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도플갱어> <끊어진 통신> <생쥐와 비단뱀>
<도플갱어>
-작가미상-
***동우***
2018.07.13 22:54
부산, 벌써 염천(炎天)입니다.
주말의 엔터테인먼트.
더위 식히시라고, 유머러스한 SF 한편 (작가未詳의) '도플갱어'
인과율(因果律)의 패러독스,
他者로서 만나는 自我.
시간 속에서 다르게 존재하는 두 존재의 동시성.
논리의 모순.
타임머쉰이 해결해야 할 절대명제입니다.
도플갱어.
늙은 보르헤스가 젊은 보르헤스를 조우하는 소설도 있지요. (보르헤스의 '他者')
아래 뎃글란에 'Manly Wade Wellman'의 짧은 꽁뜨를 덧붙입니다.
이 또한 타임머쉰이 풀어야 할 절대명제.
++++
내가 그 밖에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
"나는 당신을 믿는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마침내 노인에게 동의했다.
"당신이 지금으로부터 40년 앞에서 오지 않았으면 달리 있을 수 없는 것을 저에게 증명했습니다."
"자네는 기적을 믿을 수 있네. 존"
그가 말했다.
"내가 말한 것들을 믿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아."
"어떤 사람도 이길 수 없는 전쟁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누가 믿겠습니까? "
내가 말했다.
"모든 사람이 질걸세."
그가 말했다.
"가능하다면 시작을 막기 위해 오늘 이 시간으로 되돌아왔다네. 존 나와 함께 가서 이 세계의 통치자들에게 우리는 이 전쟁이 시작해선 안된다는 것을 그들에게 믿게 만들수 있을거야."
"그전에 나에게 한가지만 설명해주십시오."
내가 말했다.
"뭘?"
그가 물었다.
"만일 당신이 지금부터 40년 후에서 노인이었다면 이 시간대에는 젊은 당신이 존재할겁니다."
나는 우리 둘 사이의 생각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 천천히 말했다.
"만일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이었던 젊은 사람을 만일 만난다면 "
그러자 그가 부드럽게 웃었다.
"존" 그가 말했다.
"왜 내가 오늘날 살아있는 수많은 사람중에 너를 찾았는지 생각해 봤나?"
"오!"
내가 말했다.
"내가 그 밖에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
"오!"
나는 다시 짧게 탄성을 질렀다.
++++
아, 미래에서 온 내가 조우(遭遇)한 과거의 나.
<생쥐와 비단뱀>
-반 보그트 作-
***동우***
2019.02.24 09:49
'알프레드 엘튼 반 보그트 (Alfred Elton van Vogt, 1912~2000)'의 '생쥐와 비단뱀 (The Rat and the Snake)'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문명이 진보함에 따라 인류는 언젠가는 육식습성(肉食習性)이 사라질 것이라는 신념이 있었습니다.
원시인의 식인습성(食人習性)이 사라진것처럼.
과연 그럴까요?
매커니컬하게 대량 사육되고 도축되어 가공 처리되는 동물의 고기들.
끊임없이 입맛을 개발하는 육류 가공 조리법.
고깃집마다 그득하게 들어찬 사람들을 보면 그건 소로우의 한낱 꿈인듯 싶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직접 도축되는 짐승의 현실을 겪어보게 한다면.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가짐으로는 어림없을테고, 날로 발전하는 가상현실(VR) 기술로 도축되는 짐승의 현실을 직접 경험하게 하는겁니다.
자신이 소가 되고 돼지가 되고 닭이 되어 도살 당하는 현장을 겪게 한다면.
어쩌면 게걸스레 고기 뜯기 좋아하는 나같은 놈도 무릇 생명에 대한 어떤 각성이 있을런지.
아, 쉬바이처.
좋은 휴일을.
<끊어진 통신>
-루벤 토마시 作-
***동우***
2019.03.24 05:15
휴일, 넌센스 SF 한편.
웃으시라고. ㅎ
'루벤 토마시(Ruben C. Tomasi)'의 '끊어진 통신(원제: Linea cortada)'
은하계로부터 100광년 떨어진 우주공간에 표류한 사나이.
지구의 사회적 관성, 그 무한루프(무한반복회로)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절망이로군요. ㅎ
좋은 휴일을.
++++
나는 수차에 걸친 초공간도약 중에 그만 우주선이 제어되지 않는 상황이 벌어져 은하계로부터 백광년 떨어진 우주공간에 표류하게 되었다.
우주선의 장비들이 작동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구조를 청할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나는 내가 감격스럽게도 어떤 소행성 위에 있는 초공간 공중전화 박스를 발견하게 될 때까지 내 배를 관성에 따라 흘러가도록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우주복을 입고 배에서 나와 전화박스로 갔다.
간판에는 "국가재산"이라고 쓰여있었고 그 아래에 "통신을 하려면 빨강색 단추를 누르시오"라고 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중앙 교환원입니다. 안녕하세요.”
“오, 하나님이 보살펴주셨네, 교환원 아가씨. 나는 우주선이 고장나서 은하계로부터 100광년 가량 떨어진 곳에 떠있어요.”
“이해할만 해요. 거기 전화번호를 말씀해 주세요.”
나는 번호를 말해주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해서 선생님은 은하계로부터 89.7광년 떨어진 곳에 있습니다.”
그녀가 정정했다.
“누구와 통화하고 싶으세요?”
“초공간 구조센타와 연결해 주시오.”
나는 감격해서 말했다.
“좋습니다. 5,000 태양-크레딧을 넣어주세요.”
나는 몇초동안 할말을 잃었다.
“교환원 아가씨, 나는 지금 두 크레딧도 없어요. 하나님께 맹세코, 나는 우주공간에서 조난 당해 떠다닌단 말입니다! 내 이름으로 달아놓고 불러주세요. 이정도 편리는 봐 주시오.”
“죄송하네요. 초공간 통신망 사용자들에게는 신용거래가 절대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개인신용카드도 없으세요?”
“정말 그렇지, 그 점을 잊었군. 물론 나는 신용카드가 있지요. 나는 오메가 운송회사에서 일하고 있소. 내 카드번호는 14-2444435-16 입니다.”
“좋습니다. 제가 확인할 때까지 잠시만 기다리세요.”
나는 떨면서 전화기에 꼭 붙어있었다.
“죄송하군요, 선생님, 그 카드는 무효가 되었어요.”
“무효가 되었다고요?”
“그렇습니다. 선생님 회사에서 카드를 취소했어요. 왜냐하면..”
그녀는 약간 망설였다.
“당신은 초공간 도약 중에 죽었으니까요. 정말 안됐군요.”
“그렇지만 교환원 아가씨, 나는 지금 당신과 통화하고 있잖소.”
“맞아요.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그걸 모르지요.”
“그럼 그들에게 전화해서 내 상황을 알려주시오.”
“그러겠어요. 선생님 회사 전화번호를 알려주세요.”
“14-567116-16”
“좋습니다. 비용은 500 태양-크레딧입니다. 선생님 이름으로 통화가능하게 하려면 동전투입구에 돈을 넣어주세요.”
“교환원, 나는 500 크레딧이 없습니다.”
“어머나. 그럼 개인신용카드는요?”
“그건 취소됐소. 당신 자신이 그걸 말했잖소.”
“그럼 안됐군요. 저는 개인적인 통화는 할 수 없거든요.”
“교환원, 그럼 도대체 어쩌란 말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우주선-지구클럽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은 견인우주선이 있어요.”
“잘됐군. 자, 그럼 어떻게 부르지요?”
“쉬워요. 전화하세요.”
통신이 두절되기 전에 내가 마지막으로 들은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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