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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B> 부활 (2부, 24) -톨스토이-

카지모도 2021. 10. 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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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대심원을 나온 네플류도프와 변호사는 나란히 보도를 걸어갔다. 변호사는 자기 마차를 뒤따라오도록 이르고, 네플류도프에게 심의원들의 입에 오르내렸던 모 국장의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이야기는 국장의 죄상이 폭로되던 경위와 법률상으로는 마땅히 징역을 받아야 했지만, 그 대신 시베리아의 어느 현의 지사로 임명되었다 했다.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위와 추악상을 모두 말해 버리고 나서, 오늘 아침에 그들이 그 옆을 지나쳐 온 아직도 공사가 반쯤 된 채 버려져 있던 기념비의 건립을 위해 모은 기부금을 여러 고관들이 착복했다는 이야기, 모 인사의 정부가 거래소에서 수백 만 루블이나 벌었다는 것, 누구하고 누가 아내를 매매했다는 이야기 등을 신이 나서 말한 다음, 정부 고관들이 온갖 사기와 범죄를 범하고 있으면서도 감옥은커녕 각종 관청의 요직에 도사리고 앉아 있다는 이야기를 지껄여댔다.

변호사에게는 이러한 이야기가 무궁무진해 보였고, 그러한 이야기가 변호사 자신에게도 무척 만족을 주는 듯했다. 그것은 변호사로서 돈을 버는 방법은 돈을 벌기 위해 페테르부르크의 다른 고관들이 사용하는 수단에 비해 훨씬 정당하고 죄가 없다는 것을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변호사는 네플류도프가 고관들의 범죄에 관한 이야기를 끝까지 듣지 않고, 작별을 고한 뒤 마차를 잡아타고 강가에 있는 집 쪽으로 돌아가 버리자, 무척 놀랐던 것이다.

네플류도프는 우울했다. 대심원이 상소를 기각했기 때문에 죄 없는 마슬로바가 억울한 고통을 받게 될 것과, 그 기각이 그녀와 운명을 같이하려는 자신의 변함 없는 굳은 결의를 더욱 괴롭혀 주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변호사가 그토록 신이 나서 말한 활개를 치고 있는 그 가공할 이야기와, 원래 얌전하고 무엇이나 솔직하게 이야기하던 그 고귀했던 셀레닌의, 가시돋친 냉정하고 불쾌한 눈초리가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라서 그의 슬픔은 한층 더 심해졌다.

네플류도프가 집에 들어오자, 문지기는 다소 업신여기는 듯한 표정으로 어떤 여인이 문지기 방에 써놓고 간 편지를 주었다. 그 편지는 슈스토바의 어머니가 쓴 것이었다. 그녀는 딸의 은인이며 구원자인 네플류도프에게 감사의 말을 드리려고 왔었으며, 바실리예프스키 5가의 자기네 집으로 와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것과, 그것은 베라 예프레모브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라는 사연이었다. 번거로운 감사의 말을 드려서 괴로움을 끼치지 않겠으니 안심하시고, 오직 한번 뵙기만 해도 기쁘겠으며, 만일 틈이 나신다면 내일 아침에 와 주실 수 없겠느냐는 내용의 것이었다.

또 한 통의 편지는 네플류도프의 옛 친구인 시종 무관 보가트이레프로부터 온 것으로 네플류도프 자신이 준비해 온 분리파 교도를 위한, 그들 명의의 청원서를 직접 황제에게 올려 달라고 이 친구에게 부탁했던 일에 대한 답장이었다. 보가트이레프의 편지는 굵직하고 무게 있는 필적으로 쓰여 있었다. 그는 약속한 대로 직접 황제에게 내겠으나, 얼핏 생각이 난 것이지만, 네플류도프가 직접 이 사건의 담당자에게 미리 부탁해 두는 것이 좋겠다고 쓰여 있었다.

네플류도프는 이번 페테르부르크에 체재하는 동안, 최근 며칠 동안에 받은 인상으로는 무엇 하나 뜻대로 이룰 수 없을 것 같은, 아주 절망적인 심정에 빠져 있었다. 모스크바에서 세웠던 계획은, 사회 생활에 첫발을 들여놓았을 때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청년 시절의 공상과 같이 느껴졌다. 그러나 페테르부르크에 온 이상, 계획했던 모든 일을 실행하는 것이 자기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일은 우선 보가트이레프를 방문한 후, 그의 충고대로 분리파 교도의 사건 담당자들을 찾아가리라 마음먹었다.

그가 서류가방에서 분리파 교도 사건의 청원서를 꺼내 읽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백작 부인 카테리나 이바노브나의 하인이 들어와, 2층으로 차를 마시러 올라오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

네플류도프는 곧 가겠노라고 대답하고 서류를 가방 속에 도로 넣고는 이모가 있는 방으로 갔다. 2층으로 가는 도중 그는 창 밖에 있는 마리에트의 두 필의 밤색 말이 끄는 마차를 발견했다. 그러자 갑자기 마음이 가벼워지고 빙그레 미소까지 떠올랐다.

마리에트는 모자를 쓴 채, 평상시의 까만 빛깔이 아니라, 여러 가지 빛깔이 섞인 밝은 옷을 입고, 찻잔을 손에 든 채 백작 부인 옆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아름다운 미소와 반짝이는 눈을 하고 무엇인가 열심히 지껄이고 있었다. 네플류도프가 방 안으로 들어섰을 떄, 마침 마리에트가 무슨 우스꽝스럽고 점잖지 못한 이야기를 했는지 코 밑에 잔털이 있는, 사람 좋은 백작 부인은 뚱뚱한 몸을 흔들어 대면서 배를 안고 웃었다. 마리에트는 장난기 있는 표정에 웃음을 담은 입을 찡그리며 정력적이고 쾌활한 얼굴을 옆으로 돌린 채 말없이 상대편을 바라보고 있었다.

네플류도프는 단 몇 마디의 이야기로써, 두 사람의 화제가 페테르부르크에서 제 2의 뉴스로 되어 있는 신임 시베리아 지사의 에피소드라는 것을 알았다. 마리에트가 이에 관하여 무슨 우스운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백작 부인이 오랫동안 웃음을 그칠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정말 사람 죽이는군요." 기침을 하면서 백작 부인이 말했다.

네플류도프는 인사를 하고 두 사람 옆에 앉았다. 그가 마리에트의 경박함을 탓하려고 하자, 그녀는 그의 얼굴에 감도는 적이 불만스럽고 진지한 표정을 알아차리고, 곧 그의 마음에 들기 위해 얼굴 표정뿐만 아니라 기분까지도 일변해 버렸다. 그녀는 갑자기 자기 생활에 불만을 품고, 무엇인가를 구하고 있는 것 같은 진지한 태도를 취했는데, 그것은 단지 일시적인 기분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사실상 그녀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으나, 이 때는 네플류도프가 빠져 있는 것과 같은 기분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네플류도프에게 일이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대심원에서의 실패와 셀레닌과 만난 이야기를 했다.

"아! 정말 결벽한 분이에요! 그분이야말로 '흠 잡을 데 없는 기사'에요. 참으로 결벽한 분이라고요."하고 두 부인은 사교계에 알려져 있는 셀레닌의 별명을 붙여서 말했다.

"부인은 어떤 분이죠?"하고 네플류도프가 물었다.

"부인요? 글세 남의 흉을 보고 싶지는 않지만, 남편을 이해해 주는 편은 아니지요. 그건 그렇고 그분도 기각에 찬성하셨다고요? 정말이에요?"하고 그녀는 진심으로 동정하며 물었다.

"무서운 일이군요. 그 여자가 가여워요!"하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그는 이맛살을 찌푸리면서 화제를 바꾸려고 그녀의 주선으로 요새 감옥에서 석방된 슈스토바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그녀가 자기 남편에게 부탁하여 노력해 준 데 대하여 사의를 표명한 다음, 그 여죄수와 그녀의 온 가족이 아무도 힘을 써 주는 사람이 없어서 얼마나 고생을 해야 했나를 생각하면 정말 무서운 일이라고 말하려고 하자, 그녀는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자기의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제발 말하지 말아 주세요."하고 그녀는 그의 말을 막았다.

"남편이 그 여자를 석방해도 좋다고 말했을 때, 저도 똑같은 생각에 흠칫했어요. 죄가 없다면, 무엇 때문에 가둬 두었던 것일까요?" 그녀는 네플류도프가 말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것을 대신 말했다.

"정말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어요!"하고 그녀는 한숨을 쉬면서 이렇듯 덧붙였다.

백작 부인 카테리나 이바노브나는 마리에트가 조카에게 아양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알고 기분이 좋았다. 두 사람이 입을 다물었을 때, 백작 부인은 이렇게 말했다.

"내일 밤 알린한테 가 봐라. 키제베테르 선생이 나오신다니까. 당신도요."하고 마리에트를 보면서 말했다.

"그분은 너를 알아보고 계셨어. 네게 관심을 갖고 계셔."하고 조카에게 말했다.

"네가 말한 걸 죄다 그분한테 말씀드렸더니만 그건 모두 좋은 징조니까 너는 반드시 그리스도의 품안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씀하시더라. 그러니 꼭 가거라. 마리에트, 당신도 권해 줘요. 당신도 가고."

"백작 부인, 첫째로 제겐 공작님께 권고할 자격이 없어요."하고 마리에트는 네플류도프를 힐끗 보고 말했다. 그 눈길에는 그와 자기는 백작 부인의 말에 대해서나 복음서에 대해서 그 무엇인지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는 듯했다.

"그리고 둘째로 저도 그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잘 아시겠지만..."

"그래요, 당신은 언제나 남들과는 반대죠. 자기 마음대로 하시니까."

"마음대로라니, 그런 일 없어요. 저도 보통 여자들과 똑같은 신앙을 가졌을 뿐인걸요." 그녀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셋째로 내일 프랑스 연극을 보러 갈 생각이에요."

"마리에트, 당신은 그것을 보셨나요... 저... 뭐라고 하는 여배우더라?"하고 카테리나 이바노브나 백작 부인이 말했다.

마리에트는 유명한 프랑스 여배우의 이름을 가르쳐 주었다.

"꼭 가 보아라. 정말 멋있단다."

"그럼, 이모님, 여배우하고 선교사하고 어느 쪽을 먼저 보는 게 좋지요?" 네플류도프는 미소를 띠며 물었다.

"제발, 내 말꼬리만 잡지 말아라."

"내 생각으로는 선교사를 먼저 보고 난 다음에 여배우를 봐야 한다고 생각되는데요. 그렇잖으면 설교에 대한 흥미를 잃기 쉽지요."하고 네플류도프는 말했다.

"아니에요. 프랑스 극장에 먼저 간 다음, 그 뒤에 참회하시는 쪽이 더 좋아요."하고 마리에트가 말했다.

"둘이서 그렇게 날 놀리는 게 아니에요. 설교는 설교, 연극은 연극이에요. 구원을 받기 위해서 목을 길게 하고 울고만 있을 필요는 조금도 없으니까. 우선 믿는 거죠. 그러면 즐거우니까요."

"이모님은 어느 설교사보다 설교가 훌륭하십니다."

"그럼요." 마리에트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말했다.

"내일 우리들 좌석에 오세요."

"아마 가기 어려울 겁니다..."

손님이 왔다는 것을 전하러 온 하인 때문에 대화는 중단되고 말았다. 손님이란 백작 부인이 회장으로 있는 자선 단체의 비서였다.

"따분한 손님이 오셨군. 저쪽에 가서 만나고 곧 오겠으니, 마리에트, 이 애에게 차나 권해 주세요." 백작 부인은 이렇게 말하고 총총걸음으로 나갔다.

마리에트는 장갑을 벗었다. 야무지고 넓적한 손의 무명지에서 반지가 번쩍번쩍 빛났다.

"드시겠어요?" 그녀는 새끼손가락을 묘하게 뻗치면서 알코올 램프 위에 얹혀 있는 은주전자를 들고 말했다. 그녀는 진지하고 슬픈 표정을 지엇다.

"훌륭한 의견을 갖고 계시는 분들이 나라는 인간과 내가 놓여 있는 처지를 혼동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괴로워 견딜 수가 없어요."

그녀는 마지막 몇 마디를 할 때에는 금세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설사 그녀의 말을 분석해 본다 하더라도, 거기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으며, 또 있다고 하더라도 지극히 애매한 것이었다. 그러나 네플류도프에게는 그 말이 유달리 심각하고 진실하고 선량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처럼 여겨졌다. 젊고 아름답고 훌륭한 옷차림을 한 여인이 이런 말과 함께 보내는 빛나는 눈길을 그토록 그의 마음을 끌었던 것이다.

네플류도프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당신은 당신의 기분과 당신 마음속에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을 제가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나 당신이 하신 일은 누구나 다 알고 있어요. 그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에요. 나는 당신께 감탄했어요."

"뭐 그렇게 감탄하실 일은 못 됩니다. 아무 일도 한 것이 없으니까요."

"그런 건 문제가 안 돼요. 전 당신의 마음도 그 여자의 마음도 이해하고 있어요. 정말 훌륭해요. 훌륭하고말고요. 이 이야기는 더 말씀드리지 않겠어요." 그녀는 그의 얼굴에 떠오른 불쾌한 기색을 보고 말을 끊었다. "하지만 그 외에도 당신은 감옥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온갖 공포와 고통을 보신 나머지," 마리에트는 어떻게 해서든지 그의 마음을 끌어 보려는 생각에서 그가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일을 여자의 직감으로 추축하면서 말했다. "괴로움을 받고 있는 사람들을 구해 주려고 생각하시죠? 그렇게도 무자비하고 몰인정한 사람들 때문에 그런 무서운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려는... 이를 위해서는 목숨을 바쳐도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것도 알아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그러나 사람들에게는 제각기 자기의 운명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그것을 잠재워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 양심의 소리를 믿지 않으면 안됩니다." 네플류도프는 그녀의 기만에 완전히 말려들어가서 말했다.

네플류도프는 그 후 그녀와 얘기한 것을 여러 번 상기하고서 부끄럽게 느꼈다. 거짓말을 했다기보다는 자기의 흉내를 낸 데 불과했던 그녀의 말과, 자기가 감옥 속의 무서운 일과 시골에서 받은 인상을 이야기할 때 사뭇 감동하여 주의 깊게 듣고 있었던 그녀의 얼굴을 상기했다.

백작 부인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옛 친구이면서 자기네들을 이해 못하는 군중속에서 두 사람만이 서로 이해하는 둘도 없는 친구인 양 얘기를 주고받고 있었다.

그들은 당국의 불법과, 불행한 사람들의 고통과, 농민들의 궁핑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었으나, 실상은 떠들어 대는 열띤 대화 소리에 따라 서로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매에는 끊임없이 '저를 사랑해 주시겠어요?'하고 묻고 '사랑합니다.'하고 대답하곤 했다. 그리고 성적 감정이 자기도 모르게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형태를 이루며 서로 끌어당기고 있었다.

마리에트는 떠나면서, 힘이 되어 드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하겠다고 그에게 말하고, 또 중대한 이야기가 있으니 내일 밤에는 잠깐만이라도 극장에 와달라고 했다.

"언제 또 뵙게 될지 모르잖아요?"하고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덧붙였다. 그리고 보석 반지로 뒤덮인 손에 조심스럽게 장갑을 끼었다. "내일 꼭 와 주시겠다고 약속해 주세요."

네플류도프는 약속했다.

그 날 밤 네플류도프는 자기 방에 누워, 촛불을 끄고 나서도 오랫동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마슬로바의 일, 대심원의 판결, 어느 곳이든 그녀를 따라가겠노라고 결심한 일, 토지 소유권을 포기해 버린 일들을 생각하고 있으려니까, 별안간 그러한 문제에 대답이나 하듯이 '언제 또 뵙게 될지?'하고 말했을 때의 마리에트의 얼굴과 한숨, 그 눈길, 그리고 피어오르는 듯한 미소가 생생하게 떠올랐고, 그도 그녀를 만나기나 한 것처럼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시베리아로 가는 건 옳은 일일까?'하고 그는 자문해 보았다.

드리워진 커튼을 통해서 보이는 페테르부르크의 백야는 밝았으나,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답은 막연하기만 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모든 것이 혼란에 싸여 있었다. 그는 예전의 기분을 마음속에 불러일으켜 보기도 하고, 예전의 사상의 경로를 더듬어도 보았으나, 그 사상은 이미 예전과 같은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나도 모든 것을 서둘러서 생각해 냈지만, 그것을 실행할 힘이 없다. 좋은 일을 하고 뒤에 돌아서서는 후회를 하는 처지고 보니...' 그는 혼자 이렇게 중얼거렸다. 이 문제에 대해서 대답할 기력조차 없어, 오랫동안 느끼지 못했던 비애와 절망에 잠겼다.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었던 그는, 트럼프 노름에 참패한 뒤 흔히 경험했던 것 같은 괴로운 잠에 빠져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