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이태준 (1,4,3,3,1)

카지모도 2020. 3. 2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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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이태준]]

<불우선생> <까마귀> <달밤>

 

 

<불우선생>

-이태준 作-

 

***동우***  

2015.05.13 04:24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 1904-?)의 소설은 처음 올리는것 같습니다.

불우선생.

고전을 읊조리고 국제정세를 보는 안목도 있는듯 한데 정작 생활에 있어서는 무능해빠진, 일제시대 암울한 지식인의 풍모.

지식이 돈이 되기에는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은듯.

김동리의 '화랑의 후예'가 생각납니다.

 

그렇지만 절망하거나 자괴(自愧)하지 않고 넉살이 살아있는것 같아 그는 보기에 좋습니다그려. ㅎ

 

***해나***  

2015.05.16 04:25

 

이 새벽에 마실 올 곳이 있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마음의 위안이 된다고 해야 하나...ㅎㅎ

 

이태준 작품은 '패강랭'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동우님께서 올리는 작품들은,

좀 진득하게 읽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을 질책하고 싶어지네요^^;;

 

***동우***  

2015.05.16 04:58

 

하하, 해나님.

모쪼록 해나님의 마실이 느낌이 있고 얻음이 있고 즐거운 것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해나님의 한마디 남겨주시는 인사가 기쁘답니다.

 

***해나***  

2015.05.16 12:23

 

저도 동우님의 때론 센스있고, 재치와 깊이까지 더한

답글이 아주 유쾌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올리신 글 많이 읽고

덧글도 많이 달고픈데 진도가 안나가요 ㅋㅋ+ㅠ .ㅠ

 

 

<까마귀>

-이태준 作-

 

상허(尙虛) 이태준(李泰俊, 1904 ~ ?)의 '까마귀' (원문은 가마귀) 

고색 짙은 별장의 풍경에 오버랩되는 까마귀 울음소리.

까악- 까악- 거리다가 이따금씩 까르르― 하고 그 GA 아래 R이 한없이 붙은 발음.

 

폐병으로 죽어가는 아름다운 여인과 그녀를 연민하는 빈한한 처지의 작가.

죽음과 까마귀.

음습하고 우울한 분위기지만 그 정조(情調)에는 유미주의(唯美主義)의 색감이 짙게 느껴집니다.

 

꾀꼬리는 노래하고 까마귀는 웁니다.

쏘에도 태종대에도 까끄매(충청도 까마귀 이름)가 웁니다.

삶 속에서 때로 소스라치는 머나먼 나라의 음색으로.

까끄매는 흑단(黑檀)같이 아름다운 몸으로 칠흑(漆黑)같은 울음을 웁니다.

 

<'어디선가 루날은 예술가는 빵 한 근보다 꽃 한 송이를 꺾는다고, 그러나 배가 고프면? 하고 제가 묻고는 그러면 그는 괴로워하고 훔치고 혹은 사람을 죽일지도 모른다. 그렇더라도 글쓰기를 버리지는 않을 게라고 했다. 난 배가 고파할 줄 아는 얄미운 습관부터 아예 망각시켜 보리라. 잉크는 새것이 한 병 새벽 우물처럼 충충히 담겨 있것다, 원고지도 두툼한 게 여남은 축 쌓여 있것다!'>

 

루날이 누군인지.. (잘못 표기된건지도)

 

<'사람에게서도 풀내가 나야 한다.' 한 철인 소로의 말이 생각났으며, 사람도 사는 날까지 극히 겸손한 곤충처럼 맑은 이슬과 향기로운 풀잎으로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을, 그 운명이 슬픈 생각도 났다.>

 

이 '소로'는 '월든'의 헨리 데이빗 소로우'를 말하는 거겠지요.

 

<그는 문풍지 떠는 소리에 덧문을 닫고 남포의 불을 낮추고 포―의 슬픈 시「레이번」을 생각하면서,

"레노어? 레노어?"

하고, 포가 그의 애인의 망령을 불렀듯이 슬픈 음성을 소리쳐 보기도 하였다. 

그 덮을 것도 없이 애인의 헌 외툿자락에 싸여서, 그러나 행복스럽게 임종하였을 레노어의 가엾고 또 아름다운 시체는, 생각하여 보면 포의 정열 이상으로 포근히 끌어안아 보고 싶은 충동도 일어났다. 

포가 외로운 서재에 앉아 밤 깊도록 옛 책을 상고할 때 폭풍은 와 문을 열어 젖뜨렸고 검은 숲속에서는 보이지도 않는 까마귀가 울면서 머리 풀어헤친 아름다운 레노어의 망령이 스르르 방 안 한구석에 들어서곤 하였다.

'오오! 나의 레노어! 너는 아직 확실히 애인을 갖지 못했을 거다. 내가 너를 사랑해 주며 내가 너의 주검을 지키는 슬픈 애인이 되어 주마.'

그는 밤이 너무나 긴 것을 탄식하며 어서 날이 밝기를 기다리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죽은 연인 레노어가 몹시 그립습니다.

 

그러나 갈가마귀는 대답합니다.

<nevermore!  nevermore!=""></nevermore! >라고.  

 

이태준은 '에드거 앨런 포'에게서 이 소설의 이미지를 차용해 왔을 듯 싶습니다.

 

아래, ‘엘런 포’의 슬픈 시 ‘레이번’ 全文을 업어와 올립니다. 

 

++++

<갈가마귀>

-에드거 앨런 포-

 

언젠가 쓸쓸한 한밤중 

내가 피로와 슬픔에 젖어 

잊혀진 전설의, 기묘하고 신비로운 

얘기책을 떠올리다가 

선잠이 들어 머릴 꾸벅일 때 

갑자기 들려왔지. 

문 두드리는 소리가-. 

누군가 살며시 

나의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 

"누가 왔나 봐"난 혼자 중얼거렸지. 

"방문을 두드리기만 하며 

딴 짓은 않고"

 

아, 똑똑히 기억나네. 

그건 음산한 겨울이었어. 

타다 남은 검불 하나하나가 

마루 위에 유령처럼 

그림자를 새겨놓았던-. 

난 간절히 원했지. 

아침이 빨리 와주기를- 

나의 책에서 슬픔의 마지막 장을-그 슬픔은 잃어버린 레노어를 위한 것- 

찾아내 빌리려 했으나 

그것은 헛일이었어.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세상에 둘도 없는 

찬란히 빛나던 그 소녀는 

지금은 여기 

영원히 이름 없이 누워 있네.

 

자줏빛 휘장마다 

비단결 흐릿한 슬픔이 

스치는 소리는 

나를 떨게 하네. 

한번도 느껴본 적 없던 

환상의 공포가 

나의 마음을 가득 채우네. 

그래서 이제, 두근거리며 

뛰는 마음을 가라앉히려 

나는 일어서서 되풀이 말하네 

"어떤 방문객이 문 밖에서 

들어오기를 청하고 있군" 

"어떤 늦은 방문객이 

문 밖에서 들어오기를 청하고 있어" 

"그것뿐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좀더 단단해진 나의 영혼은 

더 이상 주저치 않네. 

"여보세요. 남자분이든 귀부인이든" 

-나는 말했지- 

"저의 실례를 용서하소서" 

"사실 저는 선잠이 들었었고 

그렇게도 부드럽게 당신은 

문을 두드리며 오셨습니다. 

그처럼 약한 소리로 

문을 두드리며 오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소리를 잘 듣지 못했습니다" 

여기서 나는 

방문을 활짝 열어젖혔지. 

그곳에는 한밤의 어둠- 

그것밖엔 아무것도 없었네.

 

어둠 속 깊숙이 뚫어보면서 

오랫동안 나는 거기 서 있었지. 

이상히 여기며, 두려워하며, 의심하며, 

전엔 감히 꿈꾸지 못한 

이 세상 것이 아닌 것을 꿈꾸면서. 

그러나 침묵은 깨어지지 않고 

정적은 

아무런 계시도 보여주지 않고 

거기 들리는 단 한마디는 

속삭이는 음성-"레노어!" 

나도 속삭였지, 

메아리처럼 웅얼거리는 그 소리 "레노어!" 

단지 이것뿐 그밖엔 아무것도 없었네.

 

몸을 돌려 방안으로 돌아와, 

내 몸 안 모든 혼이 불타오르자, 

곧 나는 다시 들었지, 

전보다 더 크게 

문 두드리는 소리. 

"분명해" 

-나는 말했지- 

"분명히 저것은 

창살에 무엇이 있기 때문이야 

그럼 좀 볼까, 

거기에 무엇이 있는지, 

그래서 이 신비를 밝혀 봐야지 

마음을 잠시 진정시킨 후 

이 신비를 밝혀 보리라" 

"그것은 바람, 아무 것도 아니야"-

 

내가 덧창문을 

갑자기 열어젖혔을 때, 

펄럭이며 파닥이며 

그곳에서 걸어나온 건 

성스러운 태고로부터 온 

위엄 넘치는 갈가마귀. 

조금도 경의를 표하지 않고 

잠시도 멈추거나 주저치 않고 

그는 공작이나 귀부인의 몸가짐으로 

내 방 문설주에 걸터앉았다- 

문 위에 놓인 팔라스의 흉상 위에 

날아올라 걸터앉았지. 

다만 그것뿐이었어.

 

그러고 나서 흑단처럼 새까만 

이 새는 

그 얼굴 생김생김 

신중하고 엄격한 표정으로 

내 슬픈 환상을 속여 

미소로 변하게 하네. 

"볏을 잘라내고 밀어 버렸으나 

그대는 분명 겁쟁이는 아니로군" 

나는 말했지- 

"밤의 피안을 떠나 방랑하는 

소름 끼치게 냉혹한 

태고의 갈가마귀여- 

한밤중 지옥의 해변에서는 

그대의 고매한 성명이 무엇인지 

내게 말해 주구려"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나는 크게 경탄했지. 

이 희귀한 새가 그처럼 

쉽사리 대답하는 것에 

허나 그 대답은 별 의미도 없고 

믿을 만한 것도 아니었던 것-. 

이제껏 살았던 사람 중에선 

침실문 위에서 새가 앉아 

축복하는 걸 본 사람이 없다는 것에 

우리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침실의 문설주 위 

조각된 흉상 위에 

새든 짐승이든 간에 

"이젠 끝이야"따위의 이름을 가지고-.

 

그러나 그 갈가마귀는 

평화로운 흉상 위에 외롭게 앉아 

그 한마디밖엔 말하지 않았지. 

그 한마디 속에 그의 영혼을 

한꺼번에 쏟아냈다는 듯이. 

그 이상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깃털 하나 펄럭이지 않고 있었네. 

내가 혼잣말하는 순간까지도 

"다른 친구들이 모두 날아갔었지-. 

아침이 되면 

저 새도 나를 버리고 떠나가리, 

나의 희망들이 그렇게 날아갔듯이" 

그러자 그 새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그렇게 때맞게 나온 대답으로 

정적이 깨어진 데 깜짝 놀라 

나는 말했지. 

"분명해 

저것이 말하는 것은 

어떤 불행한 주인에게서 배운- 

유일하게 간직한 한마디. 

무자비한 재앙의 신에게 쫓겨 

더욱더 빨리 쫓겨 

그 노래는 마침내 

하나의 무거운 짐으로만 남았지. 

그의 희망이 여신의 슬픈 노래도 

음울하고 무거운 짐으로만 남았지 

"끝이야- 이젠 끝이야"라는-

 

그러나 아직도 갈가마귀는 

나의 슬픈 마음을 속여 

미소로 변하게 하네. 

나는 곧장 쿠션 있는 의자를 

새와 흉상이 있는 방문 앞으로 

굴려다 놓고 

푹신한 벨벳 천 위에서 

공상과 공상의 사슬을 이어본다. 

이 태고적 불길한 새의 뜻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이 냉혹하고 희귀하고 소름 끼치고 수척한, 

그리고 불길한 태고적 새가 

"이젠 끝이야"라고 울어대는 

의미는 무얼까 하고.

 

이런 추측에 난 몰두해 있었지만 

그 불꽃 같은 두 눈으로 

내 심장까지 타들어 오는 

새에게는 

한마디 비치지도 않고- 

계속 이처럼 마음속으로 

점을 치며 앉아 있었지. 

등잔불빛이 방긋 웃음짓는 

쿠션의 벨벳 장식 위로 

편안하게 머리를 기댄 채 

그러나 등잔불이 방긋 웃음 짓는 

보랏빛 벨벳 장식 그 위에 

그녀는 이제 다시는 

기대지 못하네. 아, 이젠 끝이야!

 

그때 공기가 더욱 짙어지면서 

-그렇게 여겨졌다- 

향기가 가득 흘러나왔지. 

술 장식 달린 방바닥에 

희미한 발자국들을 반짝이며 

천사들이 흔들고 다닌 

향로로부터-. 

"비참한 자여"나는 스스로에게 외쳤네. 

"너의 하느님께서 너에게 

빌려주셨어. 

이 천사들 편에 너에게 보내주셨지. 

진통제를- 

너의 레노어에 대한 추억으로부터 

진통제와 시름 잊게 하는 약을-. 

들이켜라, 오, 이 고마운 약을 

들이켜고 

잃어버린 레노어를 잊어 버려라!"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나는 말했지. 

"마물이여, 새든 악마든 그러나 예언자여! 

신의 뜻으로 보내졌든 

폭풍에 날려왔든 

황량한, 마술에 걸린 이곳 황무지 

공포의 신이 붙은 이 집에 

두려움 없이 날아든 새여! 

청하노니 내게 

진심으로 말해 주오 

있소이까?-길르앗에도 

슬픔을 고치는 향이 있는지? 

제발 내게 말해 주오" 

갈가마귀는 말했네. 

"이젠 끝이야"

 

"예언자여!"-나는 말했지. 

"마물이여, 새든 악마든 그러나 예언자여! 

우리를 굽어보는 저 천국과 

우리 둘 다 섬기는 신에 걸고 

슬픔의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이 가련한 영혼에게 말해 주오. 

저 멀리 에덴에서도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성스러운 소녀를 껴안을런지-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은 

세상에 둘도 없이 빛나는 소녀를"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 한마디를 우리의 

작별 인사로 삼자. 그대가 

새든 악마든!" 

나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지. 

"폭풍 속으로, 밤의 피안으로 

돌아가 버리라! 

그대의 혼이 말하는 그 거짓을 

상징하는 검은 깃털 하나도 

남기지 말고! 

나의 고독을 깨뜨리지도 말고- 

내 문설주 위의 반신상을 떠나라! 

나의 심장을 쪼던 부리도 

가지고서! 

그대의 모습을 나의 문으로부터 

거두어라!" 

갈가마귀는 말했지. 

"이젠 끝이야"

 

그러고도 갈가마귀는 날아가지 않고 

아직도 앉아 있었네. 

나의 침실문 바로 위 

팔라스의 창백한 흉상 위에 

아직도 앉아 있었네. 

그의 두 눈을 꿈꾸고 있는 

악마의 온갖 표정을 담고- 

새를 흝어내리고 있는 등잔불빛이 

마루 위에 그의 그림자를 

던져주는데 

마루 위에 누운 채 떠돌아다니는 

나의 영혼은 

그 그림자를 떠나서는 

두 번 다시 들리우지 못하리라- 

"이젠 끝이야"

 

 

-Edgar Allan Poe-

 

Once upon a midnight dreary, while I pondered weak and weary,

Over many a quaint and curious volume of forgotten lore,

While I nodded, nearly napping, suddenly there came a tapping,

As of some one gently rapping, rapping at my chamber door.

`'Tis some visitor,' I muttered, `tapping at my chamber door -

Only this, and nothing more.'

 

Ah, distinctly I remember it was in the bleak December,

And each separate dying ember wrought its ghost upon the floor.

Eagerly I wished the morrow; - vainly I had sought to borrow

From my books surcease of sorrow - sorrow for the lost Lenore -

For the rare and radiant maiden whom the angels named Lenore -

Nameless here for evermore.

 

And the silken sad uncertain rustling of each purple curtain

Thrilled me - filled me with fantastic terrors never felt before;

So that now, to still the beating of my heart, I stood repeating

`'Tis some visitor entreating entrance at my chamber door -

Some late visitor entreating entrance at my chamber door; -

This it is, and nothing more,'

 

Presently my heart grew stronger; hesitating then no longer,

`Sir,' said I, `or Madam, truly your forgiveness I implore;

But the fact is I was napping, and so gently you came rapping,

And so faintly you came tapping, tapping at my chamber door,

That I scarce was sure I heard you' - here I opened wide the door; -

Darkness there, and nothing more.

 

Deep into that darkness peering, long I stood there wondering, fearing,

Doubting, dreaming dreams no mortal ever dared to dream before

But the silence was unbroken, and the darkness gave no token,

And the only word there spoken was the whispered word, `Lenore!'

This I whispered, and an echo murmured back the word, `Lenore!'

Merely this and nothing more.

 

Back into the chamber turning, all my soul within me burning,

Soon again I heard a tapping somewhat louder than before.

`Surely,' said I, `surely that is something at my window lattice;

Let me see then, what thereat is, and this mystery explore -

Let my heart be still a moment and this mystery explore; -

'Tis the wind and nothing more!'

 

Open here I flung the shutter, when, with many a flirt and flutter,

In there stepped a stately raven of the saintly days of yore.

Not the least obeisance made he; not an instant stopped or stayed he;

But, with mien of lord or lady, perched above my chamber door -

Perched upon a bust of Pallas just above my chamber door -

Perched, and sat, and nothing more.

 

Then this ebony bird beguiling my sad fancy into smiling,

By the grave and stern decorum of the countenance it wore,

`Though thy crest be shorn and shaven, thou,' I said, `art sure no craven.

Ghastly grim and ancient raven wandering from the nightly shore -

Tell me what thy lordly name is on the Night's Plutonian sh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Much I marvelled this ungainly fowl to hear discourse so plainly,

Though its answer little meaning - little relevancy bore;

For we cannot help agreeing that no living human being

Ever yet was blessed with seeing bird above his chamber door -

Bird or beast above the sculptured bust above his chamber door,

With such name as `Nevermore.'

 

But the raven, sitting lonely on the placid bust, spoke only,

That one word, as if his soul in that one word he did outpour.

Nothing further then he uttered - not a feather then he fluttered -

Till I scarcely more than muttered `Other friends have flown before -

On the morrow will he leave me, as my hopes have flown before.'

Then the bird said, `Nevermore.'

 

Startled at the stillness broken by reply so aptly spoken,

`Doubtless,' said I, `what it utters is its only stock and store,

Caught from some unhappy master whom unmerciful disaster

Followed fast and followed faster till his songs one burden bore -

Till the dirges of his hope that melancholy burden bore

Of "Never-nevermore."'

 

But the raven still beguiling all my sad soul into smiling,

Straight I wheeled a cushioned seat in front of bird and bust and door;

Then, upon the velvet sinking, I betook myself to linking

Fancy unto fancy, thinking what this ominous bird of yore -

What this grim, ungainly, gaunt, and ominous bird of yore

Meant in croaking `Nevermore.'

 

This I sat engaged in guessing, but no syllable expressing

To the fowl whose fiery eyes now burned into my bosom's core;

This and more I sat divining, with my head at ease reclining

On the cushion's velvet violet lining that the lamp-light gloated o'er,

But whose velvet violet lining with the lamp-light gloating o'er,

She shall press, ah, nevermore!

 

Then, methought, the air grew denser, perfumed from an unseen censer

Swung by angels whose faint foot-falls tinkled on the tufted floor.

`Wretch,' I cried, `thy God hath lent thee - by these angels he has sent thee

Respite - respite and nepenthe from thy memories of Lenore!

Quaff, oh quaff this kind nepenthe, and forget this lost Len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Prophet!' said I, `thing of evil! - prophet still, if bird or devil! -

Whether tempter sent, or whether tempest tossed thee here ashore,

Desolate yet all undaunted, on this desert land enchanted -

On this home by horror haunted - tell me truly, I implore -

Is there - is there balm in Gilead? - tell me - tell me, I impl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Prophet!' said I, `thing of evil! - prophet still, if bird or devil!

By that Heaven that bends above us - by that God we both adore -

Tell this soul with sorrow laden if, within the distant Aidenn,

It shall clasp a sainted maiden whom the angels named Lenore -

Clasp a rare and radiant maiden, whom the angels named Len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Be that word our sign of parting, bird or fiend!' I shrieked upstarting -

`Get thee back into the tempest and the Night's Plutonian shore!

Leave no black plume as a token of that lie thy soul hath spoken!

Leave my loneliness unbroken! - quit the bust above my door!

Take thy beak from out my heart, and take thy form from off my door!'

Quoth the raven, `Nevermore.'

 

And the raven, never flitting, still is sitting, still is sitting

On the pallid bust of Pallas just above my chamber door;

And his eyes have all the seeming of a demon's that is dreaming,

And the lamp-light o'er him streaming throws his shadow on the floor;

And my soul from out that shadow that lies floating on the floor

Shall be lifted - nevermore!

 

-First published in 1845-

++++

 

***eunbee***  

2015.10.01 08:42

 

ㅎㅎㅎ~

이 소설 왜 이리도 촌스러워요?

다 읽고 나서는 "어머~ 촌스러워."하면서. 웃습니다.ㅎㅎ

그리고 너무나도 꾸며낸 글은 차라리 순진스러웁기도,

어색하고 빤한 전개는 차라리 작가의 천진스러움으로 신선합니다.ㅋ

 

글 쓰는 사람다운 비유, 참 재미있어요.

 

<'누굴까?'

그는 장정(裝幀) 고운 신간서(新刊書)에처럼 호기심이 일어났다.

가까이 축대 아래로 지나가는 것을 보니 새 양봉투 같은 깨끗한 이마에 눈결은 뉘어 쓴 영어 글씨같이 차근하다.

꼭 다문 입술, 그리고 뾰로통한 콧봉오리에는 여간치 않은 프라이드가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웬 여잔데?' >

 

장정본의 신간서, 새 양봉투, 영어 글씨...ㅎㅎㅎ

 

지금

창 밖 멀리서 까치 두어 마리, 까마귀 목소리로 우네요.

나는 까치보다 까마귀가 더 멋진데...ㅎ

 

간밤

비듣는 소리

가을을 감상했답니다.

감상할 가을에서 이제 젖어들 가을로.

시월, 어느 멋진 날에.

 

***동우***  

2015.10.02 04:52

 

하하, 그러셨어요?

한 세대전의 맨탈리티이니 촌스러울 밖에.

 

발췌하신.

<'누굴까?' 그는 장정(裝幀) 고운 신간서(新刊書)에처럼 호기심이 일어났다. 가까이 축대 아래로 지나가는 것을 보니 새 양봉투 같은 깨끗한 이마에 눈결은 뉘어 쓴 영어 글씨같이 차근하다. 꼭 다문 입술, 그리고 뾰로통한 콧봉오리에는 여간치 않은 프라이드가 느껴지는 얼굴이었다. '웬 여잔데?' >

 

역시 은비님.

다시 읽어보니 정말 재미있는 대목이로군요..

 

까치보다 까마귀... 전에 얘기한 적 있지요.

 

상허와 포의 까마귀는 음산한 이미지입니다그려.

고흐의 그림, 까마귀 나는 밀밭. 그 까마귀는 무슨 징조였을까... ㅎ

 

 

<달밤>

-이태준 作-

 

***동우***  

2016.04.17 07:03

 

상허 이태준 (尙虛 李泰俊, 1904~沒年 미상)의 '달밤'

 

성북동이 시골이라니, 허긴 거의 한세기 전이니.

못난이 황수건이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졌던가 봅니다만.

 

반편이가 아니더라도 '루저'가 지천인 작금인데... 세상사 못난이는 어느 시대 어느 곳에나 있기 마련이지요.

 

정배달원이 되는게 소원인 노랑수건

천진스러움에 있어서는 황만근(성석제)의 계보처럼 보이지만 자유로은 영혼을 가진 황만근에 비하여 황수건은 보다 비루하고 보다 쓸모없는 못난이입니다.

 

그리고

황수건을 향한 화자(話者)의 연민과 동정심은 일정간격 거리를 둔, 지식인의 관념화된 값싼 휴머니즘일 뿐입니다.

내가 그러하듯 말입니다.

 

마누라 마저 도망가 버린 황수건, 어느 달밤에 달을 처다보면서 노래를 부르고 지나갑니다.

하, 휘영청 닭밝은 밤..

달밤은 바보에게도 '유감(有感)' 인가 보지요.

 

사케와 나미다까, 다메이키까..

이 노래, 내 귀에도 익습니다.

술은 눈물이런가 탄식이런가..

내 어머니가 즐겨 부르던 노래였지요.

 

젖은 눈빛으로 저 노래를 불렀던 어머니는 그저 아련한 센티멘탈이었을 터이지만.

세상사 비빌 재주 없고 마누라마저 잃어버린채 달을 처다보면서 저 노래를 흥얼거리는 황수건의 마음 속은 얼마나 처연한 것이리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