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바빌론의 강가에서>
-스티븐 빈센트 베네 作-
***동우***
2019.03.02 06:17
'바빌론의 강가에서'
미국작가 '스티븐 빈센트 베네(Stephen Vincent Benet, 1890~1943)'가 1937년에 발표한 작품입니다.
1937년이라면 이른바 맨허튼 프로젝트(핵무기 극비개발계획)가 시작(1939년) 되기도 전입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이 떨어지기 8년전이구요.
그러니까 당시 작가는 원자폭탄의 가공할 힘은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작가가 상정한 것은 고작 스페인 내전때 파시스트의 게르니카 폭격 정도였다고...)
이후 지구의 종말론적 모습을 그린 여타 작품들은 스티븐 빈센트 베네에게서 영감을 받은바 크다고 하지요.
'바빌론의 강가에서'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9.03.03 04:54
인류의 문명은 전쟁으로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소수의 살아남은 자들의 후손들은 원시 종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득한 옛날의 전쟁.
그것은 신들의 전쟁 <대불길>의 전설로 전해져 내려옵니다.
<대불길>의 흔적과 그 독(毒)이 떠도는, 江건너는 금기의 땅 신들의 영역이지요. (그 옛날 허드슨 강 너머 뉴욕 맨허튼)
++++
<북쪽과 남쪽 그리고 서쪽은 좋은 사냥터였지만 동쪽만은 금지된 땅이었다.
동쪽에 있는 ‘죽음의 땅’으로 가는 것은 금속을 찾으러 갈 때뿐이었고, 그 경우에도 오직 사제나 사제의 아들만에게만 그 일이 허락되었다.
또한 그 땅에 갔다 온 사람이나 그 땅에서 나온 금속은 필히 정화의 의식을 거쳐야만 했다.
그것은 누구도 어길 수 없는 율법이자 규칙이었던 것이다.
더구나 ‘위대한 강’을 건너는 일은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다.
그 너머는 바로 신들의 땅이었다. 우리는 그 땅의 이름을 알고 있었지만 감히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도 두려웠다.
그 곳은 선령들과 악령들의 땅이며 ‘대불길’이 타올랐던 곳이기도 하다.
신성하기 그지없는 그 곳은 세상이 창조되던 바로 그 날부터 그 누구의 발자욱으로도 더럽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
古代 도시의 유적, 아 그런데 그들은 神이 아니었던겁니다.
자신의 종족에게로 돌아온 그는 외칩니다.
<"그들은 인간이었어요! 나는 신들의 땅에 가서 직접 보았어요. 이제 율법대로 저를 죽여주세요. 하지만 나는 그들이 인간이었다는 사실을 알아요.>
++++
그제사 나는 내가 신들이 살고 있던 시절의 도시를 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정말 대단한 광경이었다.
아마 내가 육신을 지닌 채 그 광경을 보았더라면 나는 분명히 목숨을 잃고 말았으리라.
수많은 신들이 걷거나 전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고 있었다.
신들의 수효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았으며, 마찬가지로 많은 전차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그들은 즐거움을 위해 밤을 낮으로 바꾸었다.
그들은 태양이 잠들 때 함께 잠들지 않는 신들이었다.
그들이 오가며 내는 소리는 마치 격류가 흐르는 소리 같았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마법이었던 것이다.
나는 또다른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들의 거대한 교각들은 고쳐져 있었고, ‘신의 길’은 동쪽과 서쪽으로 뻗어나갔다.
아, 신들은 정말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은 강 밑에 동굴을 팠고,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장비를 동원하여 거인의 일을 해냈다.
지구의 어느 부분도 그들의 손길을 피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원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또다른 세계에서 불러들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일을 하거나 휴식을 취할 때, 잔치를 벌이고 사랑을 나눌 때, 그들의 귓가에는 항상 북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바로 거대한 도시의 리듬이었고, 인간의 심장과 함께 뛰는 소리였다.
그들은 행복했을까? 신들에게 행복이란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위대하고 강력했다.
그들은 놀랍고도 두려운 존재들이었다.
그들과 그들의 마법을 보면서, 나는 마치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그들은 마음만 먹으면 하늘에서 달을 끌어내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쩐지 나는 그런 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지혜와 지식이 아닌 어떤 다른 것으로 그들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들이 이룩한 모든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닥친 운명을 보게 되었다.
그건 차마 말로 표현하기도 두려운 것이었다.
그 일은 그들이 평소처럼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일어났다.
나는 숲의 사람들과의 전투를 치렀고 많은 사내들이 죽는 걸 보았다.
하지만 이 장면은 그 어느 것과도 달랐다.
신들이 다른 신들과 전쟁을 벌였고, 그들은 우리가 모르는 무기를 사용했다.
그리하여 ‘대불길’과 파멸의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들은 마치 개미들처럼 도시의 거리를 뛰어다녔다.
가엾은 신들!
그리고 탑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아주 소수의 신들만이 달아날 수 있었다.
전설에도 그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도시가 죽음의 땅이 된 후에도 오랫동안 흙에는 여전히 독이 남아 있었다.
나는 그 광경을 직접 보았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서서히 죽어가는 그 모습을 말이다.
나는 무너진 도시가 어둠에 잠긴 모습을 보고 울었다.
++++
1960년대의 영화 '혹성탈출 (Planet of the apes)'을 기억하시나요? (찰턴 헤스턴 주연의 영화, 그후 여러 편 만들어졌던 '혹성탈출' 시리즈의 원조)
찰턴 헤스턴의 우주선이 불시착한 우주공간의 어떤 혹성.
원숭이가 지배하고 있는 그 혹성에서 인간의 모습을 한 동물은 원숭이의 노예가 되어있습니다.
그 영화를 군대있을 적 보았는데, 이 미련한 눈썰미는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그려.
해변 모래톱에 반쯤 처박혀 묻혀있는 자유의 여신상...
그 혹성이 기실 지구별이었다는 사실.
땅을 치며 오열하는 찰턴 헤스턴처럼. 나도 정말 경악하였습니다. (내게는 그야말로 反轉의 백미였지요)
또 하나의 인상적인 영화도 떠오릅니다.
스탠리 크레이머 감독, 그레고리 팩, 에바 가드너, 안소니 퍼킨스가 출연한 '그 날이 오면(On The Beach)'
3차 세계대전.
방사능 낙진으로 지구의 전지역은 초토화되었고 최후로 남은 호주의 한 지역.
시시각각 엄습해 오는 방사능...
핵전쟁으로 멸망해가는 인류 최후의 상황, 그런데 그 흑백 화면은 참으로 담담한 톤이어서 오히려 더욱 절절하였습니다.
핵.
인지(人智)가 사육(飼育)하고 있는 그 무서운 것이 사육처의 우리를 박차고 뛰쳐나온다면.
미소 양 블록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던 냉전시대.
그 시절 우리는 미국과 소련의 세계관적 이성을 믿어도 좋았을까.
어쩌면... 그 때... 하마터면...
아아, 모골이 송연하다.
인간의 집단이성이라거나 정치적 시스템의 작동이라는 것...
그것은 절대적인가.
그에 대한 신뢰는 과연 타당한건가.
믿어도 좋은가.
10여년전.
아들놈이 겪었던 동일본 대지진, 쓰나미... 연이어 터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자연재해에 의한 핵(核)의 방출 또한.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에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시편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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