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1999. 6

카지모도 2016. 6. 26.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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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7  1999. 6. 1 (화)


학원 마치고 오는 길에 부산우체국 10층의 의료보험공단 들른다.

우리 처지에 월 6만여원이란 보험료는 이해가 되지 아니하다.

여기저기 항의하고 알아보고 하여 결국 4만여원으로 낮추어 새로 고지서를 발급받는다.

여하튼 알아야 면장을 한다.

그러려니하고 가만히 있어서는 아니된다.

이 사회는 빈틈없이 훌륭한 시스템에 의하여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버스깐에서 정신박약 장애인에게 슬쩍 천원짜리 몇장을 쥐어주는 착한 일.


19108  1999. 6. 2 (수)


날 덥다.

인터넷의 정보.

모래알같은 정보 속에서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

어떤 정석이 있는게 아니다.

선별할수 있는 교양과 안목이 있으면 취사선택 할수 있는 것.


俊이 또 제방의 어레인지를 땀흘려가며 바꾼다.

마루에 있던 레이저프린터도 제 방에 들여 놓고.


법원의 현역 실무자인 옥동건 선생.

실감나는 실례를 들어가며 아주 유익한 강의.

배당의 원칙.

경매의 꽃은 말하자면 배당이로구나.


오전 컴퓨터 교육 때는 돋보기를 쓰고, 저녁 경성대학 교육 때는 다초점안경을 쓰고.

번갈아 바꿔 쓰다 보니까 늦은 밤 집에 돌아올때쯤에는 눈알이 쓰리다.


19111  1999. 6. 5 (토)


인터넷 법제처 사이트에는 대한민국 현존 법률이 몽땅 들어있다.

개정법률, 입법예고법률까지.

그것들중 필요한 것, 다운받아 디스켓에 담는다.

인터넷, 내게도 물론 소용이 긴요할 것이지만 俊이에게도 그 효용가치는 지대할 것이다.


비디오 영화 '악의 꽃'

1952년대의 미국 가정.

부자에 대하여 근거없는 적개심을 갖고 있는 젊은이, 부자의 세 딸을 농락한다.

그 젊은이의 동생은 형에게 농락 당한 딸을 사랑한다.


부자에 대한 적개심?

미우라 아야꼬는 부자인 후원자에게 말하였다.

"부자 따위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


곰곰 생각컨대 어떤 논리로 무장하고 자기합리화를 꾀하더라도 그것은 적개심이나 두렵지 않음이 아니다.

부러움과 시새움의 왜곡된 표현일뿐.


돈의 풍족함이 만드는 한 인간의 후광은 얼마나 찬란한가.

고급스럽고 세련된 문화, 당당함, 자신감, 너그러움, 지혜로운 포즈...

그 외 이루 말할수 없는 권능이 이 시대의 돈쟁이에게는 주어지는 것이다.


그 문화에 대한 기죽음, 열등감, 열패의식이 적개심이나 두렵지 않음이라는 왜곡된 옷을 입고 나타나는 것.

그것이다.


이런 나의 내면의 해석은 내게 너무나 익숙하다.


19113  1999. 6. 7 (월)


6월 6일 현충일이라는 건 전혀 생각지도 않고 도서관 갔더니 굳게 셔터가 내려져 있다.

왜 문을 닫았을까, 곰곰이 생각하다가 비로소 깨닫는 이 한심한 깜빡이.


이번 주말 공인중개사 합격자 발표.

자신은 있으나 혹여하는 긴장도 없지 아니하다.


19115  1999. 6. 9 (수)


아침, 英이 차를 몰아 S곤이 노모가 지키는 백조아파트로.

S곤이가 처가에서 가져온 매실 한보따리 얻어 S규와 나눈다.

英이는 그대로 차를 몰아 사직동 외가로 명함과 매실을 전해주려 간다.


경성대학교의 강의 열기는 뜨겁다.

대부분 금융기관의 사람들인듯 하지만 개중에는 중개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는 그냥 경매를 알아 투자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19116  1999. 6. 10 (목)


인터넷을 서핑하다보면 벼라별 사이트를 만나게 된다.

음란, 만화, 영화, ...

아이들 밤세워 여기 파묻히는 이유를 알만 하다.


오후 돌아와 안방에서 책 읽으며 소주.

혼곤히 취하여 그대로 방바닥 쓰러져 잠들다.


요즘 꿈의 기록은 중지하였다.

어떤 패턴의 정형을 발견하였다기 보다, 그 휘두름에서 이제 벗어날 요량이다.

무의식이라는.


19118  1999. 6. 12 (토)


부동산업.

경매와 인터넷의 지식으로 특화 되었다지만 곧 바로 아무런 경험없이 현업에 뛰어들수는 없는 노릇이다.

경험을 쌓아야 한다.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여기저기 알아보자.


오늘 합격자 발표.

주님께서는 무언가 이루려고 하시는데.

자신있다.


19119  1999. 6. 13 (일)


영도구청 게시판.

불안한 마음으로 살펴본다.

내 수험번호와 이름이 얌전히 올라있다.

감사, 감사.


그런제 아무리 살펴보아도 PI서 씨와 CC웅 씨의 이름은 뵈지 않는다.

PI서씨와는 같이 부동산업계에서의 어떤 연계를 꿈꾸었었는데 아쉽기 짝이 없다.


S규 오다.

컴퓨터 교육,

그러나 학생은 열의가 없어 내게 핀찬을 듣는다.


19121  1999. 6. 15 (화)


부산시청과 건교부 홈페이지에도 공인중개사 합격자 발표와 각종 합격 통계가 올라있다.

몇번이나 살펴봐도 PI서 CC웅 의 이름은 뵈지 않는다.

너무나 아쉽다.

최고득점자 평균 92점.

예년에 비하여 상당히 높은 수준이란다.

내 생각에는 응시자의 수준이 높다기보다 실업사태를 해소하기 위하여 문제를 너무나 쉽게 출제한 것이다.


시청에 들러 내 점수를 알아본다.

1차는 82점, 2차는 75점.

낮은 점수가 아니라 만족한다.


이제부터가 문제다.

방향을 설정하여....


19123  1999. 6. 17 (목)


학원에서 돌아오던 중 비는 그치다.

그러나 영도 청학고개를 넘어서자 자욱한 안개의 바다가 온누리 가득하다.

마음 속 어떤 현의 감성을 자아내는 아련한 풍취.

수퍼에 들러 토막친 닭을 사들고 俊이 혼자 지키는 집으로 들어선다.

인터넷의 요리 사이트에서 얻은 조리법으로 닭도리탕을 만드는 아비.

설탕을 좀 많이 넣은듯하였으나 완성된 것은 그럴듯한 작품.

俊이도 맛있게 먹는다.

나는 물론 소주.


새벽에 읽는 시편.


19125  1999. 6. 19 (토)


인터넷.

금속성 차가운 정보의 숲 속에서도 사람의 따뜻한 교류가 이루어진다.

E-MAIL, 전자게시판, USENET....

대화를 하고,  모임도 만들고.

거리와 소속과 계급과 환경에 관계없는, 사람끼리의 커무니케이션...


19127  1999. 6. 21 (월)


일요일 도서관 들어앉아 강제집행각론을 공부한다.

강제집행의 어떤 태양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띄고 있다.

분쟁을 정리하여 주는 그 방식이 상식 수준을 넘는 것도 때로 있으니 그 법리를 이해하기에는 내 법지식은 너무나 척박하다.


19129  1999. 6. 23 (수)


학원을 마친 오후 1시에서부터 경성대학 강의시작시간인 저녁 6시30분 사이.

어제는 대연동 S규 이모부인 SJ복 사장, 미국에 가 비어있는 그 집에서 킬타임한다.

멋지게 지은 4층집.

1,2층은 근린시설이고, 3층에는 매력적인 오파사무실을 꾸며 놓고 4층이 거주구다.

4층에다는 웨스턴 풍의 팬트하우스를 올려놓아 더욱 멋쟁이 건물이다.

S규와 저녁시간까지 노닥거리다.


19130  1999. 6. 24 (목)


좍좍 쏟아지는 비.

장마의 시작인가.

인터넷.

HTML 문법.

FTP의 유용성.


19131  1999. 6. 25 (금)


경성대학교 강의실.

어떤 사십대 초반의 여인이 전부터 나를 힐끗거렸는데, 어제 드디어 인사를 나눈다.

바로 이십년쯤 전에 청학공장 내 단골 술집인 '한잔집'의 그 딸네미였던 것이다.

음식솜씨 좋던 이북 사투리의 그 할머니의 딸.

어렴풋 떠오르는 기억, 오동통한 처녀아이...

여간 반가워 하는 게 아니다.

내 이름과 J영이의 이름까지도 기억하고 있어 놀랍다.

아마도 처녀적에는 당시 나의 조수였던 J영이를 짝사랑하였지 싶다.

지금 그녀는 새마을 금고의 상무직책.


19132  1999. 6. 26 (토)


대연동 S규 사무실.

S곤이도 찾아와 세사람 맥주판.


S규와 격렬한 논쟁을 벌이다.

미래학운운의 애매하고 사변적이고 추상적인 주제.

얼굴색을 붉혀 가며 자기의 주장들을 꺾지 않는 S규와 나.

종장에는 고집스런 마구다지 언어 싸움이 된 꼴이다.


19134  1999. 6. 28 (월)


도서관.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강제집행법각론 공부한다.


책 빌리다.

유홍준의 '나의 북한 유산 답사기'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 1,2권은 구입하여 읽었으나, 이 책은 저자가 북한을 답사한 글.

북한에 남아있는 문화재들, 호기심이 일지만.

나는 아직 남한 땅의 문화재나마 제대로 본 것이 있는가.


19135  1999. 6. 29 (화)


S규에 메일 보낸다.

금요일 밤, 하찮은 의견들을 가지고 무슨 대단한 이데올로기의 충돌인양 핏대를 세웠던 것을 사과한다.

너나 나나 힘든 시절에 마음들이 척박해진 모양이라고.


이메일은 이토록 편리한 물건이구나.


시청.

공인중개사 자격증를 교부받는다.


인터넷으로 중개업 개설을 알아보니 서울서 4일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나흘씩이나, 그것도 서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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