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作-
***동우***
2018.05.16 23:26
세간에 '명상가 시인'으로 유명한 '류시화(1958~ )'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인도 등지를 여행하면서 겪은 신비하고 감동적인 일화를 모은 여행기.
대략 10회 정도로 나누어질듯 합니다.
이 책, 귀에는 익지만 나로서도 처음 읽습니다.
함께 읽어요.
아래 류시화 프로필.
++++
류시화는 시인이자 번역가로 1958년 충청북도 옥천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안재찬이다.
대광고등학교 졸업 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하고 1980년 <아침>이라는 시로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했다.
1980년-1982년까지 박덕규, 이문재, 하재봉 등과 함께 《시운동》 동인으로 활동했다.
이 기간에 《시운동》에서 50여 편의 시를 발표하다가 '시인은 전쟁이 나도 다락방에서 사랑의 시를 쓸 수 있어야 한다'는 말과 함께 1983년에 활동을 중단한다.
이 후 그는 안재찬이라는 본명을 버리고 류시화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명상서적 번역 작업을 시작한다.
또한 1988년부터 미국과 인도 등지의 명상센터에서 생활하고 인도여행을 통해 명상가를 자처하기 시작, 인도 대표 명상가인 라즈니쉬의 주요서적들을 번역한다.
그는 1년에 약 100권의 명상서적을 원서로 읽는 독서광이라고 전해지며, 16년 동안 겨울이 오면 인도를 방문하는 여행가이다.
1991년 첫 시집 《그대가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를, 1996년 두 번째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을 펴냈다.2012년 세 번째 시집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을 출간했다.
-위키백과-
++++
***송백***
2018.05.17 10:35
형님!
잘~ 지내고 계시죠?
전 아직도 목포에 있습니다.
다음달 말이면 마지막 선박 인도하고 부산으로 갑니다.
이렇게라도 만나니 엄청 반갑습니다.
부산가서 뵐께요~~~
***┗동우***
2018.05.17 22:50
여일하게 씩씩한 필갑 아우는 언제나 現場人.
삶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부러울세.
현장에서 스스로 소외된 나는.. ㅎ
부산오면 만남세.
***동우***
2018.05.17 22:46
<첫째 ‘만트라’는 이것이다. 너 자신에게 정직하라. 세상 모든 사람과 타협할지라도 너 자신과 타협하지는 말라. 그러면 누구도 그대를 지배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에게 정직하기.
짧은 동안이라도 자기 안에 자기가 가만히 머물러 있기조차 이다지 지난한데..
아침마다 20분여 가부좌하여 눈감고 자신에게 침잠하는 흉내를 내 보는것이지만.
<'아니 단전이라기 보다는 단전으로 호흡을 하면서 바로 그 호흡을 바라보는 거요. 그렇게 호흡을 바라보면서 머리나 마음에 상념이 떠오르면 그 상념들을 모두 단전으로 끌어내리고 이번에는 호흡과 상념을 동시에 바라 보지요. 이 때 자칫 상념들을 단전 자리에 내리지 못하거나 그만 상념에 빠져들면 전혀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아요. 물론 생각만이 아니고 실제로 호흡이 안되는거요. 만일 상념들과 호흡이 단전에서 잘 어울어지려면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빠지게 되어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머리나 마음이 비워지고 단전과 그 단전에 드나드는 호흡만이 남는데, 그걸 바로 단전호흡이라고 일컫는거요.' -인도로 간 예수->
***동우***
2018.05.18 23:30
++++
<돌 속의 별>
-류시화-
돌의 내부가 암흑이라고 믿는 사람은
돌을 부딪쳐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에 별이 갇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노래할 줄 모른다고 여기는 사람은
저물녘 강의 물살이 부르는 돌들의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노래를 들으며 울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돌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아직 모르는 사람이다
돌이 차갑다고 말하는 사람은
돌에서 울음을 꺼내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 냉정이 한때 불이었다는 것을 잊은 사람이다
돌이 무표정하다고 무시하는 사람은
돌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안으로 소용돌이치는 파문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 무표정의 모순어법을
++++
***동우***
2018.05.20 04:26
인도를 다녀 온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뉘어진다고 합니다.
다시는 인도라는 나라를 돌아보기도 싫은 사람과 반드시 인도를 다시 찾게 되는 사람으로.
바라나시, 그 도시를 유장하게 흐르는 어머니 강 갠지스.
사람들은 그 강으로 꾸역꾸역 모여듭니다.
죽기 위하여, 또는 주검을 보내기 위하여.
나는 필경 가보지 못하고 죽을, 깊은 강 (엔도 슈사쿠) 갠지스...
++++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한다>
-류시화-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무당벌레로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아니, 삶이 더 가벼울 것이라고
더 별의 눈동자와 닮을 것이라고
멀리 날지는 못해도 중력에
구속받지 않을 만큼은 날 수 있다
혼자 혹은 무리 지어 날 만큼은
아무도 그 삶에 개의치 않고
언제든 원하는 장소로 은둔하거나 실종될 수 있다
명색이 무당일 뿐 이듬해의 일을 점치지 않으며
죽음까지도 소란스럽지 않다
늦지도 이르지도 않게 도착한다
운 좋으면 죽어서 날개하늘나리가 될 수 있고
더 운 좋으면 무로 사라질 수도 있다
어떤 결말이 기다린다 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니까
아니,기꺼이 원하니까
큰 순환에 자신을 내맡기는 기술은
이들을 따를 자가 없으니까
지구에서 일만 오천 일을 머물면서도
내가 배우지 못한 것이 그것이니까
이따금 나는 생각한다, 손등에 날아와 앉은 칠성무당벌레와
삶을 바꾸고 싶다고
나는 아무것도 손해 볼 것 없지만
무당벌레는 후회막급이리라
그에게는 한 개의 슬픔이 천 개의 기쁨을 사라지게 하겠지만
나에게는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할 테니까
++++
***동우***
2018.05.21 00:20
++++
<바람의 찻집에서>
-류시화-
바람의 찻집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았지
긴 장대 끝에서 기도 깃발은 울고
구름이 우려낸 차 한 잔을 건네받으며
가장 먼 데서 날아온 새에게
집의 안부를 물었지
나 멀리 떠나와 길에서
절반의 생을 보내며
이미 떠나간 것들과 작별하는 법을 배웠지
가슴에 둥지를 틀었다 날아간 날개들에게서
손등에서 녹는 눈발들과
주머니에 넣고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불꽃의 씨앗들로
모든 것이 더 진실했던 그때
어린 뱀의 눈을 하고
해답을 구하기 위해 길 떠났으나
소금과 태양의 길 위에서 이내
질문들이 사라졌지
때로 주머니에서 꺼낸 돌들로 점을 치면서
해탈은 멀고 허무는 가까웠지만
후회는 없었지
탄생과 죽음의 소식을 들으며
어떤 계절의 중력도 거부하도록
다만 영혼을 가볍게 만들었지
찰나의 순간
별똥별의 빗금보다 밝게 빛나는 깨달음도 있었으나
빛과 환영의 오후를 지나
가끔은 황혼과 바람뿐인 찻집에서 차를 마시며
생의 지붕들을 내려다보고
고독할 때면 별의 문자를 배웠지
누가 어둔 곳에 저리도 많은 상처를 새겼을까
그것들은 폐허에 핀 꽃들이었지
그러고는 입으로 불어 별들을 끄고
잠이 들었지
봉인된 가슴속에 옛사랑을 가두고
외딴 행성 바람의 찻집에서
++++
-독서 리뷰-
[[류시화]]
***동우***
2018.05.21 23:43
<이 지구의 동식물들 중에서 '미루는 것'을 발명한 것은 인간뿐이다. 어떤 나무도, 동물도 미루지 않는다. 인간만이 미룬다.>
타자화(他者化)된 자아.
진부한 것들, 얽매고 있는 것들...
벗어나기가 어디 그리 쉬운가.
미루다 죽을,
필경 내가 그러하리.
<별들은 마치 생의 비밀을 간직한 암호들 같아서, 그 암호의 세계로 들어서기만 하면 무언가가 내 영혼을 가득 채울 것만 같았다. 그 세계에선 누구도 고독하지 않고, 누구도 상실감으로 고통받지 않으리라.>
사막의 밤하늘, 별떨기들.
<이미지. 별들이 달리고 있는 싸늘한 공허, 보랏빛 공허, 원자들과 전자들이 움직이고 있는 공허, 무한히 뜨거운 것, 무한히 차가운 것의 공허. 무한히 존재하는 것의 공허, 어떤 누워 있는 거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호흡처럼 우주는 생명을 가지고 살아 있다. 국경선이 없는 나라, 위로도 아래로도, 과거를 통해서도... '물질적 황홀' -르 클레지오->
황홀한 도취, 직관으로 덮쳐오는 神的 통찰.
우주 속 한 생명의 당위.
<별들을 위해서 모양을 내겠어요. '야간비행' -생텍스->
친구의 말이다.
‘그리고는 사막으로 가서, 하늘 속 별들의 웃음소릴 들으며
이 도시에서 저도시로 돌아다니는 작은 목동처럼 사막을 누비다가
내 지나온 여정을 더듬고, 마지막 마음의 행로를 확인한 후,
맨끄트머리에 새겨진 그리움을 다시 한번 그리며
웃음소리를 따라 날아오를 거예요....‘
***최미경***
2018.05.23 08:55
글을 읽다 피곤한 눈을 쉬려 고개를 들면
맑은 바람에 초록의 느티나무 잎이 살랑살랑 흔들리는 것이 보입니다.
인도 어느 기차역의 소란스러움이 이곳까지 생생하게 전달되네요.
편히 읽을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다음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야겠습니다.^^
***┗동우***
2018.05.23 23:01
맑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느티나무의 초록 이파리...
시나브로 연두는 초록으로 익어가는 오월.
초록 기쁨.
초원의 빛, 한 때일 망정...
애독자 최미경님께 인사드립니다.
나마스카..
***동우***
2018.05.23 22:56
나마스카.
'당신 속의 신에게 절을'
<나는 힌두교도로서 본능적으로 모든 종교가 많건 적건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종교는 똑같은 신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어느 종교이건 불완전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에 의해 우리에게 전해져 왔기 때문이다.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동일한 지점에 모이고 통하는 다양한 길이다. 똑같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한, 우리가 제각기 상이한 길을 더듬어 간들 상관없지 않은가.>
마하트마 간디의 말입니다.
사람마다 마음 속에는 자신만의 신을 가지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이 저마다 그렇게 천태만상의 유니크하게 아름다운 것은 자신이 지닌 신의 모습인지도 모르지요.
궁극에는 어머니 강 갠지스로 합일(合一)되는 개별의 아름다움일....
나마스카. 나마스카.
당신의 신께 절합니다.
5월도 무르익어 갑니다.
내일 5월 24일은 어머니 가신지 스무해째의 날.
엊그제 5월 22일은 누이동생의 일흔 한번째 생일.
모레 5월 25일은 아들놈의 마흔 두번째 생일.
지난 5월 2일은 둘째 손주 미니의 열번째 생일이었고...
나마스카.
나마스카.
4代에 깃든 탄생과 죽음의 아름다움에 절합니다.
5월에 깃든 신께 절합니다.
***동우***
2018.05.25 00:33
한때 '오쇼 라즈니쉬' '크리슈나무르티' '마하리쉬'등 신비주의 명상가들, '티벳 사자의 서'와 같은 책들을 사다가 읽었습니다.
발가락만큼이라도 어떤 경지를 터득하기는 커녕, 한낱 몽상가적 피상의 느낌 밖에는 얻지 못하였지만.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사람의 머리와 가슴까지의 30센티밖에 안 되는 거리입니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이동하는 데 평생이 걸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모더니즘에 길들여진 머리로부터 직관으로 느끼는 가슴까지의 거리.
포스트 모더니즘으로의 도정이 게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
내게 묻습니다.
너는 네 한살이 삶에 섭리가 부여한 무슨 소명(召命)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혹여 당신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는지 모르겠습니다만. 하>
나와 같은 속물이야 삶에 맺힌 소소한 문제들 때문에 끙끙댈 적 숱하긴 하지만, 섭리가 주신 생명은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닐것 같습니다.
노 프라블럼.
노 프라블럼.
순천자(順天者)의 삶, 인도인은 거지까지도 철인(哲人)입니다.
느끼건대, 행복한 사람은 자신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고통받지 않는 사람입니다.
류시화는 삶의 지혜는 파도를 멈추는게 아니라 파도타기를 배우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우리는 그냥 사는 겁니다.
긍정과 사랑, 아름다움을 배우면서.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홀로 길 떠나는 아침이여.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은 자
혹은 충분히 사랑하기 위해 길 떠나는 자는 행복하여라.>
바닷 속 해삼의 삶. (일생 몇미터만 움직인다는)
그러나 책을 읽는다는건 앉아서 하는 여행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여행은 서서하는 독서라 하고.ㅎㅎ)
책을 읽으며, 나 이제 늙어 긍정과 평화를 기도합니다.
아름답게 죽기 위하여.
<세상을 살기 위해서는
세가지를 할수 있어야 한다
죽을 수 밖에 없는 것들을 사랑하기
자신의 삶이 그것들에 의지하고 있음을 깨닫고
그들을 가슴 깊이 끌어안기
그리고
놓아줄 때가 되면 놓아주기
-메리 올리버->
류시화의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함께 읽어주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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