조금 걸었으나, 유복이

가 길이 늦는다고 잘 내려주지 아니하여 오랫동안 내리지 못하던 끝이라 오금이

붙어서 걸음을 잘 걷지 못하여 유복이가 한동안 주물러 준 뒤에 손을 잡고 끌면

서 그 집을 찾아왔다. 돌담 치고 대문 단 품이 제법 모양 내고 사는 집 같았다.

유복이가 대문간에 와서 주인을 찾으니 나이 오십이 넘어 보이는 뼈대 굵은 중

늙은이 하나가 대답도 없이 나와서 불량스러운 눈으로 유복이 내외의 행색을 한

번 칼펴보고 난 뒤 비로소 온 뜻을 물었다. 유복이가 형제 동행하여 평안도 가

는 길에 길을 잘 못 들어 산속에서 헤매다가 집을 보고 하룻밤 자고 가려고 찾

아왔노라 말하니, 늙은이가 두말 않고 선뜻 허락하고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여

아랫방을 치워주었다. 유복이 내외가 신발을 끄르고 방에 들어앉은 뒤에 따라들

어온 그 사람과 서로 인사하였다. 그 사람이 그 집 주인인데 성은 오가요, 자녀

는 없고 식구는 마누라 외에 부리는 계집아이가 하나 있을 뿐이었다. 유복이가

인사 끝에 주인에게 산속에서 사는 곡절을 물은즉 세상이 귀치 않아서 숨어 산

다고 간단히 대답하고, 또 산속에서 하는 업을 물은즉 그럭저럭 굻지 않고

산다고 모호하게 대답하였다.

저녁 준비가 지난 뒤라 유복이가 딴 저녁 시킬 것을 걱정하고 길양식이 있으

니 쌀을 갖다가 저녁 아침 두 끼를 지어달라고 청하여 주인이 그릇을 가지고 와

서 쌀을 받아들고 나간 뒤에 유복이 내외는 느런히 누워서 귓속말로 속살거리었

다. "주인의 눈이 곱지 못하지요. " "목자가 좀 불량하군. " "어째 수상해요. " "

수상한들 상관 있느냐. 걱정 말구 나만 믿어라. " "믿기야 믿지요만, 그래도 걱정

이 되는구먼요. " 지껄이던 끝에 유복이는 눈을 감고 있다가 슬그머니 잠이 들었

다. "밥 가져온대요. " 하고 안해가 흔드는 바람에 눈을 뜨고 보니 벌써 방안은

깜깜하였다. 주인이 와서 기름등잔에 불을 켜주고 계집아이가 저녁상을 가져왔

는데, 그 밥상이 양반들이 받아먹는 다리 높은 칠소반이라 유복이는 주인이 외

람스러운 짓 하는 사람인 줄을 짐작하였다. 키가 작달막하고 얼굴이 얄쌍스러운

정갈한 여편네가 방문 앞에 와서 들여다보는데 유복이가 안주인인 줄을 알고 인

사할 생각으로 "들어오시지요. " 하고 가짜 아우와 같이 일어섰다. 바깥주인이 "

왜 일어나오? 어서 밥들 자시지. " 하고 손들에게 말하고 나서 "자네는 왜 내려

왔어? 올라가게. " 하고 마누라를 올려 쫓으려고 하니 마누라는 "사람도 하도 못

보고 사니 사람 구경 좀 합시다. " 하고 그 영감 말을 방색하고 곧 손들을 향하

여 "손님들 어서 앉아 자시오. 찬은 없으나마 많이들 자시오. " 하고 다정하게

말하였다. 그 마누라가 한동안 방문 밖에 서서 손들 밥먹는 것을 보는 중에 작

은복이 행세하는 유복이 안해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며 "그 도령 잘도 났네. 이

쁜 색시 같애. " 하고 칭찬하여, 가짜 머슴아이는 얼굴이 붉어졌다. 안주인이 안방

으로 올라간 뒤에 바깥주인이 유복이를 보고 "재작년에 다 큰 딸자식을 죽이구

나서 마누라가 일시 상성이 되었었소. 지금은 다 나은 모양인데 종시 전과

달라서 무슨 말을 일러두 잘 듣지 않오그려. " 하고 그 마누라에게 말을 이르다

그만둔 것을 발명하였다.

밥상이 끝난 뒤에도 바깥주인은 한동안 앉아서 한담하다가 "곤한데 그만 주무시오. "

"도령 잘 자게. " 인사하고 안방으로 올라갔다. 유복이가 안해를 아랫목 편에 눕

히고 그 옆에 누워서 한동안 소곤소곤 이야기하다가 잠이 막 들려고 할때 "어느

새 주무시오? " 하고 안해가 몸을 건드렸다. "공연히 염려 말구 어서 자. " "나

좀 바래 주실라오? " "어디 가게? " "뒷간에 좀 갔다 왔으면 좋겠어요. " "진작

갔다오지. " "바래 주기 싫소? " "왜 싫기는. 어린애처럼 안구 가서 누여라도 주

지. " 유복이가 안해를 데리고 부엌 뒤에 떨어져 있는 뒷간에 왔을 때 안방에서

나직나직한 말소리가 나더니 말소리가 차차 커지며 말다툼 소리로 련하여 똑똑

히 들리었다. "물건이나 빼앗으면 고만이지 사람을 왜 죽인단 말이오? " "죽이지

않으면 물건을 빼앗을 수 있나. " "저러니까 자식을 못 길러요. " "그렇지 않으면

당장 먹구 살 수가 있어야지. " "뚝심 믿고 저러다가 혼나리다. 그 형이란 사람

이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습디다. " "염려 마라, 칼까지 가지구 맨손 든 놈을 못

당할까. " "여보, 그 동생차이까지 죽일 작정이오? " "그럼, 남겨두면 후환이야. "

"제발 마오. 불쌍하지도 않소? " "죽은 뒤에 극락으루 가라지. " "여보, 내가 가

서 그 무명을 달래보리다. " "이 사람 정신없는 소리 작작 하게. " 유복이의 안

해는 뒷간에 주주물러 앉아서 일어나지도 못하는 것을 유복이가 붙잡고 방으로

들어와서 "우리두 죽지 않구 무명도 빼앗기지 않을 테니 걱정 말구 가만

히 누워 있어. " 하고 벌벌 떠는 안해를 억지로 눕힌 뒤에 보따리 속에서 표창

두어 개를 꺼내서 손에 쥐고 안해 옆에 누웠다. 유복이의 안해가 겁나는 마음을

조금 가라앉힌 뒤에 "어떻게 해요? “ 하고 얼굴을 남편의 가슴에 대니 유복이

는 "쪼끔두 걱정 마라. " 하고 안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뚝심이 있다는

데. " "그까진 놈이 뚝심이 있으면 얼마나 있을라구. " "환도나 손에 가지고 기세

요. " "환도버덤 표창이 나으니 아무 소리 말고 가만히 있어. " "이 집에 올 때부

터 맘이 뜨아했어요. " "잘하면 우리가 맹산까지 갈 것두 없이 여기서 살게 된

다. " "어째서? " "도둑놈을 요정내면 이 집이 우리 집 되지. " "사람 죽이지 말

라고 말리던 마누라쟁이까지 죽이구요? " "놈팽이 원수를 갚으러 대어들면 마저

요정내지 별수 있나. " 이때 마당에서 신발 소리가 났다. "인제 오는군. 가만히

누워서 보구만 있어. " 하고 안해에게 당부하고 유복이는 방문 맞은편에 가 누워

서 방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발 소리가 닫힌 방문 앞에 와서 그치더니 "손님

주무시오? " 하고 말 묻는 것이 안주인의 목소리다. 유복이가 일어 앉으며 "안

잡니다. " 하고 대답하니 안주인이 방문도 열어보지 않고 "동생 깨워가지고 얼른

도망하시오. 대문 빗장을 따놓았소. 탑고개로 나가려거든 서남방을 향하고 가시

오. 어서 동생을 깨우시오. 조금 지체하다간 큰일나리다. " 하고 급히 말하고 곧

돌아서 가는 신발 소리가 났다. "마누라쟁이가 아까두 여러 가지루 놈팽이를 말

리더니 일부러 우리에게 와서 귀띔까지 해주네그려. " 유복이의 안해도 일어나서

쪼그리고 앉았다. "도망합시다. " "캄캄한데 도망이 다 무어야? " "산에 가서 숨

읍시다. " "짐생이 나오면 어떻게 할 테야? " "그러니 어떻게 해요. " "어떻게 하

긴 무얼 어떻게 해. 가만히 있지. 그렇지만 맹산 안 가기는 틀렸는걸. " "또 어째

서? " "마누라쟁이 사정 보아서 놈팽이를 아주 요정낼 수가 없으니까 말이지. "

"여기서 무사히 나가서 맹산만 가게 되면 고만 더 바랄 것이 없지요. ” 유복이

내외가 한동안 앉아 있었으나 아무 기척이 없어서 나중에 유복이가 "이렇게 앉

았을 것 없이 드러눕지. " 하고 말한 뒤 먼저 안해를 눕히고 다음에 자기도 누웠

다. 유복이가 곧 누우며 눈을 감으니 안해가 "자지 마세요. " 하고 옆구리를 쑤

시었다. 등잔의 기름이 다 달아서 심지에서 빠지지 소리가 날 때 방문 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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