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박완서]]
<아주 오래된 농담> <도둑맞은 가난> <운명적 이중성> <수필>
<<<아주 오래된 농담>>>
-박완서-
***동우***
2017.09.25 04:30
박완서의 장편소설 '아주 오래된 농담'
연재합니다.
업어 온 텍스트파일이 상당히 어지럽습니다.
오자(誤字) 탈자(脫字)도 많고 문맥(文脈)도 혼란스러워.
처음 읽는 소설, 교열 교정하면서 하루 분량만치씩 나도 읽으려 합니다.
워드에 복사한 분량을 대략 가늠하니 연재횟수가 열번을 훨씬 넘길듯.
박완서 소설의 서사의 힘은 익히 아실터.
재미롭게, 함께 읽어요.
***野草***
2017.09.25 05:23
여일하신 동우님의 모습.
늘 뵙기에 좋습니다.
박완서님의 이 소설, 읽고 싶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동우***
2017.09.26 04:09
읽어주셔 감사합니다~~~
***동우***
2017.09.27 04:52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요염한 여름 꽃 능소화.
소년의 어렴풋한 허무의 예감이여.
한낮의 정사.
<여름이면 이층 베란다를 받치고 있는 기둥을 타고 능소화가 극성맞게 기어올라가 난간을 온통 노을 빛깔의 꽃으로 뒤덮었다. 그 꽃은 지나치게 대담하고, 눈부시게 요염하여 쨍쨍한 여름날에 그 집 앞을 지날 때는 괜히 슬퍼지려고 했다. 처음 느껴본 어렴풋한 허무의 예감이었다.>
우리 삶이 통속하거늘.
그래, 그러니까 거기 한줌 일상의 팽팽함 있으리.
9월도 저물어, 이제 능소화도 지겠군요.
좋은 하루를.
***동우***
2017.09.29 00:18
<사람은 태어날 때 비슷하게 벌거벗고 순진무구하게 태어나지만, 죽을 때는 천태만상 제각기 다르게 죽는다. 착하게 살았다고 편하게 죽는 것도 아니고, 남한테 못할 노릇만 하며 살았다고 험하게 죽는 것도 아니다. 남한테 욕먹을 짓만 한 악명 높은 정치가가 편안하고 우아하게 죽기도 하고, 고매한 인격으로 추앙받던 종교인이 돼지처럼 꽥꽥거리며 죽기도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 비슷하게 벌거벗고 순진무구하게 태어나지만, 죽을 때는 천태만상 제각기 다르게 죽는다...
그것이 적멸에 대한 공포이든 삶에 대한 회한이든, 단말마(斷末魔)의 순간 죽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매우 개별적이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
그러나 늙음과 죽음의 액추어리티는 대체로 비슷한게 아닐런지.
태어날적 흙수저를 물었든 금수저를 물었던, 황금의 삶을 누렸건 똥통의 삶을 누렸던.
퀀블러 로스 박사의 임상(臨床)도 있거니와.
***동우***
2017.09.30 00:22
재벌집 송회장네.
애정을 빙자하여 한사코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본주의에 순치된 핏줄 사랑.
불치의 병자는 자신의 육신 속에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현장을 인지할 권리가 있습니다만.
경호는 필경 허깨비로서 자신의 죽음을 맞을수 밖에 없는겐가요.
기필코 광신이 치유해 줄 거라는 필사적인 희망은 고통스럽습니다.
영묘는 혼자서 이를 드러내고 거품처럼 헤프고 무의미한 웃음을 웃습니다.
사상 가장 길다는 한가위 연휴.
바투 다가앉은 핏줄들. 기쁘고 즐겁게. 안전운전...
***동우***
2017.10.06 00:06
박완서의 '아주 오래된 농담'
돈의 물신화, 맘모니즘.
마음과 관계와 관습... 본연의 모습을 왜곡시켜 의식을 지배하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
탄생과 죽음까지도.
송경호의 죽음과 그에 대비되는 치킨박의 죽음.<역시 소외된 죽음이지만 적어도 그는 자신의 의지로 선택한 것입니다. 박경리가 그러더군요, 생명을 의지(意志)로 사는가, 욕망(慾望)으로 사는가. 그것이 의지라면 그 생명은 아름답다, 그것이 욕망이라면 그 생명은 추한 것이다라고.>
그리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눈물겨운 노력으로 아들을 잉태한 수경.
관습과 자본주의 이데올로기에 순치된 의식들
죽음도 탄생도 본연의 존엄성을 잃었습니다.
<"넌 참 좋겠다. 넌 아마 하고 싶은 말을 참은 적도, 생각에 없는 말을 꾸며댄 적도 없을 거야. 너한테 하나 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의사가 환자한테 바른말을 못하는 고민에 대해서 넌 어떻게 생각하니? 이를테면 조기 발견 못한 암으로 시한부인 환자에게 외국 같으면 당연히 당사자에게 알릴 것을 우리는 보호자에게 먼저 통고를 하고 보호자는 거의가 다 환자에게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고... 다들 왜 그렇게 속이려 드는지 모르겠어. 그것도 사랑의 이름으로. 생각해 봐. 사람이란 거의 다 속아 사는 거 아니니? 사랑에 속고, 시대에 속고, 이상에 속고.. 일생 속아 산 것도 분한데 죽을 때까지 기만을 당해야 옳겠냐? 이런 거짓말을 강요당할 때처럼 의사라는 직업에 환멸을 느낀 적도 없다니까."
"얘는, 그게 어떻게 거짓말이냐, 농담이지."
"농담?"
"그래 농담이지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다 거짓말인줄 알면서도 들어서 즐거운 거, 그거 농담 아니니? 의사라고 농담하지 말란 법 있냐? 특히 너처럼 꽉 막힌 애는 농담 좀 할 줄 알아야 돼."
"목숨이 달린 문제야. 자기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임으로써 남은 생을 보람있게 뜻있게 살 수도 있구, 그렇게 해서 생긴 의욕 때문에 생이 훨씬 더 연장될 수도 있구. 이건 무엇보다도 삶의 질의 문제야.">
피차간 뻔히 아는 사실이라도 에둘러 시침 뚝 떼고 나누는 거짓들.
농담 따먹기, 눈가리고 아웅하기.
자본주의적 살이의 테크닉인가...
<개인정보가 예금액서부터 지문까지 어딘가에 차곡차곡 입력되어 있을 이 공포스럽도록 발랑 까진 대명천지에 내 몸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변고를 나만 모른다는 건 말도 안된다. 내 몸은 무언가? 이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가장 확실한 나의 것이기도 하고 내가 일생 받들어 모신 나의 주인이기도 하다. 내 몸을 가지고 비록 자식이라도 나를 속여 먹으려 든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을 것 같다.>
짐짓 그런 절망, 오래 된 농담에 맞서는듯한 영빈도 별수없는 인간입니다.
고작 현금이에게로 도피할 뿐이지요.
만개한 능소화.
"능소화가 만발했을 때 베란다에 서면 마치 내가 마녀가 된 것 같았어. 발밑에서 장작더미가 활활 타오르면서 불꽃이 온몸을 할는 것 같아서 황홀해지곤 했지."
오로지 현금만이 이런 이데올로기로부터 벗어난, 순치되지 않은 인물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그녀의 자궁은 불임이지요.
어쩌리까.
돈의 문제는 작금 우리 실존을 규정짓는 가장 강력한 현실인걸요.
함께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야초***
2017.10.06 09:06
수고하셨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도둑맞은 가난>
-박완서 作-
***동우***
2017.12.05 04:43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
어제 ‘오 헨리’의 '차가 기다리는 동안'의 파큰스태커라는 녀석은 좀 유쾌하였는데, 박완서의 상훈이란 저 자식은 증오스럽습니다.
가난을 제 새끼 교육의 질료로 삼는 저 자식의 애비와 더불어,
저들로 인하여 여자의 가난은 이제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하였습니다.
경제적 이유를 짐짓 내세워 속마음을 억지로 눌러 참았던 여심을 향하여 "연탄을 아끼기 위해 남자를 끌어들이는 생활을 너도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돼."라니.
저런 개새끼.
"나는 우리 집안의 몰락의 과정을 통해 부자들이 얼마나 탐욕스러운가를 알고 있는 터였다. 그러나 부자들이 가난을 탐내리라고는 꿈에도 못 생각해 본 일이었다. 그들의 빛나는 학력, 경력만 갖고는 성이 안 차 가난까지를 훔쳐다가 그들의 다채로운 삶을 한층 다채롭게 할 에피소드로 삼고 싶어한다는 건 미처 몰랐다. 나는 우리가 부자한테 모든 것을 빼앗겼을 때도 느껴보지 못한 깜깜한 절망을 가난을 도둑맞고 나서 비로소 느꼈다."
옛날 구로공단에 위장 취업한 여대생의 순정한 마음, 행여 지적(知的)이거나 이데올로기적 허영은 한톨도 없었으리이다.
여공들의 가난에 스민 자존을 훔처 그네들의 상처에 피를 흘리게 하는.
<운명적 이중성>
-박완서 作-
***동우***
2018.05.28 06:08
1931년생 박완서, 윗 글은 그녀가 예순 일곱살 때인 1998년 발표한 책 '어른노릇 사람노릇'에 실려있는 수필입니다.
1947년 생인 나, 일흔 하나인 작금 우리 세대에 관한 소회는 어떠할까.
박완서는 자신을 6.25 세대라고 규정지을수도 있겠지만 나는 어떤 세대라고 말할수 있을까.
4.19 때는 중학 2학년 즈음의 어린애였으니 4.19 세대라 할수도 없을 터이고, 독재개발의 유신 때가 청춘이었으니 유신세대라 불러야 옳을까.
그러나 나는 한번도 독재타도를 외치면서 거리로 떨처나온적 없다.
광주의 오월도 산업현장의 쫄때기로서, 소왼된 노동의 현장에서 궁싯거리면서 있었을 뿐이다.
이도저도 아닌 중간떼기.
그것이 내 삶의 전략적 방법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비웃지말라.
우리 세대야말로 운명적 이중성이었음을.
일흔 성상(星霜)의 처처(處處), 그 삶의 자리.
우리 세대, 직수굿이 살아냈지 않은가.
<수필 4편>
-박완서 作-
***동우***
2018.06.12 23:40
오늘 싱가포르 센토사 섬의 북미정상회담.
큰 틀의 합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대북 안전보장 제공.
트럼프의 뻥뻥 큰소리에 비하면 아쉬운 바 없지 않으나 첫술에 배 부르랴.
불과 몇 개월 전을 생각하면 오늘을 감동해야 한다.
이제부터 더욱 잘 다루어나가야...악마는 디테일에 있는 법이니까.
내일은 지방선거.
그리고 모레가 월드컵 개막인가.
1998년도에 발표한 박완서의 수필 4편 올립니다.
꼭 20년 전, 요즘 애들에게는 고리타분한 푸념으로 들릴까요.
옛이 없으면 지금이 있을리 없으니.
溫故而知新 일지라...
<수필 2편>
-박완서 作-
***동우***
2019.02.11 05:47
난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코.
삶의 기품.
넉넉해지기.
타인을 대하는 여유.
그런건 어디서 오는가?
천품(天稟)일까, 환경일까, 부(富)일까,
사회적 존재가 의식을 지배한다는 마르크스의 명제.
계급구조와 행위자의 취향 사이의 밀접한 관계, 부르디외의 아비투스(habitus).
예전 어느 프로에선가, 탈북 피아니스트 김철웅의 이야기.
겨울철 먹이를 구하지 못하는 짐승들에게 먹거리를 공중에서 뿌려주는, 설악산 상공을 나는 헬리콥터를 본 감동에 대하여.
북한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그러나.
무한경쟁 신자유주의.
있는 자들의 척박함.
배운 자들의 천박함.
블랙 코메디, 막장 드라마 '스카이 캐슬'
소위 상류층, 은유없는 욕망은 너무나 벌거벗었다.
북녘 땅의 가난한 인민에 비하여 엄청 배부르고 등따신 남녘 땅 국민.
배부른 만큼 그들의 삶, 기품있는가, 또레랑스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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