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71 1999. 8. 4 (수)
휴대전화는 필수품,
광복동 SK텔레콤, J가 계약하여 내가 가서 찾아온다.
전화기값 4만원, 부대경비 4만원.
011-830-3864.
공하나하나박상공세팔육사.
부디 이 번호가 무언가 만들어 주기를.
俊이가 P/C를 UPGRADE 시키는데 보통 솜씨가 아니다.
HARD FORMAT을 새로 하고 WINDOW 98을 어디서 얻어다 깔고 각 종 최신 S/W들을 얻어다 깐다.
완전히 새로운 능력을 갖춘 P/C가 탄생.
19172 1999. 8. 5 (목)
억수로 쏟아지는 비.
부전동 적십자 회관에서 공인중개사 사전교육.
4일간의 교육이다.
첫시간, 실무적인 최용일씨 강의는 인상 깊었고, 공시법을 강의한 노교수 역시 성실하고 유익한 내용의 강의.
협회의 사무국장이라는 사람은 다소 시건방진 인상이다.
거기서 같은 아파트 사는 JY수 라는 내 또래의 남자를 우연히 알게되어 짝이 되다.
점심도 함께 먹고.
그는 삼수 끝에 이번에 합격하고, 주공 아파트 단지에서 슈퍼를 경영하고 있다.
K군에게서 전화.
중순경에 유럽 출장...이번 출시한 CD는 대박의 징조....
반갑고 고마운 일.
19175 1999. 8. 8 (일)
12시경, 나흘간의 교육 마치다.
땡볕 더위.
집에 있는 내 컴퓨터를 NO부동산 사무실 내 책상옆에 장착하려고,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俊이는 컴퓨터를 옮기기 좋도록 분해하여 놓고 기다리고 있다.
英이 차를 몰아 대연동 사무실로.
俊, 완벽하게 설치.
토요일 오후, 사무실에는 K이사, 조, 강 선생과 여사원 KS현이 지키고 있다.
오늘 어머니 생일.
19176 1999. 8. 9 (월)
어머니 80회 생신.
생명의 절정을 구가하는 계절.
짙푸른 산야.
형네는 다음에 가겠다고 하여 우리 네식구 차를 달려 신불산 중턱을 올라간다.
어머니 유택.
네 목숨 둘러선다.
여름의 새파란 하늘에 떠가는 구름.
보오들레르의 구름...
말해주게, 이상한 사람아.
너는 누글 좋아하나. 아버진가 어머닌가 누인가 동생인가.
아버지도 어머니도 누이도 동생도 내게는 없어.
친구들을 좋아하나?
나는 여태 친구라는게 무얼 뜻하는지 모르네.
조국은?
어느 위도에 있는게 조국이라는 건지 나는 알수 없네.
아름다움은 어떤가?
그게 영원한 것이라면.
돈은?
네가 하나님을 미워하듯이 나는 돈을 미워한다네.
그럼 무엇이 좋단 말인가? 이상한 사람아.
나는 구름을 좋아하네, 저기 지나가는 저 신비한 구름을.
19177 1999. 8. 10 (화)
학원 끝나려면 일개월여 남아있지만 중도 하차키로 한다.
푸른하늘에 작열하는 태양.
양 옆자리의 JM웅 씨, LS우 씨등과 서로 전화번호 적고 악수하여 이별한다.
언제 연락들이나 되려는지.
그동안 인터넷 스승인 젊은 남녀인 L과 Y선생에게 전해달라고 부원장에게 담배 한볼과 손수건 세트를 선물로 전해준다.
부원장은 뜻밖이라는 표정으로 과장된 감동을 연출한다.
이로써 학원과는 결별.
버스에 있으려니 俊이 올라탄다.
아들놈과의 우연한 해후는 더욱 반갑다.
19178 1999. 8. 11 (수)
종일 俊이와 집에.
밖은 절정의 불볕 더위.
이글거리는 태양.
비디오 영화 '웩더독'
조작된 정의와 조작된 진실에 넘어가는 대중.
俊이는 바이러스가 쑥밭을 만들어 놓은 컴퓨터를 살려놓느라 진땀을 흘리는 컴퓨터 기술자.
俊이는 싱크대 배수 LINE 분해하여 고처 놓기도하는 배관 기술자.
19179 1999. 8. 12 (목)
사무실에서의 첫일과.
KS대 이사- 40대 후반 동아건설의 부장출신, 중동에 오래 근무하였고 토목 전공.
공무원 출신의 50대 후반 KI영 선생.
부동산 경력이 많다는 60대의 JS부 선생.
LM철 이라는 젊은 친구- 30대 초반의 총각, 동아대 경영학과, 건축기사.
여사원 둘.
그리고 학원팀 5명.
10여명의 직원이 있다.
경성대학에서 부동산 경공매컨설턴트인증서 우송되어 오다.
19180 1999. 8. 13 (금)
H사장, G.P.S가 장착된 고급차를 몬다.
LM철과 H사장 운전하는 차를 타고 하단의 땅을 답사.
세필지의 땅인데 나대지와 허름한 주택이 있는 택지.
아마 그 땅의 개발을 기획하는 모양이다.
H사장의 다그침으로 경매정보지에서 물건을 골라 생활정보지 광고를 의뢰한다.
벼룩신문에 광고나간 빌라를 찾아 현장답사.
민락동 주택가를 헤맨다.
디지털 카메라에 현장 사진을 담아온 시각은 2시.
벼룩신문의 광고효과는 이토록 대단한가.
휴대폰으로 계속 울려대는 전화들...
19182 1999. 8. 15 (일)
나는 숫자에 강한가.
나는 논리에 강한가.
그러면 나는 순발력에 강한가.
그런듯 아닌듯. 모두.
나는 용수철과 같은 순발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입력되는 사항에 대한 즉각반응에 앞서 일단 필터링을 거친후 대응의 형식이 이루어진다.
금새 즉각적으로 반응이 나타나는 것은 내가 익히 이해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것이다.
토요일, H사장은 새벽같이 차를 몰고 하단 땅 건으로 서울로 올라가는데.
무언가 돈이 되고 있는 사항인지는....
내 전화번호로 광고가 나가니까 계속 전화는 걸려 오지만, 내방하는 고객은 없는데, 오후에 원룸을 구하는 젊은 여성과 약속.
부동산.
안 팔리고 있는 S곤의 양정 백조아파트 부터라도 팔아야 겠다.
나는 이제 복덕방의 거간꾼인 것이다.
이 직업의식을 내것으로 만들어, 비굴할수 없는 자부심을 획득하자.
이 곳에서.
19183 1999. 8. 16 (월)
일요일.
서면 대아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고객.
싼 금액으로 원룸을 갖고 싶어하는 젊은 여성이다.
유흥업소에 종사하는듯한데 상당한 미모.
나의 설명에 솔깃한 것 같지만..
K군 유럽 가기전에 부산 내려오다.
英이와 자갈치 입구의 횟집에서 만난다.
英과 K군은 둘이서 J의 생일선물을 사러 다녔던 모양이다.
그럼,미래의 장모짜리에게 잘 보여야 하구말구.
함께 택시타고 집으로.
마루에 俊이까지 둘러앉아서 다섯명 모처럼 정겨운 풍경화를 연출.
19184 1999. 8. 17 (화)
여사원 얘기로는 사무실에 전에 없던 활기가 돈다고 하는데.
내가 와서가 아니라 IMF이후 쏟아져 나오는 물량으로 부동산 경매시장이 호황인 까닭이고, 본격적으로 투자하는 광고효과등....
휴대전화가 울리고 연이어 들어서는 방문객들.
나도 베테랑 부동산업자인양 딴에는 노숙하게 고객을 상대한다.
내 컴퓨터에 아직 인터넷은 연결되지 아니하였다.
19186 1999. 8. 19 (목)
지독하게 습기찬 무더위.
형제의 마음 깊은 곳에 이우는 현.
형은 도무지 나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시혜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숨김없는 진상과 나를 납득시키고자하는 성실한 마음을 얻고 싶을 뿐.
형제여.
그대들이 적응함으로서 회피해버린 무엇과 나는 혼자 맞서 싸우고 있다는 처절한 지사의식 내게 있으니.
경제가치가 아닌 생명가치를, 소유형이 아닌 존재형으로의 관계를 회복코자하는 열망에 떨고 있는 가여운 영혼 한줌 내게 있으니.
19188 1999. 8. 21 (토)
俊이는 등록하여 학교가기 시작.
세건의 부동산 경매 입찰이 있는 날.
JS부씨의 고객, KS대씨의 고객, LM철의 고객.
부산지법 동부지원, 사람들로 장바닥인 입찰 법정앞 로비.
경성대학교 강사인 한국투자의 최낙은 사장도 보인다.
실수요자의 입찰자도 있을 것이고, 불행한 임차인도 있을 것이고, 행여 큰 건이나 걸릴까하는 사람, 우리와 같은 경매 브로커도 있을 것이다.
많은 물건들.
어떤 것은 절묘한 차이로, 어떤 것은 저혼자 껑충 높은 금액에, 어떤 것은 시세보다 높은듯한 값에 ...
KS대 씨의 것은 1200만원 차이로 실패, 분석을 잘못한 것이다.
JS부씨 건은 취하, LM철 건은 조건변경....
입찰 법정의 첫경험.
19189 1999. 8. 22 (일)
H사장 거하게 술을 산다.
대연동의 단란주점.
GS대 이사, JS부 씨와.
양주.
밤1시 넘어 택시를 잡아 나를 태우고 운전기사에게 만원권 지폐를 던지며 잘 모셔 드리라는 H사장.
가지고 있는 재산이 제법 많은듯 하지만, 그것 말고도 그는 정말 어떤 수익모델에 의하여 고수익을 구가하는 사람인지.
19191 1999. 8. 24 (화)
극심한 피로감.
H사장 열심히 두 여직원 데리고 하단까지 가서 가락타운 경매물건의 광고지를 부착하고 돌아 다닌다.
전화 쇄도.
오늘 현장 물건조사, 계약이 이루어 지려나.
19192 1999. 8. 25 (수)
아침 출근하며 곧바로 하단 가락타운.
어느새 요령이 늘었는지 또는 교활한것인지, 경비실부터 접근하여 경비와 담배를 나누며 정보를 얻고 임차인을 만난다.
집행관의 조사보고서에는 2천만원 보증금으로 기록되어 있었으나 실제 임차인의 보증금은6천만원이다.
최우선배당이라는 소액임차인의 대상이 되기 위하여 보증금을 줄여서 신고한 것이다.
명도문제가 심각할 것이다.
송도의 오피스 텔.
대연동의 동성하이타운 상가.
돌아다니며 물건 조사.
대연동에서 S규만나 점심 얻어먹고 사무실 돌아와 대충 보고서 만들다.
19193 1999. 8. 26 (목)
ACCESS PROGRAM으로 입찰 물건의 DATA BASE를 위한 기본 FORMAT를 설계한다.
보아하니 사무실의 기존 업무형태는 지극히 주먹구구식이다.
경매정보지를 훑어서 눈에 확 띄는 물건을 추출하여 곧 광고로 연결하는 식의 시스템은 너무나 원시적이다.
데이터 베이스의 구축이 필요하다.
여사원이 둘씩이나 있는데 입력은 문제될 것이 없다.
부산지방법원 본원에 15곳의 경매계가 있고 동부지원에 9곳의 경매계가 있다.
평균 한달에 한번씩 경매가 진행되니까 월 24회에 걸처서 부동산이 출품되는 것이다.
한번에 출품되는 부동산을 약 50건으로 보면 월 1200건의 물건인 셈이다.
이 물건들을 정보지에 있는 사항들- 물건번호, 소재지, 물건개요, 채권자 채무자, 감정가, 입찰가, 채권액, 점유현황등을 데이터 베이스화 해 놓으면 누구라도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하다.
고객의 경제적 능력과 지역과 취향과 물건종류별로 즉각적인 출력이 이루어져 업무의 효율은 말할수없이 능률적일뿐 아니라 부산지역의 모든 물건들을 꿰뚫어 볼수 있는 것이다.
경매가 끝나고 낙찰정보를 추가 입력하여 놓으면 이거야 말로 통계적 데이터 구축이 아니겠는가.
무수히 받는 전화와 가끔 사무실 찾아오는 고객들, 그러나 그들을 계약으로 연결시키는 작업은 어렵다.
완벽한 신뢰를 얻어야 한다.
브로커라면 어딘가 사기꾼 냄새가 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는 성실과 정직과 친절이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야 한다.
암남동 오피스텔 건으로 랜드로바를 몰고 찾아 온 국제시장에서 장사하는 여성.
물건소개와 권리관계에 대한 설명을 듣고는 솔깃하여, 일단 자신이 현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19194 1999. 8. 27 (금)
아침 출근길, 양동이로 퍼붓듯 쏟아지는 비.
俊이 사랑니 뽑아 왼쪽 볼이 퉁퉁 부었다.
K군은 어제 유럽에서 귀국하였다는 英이 전갈.
19196 1999. 8. 29 (일)
토요일.
비디오 '처녀들의 저녁식사'.
노골적으로 구사하는 성적인 언어들.
..자궁, 빼지마, 입으로 해줘, 사타구니에 끼우고.. 등의 세리프들이 소위 처녀들(?)의 입에서 예사로 구사된다.
어쩌면 이런 대사들은 이시대를 파악하는 하나의 키워드 일듯도 하고, 어쩌면 뜻밖에 신선하기도 하다.
불과 10여년전만 해도 '방귀'라는 단어는 방송용 부적절 언어였다.
그런데 이제 '방귀' 따위는 아주 자연스런 오락 프로의 상용어가 되어 버리고 예전에는 감히 꿈도 못꾸었을 언어들이 이제 백주대로를 횡행한다.
방귀를 뀌면 부끄러웠던, 그 부끄러움을 다정한 은유로 덮어 주었던.
그 마음이 없어져 버린 시대.
좋은가.
19198 1999. 8. 31 (화)
추적추적 내리는 비.
여름이 가고있는 8월말.
많은 상담이 있으나 정작 계약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허기는 며칠이나 이 동네 밥을 먹었다고.
H사장은 여사원을 자료 입력에 활용하는데 대하여 썩 적극적 호응을 하지 않는다.
젊은 친구가 나보다 더 재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다.
하릴없이 나대로 필요한 데이터들을 입력한다.
S곤에게서 전화.
큰아들 J석이 입대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