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존 스타인벡]] <국화>.
[[H.G 웰스]] <퇴짜 맞은 제인>
[[R.L 스티븐스]] <어떤 문에 대한 이야기>
<국화>
-존 스타인벡 作-
***동우***
2016.07.21 04:32
'존 스타인벡' (John Steinbeck, 1902~1968)의 '국화' (The Chrysanthemums)
이 작품은 캘리포니아 티팟님의 신청곡(?)입니다.ㅎ
남성과의 대척점에 있는 여성의 실존적 위치.
그 울타리 속에서 꿈틀거리는 여성의 내면적 갈망을 참으로 섬세하게 묘파한 소설입니다..
겉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영위하는 서른 다섯의 가정주부 엘리사.
보아하니 남편에게 있어서 그녀는 입센의 '노라'(인형의 집)인것 같습니다.
국화는 그녀의 자아실현의 잠재적 욕망이 발현되는 메타포일까요.
땜장이와 국화가 화제에 오르자 그녀의 눈은 빛납니다.
<그녀의 눈이 빛났다.
그녀는 찌그러진 모자를 벗고는 아름다운 검은 머리카락을 흔들었다.
“제가 그것들을 꽃 화분이 심어드릴게요. 그러면 당신이 그것들을 곧바로 가져 갈 수 있어요. 안뜰로 들어오세요.”>
She tore off the battered hat and shook out her dark pretty hair.
"I'll put them in a flower pot, and you can take them right with you. Come into the yard.">
땜쟁이 남자의 자유로움은 엘리사에게는 피안(彼岸)의 밝은 불꽃일테지요.
<안녕히, 안녕히 가세요.” 그렇게 그녀가 속삭였다. “그곳이 밝은 쪽이에요. 붉게 타오르는 곳이죠.” 자신의 속삭이는 소리에 그녀가 놀랐다.>
그러나 땜쟁이는 그녀가 준 국화화분을 길가에다 버리고 말았습니다.
무지막지한 녀석같으니라구.
저 아름답지만 강할뿐 아니라 유능한 한 여성의 면모를 무참하게 내팽개친 것입니다.
<그녀는 맥이 빠져서 의자 시트 속에 몸을 편히 기댔다.
“오, 아니에요. 아니에요. 가고 싶지 않아요. 정말 가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포도주를 마실 수 있는 걸로 충분해요. 그걸로 충분할거에요.”
그녀가 가날프게, 늙은 여자처럼- 울고 있는 것을 그가 볼 수 없도록, 그녀는 코트 깃을 올렸다.>
"Oh, no. No. I don't want to go. I'm sure I don't."
Her face was turned away from him.
"It will be enough if we can have wine. It will be plenty."
She turned up her coat collar so he could not see that she was crying weakly--like an old woman.>
그대 엘리사여.
권투 구경도 가고..
이제 당당하게 울어요, 엘리사.
***teapot***
2016.07.21 13:51
잘 읽었습니다, 동우님~
부탁드리자말자 떡~ 올려주시는 동우님.
어디에서 작품들을 구하시는지, 동우님은 정말 능력자십니다. ㅎㅎ
영어로 읽는것과 한국말로 읽는것 느낌의 차이~
영어를 좀 더 잘했으면 하는게 항상 제 바램인데
혼자 읽고 학교에서 교수님 해석을 들으며
다시 읽으며 엘리사의 감정을 완전 이해했답니다.
이제는 동우님에게서 문학강의를 듣고 싶네요
읽기는 읽었으되 완전 이해 못하고
지나친 글들이 얼마나 많을꼬~? 싶네요. ㅎ
동우님 미국 오실 기회는 없으실까?
우리집 게스트룸 평판이 좋답니다~ ㅎ
감사합니다!
***┗동우***
2016.07.22 04:29
영미문학을 영어원문으로 읽는 느낌.
한글로 읽는 것과의 느낌의 차이는 실로 클겁니다. (영문학 뿐이리까)
맨부커 상, 번역자에게 원작자와 똑같은 가치를 부여하는 그 당위를 나는 충분히 긍정합니다.
오래 전 읽었던 이 소설.
티팟님 덕에 다시 읽으니 예전 느낌과는 사뭇 다릅니다.
엘리사의 저 미묘한 심리를 어느만큼 느낄수 있었어요.
존 스타인벡, 과연 빼어난 작가입니다.
미국, 그저 꿈만 꾸고 있습니다. ㅎ
<퇴짜 맞은 제인>
-H. G 웰즈 作-
***동우***
2016.05.31 03:14
SF (Science fiction)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두 작가.
프랑스에 '쥘 베른' (1828~1901)이 있다면 영국에는 'H.G 웰즈' (Herbert George Wells, 1866~1946)가 있지요.
H.G 웰즈의 '타임머쉰' '투명 인간' '우주 전쟁'등의 소설, 아니면 영화로라도 한번쯤 접했으리라 생각됩니다.
H.G 웰즈는 넉넉하지 못한 환경에서 독서로 교양을 쌓아 독학으로 대학을 졸업했다지요.
그의 후기작품은 SF에서 벗어나 정치적이고 문명비평적인 글을 썼다고 합니다.
페이비언 회원이기도 했다니까 매우 앞 선 생각을 가진 사람임에는 틀림없지 싶습니다.
'퇴짜 맞은 제인' (The Jilting of Jane)
남자에게 퇴짜 맞은 처녀 이야기는 매우 흔해빠진 소재.
그렇지만 H.G 웰즈가 유머 가득 담아 자못 풍자적인 문체로 들려주는 이야기는 꽤 재미있습니다.
<사실, 며칠 전 뭔가가 정육점 청년과 함께 지나갔다. 하지만 그 부분은 이 이야기와 거의 무관하다. 제인은 아직 젊고, 또한 시간과 변화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린 모두 각자의 슬픔을 품고 있지만, 나는 절대로 낫지 않는 슬픔 따위가 있다고는 믿지 않는다.>
그렇지요.
젊은 날의 실연 따위.
금세 새로운 사랑 나타날건데, 무에 애달캐달할 것 있나요.ㅎ
아래 대목에서 내 입에서는 풋하고 웃음이 새어나왔어요.
어느 나라나 있을 법한 가정 내훈(內訓)같은걸 빗대어 제인의 반지자랑을 눙치는 듯한... ㅎ
<나이 든 메이틀랜드 양은 제인의 태도에 기분이 상해, 내 아내에게 하인들은 반지를 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내는 『물어보세요 Enquire Within』 (1856년부터 1976년까지 출판된, 가정생활 전반에 대한 인기 안내서인 『뭐든지 물어보세요 Enquire Within Upon Everything』의 제목을 조금만 바꾼 것이다.)와 『모성 부인의 가정 관리서』 (원래는 빅토리아 시대 영국 가정의 모든 면에 대한 안내서인 『비턴 부인의 가정 관리서』에서 첫 단어만 바꾼 것이다.)를 찾아보았지만, 그런 금지 항목은 찾지 못했다. 그래서 제인은 자신의 사랑에 더해진 그 행복을 계속 누렸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 하층계급에 대한, 어딘가 다소 업신여기는듯한 뉘앙스를 느꼈는데.(H.G 웰즈 자신도 상류계급 출신은 아니었으면서.)
내가 예민한 탓인가. ㅎ
한마디 더 부언하자면 그는 대단한 바람둥이이기도 하였다네요. ㅎ
***삭제된 댓글입니다***
2016.05.31 20:34
***동우***
2016.06.01 04:28
야몽님.
'이종언'이라는 이름은 내 조카의 이름이라서 조카녀석인가 하였는데, 전화번호를 보니까 아니로군요.
야몽님께서 찾으시는 그 '동우님'은 내가 아닌것 같습니다만, 이따가 정오 되기 전 위의 번호로 전화드리겠습니다.
반가운 분과의 해후라면 나 역시 기쁘겠습니다. ㅎ
***하늘의 소리***
2016.05.31 22:19
잘 읽었습니다.
꾸벅.
***동우***
2016.06.01 04:28
나도 꾸벅.
<어떤 문에 대한 이야기>
-R. L 스티븐슨 作-
***동우***
2016.06.02 04:34
이 소설 읽자마자 연상되는 어떤 이야기가 있으실겁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
'R. L 스티븐슨 (Robert Louis Stevenson, 1850~1894)'이 바로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쓴 사람이지요.
그리고 어린시절 우리 가슴을 울렁거리게 하였던 '보물섬'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는 스릴러 드라마의 단골소재인 '다중인격'의 원류였을겁니다. <약물로 인한 다중인격이라는 점에서 좀 다를듯 싶습니다만.. 조승우가 주연한 뮤지컬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모니터 화면으로 보았는데 멋진 무대였습니다>
정신분열증의 일종인 '다중인격'. 찾아보니까 전문용어로 '해리성 인격장애'(解離性 正體感 障碍, Multiple Personality Disorder)라고 한답니다.
한 사람 안에 둘 이상의 각기 다른 인격이 존재하여 행동을 지배하여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사람이 의식 위로 올라와 말과 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요즘 '묻지마 살인'이 세간에 떠들썩합니다.
'조현병'이라는 병명이 등장합디다만 조현병이 바로 '분열형 인격장애'의 초기증상이라는군요.
망상, 편집증..
어떤 문에 대한 이야기.
가끔 느껴지는바, 내 퍼스낼리티에도 컴컴한 집이 한채 있습니다.
그 집의 문 앞에서 서성이는 나를 어쩌다 발견하고는 화들짝 놀라지요.
나만 그런가요?
따지고 보면, 우리 내부에는 일종의 정신병적 요소가 상존(尙存)하고 있는게 아닐까요?
어떤 정신적 극한 상황 속에 처한다면 나 만은 결코 미치지 않으리라고 자신할수 있겠어요?
미친다는건 하나의 방어기제일수도 있답니다. ㅎ
기질적 차이는 있겠습니다만..
***野草***
2016.06.02 09:16
책으로 구해 읽기 힘든 작품들.
매일 올려주시는 동우님의 노고에 언제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며칠전 벽계와 슬한잔하며 동우님 얘기 나누었습니다.
항상 건필하시고, 더위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동우***
2016.06.03 06:40
고맙습니다.
벽계님 블로그에서 엿보았지요.
S대 출신들에게서 황감한 상찬을~~ ㅎ
야초님께서도 늘 건안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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