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함정임]] <내 마음의 석양>
[[김소진]] <가을옷을위한랩소디> <신풍근배커리약사> <나의 가족사>
<내 마음의 석양>
-함정임 作-
***동우***
2013.02.24 05:59
소설가 함정임(1964년생)은 남편(소설가 김소진)과 사별(췌장암)하고 난 후, 남아있는 그리움과 허무함으로 이 소설을 썼을 것이다. (남편의 투병과 죽음을 기록한 ‘동행’이라는 글도 있다.)
현존하는 두 개의 탑(동탑과 서탑), 부재하는 또 하나의 탑은 죽은 이와 공유하는 기억 속 환각의 탑일까.
망자로 비롯하여 맺어진 관계들(아이와 늙은 시어머니), 그 또한 술픔이며 허무함이고 따뜻함이다.
지아비를 떠나보낸 슬픔 곁에, 언니의 반지 역시 산자들 관계 속 따뜻함이다.
해 저무는 바다와 등대 사이, 그런데 석양과 함께 바다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말았다.
허전함과 그리움과 따뜻함.
허전함은 그리움의 따뜻함이 되어 산 것들은 살아간다.
그러나 또 한편, 삶이란 그렇다.
그리움은 빛이 바랜다.
그리움 또한 한 때의 초원의 빛이고 꽃의 영광이다.
함정임은 상배(喪配)후 얼마 있다가 대학교수와 재혼하였다.
그 빠른 재혼을 누구라도 폄훼해서는 아니된다.
산다는 건 결국 조건(條件)의 허전함을 견디는 일이다.
生이라는, 무거움도 가벼움도 존재의 조건이다.
그리움 또한.
메멘토 모리.....
***eunbee***
2013.02.24 13:59
동우님의 글이 많이 쓸쓸하네요.
'그리움은 빛이 바랜다'
참으로 슬픈 현실이고, 어쩔 수 없는 사람 마음이지요.
그 또한 섭리이며 순리일지니..그래서 더욱 쓸쓸해집니다.
'산다는 건 결국 조건의 허전함'
그래요. 조건 속에 얽매이고, 얽히고...
그래서 그 조건을 박차기도, 갈구하기도,
뛰어넘으려는 의지에 나부끼기도....
건강하세요. 화안한 하루하루 되세요.
메멘토 모리 라는 단어들은 주머니에서 꺼내보지도 말고....^^
함정임, 저 분의 책이 우리집에 있어요. [인생의 사용]이라는 제목으로
파리이야기를 쓴.... 뭐,별로라고 생각하며 읽었던...ㅋㅋㅋ
***동우***
2013.02.25 06:02
인터넷에서 소개글이나 리뷰같은 것 대충 접했는데.
은비님 갖고 계신 함정임의 그 책, 베스트셀러랍니다.
그러나 은비님의 '파리감성여행'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내 은비님인지라 '제 눈에 안경'이라고 한다면 할말 없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캐빈 실버 레인'의 컨텐츠는 어떤 범상한 수준은 넘어섰다는건 확실하게 말할수 있어요.
하하, 은비님.
사랑하던 죽은 이의 기억, 그 감성의 필터를 통해 본 세상은 사뭇 다를겁니다.
풍경과 사람들, 관계들까지.. 어떤 몽롱한 이미저리는 일종의 그리움으로 채색된 아름다움같은...
그리움은 쓸쓸함으로.. 쓸쓸함은 이윽고 아련한 애련이 되고 죽은이와의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결국 죽은이는 떠나 버리고 닿는 곳은 자기연민...
아, 은비님 세월은 약입니다.
영화 '카사블랑카'의 잉그리드 버그먼의 아래 대사는 인구(人口)에 자자한 촌철살인의 명대사라지요? ㅎㅎ
“행복은 건강과 나쁜 기억력”
메멘토 모리..
꺼내 보지 않는다고 우리 의식으로부터 사라지겠어요?
메멘토 모리, 그냥 아름다움으로 지니도록 합시다. ㅎㅎㅎ
***teapot***
2013.02.25 13:57
동우님, 세월이 다 약은 아닙니다, 아픔을 그냥 적응하는 것이라 할까요?
죽음은 또 하나의 다른 문을 여는 것라고 하던데요~
막상 그 앞에서 의연 할 수 있기를 원할 뿐입니다.
<가을옷을 위한 랩소디>
-김소진 作-
***동우***
2013.07.05 04:47
김소진(1963~1997)의 '가을옷을 위한 랩소디'(1993년 발표).
어제 포스팅한 19세기 말 영국 노동자의 이야기 '마땅한 대책도 없이'.
그에 이은 20세기 말 한국의 노동자 이야기, 가을옷을 위한 랩소디.
요절한 김소진은 전에 포스팅한 '내 마음의 석양'(남편 사별 후 쓸쓸한 분위기의 감회...)의 작가 '함정임'의 남편이었습니다.
1990년대초 즈음의 노동현실.
나로서는, 그 시절 노동자의 물질적 경제적 결핍감이 저 정도였을까하고 좀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내 경험으로는 6.29이후 노동현실은 비약적으로 신장되었거든요.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개별적 독고다이로 버텨야 하는 '화이트 칼라'들은 집단 이기주의로 똘똘 결속한 철밥통의 '블루칼라'를 부러워 하는바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노동귀족이라는 말도 생겨났지요.>
'송일륙'의 경제적 결핍의 핍곤함, 불공평한 분배를 향한 분노, 생산물과 소비물 그 가치와 색채감에 있어서의 엄청난 괴림감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그리고 그녀를 대하는 '인숙'의 따뜻한 시선 <어린 시절 옷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한 동질감인지...>
'아욱 시장하다!'
점점 밑바닥으로 추락하는 그 송일륙의 모습은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되어 '인숙'은 대식증에 걸린걸까.
'아욱 시장하다!'
으흠 또 한편, 이 소설과는 상관없는 우리 여성 제위의 옷을 향한 그 시장끼.
고 말랑말랑하고 섬세하고 시샘스럽고 엘레강스하고 욕심스럽고 무엇무엇한 마음밭을 들여다 볼수 있었으면 재미있었을텐데..
가을 옷을 위한 랩소디.....하
***홍애(虹厓)***
2013.07.05 09:46
ㅍ작가의 프레임이 글의 성격을 만들어내지만 그이의 ㅍ레임으로 독자와 공감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기에 의도와 노력에 비해 작품의 성과는 차이가 큰 거겠죠.
간혹 그래요 참 좋은 주제인데도 풀어내는 방법과 표현 방식에 따라 프레임 속이 아니라 작가가 내 건 틀만 보다 말게 되는 글들.
이걸 넘어 작품을 만드는 일은 모든 작가의 끝없는 희망일테죠!
작은 스마트폰으로 겨우 쓰는 메모입니다.
***동우***
2013.07.06 05:00
홍애님.
말씀처럼 작가의 사상과 사유로 어떤 주제가 돌출되고 하나의 프레임이 설정되겠지만, 작품의 성과는 형상화에 달려있을겁니다.
김소진의 '가을 옷에 대한 랩소디'에서 그 형상화가 돋보이는것 같지는 않습니다.
생경한 느낌의 어떤 뼈대는 만져지는데...
나 역시 산만한 느낌이었습니다.
일륙의 하강, 인숙의 대식증과 불임, 용빈의 또하나의 어머니....
서사의 필연에 있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듯..
스마트폰으로 글쓰기, 대단하십니다그려. ㅎ
나는 스마트폰으로 글쓰는 건 아예 싸악 포기해 버렸는데.
***달리는말***
2013.07.05 13:14
벌써 내일이면 7월의 첫 번째 맞이하는 주말인데, 장마철인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망설여집니다.
장맛비와 무더위를
잘 극복하시여 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동우***
2013.07.06 05:02
달리는 말님의 안부인사.
고맙습니다.
주말인데 날씨는 잔득 찌푸려.
달리는 말님의 그 건강한 기상 움츠려 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
<신풍근 배커리 약사(略史)>
-김소진 作-
***동우***
2014.07.01 04:56
전에 '가을 옷을 위한 랩소디'라는 단편소설을 올린 적 있지만 '김소진'(1963~1997)이라는 작가는 내게 낯설다.
며칠전.
우리 책부족인 외과의(민욱아빠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김소진'의 '신풍근 배커리 약사'의 독후감을 읽었다.
그리고 거기 딸린 그와 동년배인 한 여성 기자님(짧은 이야기님)의 댓글을 읽었다.
'김소진'의 대표작 중 하나라는 '신풍근 배커리 약사'
이 소설은 민욱아빠님에게 도시 변두리 성장기의 소년시절과, 의대생 시절 현실참여에 대한 아웃사이더적 부끄러운 기억을 떠올리게 하였고, 그리고 기자분에게 김소진은 젊어 한때 그의 작품을 필사할 정도로 문학의 멘토적 존재였던가 보았다. (그에게서 사람에 대한 뜨거움과 문학에 대한 욕심을 동시에 느꼈다고 할 정도라고 하니.)
나보다 연배가 아래인 그들이지만, 현재와 과거 그 정서적 괴리감에 대한 소회는 무척이나 짙어 보인다.
김소진의 소설이 환기시켜주는 그들 기억 속의 정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 같다. (김소진의 책은 유독 '멀어진' 느낌이라고 -짧은 이야기-.)
<거기에서 풍겨오는 독한 술냄새 같은 기억을 이제 고인이 된 작가는 우리에게 지독할 정도로 명료하고 두텁게 상기시킨다... 그 기억은 이제 20여년도 더 된 것이고,... 그 기억은 여전히 누군가의 현실이자 누군가의 불편함이다. -민욱아빠->
요절한 소설가 '김소진'
무언가 내가 모르는 '포스'가 있는 작가였던가 보다.
'신풍근 배커리 약사'
정일한 묘사, 다중적 구조, 다층적 에피소드들..,
그렇지만, 이 소설이 내 감성에다 두 분처럼 기억 속의 절절한 그 무엇을 끄집어 내지는 못하는듯 하다.
나이 탓일까, 시대를 다르게 겪은 세대차이 때문일까.
다른 독자님들에게는 어떻게 읽힐런지.
후편에서 좀 더 지껄이기로 하고, 마침 텍스트 파일 구했기로 2번으로 나누어 올린다.
***동우***
2014.07.02 04:59
찐빵영감님 신풍근씨.
그가 가지고 있는 삶에 대한 인식은 매우 긍정적이고 건강합니다.
신풍근씨의 기질적 펀더멘털은 해학적이고 낙천적이라는 느낌입니다.
늙마에 마나님을 갈마들이며, 동네 소문난 맛있는 찐빵의 노하우와 더불어 그는 언제나 유쾌합니다.
한여름철 도심의 변두리..신풍근 배커리, 한산댁, 옥상의 평상, 펌프 등물, 짱게집 종점반점 짱게집 양씨, 공작이발소 이발사, 복날 절름발이 누렁이..
작가가 정일하게 묘사하는 달동네 서민들 살이의 모습 또한 얼마나 건강하고 낙천적인가요.
영감님께서는 손자와 현경이에게 잔득 미화한 가족사를 들려주지만 실상은 다르지요.
동학의 전설적 장수라는 증조부가 실은 사회불만 놈팽이였고, 마마떡의 전설 증조모는 여러 사내 노리개였던 관비였고, 해병대 역전의 부상병 조부(신풍근씨)는 전쟁공포로 자해하여 불명예 제대하였고, 부친 역시 월남전 후유증으로 자살...
그러나 정작 '신풍근 배커리 略史'는 그런 것에 있지 아니한듯 합니다.
저 거짓은 우리 신풍근 영감님의 과시적 구라빨이고, 실은 역사를 살아낸 '먹고사니즘' 그 역정의 진실이 바로 '신풍근 배커리 약사'가 아닐런지요.
영감님의 원칙.
그것은 사람은 먹어야 산다는 것이고, 세상 천지 이보다 더 숭고한 진리는 없다는.
<그런 말 듣자는 게 아냐. 들어보라구.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늙은이지만 한 가지 원칙은 있어. 원칙... 혼찌검을 내더라도 먹여가면서 해야 한다는 게지. 사람 먹는 것 가지고 우롱하면서 집적거리고 닦달하는 놈들을 보면 그저 한심하다 못해 콱 종주먹을 안기고 싶지.>
영간님의 휴머니즘과 낙천주의의 뿌리는 이 원칙을 헤아리고 거기에 충실하였다는 거기에서 우러나오는게 아닐까요.
<할아버지가 그렇게 인덕을 쌓으셨으니까 제가 그 와중에서도 크게 다친 데 없이 또 일찍 풀려나왔잖아요 전 그렇게 믿어요>
미시적 가족사 뿐이겠어요?
역사가 표상하는 바 그 내막에도 엄숙주의를 가장한 거짓뿌렁 한 둘 아닐겝니다.
진정한 지사(志士)의 삶은 훌륭하지요,
그러나 위선은 역겹습니다.
폼만 거들먹 입으로만 지사연(志士然)하는 것들은 속물주의보다 더욱 추악합니다.
주로 그런 자들이 뭇 장삼이사들을 향하여 일갈합니다.
호리(毫釐)의 역사의식도 없이 살고 있다고.
비겁한 삶이라고 삿대질하면서 입에 게거품 물고 폄하고 훼하지요.
누구의 말이던가요.
'어떠한 시대도 정당하지 않는 것은 없다. 각 시대는 그 자체의 힘과 미(美)를 내포하고 있다'
이 소설 나는 그렇게 읽었어요.
얘기할게 많을 것 같았는데, 중언부언으로 이만.
내 입이 '바담풍'하더라도 들으시는 귀는 '바람풍'으로 들어 주시기를. ㅎ
<나의 가족사>
-김소진 作-
***동우***
2017.06.05 00:39
요절한 작가 김소진(1963~1997)
'나의 가족사.'
방금전 눈에 띄길래 업어왔습니다.
자신의 부모 형제에 관한 이야기 가슴에 간직하지 않은 사람 뉘 있을라구요.
낫살 들수록 이런 류의 글에 마음이 기웁니다.
"삶은 한사람이 살았던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기억으로의 연결은 논리의 단서가 아니라 느닷없이 적셔드는 정서입니다.
홍차에 적신 마들렌 의 냄새....
기억에 없어도 내 아버지의 냄새는 느닷없이 찾아옵니다.
꿈 속에서.
그러나 추상의 내 아버지는 마냥 관념은 아닐터입니다그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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