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오영수. 하근찬]] (1,4,3,3,1)

카지모도 2020. 5. 5.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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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오영수]]

<실향> <갯마을>

 

 

<실향>

-오영수 作-

 

***동우***

2018.07.16 05:48

 

'오영수(吳永壽, 1909~1979)'의 '실향'

그의 대표작 '갯마을'은 영화 (김수용감독, 고은아 신영균등 출연)로도 잘 알려져 있지요.

 

언양출신 작가 오영수, 

소설속 동부경남의 지명과 더불어 향토적 색감이 정답습니다.

 

실향(失鄕)

갈수없어 눈물짓는 북녘땅의 실향(失鄕)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갈수없어 서러운 고향이 아니라, 상전벽해(桑田碧海)로 잃어버린 고향도 있습니다.

얼마전 TV프로에서, 청담동인가에 세워진 비석을 보았습니다.

청담동 원주민이 세운건데 비석에는 '제자리 실향민'이라고 써 있더군요.

 

제자리 실향민이라... 

시간의 침식(浸蝕) 풍화(風化)로 인한 고향산천의 변모(桑田碧海).

잃어버린건 장소가 아니라 시간이었을테고 변모의 시간을 가속시킨건 인간의 인문(人文)이었을테지요.

세월과 더블어 오욕칠정(五慾七情)의 변화무쌍함도 있었을테구요.

산천(山川)은 의구(依舊)하되, 가뭇 사라져버린 옛 고향 정겹던 사람들과 인정과 세태...

내게 애시당초 고향산천은 없으나 나 또한 옛 것들 잃어버린 실향민이올시다.

나 뿐이리이까.

 

좀 전 검색하다가 오영수의 '갯마을' 텍스트 파일을 주어 왔습니다.

근간 올립지요.

  

++++ 

<안녕, 나의 친구, 다시 만날 때까지>

-세르게이 예세닌-

 

안녕, 나의 친구,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다정한 친구, 그대는 내 가슴 속에 살고 있네.

우리의 예정된 이별은

이 다음의 만남을 약속해 주는 거지.

 

안녕, 나의 친구, 악수도 하지 말고, 작별의 말도 하지 말자.

슬퍼할 것도, 눈썹을 찌푸릴 것도 없어―

삶에서 죽음은 새로운 일이 아니니까,

그러나 삶 또한 새로울 것은 하나도 없지.

++++ 

 

 

<갯마을>

-오영수 作-

 

***동우***

2018.07.23 04:32

 

짙은 갯내음이 나는 소설.

'오영수(吳永壽, 1909~1979)'의 대표작 '갯마을'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7.24 14:57

 

한반도 남동해 바닷가.

오영수의 소설 '갯마을'의 무대인 일광 월래 송정 일원, 

부산진 역에서에서 두어시간 동해남부선 완행열차를 타고가면, 젊은날 가난한 나의 여름이 선사하였던 바다.

민박집, 꼭지 틀어 시도때도 없이 따라 마셨던 물통 가득 채운 막소주, 

포터블 전축과 트위스트...

그 시절의 송정 일광은 상전벽해(桑田碧海), 지금과는 전혀 다른 갯촌이었지요.

 

'김수용'감독의 영화 '갯마을.

물에 젖은 저고리 위로 도드라지게 드러난 해순이(고은아)의 젖꼭지...

그 영화에 부산의 굿쟁이(연극쟁이)들도 여럿 단역으로들 출연하였었지요.

 

젊디젊은 청상(靑孀) 해순이.

뜨거운 몸보다 더욱 견딜수 없는 건, 미치도록 그리운 바다...

 

때로 노호(怒號)하여 비극을 덮씌우지만, 언제나 원시적 생명력이 넘실거리는 바다.

자연에 지순(至純)하여 지극히 영육이 건강한 여인들.

아름답도다.

 

갯마을의 해순이. 

지중해의 푸른 바다, 나폴리의 '라라비아타'(파울 하이제의 소설), 

산촌의 순이 (정비석의 소설 '성황당')...

 

잠시 딴 얘기.

어제 고층아파트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 진보 정치인.

사람마다 스스로 감당할수 있는 뻔뻔스러움의 무게가 있는가 봅니다.

그는 고작 4천만원의 뻔뻔함을 견뎌내지 못하였습니다.

남들은 몇백억 몇천억의 뻔뻔함으로 탱자탱자 잘도 살더만.

마음이 아픕니다.

명복을 빕니다, 노회찬 님.

 

두루두루, 무척 덥습니다.

냉장고에서 히야시된 캔맥주 꺼내, 고개들어 한모금 꿀꺽 삼킵니다.

목구멍을 타고 흐르는 짜르르르한 이 맛.

늙은 여름 한낮의 일락이올시다.  

고작. ㅎ

 

 

 

 

-독서 리뷰-

 

[[하근찬]]

<수난이대> <내 마음의 풍금> <흰 종이수염>

 

 

<수난이대(受難二代)>

-하근찬 作-

 

***동우***  

2013.03.17 04:51

 

일제시대 징용으로 끌려가 한 팔을 잃은 아버지 만도.

6.25 동란(動亂)으로 다리를 잃은 아들 진수.

 

++++

<“에라이 이놈아! 이기 무슨 꼴이고, 이기.”

“이래 가지고 우째 살까 싶습니더.”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런 소리 하지 말아.”

....

“야야. 안 그렇다. 걸어댕기기만 하면 뭐 하노, 손을 지대로 놀려야 일이 뜻대로 되지.”

“그러까예?”

“그렇다니, 그러니까 집에 앉아서 할 일은 니가 하고, 나댕기메 할 일은 내가 하고, 그라면 안 대겠나, 그제?”

...

“진수야, 그만두고, 자아 업자.”

“업고 건느면 일이 다 되는 거 아니가.”

“….”

“자아, 어서!”

“팔로 내 목을 감아야 될 끼다.”>

++++

 

수난이대, 수난삼대....

그에 대하여 내 입은 유구뮤언이로세.

그러나 산 것들은 관계에 기대어 저리들 살아가는데..

작금의 갈수록 관계들 옅은 색깜...

그에 대하여 나는 좀 슬프다.

 

***teapot***  

2013.03.19 08:36

 

슬프고, 가슴 따듯하고 그러네요~

잘 읽고 갑니다.

 

***동우***  

2013.03.20 05:31

 

언제나 들러 읽어주시는 티팟님.

기분좋고 따뜻하고 그러네요. ㅎ

 

***teapot***  

2013.03.20 13:19

호호

 

 

<내 마음의 풍금>

-하근찬 作-

 

***동우***

2016.12.06 05:18

 

'하근찬(河瑾燦,1931~2007)'의 '내 마음의 풍금'

<原題는 '여제자'입니다만 '내 마음의 풍금'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졌기에 제목을 그렇게..>

 

사춘기.

무성한 초록 그늘의 어둠은 더욱 깊습니다.

그곳에서 울리던 신비한 풍금소리 들리시나요?

 

작금 오탁(汚濁) 벗어나 잠시 풋풋함을.

선생님 이병헌을 사모하는 전도연의 해맑은 연기 상상하시면서.

 

4번쯤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히늘의 소리***

2016.12.07 07:27

 

21살 밖에 안되지만 교육자로서의 근본생각과 자세. 

요즘 세대에도 이런 참 교육자가 많이 필요하겠죠. 

30명도 안되는 학생들을 앞에 두고 잠을 자던, 핸드폰으로 장난을 치던, 눈을 찌근 감고 자기 할 일만 하고 수업을 끝낸다는 많은 선생님들,

현금의 교육현장, 어디서 부터 잘못되었는지..

 

로마서 13장 1절- 2절에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권세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께서 정하신바라 그러므로 권세를 거스리는 자는 하나님의 명을 거스름이니 거스리는 자들은 심판을 자취하리라"

 

국민의 50%이상의 선택으로 뽑힌 대통령을 자기 생각과 틀리면 공개적으로 조롱하고 마음대로 폄훼하는 이 세대에 어찌 자녀들이 부모님을 공경하고, 젊은이들이 어른들의 바른 가르침을 받아들이겠으며, 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스스로 독립하여 살아갈 수가 있을까요.

 

우리 목회자들이나 선생님들, 욕심에 눈이 멀어 양심도 법도 버린 정치가들, 그리고 모든 어른들의 잘못이겠죠.!

 

***┗동우***

2016.12.08 00:30

 

하늘의소리님.

바울의 로마서 13장, 신학적 세속적 해석의 여지 많을듯.

민주주의적 선택의 오류, 이 혼란 속에서 그나마 배우는 기회로 삼아야지요. ㅎ

 

***동우***

2016.12.08 00:25

 

그제밤 내게 슈베르트가 찾아왔다.

빙벽이 추워 까맣게 잃어버리고 있던 그가.

부산시립합창단 기획연주회.

아홉명의 베이스가 나누어 부른 '겨울나그네' 24곡 전곡.

'회상'을 들을적 나도 모르게 뺨위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예술의 전당이 아니었더라도,.피셔 디스카우와 제럴드 무어의 연주가 아니었더라도.

그냥 슈베르트 만으로 사무치게 좋았다.

그 옛날, 막걸리마시다 오줌 누던 뒷골목 전봇대.어느 집 창밖으로 새어나오던 라디오소리.

아르페지오네 소나타... 

삼류 따라지 청춘은 슈베르트 한소절로 홀연 상승하였었지.

대기 속에 몸을 씻어라. 저 밝은 불을 마셔라. 저토록 완강한 말없음의 말을 들어보라.

슈베르트, 푸른 내 슬픔을 노래하라.

겨울나그네의 어두운 절망과 가라앉은 고적함.

그 행복함으로 그제 밤 가득 술에 취하였다.

 

***동우***

2016.12.09 00:13

 

첫편을 올리면서 내가 원제를 '여제자'라고 하였었지요.

그런데 작가(河瑾燦,1931~2007)가 나중에 '내 마음의 풍금'이라는 제목을 바꿔 달아 중편으로 개작하였다고 하는군요.

 

스무살 총각선생님을 짝사랑하는 열여섯짜리 늦깎이 여생도.

선생이라는 인식과 혼화된 덜여문 청춘의 설레이는 심리묘사가 참으로 정치합니다.

짝사랑받고 있는 입장에서 묘사한 홍연이의 감정묘사도 섬세하고.

 

문득, 回憶 속의 그리움들.

죄 아름답고도 아픈 회한일테지요.

 

마들렌과 홍차.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다음은 작가의 말입니다.

<젊은 문학도이던 시절, 나는 어느 산골 초등학교에서 햇병아리 교사로 몇 년을 일한 적이 있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시 내가 겪은 일 한 가지를 거의 그대로 소설 형식에 담아본 것이다. 소설 속에 나오는 선생은 바로 나이며, 홍연이라는 이름의 여학생 역시 실제 인물이다. 그 여학생이 나에게 혈서를 보낸 것 또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하근찬->

 

***하늘의 소리***

2016.12.09 09:50

 

"삼십년이 지나도 선생님을 알아보겠어" 

22살+30년=52살. 거기서20년을 더 살아도 여전히 마음은 청춘, 

50여년만에 만나도 여전히 알아보는 친구들, 군대동기들 그리고 스쳐가는 아픈 추억들, 흐믓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기억들이 좋다.

비록 많이 아파도 겉보기에는 건강하고 마음대로 다닐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살짝 섭섭해 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음을 감사^&^

 

***┗동우***

2016.12.10 00:19

 

정목사.

늙어 갈수록 힘든 것 같구나.아요, 감사하는 삶이.

나약한 속물, 

수양의 힘도 신앙의 힘도 부족하여.ㅎ  

 

 

<흰 종이 수염>

-하근찬 作-

 

***동우***

2017.01.05 04:47

 

흰 종이 수염.

하근찬(河瑾燦,1931~2007)'은 우리민족 수난사(受難史)을 주제로 여러 소설을 썼습니다.

 

아버지없는 설움과 아버지를 향한 동경.

그토록 기다리던 아버지는 외팔이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종이수염을 달고 광고판을 멘 샌드위치맨으로 아이들에게 놀림을 당하는 아버지.

부끄러움과 슬픔.

그리고 분노.

작렬하는 동길이의 조그만 주먹에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담겨있을테지요.

 

팔을 잃은 아버지와 다리 잃은 아들의 이야기, 하근찬의 '수난이대'가 생각납니다.

<“이래 가지고 우째 살까 싶습니더.”

“우째 살긴 뭘 우째 살아? 목숨만 붙어 있으면 다 사는 기다. 그런 소리 하지 말아.”>

 

목숨들은 관계에 기대어 그렇게들 살아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