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이 굉장하였다. 집에서 잡은 도야지고기와 사냥해온 노루 고기와 벌이해
온 어물로 만든 진안주, 마른안주는 상 둘에 가득 놓이고 새로 뜬 독한 청주는
큰 양푼에 가득하였다. 갱지미 하나가 술잔으로 놓였는데 깊은 술잔 두어 곱절
이 넉넉히 들건마는 큰 그릇으로 마시기 좋아하는 오주 눈에는 너무 작아 보이
었다. 술이 첫순이 끝난 뒤에 꺽정이가 오가를 돌아보며 "대접 하나 가져오라시
우. " 하고 말하여 계칩아이가 놋대접 하나를 가져오니 오주가 먼저 받아들고 "
이것으루 술을 먹었으면 좋겠소. " 하고 그 대접을 꺽정이 앞에 놓으려고 하였
다. "거기 놓지 말구 술을 뜨게. " "자, 받으시우. " "자네 먼저 먹게. " 오주가
사양 않고 들어 마신 뒤에 다시 떠서 꺽정이를 주니 꺽정이가 한 대접 술을 한
숨에 쭉 들이키었다. 오주가 물끄러미 이것을 바라보더니 "형님 술먹는 것이 내
비위에 꼭 들어맞소. " 하고 좋아하였다. 뒤바뀐 순이 다시 차례로 도는데 다른
사람들 앞에는 갱지미가 돌고 꺽정이와 오주 앞에만 대접이 돌았다. 술 양푼을
연해 갈아 들이는 동안 한 방에 가득한 술김은 무지개가 되고 여러 입에서 나오
는 이야기는 꽃이 피었다. 밤이 이슥하여 안식구가 아랫방에 가서 잠들 잔 뒤에
도 안방의 웃고 떠드는 소리는 그칠 줄을 몰랐다.
강가의 풍파 이야기가 났던 끝에 오가가 흔감을 떨며 청석골 자리를 자랑한
까닭에 이튿날 아침 뒤에 꺽정이가 오가를 보고 자랑하는 자리를 한번 돌아다니
며 구경하자고 청하니, 오가가 두말 않고 허락하고 곧 유복이를 돌아보며 산에
가서 먹게 술병이나 가지고 가자고 말하였다. "산에 갈 바에는 아주 사냥질을 나
갑시다. " 유복이의 말이 입에서 떨어지자 "좋지, 사냥질 좋지. " 천왕동이는 손
뼉을 치며 좋아하고 사냥질을 즐기지 않는 오가와 오주도 싫단 말은 아니하여
곧 사냥질 준비를 차리는데 오가가 자기 집에 본래 있던 환도들과 강가 패에게
빼앗은 병장기들을 모두 끄집어 내왔다. 꺽정이는 환소를 골라잡고 오가와 천왕
동이는 창 들을 나눠 잡고 유복이와 오주는 아무것도 잡지 아니하였다. 유복이는
표창이 있지만 오주만은 맨주먹이다. 오주를 시달리기 좋아하는 천왕동이가 가만히
보고 있지 아니하였다. "너는 주먹으루 사냥할 테냐? “ "나는 몰이꾼 노릇 하마.
" "너 같은 것이 몰아주기를 바라다가 짐생 다 놓치게. " ”싫거든 고만둬라. " "
맨주먹 가지구 흔들흔들 따라오기 열쩍겠다. " "술하구 밥을 짊어지구 갈 테다,
이 자식. " "너두 사람 값에 갈라거든 재주 한 가지 배워라. " "나는 왜 재주가
없드냐? “ "무슨 재주냐? 밥먹는 재주냐, 기집 끼구 자는 재주냐. " "이 자식이
되지 못하게 사람만 만만히 보네. " 오주의 눈방울이 구를 때 꺽정이가 "오주.
” 하고 부르며 천왕동이 앞을 막고 나섰다. "자네가 남버덤 낫거니 생각하는 재
주가 무엇인가? “ 오주가 머리 뒤를 긁적거리다가 "씨름 재주. " 하고 무뚝뚝하
게 대답하였다. ”또? “ "나무에 오르는 재주. " "또? " "인제 없소. " "무슨 연
장은 남버덤 잘 쓰는 거 없나? ” "도끼. " "또? “ "도리깨. 도리깨질은 나만큼
잘하는 사람 별루 없소. "
꺽정이와 오주가 수작을 그친 뒤에 유복이가 사냥 가기를 재촉하여 여러 사람
들이 각기 사냥 제구를 들고 나서는데 오주는 점심함통이와 술 두루미를 지게에
지고 나섰다.
사냥 나선 일행 다섯 사람이 한동안 앞뒷산으로 돌아다니고 나서 짐승을 잡으
러 두석산 상봉 밑으로 들어왔다. 이 근처에 짐승 붙는 골을 잘 아는 유복이가
앞을 서서 샅샅이 뒤졌건만, 짐승 그림자 하나 구경하지 못하였다. 오가가 헛쫓
아다니기에 싫증이 나서 "오늘이 짐생의 대공망일일세. 점심이나 먹구 들어가세.
" 하고 잔디밭에 주저앉으니 유복이도 발을 멈추고 서서 "오늘같이 토끼 새끼
하나 구경 못하는 날두 드물께요. " 하고 표창을 만지작거리었다. 여러 사람이
다 앉아 쉬는데 천왕동이만 꾸준히 짐승 발자취를 찾아다니다가 여러 사람이 한
곳에 앉고 서고 한 것을 보고 늘정늘정 걸어왔다. "백두산 일등 사냥꾼이 나오신
다구 짐생들에게 선통이 있었든거야. 그렇기에 이렇게 피신들을 단단히 했지. "
하고 오가가 웃으니 다른 사람은 고사하고 꺽정이까지도 빙그레 웃었다. 신명이
풀리지 아니한 천왕동이는 입맛만 쩍쩍 다시다가 유복이를 보고 "사냥 고만둘라
우, 어떻게 할라우? “ 하고 의향을 물었다. "공론대루 하세. " "어디 다른 데 가
볼 만한 데 없소? ” "가볼 말한 데야 있지. 우선 제석산 줄기를 밟아 들어가면
큰 짐생두 잡을는지 모르네. " "큰 짐생이라니, 호랑이 말이지? 그런 데를 두구
왜 이레 왔소. 그리들 갑시다. " 하고 천왕동이가 여러 사람을 돌아보니 오가는
"가드라두 여기서 쉬어가지구 아주 점심을 먹구 가세. " 하고 드러눕고 유복이는
"이왕 갈 테면 얼른 갑시다. 점심때 아직 멀었소. " 하고 해를 치며다보고 꺽정
이는 "여럿이 나왔다가 빈손으루 들어가기 챙피하니 가봅새다. " 하고 오가를 돌
아보고 오주는 말이 없었다. 천왕동이가 오주 옆에 와서 "너부터 일어나거라. "
하고 일어서기를 재촉하였다. "저 누운 이부터 일으켜세워라. " "네가 점심짐을
짊어지구 나서면 가기 싫어든 따라온다. " "그래 보까. " 오주가 읏으며 일어나
서 여러 사람을 돌아보며 "이애가 몸달았소. 우리 가줍시다. " 하고 곧 지게를
졌다. "독불장군이로군. " 오가가 일어나서 창을 집어들고 유복이와 둘이 길라잡
이로 앞을 서서 일행을 끌고 북으로 들어갔다. 제석산 높은 봉이 눈앞에 가까이
보이게 되었을 때 "우리가 서루 흩어지드라두 모일 데를 미리 하나 정해둡시다.
" 유복이가 오가를 돌아보며 "이 아래 있는 노송나무 밑을 점심 먹구 모이구 할
자리루 정하세. 노송나무가 멀리서 목표두 되구 좋지 않은가. "
오가는 잔솔밭 옆에 우뚝 섰는 큰 소나무 하나를 가리키고 곧 여러 사람을 끌
고 소나무 밑으로 내려왔다. 해도 한낮이 거의 다 되었으니 아주 점심을 먹어
치우자는 공론이 나서 오주는 두루미와 함통이를 지게에서 내려놓고 오가는 옷
고름에 차고 온 종구락을 놓았다. 술은 돌아갈 때 먹을 양으로 한 종구락씩 먹
고 남겨두고 밥들을 먹었다. 천왕동이와 유복이가 밥을 먼저 먹고 샘을 찾아가
서 물을 먹을 때 샘물에서 멀지 아니한 양달에 노루 한 마기가 엎드렸다가 인기
척에 놀라 일어났다. 창을 놓고 간 천왕동이가 한달음에 소나무 밑으로 뛰어와
서 "노루, 노루. “ 하며 황망히 창을 집어들었다. 망아지만한 놈이 꽁무니에 달
린 목화송이를 너털거리며 겅충껑충 건너편 비탈 위로 뛰어올라가는데 천왕동이
가 비호같이 뒤쫓아갔다. 유복이는 처음에 노루 뒤를 쫓아가 나중에 천왕동이
쫓는 노루의 가는 목을 앞질러 막아보려고 비탈을 가로질러 뛰어가는 중에 자그
만 멧돝 한 마리가 앞에 달아 나는 것을 보고 노루목을 버리고 멧돝 뒤를 쫓아
가고, 오가는 물 먹고 양치까지 하고 나서 창을 들고 잔솔밭에 올라가서 이리저
리 돌아다니다가 토끼 하나를 튀겨놓고 토끼 뒤를 쫓아갔다. 오주는 남은 안줏
감과 종구락과 숟가락들을 거두어서 빈 함퉁에 넣어서 술 두루미와 함께 한옆에
치우고, 앉아 있는 꺽정이 앞에 와서 ”형님은 왜 안 가우? “ 하고 물었다. "밥
이 자위두 돌기 전에 쫓아다닐 맛 있나. " "나두 흔자 있기 심심한데 나하구 이
야기나 합시나. " ”나더러 자네 심심풀이 해주고 있으란 말인가? " "아니 그런
말은 아니오. " "아따, 발명은 고만두구 이리 와 앉게. “ 꺽정이와 오주 두 사람
은 소나무 밑에 느런히 퍼더버리고 앉았다.
꺽정이와 오주가 다같이 말수 적은 사람이라 별로 이야기도 없이 한동안 지났
다. "이 사람들이 멀리 갔나 부다. " "갈 때는 이리들 와서 같이 가겠지. " "그래
우리는 갈 때까지 이렇게 짬짬하네 앉았잔 말인가? " "형님 심심하우? 나하구
씨름이나 한번 해볼라우? " "싫어. " "형님이 아무리 천하 장사라둑 씨름 묘득을
모르면 내게 지우. " "내가 씨름을 할 줄 모르기루 설마 자네에게 지겠나. “ "
한번 해봅시라. " "싫어. " "형님이 질 듯하니까 싫다지 뭐. ” "그예 한번 해보
구 싶은가? “ "심심풀이룩 좋지 않소. " "그럼 한번 해보세. " "옳다, 형님을 메
꽃아보자. " 오주가 껑청 뛰어 일어냐며 꺽정이도 일어섰다. 오주와 꺽정이가 서
로 바지 뒤 괴춤을 잡고 마주 구부리고 섰다. 오주가 발을 이리저리 떼어놓뜨며
꺽정이를 어르는데, 꺽정이는 가만히 보고 있다가 별안간 허리를 펴고 서며 괴
춤 잡은 팔을 위로 치켜들었다. 오주의 발이 땅에서 떨어지자, 오주의 입에서 애
개개 소리가 나왔다. 오주의 육중한 몸을 꺽정이가 위로 치어들었다가 도로 땅
에 내려놓으며 "꽤 무거문 걸. " 하고 웃으니 오주는 열쩍어하며 "씨름을 법대로
해야지, 그렇게 해서 씨름이 되우? ” 하고 머리를 내둘렀다. "그만두세. " "싱겁
기가 짝이 없소. " "나를 한번 메꽃아야 재미나겠나? “ 오주가 픽 웃으며 주저
앉으니 꺽정이도 다시 앉았다. 두 사람이 한동안 잠자코 있던 끝에 오주가 ”형
님? ”하고 부르니 꺽정이가 말없이 돌아보았다. “술 먹구 싶지 않소? ” “
왜? ” “저 술을 우리 먹어버립시다. ” “이따는 어떡하구? ” “이따는 이따
지 우리 먹읍시다. ” 오주가 일어나서 두루미와 종구락과 안줏감을 가져왔다.
둘이 권커니잣거니 먹어서 두루미가 거의 다 들나게 되었을 때 “이따 와서들
보면 기막히겠네. "하고 꺽정이가 껄껄 웃으니 오주도 싱글벙글 웃으면서 “이따
들 묻거든 형님이 먹자구 했다구 합시다. "하고 한눈을 찌긋이 감았다. “왜 나
더러 여러 사람의 지청구를 받으란 말인가? ” “형님을 지청구할 사람이 없으
니까 말이지.“ “자네가 대단 의뭉스러워. ” 술이 끝난 뒤 오주는 거나하게 취
하여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였다. 걱정이가 이것을 보고 “어젯밤에 잠을 못 자
서 졸린 게군. 드러누워 자게. 나는 그 동안에 산으루 돌아다니다 옴세. "하고 곧
환도를 가지고 건너편 비탈로 건너갔다. 오주가 한번 드러누우면 곧 잠이 들어
서 한숨 곤히 자는 중에 얼굴에 물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눈을 뜨고 보니 얼룩
얼룩한 짐승의 꽁지가 도닥도닥 두드리는데 그 꽁지가 처끈처끈하였다. 호랑이
가 술취해 자는 사람을 깨울 때 의사스럽게 꽁지에 물을 축여다가 얼굴을 도닥
거리는 것은 두메 장꾼들이 혹간 당하는 일이다. 오주가 곁눈으로 보니 중송아
지만한 호랑이가 뒤로 돌아서 있다. 오주는 잠과 술이 일시에 다 깨었다. 손을
홱 내밀어서 두 뒷다리를 붙잡으며 곧 펄떡 뛰어 일어났다. 호랑이도 뜻밖에 놀
란 모양이라 대가리를 돌이키며 어흥 소리를 지르고 나서 뒷다리를 가지고 내흔
들기도 하고 뿌리 치기도 하고 또 앞으로 끌어당기기도 하였다. 뒷다리를 제 맘
대로 놀리지 못할 줄 안 뒤에는 도닥거리던 꽁지로 연해 후려쳤다. 오주가 그
후려치는 꽁지를 막을 수가 없어서 고개를 잔뜩 숙이고 호랑이의 뒷다리를 치켜
들고 날쳤다. 호랑이가 용쓰는 대로 기운을 쓰고 호랑이가 뺑뺑 도는 대로 따라
돌았다. 오주 생각에 호랑이를 이대로 붙잡고 날치기만 하다간 기운만 점점 빠
질 것 같아서 뒷다리를 비틀기 시작하였다.
오주가 호랑이 뒷다리를 바른편으로 비틀면 호랑이의 몸이 바른 편으로 돌고
왼편으로 돌았다. 호랑이가 늘어지게 어흥 어흥 하지 못하고 입을 딱딱 벌리며
앙앙 하는데 앙 소리에도 산골이 울리었다. 호랑이가 앞발로 땅을 후벼파고 흙
에 턱을 들비비었다. 오주가 여러 차례 한 편씩 번갈아 비틀어보았으나 다리가
잘 퉁겨지지 아니하여 마침내 양편을 한꺼번에 비틀려고 두팔에 다같이 힘을 올
렸다. 오주가 응 소리를 한번 되게 지르며 두팔을 밖으로 바짝 내어틀었다. 우지
끈 하고 두 다리가 일시에 퉁겨지며 호랑이는 묽은 똥을 확 내깔렸다. 오주가
장정 십여 명의 힘을 겸치어 가진 사람인데 이 사람이 죽을 힘을 다 들여서 비
틀었으니 호랑이 다리가 살과 뼈가 아니고 무쇳덩이라고 하더라도 성할 수 없는
일이라 호랑이는 고만 병신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오주도 힘을 과도하게 쓴 뒤
에 전신의 맥이 갑자기 풀려서 퉁겨진 호랑이 뒷다리를 놓는 줄도 모르고 손에
서 놓았다. 호랑이가 몇번 데굴데굴 굴다가 곧 주홍 같은 아가리를 벌리고 성한
앞다리로 뛰어서 오주에게 대어들었다. 오주가 새 정신이 번쩍 나서 얼른 몸을
한옆으로 피하였다. 엉겁결에 피한 것이 술 두루미 놓인 곳이라 오주는 두루미
를 두 손으로 집어들었다가 뒷다리를 끌며 쫓아오는 호랑이 낯바닥에 내던졌다.
질그릇이 요란스럽게 깨어지며 호랑이는 눈을 감고 대가리를 흔들었다. 이 틈에
오주는 소나무 뒤로 뛰어가서 곧 나무 위로 올라갔다. 땅에서 서너 길이 넘는
가지 위에 오주가 올라앉게 되었을 때, 호랑이는 나무 밑에 와 엎드려서 사람을
치어다보며 으르렁거리었다.
오가가 토끼를 뒤쫓아가는데 토끼가 곧 잘힐 듯 잡힐 듯하여 정신없이 쫓아가
다가 마침내 토끼를 잡지 못하고 놓쳐버리고 나서 분하기도 하려니와 남보다 부
끄러울 생각이 나서 다른 토끼라도 한 마리 잡아가지고 가려고 사방으로 헤매었
다. 헤매는 중에 토끼는 다시 구경 못하고 여우 한 마리를 튀겼으나 여우를 뒤
쫓아갈 가망이 없어서 얼마 쫓지 못하고 그만두었다. 목이 컬컬하여지며 술 한
종구락 먹고 싶은 생각이 긴하여서 그대로 돌아서서 차츰차츰 오는 중에 장등에
서 소나무 밑을 내려다보니 사람은 하나도 없고 호랑이 한 마리가 엎드려 있었
다. 가만히 생각하여 보니 꺽정이까지 사냥하러 가고 오주 혼자 있다가 호랑이
를 만난 모양인데 맨주먹밖에 없는 오주가 어찌 되었을까. 죽지 않았을까 감히
내려가 볼 생각은 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을 찾아갈 생각이 났다. 오가는 호랑이
눈에 보이지 않도록 장등 너머로 내려가서 천왕동이가 노루 쫓아가던 편을 향하
고 가며 좌우쪽을 살펴보았다. 산마루 소나무 사이로 사람 하나가 내려오는 것
을 보고 마주 가며 소리를 쳤다. 꺽정이가 짐승 발자국을 살펴보고 다니다가 호
랑이 소리가 멀리서 나는 것을 듣고 호랑이를 찾아오는 중이었다. 오가가 꺽정
이를 만나서 소나무 밑에 호랑이가 있고 오주가 없더라고 말하니 꺽정이는 깜짝
놀라며 “그래 오주가 죽었단 말이오?”하고 물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르
겠소. " 오가의 말을 꺽정이가 듣자마자 곧 장달음을 놓았다. 소나무 밑에 가까
이 오며 자세히 살펴보다가 호랑이가 가끔 나무 위를 치어다보며 으르렁거리는
것을 수상해서 나무 위를 바라보니 높은 가지 사이에 흰옷이 보이었다. 꺽정이
가 환도를 빼어들고 호랑이에게 쫓아들어오며 “오주, 나 여기 왔네. " 하고 소
리를 질렀다. 호랑이가 꺽정이 오는 것을 보고 뛰어나오는데 앞다리만 가지고
뛰는 것이라 병신성스럽기 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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