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으로 ‘요년!’ 하면서 한번 허허 웃고 계집과 같이 누웠네. 서방님이란
자가 그동안 아씨 단속에 꿈쩍을 못하다가 인제 나 없는 틈을 타서 행랑 출입
을 시작한 모양이라. 내가 한번 제독을 단단히 주려고 속으로 별렀었네.
그 뒤 사오 일 지나서 보름 대목장날 장 구경을 나갔다가 옛날 남역서 살때
이웃하여 살던 사람을 만나서 술잔을 나누고 헤어질제 그 사람이 한번 놀러오라
고 말하기에 내가 그리하마고 대답했었네. 대답할 때 그 사람에게 놀러가고 싶
은 생각 외에 딴 생각이 있었네. 그날 밤에 계집더러 내일은 창원 가서 아는 사
람 좀 찾고 하룻밤 묵어서 모레 오겠다고 말하고 이튿날 식전에 사랑에 들어가
서 서방님에게 하루 말미를 말하여 첫말에 허락을 얻고 또 안에 들어가서 아씨
께 말하고 아침 먹은 뒤에 창원 간다고 떠나서 남역으로 놀러나갔었네.
남역에 나가서 술 먹고 종일 놀다가 저녁밥까지 먹고 읍내로 돌아와서 달빛
아래 성을 끼고 돌아다니다가 찬바람에 언 몸을 녹이려고 성 밑에 있는 아는 술
집을 찾아들어 갔었네. 이때쯤은 전과 달라서 다음날 곡식으로 갖다 갚는다고 하
면 술을 외상으로 얻어 먹을 수 있었네. 집에를 아무쪼록 늦게 가려고 맘을 먹
은 까닭에 술집 뜻뜻한 방에 밑질기게 앉아 있다가 한밤중이나 된 때에 비로소
일어섰네. 달빛은 밝고 인적은 고요하나 아는 사람을 혹시 만날는지 몰라서 될
수 있는 대로 고샅길을 걸어왔네. 집에 가까이 오며부터 발을 가만가만 떼어놓
고 앞을 두루 살펴보았네. 행랑채에는 통히 불빛이 없는데 사랑 대문은 빠끔히
열리어 있데. 내가 열린 대문을 보고 속으로 ‘옳다. 내 꽤에 빠졌다.’ 생각하고
바로 우리 방을 들이치려다가 의봉으로라도 연장 하나를 찾아 가지기 겸
사랑 동정을 한번 보고 나오려고 대문 앞에 와서 대문짝을 몸으로 밀어 조금
더 열고 들어서서 보니 작은사랑은 캄캄하고 큰사랑은 불이 있데. 마루끝과 댓
돌 위에 서방님 신발이 없는 것을 보고도 나는 잠깐 주저하다가 들키면 도적놈
누명 쓸 작정하고 큰사랑 윗목의 지러놓은 덧문을 열고 방안으로 들어갔었네.
아랫목에 있는 서방님이란 자의 자리는 비어 있고 벼룻집 앞에 아들아이만 누워
자데. 벼룻집이 내 눈에 뜨일 때 무슨 생각 하나가 번개같이 나서 나는 벼룻집
에 있는 필묵을 집어서 몸에 지니고 사랑에서 나왔네. 사랑광에 가서 도끼를 찾
아 들고 또 무슨 줄이나 바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다가 동자치 서방에게 튼튼한
쇠바가 있는 것을 생각하고 동자치 행랑방으로 나와서 바를 찾아 가진 뒤에 우
리 방으로 왔었네. 우리 방이란 것이 부엌 한 간, 방 한 간인데 방에는 뒤에 조
그만 들창이 있고 앞에 외쪽 되창이 있을 뿐이라 앞되창으로 들이치면 방안에
있는 사람은 독 안에 든 쥐와 다름이 없었네. 내가 가만히 봉당 앞에 들어와서
귀를 기울이고 방안에서 수상한 숨소리가 나는 것을 엿듣다가 왼손에 들었던 바
사래를 되창 앞에 탁 내던지며 바른손에 도끼를 꼬나잡고 봉당 위로 뛰어올라와
서 되창문을 왈칵 열어젖혔네. “이년, 어떤 놈을 데려다가 끼구 자빠졌느냐?”
“연놈의 모가지를 한 도끼루 다 찍어놓을 테다!” 마당에 가득한 달빛이 열어
놓은 창문으로 우려들어서 방안에 불이 없어도 희미하게 보이는데 머리까지 뒤집
어쓴 이불 속에 두 몸이다 한 줌만큼 뭉친 것을 짐작하고 볼 수 있데. 내가 바
를 집어서 팔에 걸치며 곧 방안에 들어섰네. 이불을 벗기고 사내부터 잡아 일으
키니 사내는 사지만 벌벌 떨고 깩 소리도 못하데. “이놈, 네가 웬놈인데 남의
기집을 가루차느냐?” 도낏날로 바를 쓸 만큼 끊은 뒤에 도끼를 발 밑에 놓고
밧동강으로 사내를 뒷결박지우는데 계집이 그 동안에 일어나서 살그머니 도끼를
집으려고 하데. 내가 이것을 보고 발길로 계집을 차버린 뒤에 다시 도끼를 집어
서 바를 또 한 동강 내가지고 계집마저 끌어다가 뒷결박을 지웠네. 계집종이
사내 양반보다 맹랑해서 떨면서도 가만히 있지 않고 결박지우는 손을 입으로 물
어떼려고 애를 쓰데. 둘을 뒷결박지우고도 바가 많이 남아서 남은 바로 남녀의
두 몸을 한테 친친 감아놓았제. 사내 양반이 그 동안 정신을 차린 모양이라 떨
리는 목소리나마 똑똑하게 “돌석이, 내야. " 하고 말하데. 나는 번연히 알면서도
누구인지 모르는 체하고 “내라니, 누구냐?” 하고 나직이 꾸짖었네. “나를 몰
라? 나야. " “아니 서방님이 아니오? 서방님 이게 무슨 짓이오?” “잘못되었
네. " “가만 있소. 불 좀 켜놓구 끌러주리다. " “불 켤 것 없이 끌러주게. 자네
가 무슨 청을 하든지 내가 다 들어줄 테니 얼른 끌러주게. " “불 켜놓구 이야기
합시다. " 내가 열어젖힌 채 있는 되창문을 닫은 뒤에 화로에 가서 불씨를 파냈네.
등잔불을 켜놓고 보니 남녀가 다 감주 먹은 괴상을 하고 고개를 들지 못하는
데 계집은 그래도 빤빤스러워 보이나 서방님이란 자는 쥐구멍을 못 찾아 걱정인
모양이데. 내가 퍼더버리고 앉아서 서방님을 보고 “긴말 할 거 없이 내가 청하
는 일은 무엇이든지 다 들어주겠소? 왜 대답을 안 하우?” 서방님이란 자가 고
개를 끄덕이는것을 보고 “그렇게 한단 말이오?” 하고 다그쳐 물으니 그자의
고개가 또다시 끄덕끄덕하데. “그러면 첫째 계집을 속량해 주구, 둘째 계집이
일평생 먹구 살만큼 천량을 노놔주우. 그렇게 하겠소, 못하겠소? 고개만 끄덕이
지 말구 말루 대답하우. " 그자 입에서 겨우 “그렇게 하겠어. " 한마디 말이 떨
어진 뒤에 나는 곧 “그러면 이 자리에서 수표를 써내우. " 하고 내 몸에 지닌
필묵을 내놓고 그자의 바른손 하나만 빼놓아 주었네. 내게 있던 백지 한 장을
꺼내서 그자 앞에 펴놓고 사기 그릇에 먹을 갈아서 붓에 묻히어 주었더니 그자
가 붓을 들고 대를 보고 또 촉을 보고 하다기 내 얼굴을 바라보는 눈치가 사랑벼
룻집에서 가져온 것인 줄을 아는 모양이데. “자, 수표를 쓰우. " “사랑에 들어
갔다 왔지?” “딴소리말구 어서 쓸 것이나 쓰우. " 그자가 한동안 망설이다가 쓰
기 시작하여 두서너 줄 죽 내려쓰고 붓을 놓으려고 하기에 내가 ‘다 썼소? 다
썼거든 수장을 지르든지 수결을 두든지 하우.“ 하고 말하자 그자가 수결까지
두었었네. ”사연을 한번 새겨 읽어보오.“ ’배돌석이 처 금순이는 몸값 없이
속량하여 주고 논밭 이십 두락을 허급할사 연월일 김도사댁. " “이십 두락두 좋
소. " “인제 고만 끌러주게. " “그러우.‘ 나는 곧 동인 것을 끌러주려고 하다
가 수표가 미심스러운 생각이 나서 ”잠깐만 더 참구 기시우.’ 하고 빼주었던
바른손까지 다시 동여놓고 그자에게 받은 수표를 글 아는 사람에게 가서보이고
오려고 행랑에서 나오는데 아무리 동여놓기는 단단히 했지만 사람의 일을 혹시
몰라서 부엌 뒤에 있던 나무토막을 들어다가 방문에 버티어 놓고 ‘이만하면 방
안에서 몸뚱이루 떠다밀어도 열지 못할 게다.’ 생각하고 나왔었네. 사랑 선생은
설 쇠러 집에 가서 아직 오지 않았고 누가 좋을까 속으로 이 사람 저 사람 고르
다가 진서 잘 보는 동네 일좌를 찾아갔었네. 일좌가 자는 것을 급한 일이 있다
고 깨워가지고 “이것 좀 보아주. " 하고 어둔 밤에 홍두깨로 수표를 펴서 눈앞
에 들이미니 “이게 무언가?” 일좌가 눈을 비비면서 한동안 들여다보고 “자네
큰일났네. " 하고 혼동하데. “무슨 큰일이 났소?” “자네 무슨 짓을 했나?”
“당신더러 말씀이지 내 기집이란 것이 안에서 밤중까지 안 나오기에 부르러 들
어가 본즉 그년이 안에 있는 게 아니라 사랑에서 서방님께 수청을 듭디다. 내가
서방님보구 몇 마디 좋지 않게 말씀했더니 서방님이 무안김에 계집을 속량해 준
다구 수표를 써줍디다. 속량해 준다는 말이 여기 쓰여 있지 않소?” “속량? 속
량이 다 무언가! 자네가 사랑에 들어와 도둑질했다구 귀양보낸다구 쓰이어 있네.
" “무어요? 도둑질했다구! 기막힌 소리 다 듣겠소. 내가 까막눈이라구 속였구
려. " “여보게, 이까짓거 진작 찢어버리게. " “서방님께 도루 갖다 드릴테요. "
“내가 보아주었다구 말 말게. " “염려 마우. 공연한 일루 단잠을 깨워서 미안
하우. " 나는 일좌에게 인사하고 한달음에 행량으로 돌아왔었네. 마당에 들어오
며 보니 남녀가 봉당 앞에 나와서 동그라졌는데 몸은 동인채 있고 방문이 열어
젖힌 것같이 열리어 있는데 나무토막은 퉁기어졌데. 동그라진 남녀를 방으로
끌어들이고 열려 있는 방문을 다시 닫은 뒤에 내가 남녀를 다 잡아먹을 것같이
노려보았네. 나의 무식한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거짓 수표를 써준 서방님이란
자는 곧 잡아먹어도 시원치 못하데. 내가 멍석말이 매를 맞을 때 호령들은 말이
귓속에 박혀 있어서 나는 처음에 대뜸 “이놈, 네가 네 죄를 아느냐!” 호령기
있게 말하고 그 다음에 “내가 네 사랑에 가서 붓, 먹 가져온 것이 도둑질이란
말이냐! 논밭 이십 두락? 요놈, 낯간지러운 놈 같으니. " 수죄하여 말하는데 서
방님이란 자는 눈을 감고 안 듣는 체하고 계집은 운명하는 사람같이 턱을 까부
르데. “너 같은 놈은 좀 죽어봐라. " 이 말이 내 입에서 떨어지자 계집이 먼저
“사람 죽인다. " 하고 소리를 질러서 내가 얼른 걸레를 집어서 계집의 입을 틀
어 막는데 그자 마저 “살인이야!” 하고 고성을 치기에 방구석에 있던 헌 보
선짝으로 그자의 아가리까지 틀어막았네. 이때 내가 참말로 남녀를 다 죽여버리
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그까짓 것들을 죽이고 내 목숨을 내놓기가 싫어서 잔
상히 곤욕만 보이고 말려고 맘을 먹었네. “소위를 생각하면 죽여두 싸지만 내
가 손에 피를 묻히기가 싫어서 죽이지는 않는다. "
죽이지 않고 어떻게 곤욕을 모일까 생각하는 중에 문득 자자해 줄 생각이 났
었네. 자자를 할라니 바늘도 없고 송곳도 없어서 주저하다가 그자가 옷고름에
장도 찬 것을 보고 그 장도를 옷고름에 달린 채 잡아떼었네. 칼날을 끝만 뾰조
록이 남기고 옷고름으로 감아서 손에 쥐고 먼저 계집더러 “네년의 눈이 사내를
홀리게 생겼으니 눈에다 치장을 더 내주마. "말하고 곧 대들어서 한 손으로 머리
채를 잡아서 고개를 벌떡 젖힌 뒤에 한 손만 가지고 일변 칼 끝으로 눈자위를
돌려 쑤시며 붓으로 먹을 칠해 넣었네. 계집의 두 눈에 왕방울을 쑤시어 만들고
나서 그 다음에 그자에게 “네놈은 계집을 좋아하니 이마에 하나 붙여줄 것이
있다. " 말하고 한손으로 상투를 잡고 한손으로 이마 위에 계집의 밑구녕 모양을
쑤시어 만들었네. “모양이 어떠냐? 너희들끼리 서루 봐라. 자, 나는 어디루든지
갈 테니 너희들 연놈이 맘놓구 같이 살아라. " 그 뒤에 나는 동여놓은 남녀를 그
대로 두고 밖으로 나왔네. 달은 아주 서쪽으로 기울어지고 닭은 홰를 자치는데
새벽바람이 차기가 살을 에이데. 나는 어디로 갈 작정을 못한 까닭에 한동안 찬
바람을 무릅쓰고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이왕 도적놈 소리를 들은 바에는 길양식
이나 훔쳐가지고 떠나려고 생각하고 사랑 뒤로 들어가서 안뒷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갔었네. 개가 짖고 내닫다가 난 줄 알고는 짖지 않고 꼬리를 치데. 내가 안
광에 들어가서 자루를 찾아가지고 독에 있는 쌀을 자루에 퍼넣는데 안방 지겟문
여는 소리가 나서 나는 깜짝 놀라 독 뒤에 몸을 숨기고 있었네. “광문이 어째
열렸을까? 그년들이 어젯밤에 광문도 안 닫히고 나간 게로군. "
아씨란 계집이 광 앞으로 오다가 말고 종종걸음을 쳐서 부엌 뒤로 가는 것이
새벽 뒤보는 버릇이 있다더니 뒷간 가기가 급하던 모양이데. 나는 태평 맘을 놓
고 쌀을 한 자루 넣어서 어깨에 엇메고 안중문을 열고 나오다가 그 계집을 보고
간다 말 한마디 하고 갈 생각이 나서 다기 돌쳐서서 안뒷간 앞으로 들어갔었네.
그 계집이 신발 소리를 듣고 먼저 “그게 누구냐?” 하고 묻는데 내가 쌀자루를
부엌 뒤에 놓고 나가서 “돌석입니다. " 하고 대답했더니 그 계집은 무서운 생각
이 났던지 엉 소리를 지르고 말이 없다가 얼마만에야 “웬일이야?” 하고 말하
데. “잠깐 말씀할 일이 있습니다. " “무슨 일인지 이따 와선 말 못해?” “급
한 일입니다. " “무슨 급한 일이야?” 그 계집이 곧 부시럭부시럭하면서 “저리
좀 비켜라. " 말하기에 뒷간에서 나오려는 줄 알고 나는 곧 옆으로 비켜섰으나
나오지는 않고 다시 또 말을 묻데. “급한 일이 무슨 일이냐?” “서방님이 행
랑에 나와 기십니다. " “그래 나더러 행랑으로 나가잔 말이냐?” “아니오. 둘
이 붙어앉았는 꼴을 보시면 눈에서 불이 나실 겝니다. " “그렇기에 누가 그 꼴
을보고 싶다느냐. 네가 지금 급하게 내게 와서 고자질하는 뜻이 무어냐?” “제
가 삼씨오쟁이를 짊어지구 하소연할 데가 아씨밖에 더 있습니까?” “사내녀석
이 기집하나를 거느리지 못하고 밤낮 딴짓을 하게 한단 말이냐?” “아씨는 제
가 못난 줄루 아십니다그려. " “그렇지 무어야?” “그럼 잘난 아씨는 왜 서방
님을 밤낮 딴짓하게 하시오?” “내게다 오금을 박는 게냐. " “오금 좀 백혀두
좋지요. 실상 내가 이놈의 더러운 꼴을 보는 것이 아씨 덕 아니오. " “잘 알았
다. 고만 나가거라. "“그러지 않아두 하직하구 가겠습니다. " “하직하구 가다
니?” “비부쟁이 노릇 고만 할랍니다. " “서방님이 너 온 것을 아셨느냐?” “
아시다뿐인가요?” “그런데 그저 행랑에 계시단 말이 될 말이냐?” “내가 행
랑에 붙들어 두었습니다. " “붙들어 두었어, 어떻게?” “궁금하거든 나가 보시
오. 내가 광에 있는 쌀둑에서 길양식을 좀 퍼가지고 가니 간 뒤에 도둑놈 소리
나 마십시오. " “지금 곧 갈테냐? 잠깐만 기다려라. " 그 계집이 그제야 뒷간에
서 나와서 “나하고 같이 행랑에 나가서 시비를 가리고 가든지 말든지 맘대로
해라. 자 나가자. " 하고 앞서 가려고 나서다가 “나는 시비를 다 가렸으니까 행
랑에 다시 갈 것 없습니다. " 내 말을 듣고는 내 앞으로 대어들며 떨리는 말소리
로 “네가 사람 죽였구나. " 하고 말하데. “내가 서방님을 죽인 줄 아십니까?
아닙니다. 염려 마십시오. " “행랑까지 나하고 같이 가자. " “내가 행랑에를 못
갈 것두 없지만 아씨 혼자 가보시는 게 좋습니다. 내가 서방님을 죽이구 도망
하는 것 같으면 안중문 밖을 나가기 전에 급살을 맞아 죽겠습니다. " “그래도
나는 너하고 같이 갈 테다. " “나하고 같이 가다니 내게 맘이 있어 하는 말씀이
오?” “무엇이 어째?” “내가 지금 어디루 갈지 모르는 사람이 같이 갈 수 없
소. " 하고 계집의 손을 잡아당겨서 입을 한번 맞추었더니 “애구머니. " 하고
땅바닥에 펄쩍 주저앉데. “인제 나는 가우. " 하고 말한 뒤 곧 쌀자루를 집어들
고 나왔었네. 나는 그날 새벽 김해 고향을 하직하고 서울로 올라와서 이삼 삭
동안 백사지에서 죽을 고생 다했었네. 호구할 도리가 없는 판에 마침 아는 양반
이 금교찰방으로 오게 되어서 나는 자원하고 하인 일체로 따라왔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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