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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3권 (36)

카지모도 2024. 4.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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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초는 연녀록인디 왕손은 귀불귀네 그려

어와 세상사가 허망하다

젊어 청춘 소년들아 백발 보고서 웃지 마라

우리 같은 젊은 사람도 늙을 때가 있드란다

비단같이 곱던 얼굴 고목으로 변해 간다네

 

어어이노오 어어허와너

어너리 너어화 어어화너어

 

나는 가네 나는 가네

구사당에 하적하고 영결 종천에 나는 가네

먹더언 밥을 개 덮어 놓고오

들던 수저가 상녹이 나겄네 그려

날 간다고 설워 마라 죽어서 가는 나도 있다

공수래 공수거 허니 초로 인생이로고나 그려

 

무정하더 무정허요 못 가시리요 못 가시리요

산 첩첩 적막한 곳에 혼자 누워 계시게 되네

앞산도 첩첩하고 뒷산도 첩첩헌디

혼은 어디로 행하실까

 

나는 가네 나는 가네

명정 공포 운아삽이 어서 가자고 재촉을 하니

동네 어르신 우리 일가 친척이든지 우리 자녀들 남은 친구들

날 간다고 설워어 말어라아

 

가도 가도 내 못 가는 길

길이 달러서 나는 영원히 가네에

이승의 애기로 탄생하여 또 다시 찾어를 오실라요오

 

땡그라앙 땡그랑 땡그라아앙

 

어어노 어허노오

어어노어 어하노오

어이가리 넘차 너와너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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