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꺽정이가 허담의 말을 타고 동구 밖에 나가서 주마 놓고 돌아다니다가 해가
설핏할 때 절로 올라와서 말을 마굿간에 들여매고 말갈기를 쓰다듬어 주며 “내
일은 작별이다” 하고 말한즉 말이 꺽정이의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머리를 건
들거리었다. 꺽정이가 마굿간 앞에서 돌아설 때 말이 구유 너머로 머리를 내밀
어 꺽정이의 머리 동인 수건 끝을 물고 지극지근 잡아당긴 까닭에 꺽정이가 손
을 머리 뒤로 돌리어 수건 끝을 빼앗고 다시 말 앞으로 돌쳐서서 웃으면서 “이
자식, 버릇없는 자식 같으니, 머릿수건을 잡아당기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이냐.”
하고 한 손을 둘러매니 말은 얼른 머리를 한옆으로 피하였다. “맞을까 보아 무
서운 게구나.” 하고 꺽정이가 둘러매던 손으로 말 목을 뚜덕뚜덕해 주면서 “
작별이 섭섭하냐?” 하고 말을 묻는데 말이 “섭섭합니다.” 하고 대답하는 모
양같이 머리를 꺽정이 앞으로 내밀고 코를 치어들고 흥흥거리었다. “이 다음
내가 너를 보러 오마.” 하고 꺽정이가 두 귀 사이의 늘어진 갈기를 만져 주니
말의 영리한 두 눈 속에는 정다이 여기는 빛이 보이었다. 달포 지내는 동안에
꺽정이가 말을 사랑할 뿐 아니라 말도 꺽정이에게 정이 들었던 것이다. 꺽정이
가 말과 작별하고 있을 때 상좌 하나가 꺽정이에게 와서 “판도방 앞마루에 손
님 하나가 와 앉아서 양주 임서방이 절에 와 있었느냐고 묻습디다.” 하고 말하
니 꺽정이가 “어떤 손님이?” 하고 마굿간 앞에서 돌아섰다. 마굿간 있는 곳에
서 판도방까지 오는데 동안이 있어서 꺽정이는 상좌와 같이 오면서 말을 물었
다. “손님 모양이 어떠하던가?” “의관한 손님? 무엇을 타고 왔던가?” “걸
어왔습니다.” “얼굴이 어떻게 생겼던가?” “해사한 얼굴에 새까만 수염이 났
습디다.” 꺽정이는 상좌의 말을 듣고 천왕동이가 온 줄로 짐작하여 “아버지
병환이 덧치었나.” 하고 혼잣말하며 황망한 걸음으로 판도방 앞에 와서 마루에
걸터앉은 사람을 바라보고 대번에 “너 이거 웬일이냐?” 하고 소리를 지르니
그 사람이 “아이구, 형님이구려.” 하고 맞소리를 지르며 마당으로 뛰어내려왔
다. 꺽정이를 형님이라고 부르는 그 사람은 천왕동이가 아니요, 이봉학이었다.
꺽정이는 천왕동이가 아닌 까닭으로 일변 안심하고 봉학인 까닭으로 일변 반가
왔다. 꺽정이가 봉학이와 손을 맞잡고 서서 “어찌해서 여기를 왔느냐?”하고
물으니 봉학이가 “여기가 나는 못 올 데요?”하고 싱끗 웃고 “마루에 올라가
앉아서 이야기합시다.”하고 말하여 두 사람이 같이 판도방 마루 끝에 와서 걸
터앉았다. “내가 형님을 만나려고 양주를 가지 않았겠소. 형님댁 문간에를 가니
까 형님 아들놈이 팔삭동이와 같이 장난하고 앉았습디다. 연전에 백두산에서 갓
나왔을 때 보았으니까 저는 나를 알아볼 까닭이 없지요. 내가 너의 아저씨다고
말했더니 그놈이 나는 당신 같은 아저씨가 없소 하고 들이대듯이 말합디다그려.
조금만 더 크면 형님을 쥐어지르겠습디다.” 하고 하하 웃고 “누님이 마침 밖
을 내다보다가 나를 보고 교하 이서방 아니냐하고 소리를 지릅디다. 나는 형님
이 선생님 절에 와서 있다는 말을 듣고 그날 곧 그대로 떠나려고 하니까 누님이
어디 떠나게 해야지요. 그래 형님댁에서 하룻밤을 묵어 왔소. 형님 아버지 병환
은 그저 한모양이라고 합디다.” 하고 봉학이가 꺽정이를 만나 반가운 바람에
한바탕 수다하게 지껄이고 나서 “선생님은 어디 계시오?” 하고 물었다. “이
절에 으슥한 뒤채가 있어 거기 계시다.” “그럼 지금 그리 가십시다.” “너 보
고 반가워할 양반이 또 한 분이 거기 계시다.” “누구요?” “김덕순이란 이를
너 생각하겠느냐?” “생각하고말고. 동소문 안에서 떠난 뒤에 그 양반 만나기
는 처음이오. 어서 그리 가십시다.” 하고 봉학이가 재촉하여 꺽정이는 봉학이를
데리고 대사의 처소로 들어왔다.
4
대사와 덕순이가 방머리에 있는 난간마루에 나앉아서 석양 때 경치가 애닯게
좋은 것을 이야기들 하는 중에 꺽정이 뒤에 의관한 사람이 따라오는 것을 덕순
이가 먼저 바라다보고 “꺽정이가 갓 쓴 사람 하나를 데리고 오는구려.” 하고
대사를 돌아보니 대사가 한번 바라보고 곧 “이봉학이구려.”하고 말하였다. “
이봉학이라니? 동소문 안에 있을 때 활장난 잘하던 아이 말씀이오? 어떻게 그렇
게 용하게 알아보시오?” “아이 적에 보시고 처음이시지. 나는 연전에 찾아와
서 보았소.” “꺽정이하고 동갑인가 자치동갑인가 그러하니까 나이 벌써 서른
네댓 되었겠소.” “둘이 동갑이지요.” “옳소, 꺽정이보다 생일이 아래인가 보
오.” 하고 두 사람이 서로 이야기하다가 꺽정이와 봉학이가 앞마당에 들어서는
것을 보고 다같이 난간마루에서 앞마루로 내려왔다. 봉학이가 마루에 올라와서
대사 보고 절하고 그 다음에 덕순에게 향하여 “저를 알아보시겠습니까?” 하고
말하며 절하니 덕순이는 “아기 한량이 인제 노창해졌네.” 하고 웃으며 허리를
잠깐 구부슴하였다. 먼저 있던 두 사람과 나중 온 두 사람이 다같이 마루 위에
자리를 잡고 앉은 뒤에 덕순이가 봉학이를 보고 “자네를 만나기는 의외일세.”
“자네가 그저 교하서 사는가?”하고 말하니 꺽정이가 “이 애에게는 어째 하게
를 하시오?” 하고 탓하였다. “네게는 해라하고 저 사람에게는 하게한다고 시
비이냐? 너는 조카로 대고 해라하지만 저 사람에게야 해라할 턱이 없지 않느냐?
” “턱은 찾아 무엇하고. 그대로 해라하시오.” 하고 꺽정이가 말하자 봉학이가
“정작 해라 받을 사람은 제쳐 놓고 형님이 왜 해라를 하시라 마시라 하오.”
하고 한번 웃고 곧 덕순을 향하여 “저 형님에게는 해라하시고 저에게는 하게하
시는 것이 친분을 보시는 것 아닙니까.”하고 말한즉 덕순이가 “허허, 저 사람
도 또 시비로군. 이편 저편의 시비를 들어가며 애써 헤게할 까닭이 있나.” 하고
말을 고치어 “네게도 해라할 터이다.”하고 웃으니 봉학이도 “좋습니다.” 하
고 웃었다. 덕순의 해라 말이 낙착되자 꺽정이가 “존대, 하고, 하게, 해라 말이
모두 몇 가지람. 말이 성가시게 생겨먹었어” 하고 말의 구별 많은 것을 타박하
니 덕순이가 웃으면서 “말의 구별이 성가시다고 하자. 그러하니 너는 어쨌으면
좋겠단 말이냐?” 하고 물었다. “말을 한가지만 쓰면 좋은 것 아니오.” “어른
아이 구별없이 말을 한가지만 쓰는 데가 천하에 어디 있단 말이냐?” “두만강
건너 오랑캐들의 말은 우리말같이 성가시지 않은갑디다. 천왕동이의 말을 들으
면 아비가 자식보고도 해라, 자식이 아비보고도 해라랍디다.” “그러니까 오랑
캐라지.” “오랑캐가 어떻소. 그것들도 조선 양반 마찬가지 사람이라오.” 하고
꺽정이가 덕순의 말을 다툴 때에 대사가 “우리말에 층하가 너무 많은 것은 사
실이겠지. 그렇지만 어른 아이는 고사하고 양반이니 상사람이니 차별이 있는 바
에야 말이 자연 그렇게 될 것 아닌가.”하고 말참예하고 나섰다. “그런 차별이
있는 덕에 세상이 이 모양 아닌가요.” “그런 차별은 있어 온 지가 오랠세.”
“권세를 손에 쥔 사람이 그런 차별을 없애라고 영을 내리면 오랬다고 없어지지
않을까요.” “벌써 영 내리는 사람과 영 받는 사람에 차별이 있지 아니한가.”
“몹쓸 차별을 없애려면 내릴 사람이 있어야지요.” “영을 내린다고 그렇게 쉽
게도 없어질 것이 아니니라.” “영을 아니 좇는 놈은 깡그리 죽여버리면 될 것
아니오.” 대사가 꺽정이의 말을 옳지 않게 여기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쓸데
없는 이야기 고만두고 오래간만에 만난 사람과 서희들이나 하세.” 하고 곧 봉학
이를 향하여 “자네 그 동안 자녀간에 무엇을 두었나?” 하고 물으니 봉학이가
“아무것도 아직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덕순이가 봉학이를 보고 “나는
네가 외조모를 따라 교하로 내려간 뒤 소식을 통히 모르던 사람이니 그 동안 지
난 이야기를 좀 들어보자.” 하고 말하였다. 봉학이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할
때에 판도방에서 외식을 알리는 북소리가 들어어 왔다.
5
대사는 노인이라 큰방까지 나다니지 아니하고 자기 방에 앉아서 식사하는 까
닭에 혹시 자리를 찾아오는 손님이 있으면 조석을 자기 방에서 대접하였다. 덕
순이와 꺽정이가 처음에는 다같이 대사 방에서 조석을 먹었으나 꺽정이가 말선
생 허담을 친하게 된 뒤로는 꺽정이만 허담을 따라서 여러 중들과 회식하러 다
니었다. 꺽정이가 북소리를 듣고 “밥 먹으러 가야겠군.” 하고 대사를 보고 “
봉학이도 데리고 가리까?” 하고 물으니 대사가 “자네까지도 갈 것이 없네.”
하고 곧 상좌를 불러서 겸상 두 상을 차려오라고 일렀다. 저녁상이 들어와서 꺽
정이와 봉학이가 겸상하여 앉았을 때 “공연히 딴 이야기 하느라고 못 물어보았
다. 난리 소식이 어떠하더냐? 난리가 먼 시골에서 난 까닭에 서울은 안연하다니
참말이더냐?” 하고 꺽정이가 말을 묻고 “안연이란 다 무어요. 서울은 지금 와
글와글 야단이라오.” 하고 봉학이가 대답하는데 대사와 마주 앉았던 덕순이가
들었던 수저를 다시 놓고 “난리 이야기 좀 들은 대로 해라.” 하고 윗간에 있
는 봉학이를 바라보니 봉학이가 입에 넣은 밥을 급히 씹어 넘기고 “전라도에
왜변이 나서 해변 일경이 함몰지경이랍니다. 그래서 지금 서울서 방어사가 나고
순찰사가 나서 전라도로 출진한답디다.” 하고 아랫간을 바라보며 대답한 뒤에
윗간 아랫간에서 겸상한 사람끼리 수작을 각각 하게 되어 이야기가 두 갈래로
갈리었다. “우리 아이 적에도 경상도에 왜변이 났었지요?” “삼포왜변 말씀이
오? 지금 사십칠팔 년 가량 되었나보오.” “그때 각진 첨사들이 잡혀 죽고 항
복하고 망측한 일이 많았답디다그려.” “우리나라의 지질한 무비로는 조그만
도적에게도 언제든 봉변이지요.” “ 불과 사오십 년 간에 두 번씩 봉변을 당하
고야 그대로 둘 수가 없지 않소. 대마도가 그것들의 소굴이라니 소굴을 한번 무
찔러 버리면 영히 후환이 없을 것 아니오.” “왜의 소굴이 대마도만도 아니지
만 대마도만이라도 무찌르러 가면 제법이게요. 우리가 무찌르러 가기 전에 왜가
쏟아져 나오기가 쉽지요. 상말에 방구가 잦으면 어떻다는 셈으로 지난번 왜변이
나 이번 왜변은 방구 폭밖에 아니 되니까 뒷날이 걱정입니다.” 아랫간에서 이
런 수작들을 할 때에 윗간에는 다른 수작이 있었다. “내가 이번에 형님 보고
의논할 일이 있어서 형님을 찾아왔소.” “무슨 일?” “형님, 난리 치러 나갈
생각 있소?” “난리를 치러 가? 어떻게?” “서울서 지금 군총을 뽑는 중이니
군총에 들어가서 전장에 나가 봅시다.” “이애, 시원치 않은 소리 하지 마라.”
“왜 시원치 않기는? 난리 치는 것보다 더 시원한 일이 어디 있소.” “무명색
한 졸개 노릇이 시원할 것 무엇 있느냐.” “우리가 이번 전장에 나가서 공 한
몫을 세우면 차차 출신하게 될 것 아니오. 우리가 백날 이대로 가만히 있어 보
오. 언제 누가 대장으로 데려가나.” “아니 데려가면 고만이지. 누가 데려가라
고 빈다드냐.” “그러지 말고 한번 같이 나가 봅시다. 형님 칼과 내 활이 남에
게 밑질 리는 만무하오.” “나는 싫다.” “형님, 잘 생각해 보시오. 만호. 첨사
라도 차례에 오면 싫을 것이 무어 있소.”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부터 마시는 셈이다. 만호 첨사? 말이 쉽다.” “우리가 두드러지게 만호 첨사는
고사하고 병수사인들 하지 못하란 법이 있소?”“이애, 선 소리 그만두고 익은
밥이나 치워라. ”아랫간에 있는 덕순이가 윗간의 수작을 끝만 듣고 “병수사를
누가 하지 못한단 말이냐?” 하고 말하니 봉학이가 “내가 지금 형님더러 군총
에 들어서 전장에 나가 보자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전장에서 공만 세우면 병수
사라도 얻어 할 수 있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여 갈리었던 이야기 갈래가 한데
합치게 되었다. 덕순이는 봉학이의 생각이 좋다고 꺽정이를 권하다가 꺽정이의
고개 외치는 것을 보고 정색하고 꺽정이의 고집을 책망하는데 대사는 웃으면서
급히 할 것이 없으니 천천히 이야기하자고 말하였다.
6
저녁상을 치운 뒤에 덕순이가 다시 꺽정이의 출전을 권하려고 “하늘이 너같
은 천하 장사를 내실 때는 네가 필경 쓸데가 있을 것이다.” 하고 꺽정이보고
말을 내었다가 “하늘이 사람을 꼭 쓸데 보고 낸다고 하면 나 낼 때는 하느님이
광증이 났거나 노망이 났던가 보오.” 하고 빈정거리는 꺽정이의 대답을 듣고
“저 사람은 불패천이야.” 하고 입맛을 다시는데 대사가 봉학이를 가리키며 “
아까 저 사람더러 지난 이야기를 들려 달라지 않았소. 우리 옛 일이나 이야기하
고 하룻밤 웃고 지냅시다.” 하고 말하여 덕순이는 흔연히 “그것 좋소.” 하고
대답하였다. 방안이 침침하여져서 등잔불을 켜놓을 때가 되었다. 윗간에 있던 두
사람이 아랫간으로 올라와서 네 사람이 서로 가까이들 둘러앉았을 때 덕순이가
봉학이의 얼굴을 이윽히 바라보다가 “얼굴을 자세히 보니까 아이 적 모습이 많
이 남아 있구나. 그래 교하 내려가서 어떻게 지냈어? 활장난은 줄곧 여전히 했
을 터이지?” 하고 웃은즉 봉학이가 “활장난은 지금도 합니다. 그러나 교하는
동무가 없어서 서울 있을 때만큼 재미가 없었습니다.” 하고 덕순의 말을 대답
하는데 꺽정이가 봉학이를 돌아보며 “이렇게 모이니까 더구나 그 자식이 생각
난다.” 하고 결연히 여기는 빛을 얼굴에 나타내니 봉학이도 “유복이 말이오?
” 하고 역시 갑자기 서운하여 하였다. “유복이는 배천 가 살지? 언제들 만났
는가?” 하고 덕순이가 둘을 보고 물으니 “아이 적에들 서로 갈린 뒤에 이내
한번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하고 봉학이가 대답하였다. “어째서 그랬느냐?
그 동안 통히 왕래가 없었더냐?” “배천을 이 형님도 한 번 가고 저도 두어 번
갔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못 만났느냐?” “제가 서울서 내려간 뒤 삼 년
인가 사 년 되던 해에 이 형님이 제게를 다녀서 배천까지 갔었습니다. 그때 저
의 외조모가 못 가게해서 같이 가지도 못했습니다만 갔던 형님도 유복이를 보지
못하고 왔었습니다. 유복이가 배천으로 내려가던 이듬해에 유복 어머니는 잠간
앓다가 돌아가고 유복이 혼자 그 친척 되는 자의 집에 붙어 있게 되었더랍니다.
그런데 그 친척 되는 자가 동네에서 불미한 일이 있어서 모야무지에 도망하듯이
식구를 끌고 난데로 갔답니다. 유복이 그 못생긴 것이 양주 형님에게나 교하 제
게로 올 생각을 못하고 그 잘난 친척을 따라가서 이때껏 종적을 잘 모릅니다.
종적이나 알까 하고 제가 두번째 매천 갔을 때 유복이 고향인 강령까지 갔다왔
습니다. 강령 사람들은 유복이를 아는 사람도 없습디다.” 하고 봉학이가 유복이
의 이야기를 그치자, 이때껏 말없이 앉았던 꺽정이가 “그 자식이 정녕 죽은 게
야. 살아 있으면 우리를 찾아오지 않을리 없지.” 하고 봉학이를 보고 말하는데
대사가 “죽기는 왜 죽겠나. 옛동무 세 동무가 한데 모일 날이 있을 것일세.”
하고 꺽정이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덕순이가 봉학이를 보고 “유복이 이야기 까
닭에 네 이야기가 어디로 들어갔다. 인제 고만 제 이야기를 듣자꾸나.” 하고 말
하니 봉학이가 “무슨 별 이야기가 있습니까? 외조모의 덕을 입고 자라나서 외
삼촌의 힘을 받고 살아갑니다.” 하고 간단히 말하였다. “자세히 이야기 좀 하
려무나.” “자세히 이야기할 것이 있어야 합지요.” “그래 서울서 교하로 내려
간 뒤에 글방에를 다녔느냐?” “글방에 좀 다녔습니다.” “활장난에 공부는
성실치 못했겠지?” 이와 같이 덕순이는 봉학이의 지난 이야기를 자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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