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오직 하나의 사랑>>> (1,4,3,3,1)

카지모도 2020. 11. 12.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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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오직 하나의 사랑>

-에릭시걸 作-

 

***동우***

2018.01.16 20:49

'에릭시걸(Erich Segal,1937~2010)'의 ‘러브 스토리’

 

우리 또래, '러브 스토리(Love Story')'를 모르는 사람 없을겁니다.

일단은 영화로.

그리고 소설로.

또는 앤디 윌리엄스의 감미로운 노래로.

 

사뭇 가슴을 에이게 하는 아메리칸 멜로.

회억하여 가슴 한구석 달콤하게 밀려오는 그 어떤 시큰함(?) 있으신가요? ㅎ

 

에릭시걸의 '오직 하나의 사랑 (Only Love)'

대략 일여덟번쯤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오늘 부산, 겨울비 촉촉합니다.

시방 내방 가득 적시는 건 심수봉 노래,

달콤하게 슬프고 애련하게 달뜬 정서...

늙어 메말랐던. ㅎㅎ

 

***동우***

2018.01.18 04:23

러브 스토리.

1970년 즈음 이 영화는 미국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공전의 히트를 쳤지요.

아더 힐러 감독, 라이언 오닐과 알리 맥그로우가 출연한.

눈밭에 뒤로 몸을 던져 눕는 장면, 언제 들어도 삽입곡 Snow Frolic은 경쾌하고 주제곡 Love Story는 달콤합니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 Are Sorry'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게 아니야.) 이 세리프는 한동안 유행하기도 하였구요.

 

<나는 숨을 멈추었다. 그녀는 말없는 시였다. 그녀의 모든것이 더없이 아름다웠다. 그녀의 얼굴은 메두사와 정 반대였지만, 한가지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눈이 마주치면 그자리에서 굳어 버린다는 점..>

 

이 소설의 대사는 또 얼마나 간지럽습니까?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연인 어쩌구 저쩌구 따위의 유치한 멜로...

그렇지만 본시 통속한 것이 가슴을 에이게 하고 눈에서 눈물을 쏟게 만드는거지요.

 

***동우***

2018.01.19 05:35

하버드의 수재들... 뛰어난 두뇌...부르조아적 노블한 취향...엘레강스한 감성...예술적 재능....스포츠 애호...몸에 배인 유머감각...전문직을 향한 의지와 열정과 자부심...

게다가 남녀 막론하고 그들은 순수하고 휴머니스트들입니다.

에릭시걸의 아메리칸나이즈(?) 통속.

그 컨텐츠는 진부한 클리세였겠지만 그 옛날 극동의 가난한 둔재들에게는 얼마나 황홀한 컨텐츠였는지.

그건 선망과 대리만족, 그리고 질시와 열등감이 혼화된 복잡한 감정이었을겁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는 음악까지 첨가하였군요.

 

<그녀는 눈을 감고 "che faro senza euridice?"(에우리디체 없이 어떻게 살아갈까?")를 들었다.

그녀는 반쯤 듣다가 내 팔을 움켜쥐더니 말했다.

"매슈, 'che faro senza te? (너 없으면 난 어떻게 살아갈까?)"

나는 몸을 기울여 그녀에게 입을 맞추었다. 오래, 느리게, 섹시하게.>

 

유튜브로 소설 속 나오는 음악들을 찾아듣습니다.

바하, 글룩, 베르디, 모차르트, 베토벤...

마리아 칼라스, 레나타 테발디, 조수미, 파바로티...

 

***동우***

2018.01.20 04:10

서로 깊이 사랑하는 연인 실비아와 매슈.

해피 엔드로 맺어진다면 ‘Only Love’의 서사적 재미가 없겠지요.

점입가경, 바야흐로 크라이시스를 넘기고 드라마는 애틋함으로 무르익습니다.

엄청난 부자아버지가 딸을 사랑하는 방식.

범상함과는 차원이 달라야겠지요.ㅎ

내가 부자였더라면 내 딸과 아들의 사랑 연애 뿐 아니라 모든 것이 범상하지 않았으련만, 그 또한 즤들 팔자이니 어쩌겠어요? ㅎㅎ

 

좋은 주말을.

 

***동우***

2018.01.21 04:16

<아무것도, 아무것도 연주 할 수가 없었다.

순간 나는 내가 비록 신체적으로는 실비아를 잃은 것을 딛고 살아 남았을지 모르지만, 음악은 다시 찾을 수 없이 떠나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내 손으로부터, 내 머리로부터, 내 마음으로부터.>

 

사랑을 떠나보내고 매슈는 음악을 잃었습니다.

삶의 환희, 생명과 같은 음악을.

다시 음악을 찾을수 있을런지.

아니, 음악이 다시 그를 찾아 줄런지.

 

좋은 휴일을.

 

***동우***

2018.01.22 04:16

현실에서는 음악을 잃었지만 매슈는 꿈 속에서 바흐를 연주합니다.

 

<기교가 없고 소박한 프렐루드 C장조에서 시작하여 나는 자연스럽게 평균율을 흠 없이 연주했다. 이어 나는 다시 프렐루드 C장조를 시작했다. 이어 그 위대한 거장의 건반 작품 모두를 무한히 되풀이했다.

내 몸과 영혼은 사랑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나는 다시 음악을 연주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음악과 결합하게 된 것이다.

내 평생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이윽고 나는 깨어났다.

꿈의 기쁨이 격렬했기 때문에, 현실의 고통은 그것보다 훨씬 격렬했다.

이제 나는 내가 그 아름다운 피아노를 결코 연주할 수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DNA연구, 치료에 성공하는 의사 매슈.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는 어찌 되었을까?)

뉴욕...고가의 아파트...맨허튼...카네기 홀.

세월 흘러 만난 옛친구 '에비'

매슈와 에비 둘 사이,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그려. ㅎㅎ

 

***동우***

2018.01.23 04:09

<나는 처음으로 제대로 살고 있었다. 결혼 후 첫 한 달을 보낸 후에야 그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내가 불완전의 상태에서 그렇게 긴 세월을 보낼 수 있었을까? 사실 나는 아프리카에서를 제외하면 누구와도 함께 살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일상적인 결혼 생활이 무엇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에비와 결혼한 매슈.

실비아의 일루전으로부터 완전하게 깨어난 것인가요?

그의 손가락은 다시 음악을 만들어낼까요? ㅎ

 

***동우***

2018.01.26 04:19

본의 아니게 '오직 하나의 사랑' 이틀 동안 빠뜨렸습니다.

서울 다녀 오느라. (포스팅 예약을 해 놓는 건데)

서울 추위 참으로 맹렬하더군요.

얼어 죽는줄 알았습니다.

 

'오직 하나의 사랑'

내일 마지막분 입니다.

 

***동우***

2018.01.27 07:34

<나는 비올레타가 마지막 아리아를 부를 때까지 무감각하게 앉아 있었다. 다만, 파리에서 아주 오래 전에 우리 둘다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던 부분은 이제 새로운 개인적 의미를 띠고 있었다. "오 하느님, 이렇게 젊어서 죽다니... 이제 조금 있으면 행복을 손에 쥘 수 있는데." 나는 실비아를 보았다. 그녀는 울고 있지 않았다.오히려 그녀의 얼굴은 묘하게 고요한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에릭시걸의 소설들.

<러브 스터리>, <올리버 스토리>, <하버드 동창생>, <닥터스>, <오직 하나의 사랑>

하버드의 수재, 미남미녀들의 아름답고 슬픈 사랑놀음.

트로이 도나휴나 산드라 디가 나오는 헐리웃 영화처럼, 아메리칸나이즈한 통속은 황홀했습니다.

 

에릭시걸을 검색해보니 나무위키에 이런 대목이 나오더군요.

 

<이분의 순수문학과 고전문헌에 관한 연구는 꽤 유명하고 학문적으로 가치가 높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분의 소설은 통속소설의 전형이다. 플롯이나 구조 모두 개연성이 없이 클리셰를 남발하며 독자의 흥미에만 영합하는 일종의 판타지물. 물론 재미는 꽤 있다. 미국의 한 문학 교수는 수업시간에 "쓰레기 같은 에릭 시걸의 작품을 읽는 건 시간낭비다." 라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 한국 유학생이 에릭 시걸의 작품에 대해 에세이를 써오자 다른 작품으로 다시 써오라고 반려했을 정도. 시드니 셸던과 함께 70-8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작가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닥터스"를 고등학교 권장도서로 지정한 걸 알았으면 미국 문학선생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을지 참 궁금하다.>

 

그러나 인생사란 본시 통속한 것.

 

<성숙한 사랑은 불변이 아니라 성장이다...>

이런 세리프도 에릭시걸의 크리세일런지...

 

<스무 살 짜리를 강타하는 쿠 드 푸드르(첫눈에 반함: 옮긴이)와 느리면서도 강력한 삼투의 힘으로 성숙한 어른을 사로잡는 심오한 사랑의 차이를 이미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 어른의 감정은 변화에 적응을 하기 때문에 오래 가는 법이다. 나는 흰머리의 에비를 상상할 수도 있었다. 심지어 내 가진 것을 모두 잃었을 때도 그녀가 나를 좋아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성숙한 사랑은 불변이 아니라 성장이다. 순간 내 상상 속의 실비아는 시인 키츠의 그리스의 항아리에 조각된 님프들처럼 내가 그녀를 본 마직막 순간으로부터 조금도 변하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백일몽 속에서 그녀는 늘 젊은 모습으로 남아 있었다. 예비의 현실이 실비아의 시간을 초월한 완벽성, 변하지 않았고 변하지도 않는 완벽성과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까?>

 

추억은 통속이 깃들어야 오히려 아름다우리이다.

 

<문들은 굳게 닫혀 있었고, 해가 졌으며, 모든 시간을 견뎌내는 강철의 잿빛 아름다움 말고는 이제 아름다움은 없었다. 심지어 그가 참을 수 있었던 슬픔조차 그의 겨울 꿈이 활짝 날개를 펼치던 환상의 나라, 청춘의 나라, 풍요로운 삶의 나라 뒤쪽으로 멀리 사라져버렸던 것이다. “오래전에” 그는 말했다. “오래전에 나에게는 무엇인가가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지고 없어. 이제 그건 사라져버렸어. 없어져 버렸단 말이지. 그런데도 나는 울 수가 없구나. 그것에 대해 마음 쓸 수도 없어. 이제 그것은 영원히 아주 영원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테지.” -피츠제럴드의 '겨울꿈'->

 

아아,, 우리, 로맨티스트였던 이들이여

늙은 가슴을 에이는 한줌 애상(哀傷). 이걸 어이하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