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4월 (1596년 4월)
4월 초1일 [양력 4월 27일] <丁酉>
비가 많이 내렸다. 신사과와 함께 이야기했다. 종일 비가 내렸다.
4월 초2일 [양력 4월 28일] <戊戌>
저녁나절에 개었다. 저물녘에 경상수사가 부찰사를 마중하는 일로 나갔다. 신사과는 같은 배로 갔다. 이 날 밤 몸이 몹시 불편했다.
4월 초3일 [양력 4월 29일] <己亥>
맑고 마파람에 종일 불었다. 어제 저녁에 견내량 복병이 긴급보고한 내용에, "왜놈 네 명이 부산에서 장사하며 이익을 늘리려 나왔다가 바람에 표류되었다." 고 했다. 그래서 새벽에 녹도만호 송여종을 보내어 그렇게 된 까닭을 묻고 빼내오려고 보냈는데 그 정형(정적)을 살펴 보니, 정탐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을 목을 베었다. 우수사에게 가 볼려고 하다가 몸이 불편하여 못 갔다.
4월 초4일 [양력 4월 30일] <更子>
흐렸다. 아침에 오철이 나갔다. 종 금이도 같이 갔다. 아침에 체찰사의 공문에 도장을 찍어 벽에 붙였다. 여러 장수가 표신을 고쳤다. 우수사에게 가보고는 취하여 이야기하고서 돌아왔다. 충청도의 군대에 울짱(목책)을 쳤다. 초저녁이 지나서 저녁밥을 먹었다. 속이 덥고 땀이 났다. 밤 열시쯤에 잠깐 비가 그쳤다.
4월 초5일 [양력 5월 1일] <辛丑>
맑다. 부찰사(한효순)가 들어왔다.
4월 초6일 [양력 5월 2일] <壬寅>
흐렸으나 비는 오지 않았다. 부찰사가 활쏘기를 시험했다. 저녁에 나는 우수사 등과 들어가 앉아서 군사들에게 같이 마주하여 음식을 먹였다.
4월 7일 [양력 5월 3일] <癸卯>
맑다. 부찰사가 나가 앉아서 상을 나누어 주었다. 새벽에 부산 사람이 들어왔는데, "명나라 사신(이종성)이 달아났다."고 하니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 부찰사가 입봉에 올라갔다. 점심을 먹은 뒤에 두 수사와 더불어 같이 이야기했다.
4월 8일 [양력 5월 4일] <甲辰>
종일 비가 내렸다. 저녁나절에 들어가 마주 앉아 부찰사와 같이 마주하여 술을 마시니 몹시 취하였다. 초파일이라 등불을 켜 달고 헤어졌다.
4월 9일 [양력 5월 5일] <乙巳>
맑다. 이른 아침에 부찰사가 나갔다. 그래서 배를 타고 포구로 나가 같이 배에서 이야기하고 헤어졌다.
4월 10일 [양력 5월 6일] <丙午>
맑다. 아침에 들으니 암행어사가 들어온다고 했다. 그래서 수사 이하 포구로 나가 암행어사를 기다렸다. 조붕이 와서 봤다. 그 모습을 보니 학질을 오래 앓아 주린 모습이 무척 야위었다. 참으로 딱했다. 저녁나절에 암행어사가 들어와서 같이 내려가 앉아서 이야기했 다. 촛불을 밝혀주고 헤어졌다.
4월 11일 [양력 5월 7일] <丁未>
맑다. 아침을 먹고 어사와 같이 마주하여 조용히 이야기했다. 저녁나절에 장병들에게 음식을 먹였다. 활 열 순을 쏘았다.
4월 12일 [양력 5월 8일] <戊申>
맑다. 아침을 먹고 난 뒤에 어사가 밥을 지어 군사들에게 먹이게 한 뒤에 활 열 순을 쏘고 종일 이야기했다.
4월 13일 [양력 5월 9일] <己酉>
맑다. 아침을 먹고 어사와 함께 마주해 있다가 느지막이 포구로 나갔더니, 마파람이 세게 불어 출항하지 못했다. 선인암으로 가서 종일 이야기하고 저물어질 때 서로 헤어졌다. 저물어서야 거망포(거망초)에 이르렀는데 잘 갔는지 모르겠다.
4월 14일 [양력 5월 10일] <庚戌>
흐렸다가 종일 비가 내렸다. 아침을 먹고 나가 앉아서 홍주판관(박륜)·당진만호(조효열)가 교서에 숙배한 뒤에 충청우후 원유남에게 곤장 마흔 대를 쳤다. 당진포만호도 같은 벌을 받았다.
4월 15일 [양력 5월 11일] <辛亥>
맑다. 단오절의 진상품을 봉해서 곽언수에게 받아다 내보냈다. 영의정(류성룡)·영부사 정탁·판서 김명원·지사 윤자신·조사척·신식·남이공에게 편지를 썼다.
4월 16일 [양력 5월 12일] <壬子>
맑다. 아침을 먹고나서 나가 앉아서, 난에몬 등을 불러다가 불지른 왜 놈 세 놈이 누구누구인지를 물어본 뒤에 붙들어다가 죽여버렸다. 우수사·경상수사도 같이 앉아서 아우 여필이 가져온 술로 취했다. 가리포첨사·방답첨사가 같이 마셨는데, 밤이 되어서야 헤어졌다. 이 날 밤바다에는 달빛이 차겁게 비치고 잔 물결 한 점 일지 않았다. 다시 땀을 흘렸다.
4월 17일 [양력 5월 13일] <癸丑>
맑다. 아침밥을 먹고 나서 아우 여필 및 아들 면이 종을 데리고 돌아갔다. 저녁나절에 각 공문을 처리하여 나누어 주었다. 이 날 저녁에 울이 안위에게 가서 보고 왔다.
4월 18일 [양력 5월 14일] <甲寅>
맑다. 식사하기 전에 각 고을과 포구에 공문 및 솟장을 처리해 주었다. 체찰사에게 갈 공문을 내보냈다. 저녁나절에 충청우후·경상우후·방답첨사·조방장 김완과 더불어 활 스무 순을 쏘았다. 마도의 군관이 복병한 곳에서 투항해 온 왜놈 한 명 을 잡아 왔다.
4월 19일 [양력 5월 15일] <乙卯>
맑다. 습열(습열: 습기로 일어나는 열)로 침 스무 여 곳을 맞았다. 몸에 번열(번열: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함)이 나는 것 같아 종일 방에서 나가지 않았다. 어두울 무렵 영등이 와서 보고 돌아갔다. 종 목년과 금화·풍진 등이 와서 인사했다. 이 날 아침에 난에몬(남여문) 편에 풍신수길이 죽었다는 말을 들었다. 뛸 것 처럼 기쁘지만 믿을 수는 없다. 이 말은 진작부터 퍼졌었지만 아직은 확실한 기별이 온 것은 아니다.
4월 20일 [양력 5월 16일] <丙辰>
맑다. 경상수사가 와서 내일 만나자고 청했다. 활 열 순을 쏘고 헤어졌다.
4월 21일 [양력 5월 17일] <丁巳>
맑다. 아침밥을 먹은 뒤에 경상도의 진으로 가는 길에 우수사의 진에 들러 같이 갔다. 경상수사를 맞아 주며 종일 활을 쏘았다. 잔뜩 취해서 돌아왔다. 조방장 신호는 병으로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영인(?영인)이 왔다.
4월 22일 [양력 5월 18일] <戊午>
맑다. 아침밥을 먹은 뒤에 나가 앉아 있으니, 부산 허낸만(허내은만) 이 보낸 편지(고목)에 이르기를, 명나라 사신(이종성)이 달아 나고 부사(부사:양방형)는 여전히 왜놈의 진영에 있는데, 4월 초8일에 달아난 까닭을 상부에 아뢰었다고 했다. 김 조방장이 와서 아뢰기를, 노천기가 술을 먹고 주책없이 굴다가 본영 진무 황인수·성복 등에게서 욕을 먹었다고 했다. 그래서 곤장 서른 대를 때렸다. 활 열 순을 쏘았다.
4월 23일 [양력 5월 19일] <己未>
흐렸다가 저녁나절에 개었다. 아침에 첨지 김경록이 들어왔다. 일찍 아침밥을 먹고 나가 앉아 같이 술을 마셨다. 저녁나절에 군사들 중에서 힘센 자 들을 뽑아 씨름을 시켰더니, 성복이란 자가 판을 독차지 하였다. 그래서 상으로 쌀 말을 주었다. 활 열 순을 쏘았다. 충청우후 원유남· 마량첨사(김응황)· 당진만호(조효열)· 홍주판관(박윤)· 결성현감(손안국)· 파지도권관(송세응)· 옥포만호(이담) 등과 같이 쏘았다. 한밤에 영인이 돌아갔다.
4월 24일 [양력 5월 20일] <庚申>
맑다. 식사를 한 뒤에 목욕을 하고 나와 여러 장수들과 함께 이야기했다.
4월 25일 [양력 5월 21일] <辛酉>
맑다. 마파람이 세게 불었다. 일찌기 목욕하러 들어갔다가 한참 있었다. 저녁에 우수사가 와서 보고 돌아갔다. 또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물이 너무 뜨거워 오래 있지 못하고 도로 나왔다.
4월 26일 [양력 5월 22일] <壬戌>
맑다. 아침에 체찰사의 군관이 경상도로 갔다는 말을 들었다. 밥을 먹은 뒤에 목욕했다. 저녁나절에 경상수사가 와서 보고 돌아갔다. 체찰사의 군관 오도 왔다. 김양간(김량간)이 소를 싣고 올 일로 본영으로 갔다.
4월 27일 [양력 5월 23일] <癸亥>
맑다. 저녁에 한 번 목욕했다. 체찰사의 공문 회답이 왔다.
4월 28일 [양력 5월 24일] <甲子>
맑다. 아침·저녁으로 두 번 목욕했다. 여러 장수들이 모두 와서 봤다. 경상수사는 뜸뜨느라고 오지 않았다.
4월 29일 [양력 5월 25일] <乙丑>
맑다. 저녁에 한 번 목욕했다. 투항해온 왜놈 사고에몬(사고여문)을 난에몬(남여문)에게 시켜 목을 베었다.
4월 30일 [양력 5월 26일] <丙寅>
맑다. 저녁에 한번 목욕했다. 우수사가 와서 봤다. 충청우후가 봐서 보고 돌아갔다. 저녁나절에 부산의 허낸만(허내은만)의 편지(고목)가 왔는데, 소서행장이 군사를 철수할 뜻이 있는 것 같다. 김경록이 돌아갔다. 어머니께서 무사하다는 편지가 왔다.
'Reading Books > Reading Books' 카테고리의 다른 글
<R/B> 亂中日記 (47) -李舜臣- (0) | 2021.03.14 |
---|---|
<R/B> 亂中日記 (46) -李舜臣- (0) | 2021.03.13 |
<R/B> 亂中日記 (44) -李舜臣- (0) | 2021.03.11 |
<R/B> 亂中日記 (43) -李舜臣- (0) | 2021.03.10 |
<R/B> 亂中日記 (42) -李舜臣- (0) | 2021.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