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구효서]]
<테러...> <죽은시인의...> <카사블랑카여...> <스프링클러의...>
<테러, 테러리스트, 테러리즘>
-구효서 作-
***동우***
2014.12.15 05:07
테러 테러리스트 테러리즘.
구효서의 이른바 ‘문서소설’입니다.
'문서소설'이란 이를테면 '권력'의 모습을 문서화(文書化)하여 보여주는 패턴.
구효서가 쓴 일련의 유니크한 소설들을 말합니다.
요즘 항공사의 재벌 딸 조아무개의 행각에 혀를 차고있는 판에 어제 비정규직을 다룬 영화 '카트'를 보았습니다.
생각건대 사회적 부당(不當)함의 모습은 죄 '갑(甲)질'로부터 비롯됩니다.
갑질은 이념적 성향 따위와 상관이 없습니다.
가진 자 뿐 아니라, 직급이나 직위, 세대나 연령, 가족간 위계, 학벌과 지연등의 연줄...
좌우당간 일방적 지배심리가 성립되는. 이를테면 칼자루를 쥔 놈이 甲입니다.
갑을부동(甲乙不動)은 절대적인게 아니라, 을(乙) 앞에 머리 조아리는 갑(甲)의 모습도 종종 보게 되는 수도 없지 않습니다.
세간의 눈초리에 주눅들어 갑질이 잠시 삽질이 되는, 잠시의 ‘상황적’ 권력이동일 터이지만 말입니다.
소설적 과장 너머의 저 계약서 조항들을 곱씹어 봅니다.
예전에 내게도 ‘그야말로’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있었던가, 외주업체나 납품업체나 직원들에게 행하였던 '갑'질 <내 上位의 甲에게는 납작 엎드린 乙의 꼬라지로서>이 지금에사 좀 부끄러울까 들여다 봅니다만.. 글쎄요.
이 나라 살이의 편만함이 죄 그런 모습인데 나같은 속물이야 별수있었으랴하는 변명이 없지 않네요. ㅎ
***무위당***
2014.12.15 11:31
동우님-
님의 글에 문장과 문장 사이로
가 보여 글을 읽기가 불편하네요.
이런 현상은 저도 경험한 바 있어, 꽤나 없애려고 애쓴 바 있어요.
[한글과 컴퓨터]에서 작업한 문서를 MS [메모장]으로 옮겼다가 블로그로 올리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더군요.
***동우***
2014.12.16 05:35
전에 저 벌레들 나타나더니, 요즘은 괜찮다 싶었는데 내 눈(내 컴)에만 안보이는가 보군요.
오늘부터는 가르쳐 주신 솔루션으로 해결해 올리겠습니다.
그나저나 무위당님.
겨울 깊어가는데 이곳 남녘에는 눈발 한조각 비추지도 않습니다만, 청련도관 풍광에는 백설이 만건곤 하겠지요.
계룡산 적벽님께 차마 사뢰지 못한 연유는 알겠사옵는데, 겨울나기 차비 대충 갖추셨을거들랑 이제 한겨울 정적 속에 거문고 음률 사뢰면서 여유 넘치는 호사 누리심이 여하?
유튜브로 재생된 방송으로 무위당님의 내공 익히 아는바. ㅎ
***무위당***
2014.12.16 13:18
겨울은 겨울대로 엄청 소란스러워요.
눈 내리는 소리, 쌓인 눈 녹고 풀리는 소리, 땅이 얼거나 마르는 소리 등...
한겨울의 정적이라기보단 뻣뻣해지는 제 몸의 정적이 아닐까 싶은데요.
하하하
동우님 가르치심대로 민첩하게 움직여 볼까나,
아님, 곰 개구리의 겨울잠에 빠져들까나,
아하!
마음이 멋대로 좌왕우왕하네요.
***동우***
2014.12.17 05:45
무위당님.
눈내리는 소리, 눈 풀리는 소리, 땅이 얼고 마르는 소리.
겨울의 미세한 것들을 소란스러움으로 듣는 귀, 그 정적의 귀.
뻣뻣해지는 몸의 정적.
그 경지가 어떠한 것일까.. 저자사람 감히 상상해 봅니다그려.ㅎ
***무위당***
2014.12.17 11:12
동우님.
'정적의 귀'란 사람들의 왕래가 없어서죠.
주변 사물이 내는 소리가 곧이곧대로 들려오는 것은 환경이 조용해서예요.
별별 소리가 다 들려요.
글쎄 말이예요.
심하게 얼었을 땐 햇볕에 녹아 한순간 뻥!뻥! 굉음을 내는 희한한 일까지 있다니까요.
문 종이가 참았던 숨을 터뜨리는 소리라구요.
추우면 따뜻한 이불 속에 움츠려있다가는 볕이 좋으면 큰뜰에 나가 도끼질을 하여 몸의 굳어있는 근육을 풀기도 해요.
탁탁! 나무가 도끼날을 튕겨내기도 하고,
어느 결에 쩍! 갈라지는 통쾌함도 맛보지요.
동우님.
기꺼이 반길 터인즉, 언제 청련도관에 한번 나들이 하시지요
<죽은 시인의 사회>
-구효서 作-
***동우***
2015.02.09 04:30
문제학생에 대한 교사의 보고서 '죽은 시인의 사회'
구효서의 이른바 문서소설입니다.
대상학생.
집단에게서 일일이 상식과 사리를 따지는 지독하게 개인주의적 성향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제도적 기성집단을 향한 불신과 무시와 경멸의 몸짓은 진보를 표방하는 지식인의 시대적 트렌드일법 합니다만.
이 보고서의 행간에서 대상학생의 문제적 진실이 드러났는지.
반성문, 교장과 교사의 권위 인식시키기, 감시감독 강화, 집단으로 유도하기, 카운셀링, 학부모 면담..
이 보고서, 관리와 통제의 매커니즘이 화를 내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교사는 자존심이 몹시 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자존심의 문제적 진실조차 문서는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서.
인간을 포함한 무릇 사물은 문서로서 그 존재함이 공시(公示)됩니다.
문서상의 목슴은 출생신고에 의하여 나타났다가 사망신고에 의하여 소멸합니다.
부동산은 문서(등기)에 의하여 재산권이 공시됩니다.
그러나 문서로써 생명권이나 물권의 진실이 담보되는건 아닙니다.
조작된 생명, 조작된 문서는 치를 떨면서 분노하는 정의와 진실에 의하여 뒤집어지게 마련입니다.
***설레임***
2015.02.13 05:42
특이한 소설을 접하고 갑니다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구효서 作-
***동우***
2015.02.11 04:21
구효서의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
2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부랑아처럼 살아가는 남자와 불행한 미혼모 연극배우.
퇴락한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두 사람은 여자의 어린 아들을 매개로 우연히 어울리게 됩니다.
"최저의 삶처럼 편하고 자유로운 것도 없지요, 더 이상의 불행과 더 이상의 추락은 없으니까요."
남자는 그러나 삶이 맑디맑은 청산거사가 아닙니다.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도시의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부랑아가, 사랑도 미움도 성냄도 탐욕도 벗어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하고 읊조릴 턱은 없을테지요.
어딘가에 상처입은 영혼들.
사람들은 저마다 개별적 아픔을 안고 개별적 관계를 이루어 살아갑니다.
거대담론으로 폼을 잡는 이른바 시대정신이라는게 우리 개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이 개별의 아픔을 위무해 주거나 힐링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삶이란 낡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우리를 살게 하는 건 그러니까 통속이 아닐까요.
나도 몇번이나 보았던 헐리웃의 멜로(통속), 카사블랑카.
흑인 재즈가수가 ‘As time goes by’를 부르고 험프리 보가트는 잉글릿 버그먼의 눈동자를 들여다 보면서 잔을 듭니다.
‘당신 눈동자에 건배를..’
닭살돋는 세리프를 읊조리면서.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
우디 앨런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나 보군요. (처음 접하는 제목의 영화, 영화를 애호한다는 꼬라지가 이리도 실없답니다)
무엇이 있길래 구효서가, 그리고 우디앨런이 이토록 뇌이는지. 카사블랑카를 눈밝혀 다시 보아야 하는겐지...ㅎ
***설레임***
2015.02.15 17:43
어정쩡한 어울림.
아들에게 필요한 아빠의 존재가 필연으로 다가옵니다
저처럼 낮은 곳에서의 삶이 짠하게 다가오고 부정을 그리는 아들의 모습이 또 짠하게 다가옵니다
배고픔이 먼저 떠오르는 연극도 애처롭게만 다가오니 이일을 어찌할꼬요.
푸근한 비가 메마른 가슴을 촉촉하게 어루만지길.
***동우***
2015.02.16 04:46
어제 제주에도 촉촉한 겨울비가 내렸나 보군요.
그렇지요?
그 옛날 연극하면 떠오르는 배고픔, 무대가 무엇이 그리 좋아서들..
요즘과는 딴판이었지요.
요즘 뮤지컬 배우의 캐런티는 장난이 아닙디다. ㅎ
***동우***
2015.02.12 05:27
<그건 죽을 만한 이유가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쨌든 죽으려고 맘먹었을 당시에는 그게 이유가 되긴 했지만요.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그래요, 사람으로부터, 자동차로부터, 빌딩으로부터, 섹스, 구토, 음악, 필름, 폭력으로부터 지독한 배신감을, 소외감 뭐 그런 것들에 휩싸여 있었던 것입니다. 아, 난 너무도 통속적인 이유로 죽으려 했다는 거였지요. 창피했었습니다. 죽음 앞에서도 솔직할 줄 몰랐던 것입니다. 다시 죽으려니 이 세상한테 조금은 미안하단 생각이 드는 거예요.>
이 소설이 다소라도 '카사블랑카' (혹은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 번')의 패러디 요소가 있다면, 남자의 죽음은 좀 심각하다.
저런 사유의 죽음이라면 그건 통속이 아닐듯 한데.
그런데 자동응답기에 남긴 남자의 유언... 맞구나 통속.
잠시나마 적을 두었던 세상, 마지막으로 무슨 작은 보답 같은 걸 남기고 싶었던 남자였는데. 여자가 두번이나 고맙다고 하였으니 남자는 편하게 눈을 감을수 있었다고 하네.
<당신이 이 녹음을 듣고 있을 때 난 천백이십사동 사백삼호에 잠들어 있을거요. 영원히. 떠나기 전에 내 마지막 음성으로 당신에게...>
<스프링클러의 사랑>
-구효서 作-
***동우***
2017.01.17 04:36
며칠전, 구효서(1957 ~ )가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스프링클러의 사랑'
읽었던 제목 같은데, 처음 읽는 소설이로군요. (작가는 같은 제목으로 여럿을 썼는지)
예사로 개인적 영역까지 침범하여 자기 기준으로 인격을 재단하고 모욕을 퍼붓는 직장의 고위직.
옛날, 회사의 실세 신모씨라는 전무에 대한 내 야시꼬움도 만만치 않았답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에게 찍혀 부당하게 시달림 받을적 거세게 되치기 못한 내 나약함과 비겁함에 얼굴이 홧홧 달아오릅니다,
속으로만 이 소설에서처럼 다이나마이트를 공상하였겠지요. (얼마전 들으니 그도 나이 들어 세상을 떴더군요.)
'오피스'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경쟁과 실적강박과 왕따...
고아성과 배성우 나오는 피빛 낭자한 영화.
직장의 스트레스가 오죽하였으면.
이 소설, 그처럼 살벌하지는 않고.
우화처럼 읽힙니다만 써늘하군요.
파놉티콘.
미셀 푸코의 '감시와 처벌'
그에 대하여 혹 작가의 다른 은유가 숨어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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