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주위가 조용해지고 달이 창살 틈으로 나타나자 옥내에서 가느다란 울음소리나 노랫
가락이 흘러나왔다. 한 칸인 듯하더니 이어지는 노래에 화답하고 끊기면 곧 뒤를 이어서 사
방에서 노래가 일어났다. 노래가 끊긴 곳에서는 푸념하는 중얼거림과 울음소리가 시작되었
는데,
"아이구 하늘이여 죄없는 내가 죽어지면 부모님은 어디 가 의지하며 처자는 뉘게로 간단
말이오."
"이놈의 세상아, 한많은 내 육신이 무슨 쇠로 만들어서 달리고 두드리고 식힘이 이다지도
대단하냐."
"어마님 날더러 어찌하라구 이제는 뭘 바라구 살라구 애통해 돌아가신단 말요. 어마님 시
신 하나 수습하지 못하구... 눈은 감으셨습니까요."
"에이 이년아 네년이 후살이 갔다구 내가 서러워할 줄 아느냐, 이 찢을 년아 발길 년아."
"배고파 죽겠다. 나 밥 좀 다우, 밥 좀 줘. 배고파 미치겠다. 너희들만 처먹구, 너희끼리만
처먹구, 에이 이년들 느이 지아비 가장은 이렇게 굶겨 죽이기냐. 밥 좀 다구."
이런 한탄 속에 건너 옥에서 청아한 여인 죄수의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길산이도 어느
결에 감정이 동하여 함께 따라서 흥얼대는데, 제 목소리와 여수의 목소리는 곧 다른 이들의
목소리에 먹히어버리는 것이었다.
바람소리인 듯 물소리인 듯 나지막하게 옥에서 담장 밖으로 퍼져나가는 노랫가락 소리가
해하얀 달빛으로 더욱 처연하게 하였고, 특히나 여인들의 떨리는 목청은 듣는 이의 가슴을
찌르고 헤쳐놓았다.
석산에 피는 꽃은 해마다 피건마는 가신 님 어이하여 풀같이 못 되는고 채금터 깊은 골에
금 캐러 가셨는가 오색돌 고이 갈아 장사로 가셨는가.
하고 나면 다른 창살의 어둠속에서 곧 받아 다른 곡조가 되어 나왔다.
남산 밑에 남도령아 서산 밑에 서처자야 하늘가에 올라가서 뿌리 없는 낭굴 캐어 별당 안
에 심어 놓고 그 낭굴랑 크고 커서 한 가지에 해가 열고 한 가지에 별도 열고 해를 따서 겉
을 대고 달을 따서 안을 대고 금낭 하나 지어놓고 중별 따다 중침 놓고 상별 따다 상침 놓
고 외무지개 끈을 달아 임 줄라고 지은 영낭 임을 보고 영낭 보니 임 줄 뜻이 전혀 없네.
이렇게 정한 노래가 나오고 사는 일의 모진 것을 탄하는 노래도 나오는데,
명이 짧은 무덤은 있어도
서러워 죽은 무덤은 없네
죽은 이라 헤치어 묻어
산 이들은 근심이구나
본디 저녁 어둡는 집에
오늘이라 밝은 때이랴
어둡거든 밤이라 말리라
빔더 아니 어두워러라.
노래들은 느리고 길게 신음소리처럼 이어졌다. 어둠속에서 밝은 바당을 건너 두터운 벽을
뚫고 멀리 멀리로 퍼져갈 것만 같았다. 잠시 노래가 끊길 적에 먼 곳에서 밤새 우는 소리들
이 들렸고 서내의 개 짖는 소리와 어디선가 삼현육각 소리도 들려왔다. 길산네 곁방에서 누
군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우리는 무삼 죄로 매를 맞아 죽단 말가. 한달 만에 죽은 사람 보름 만에 죽은 백성 두견
새 우는 소리 가는 빗소리에 영혼이들 아니 울랴. 불쌍하다 저 귀신아 가련하다 저 귀신아
용천검 비껴들고 일산 앞세워 전배 서며 아침 저녁 여닫을 제 피나게 울어예니 빈 산위 조
각달과 소슬바람에 버들가지 날리는데 원통하다 우는 소리 밟혀 죽을망정 찍소리나 하오리
라. 고개 들고 눈 부릅떠 꾸짖으며 쓰러질제 망하리라 망하리라 망할 것을 알고 가네. 입 살
은 놈 눈 살은 놈 귀 살은 놈 치죄하여 죽일 계교 차릴 적에, 어마님 거동 보소 청상 과부
기린 자식 악형함을 보기 싫어 혀를 물고 먼저 가니, 애달프다 권세 영욕이여 너희 죄가 누
대에 미치리라.
노랫가락 반 푸념을 겸하여 탄식하는 음성이 들리는데 길산이 듣기에도 소리에 능하거니
와 사설 또한 사람의 간장을 태우는 듯하였다. 길산은 저도 모르는 사이에 옥벽을 쿵쿵 두
드렸다. 토벽에서 흙덩이가 우수수 떨어진다.
"거 소리하는 사람이 뉘시오?"
노래가 끊기고 잠시 조용해졌다가,
"그리 묻는 사람은 또 뉘시우?"
착 가라앉은 사내의 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오늘 추심을 받고 들어온 문화 사람 장서방이란 사람이오."
"허허허 그곳은 회자수의 칸인데 댁네가 내 목을 칠 게 아니오. 칠때는 치더라도 부탁이나
한가지 해둡시다. 작두의 날을 갈아 부디 단칼로 쳐주시오. 이 사람은 헛되이 과거공부로 이
십여 년을 허송하고 지사질로 여기저기 떠돌다가 관원을 찔러 죽인 죄로 참형을 기다리는
가평의 김학생이외다. 내 시체를 수습할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속참행하는 없을 것이오만
말마디나 주고받은 인연으로 고통 없이 죽게 집행허우."
길산이 대답할 말을 잊고 앉았는데 대용이가 말했다.
"여보슈. 아마도 댁네가 감영 집행 판결이 떨어진 사람인 모양인데 이 밤과 다음 밤을 지
내고 내게 차례가 온 모양이오. 내가 당신의 목을 치게 될 텐데 원망일랑 마우, 다 더러운
목숨들이우."
"다만 좋은 세상을 못 보고 가는 것이 한스럽소. 곧 좋은 세상이 올거외다. 나는 두루 우
리 산천을 보고 다녔는데 산의 맥은 길고 줄기차건만 하천이 협착하고 장대하지 못하오. 이
것은 인물이 많으나 뜻을 두루 펴지 못함과 상통합니다. 장한 인물들이 뿔뿔이 흩어지니 모
여서 힘을 합치는 이만 같지 못하오. 이제 진인이 오는 때를 준비해야 합니다."
"진인이라니..."
"허, 미륵으로 환생할 정진인도 모르시오. 요즘 민간에서는 이씨가 진하여 정씨의 세상이
온단 말이 널리 퍼져 있소이다."
"세상이 바뀐단 말이오?"
"그렇소. 우리가 왜인들의 난에 일차 시달리고 대명은 이미 오랑캐의 나라로 바뀌어 또
한번 난리를 겪었소이다. 조정은 이미 썩어서 기운이 다하였소. 새 세상이 오지 않고서는 백
성들은 모두 살 길이 없소이다. 송도에서 정씨 성을 가진 분이 일어나 옳은 세상을 일으
켜 세우리라는 소문도 못 들었소?"
"댁네는 이제 한번 해를 보고 죽을 몸이어든 세상이 바뀌어 무슨 소용이 있수."
"내가 해를 한번 쳐다보고 죽는단들 해가 뜨지 않을 리가 있소이까. 사나이가 죽어 이름
이 남는 것도 귀하다 말들 하지만, 세상에 끼친 바가 없을진대 허명이오. 세상에 살면서 헛
된 공부로 허송하였으되 좋은 일을 못하 죽으니 참으로 애통한 일이구려. 좋은 세상이 오
면 댁네도 남의 목을 베면서 연명하지 않고 광명 천지에 바로 살 수 있지 않겠소."
이때에 배천 회자수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그렇다. 너는 글줄이나 읽고 남의 모자리나 써주고 밥술을 먹었으되, 옳게 살아 억울하게
죽는달 말이렷다. 나는 흉악한 살인죄를 지어 갇히고 망나니가 되었으니 네 목을 쳐서라도
살아야 되겠다. 죽여줄 때 큰소리치지 말려무나."
봉산 부엉이도 욱하여 함께 외쳤다.
"그래 나는 거듭 세 번이나 죄를 짓고 이마에 먹물 들인 도적이다. 너두 대살죄를 면치
못함이 분명 살인 대죄를 지은 놈이어늘 우리들의 행사를 비웃지 마라. 되도록 무딘 칼로
오래오래 베어줄 테다."
벽 너머에서 도형수의 한숨소리가 길게 들려왔다.
"내가 댁네의 회자수됨을 비웃는 것이 아니오. 댁네를 회자수로 만든 세상을 한탄하는 것
이외다."
길산과 대용은 서로 말없이 벽에 기대어 앉았고 봉산 부엉이와 배천 사령도 저쪽의 말을
곰곰이 씹어보는 눈치였다. 우대용이가 침울하게 말했다.
"저 사람과 그만 얘기하지."
마당을 건너오는 사람의 자취가 보였고, 주막집 사내가 술 한병을 들고 다가왔다. 옥족들
도 회자수칸에는 별로 성화를 부리지 않았다. 진주라 하여 사람 백정 망나니의 기를 눌러준
다며 죽는 가족들에게서 행하 돈을 거두어 술을 먹이는 게 항례인데, 그들 자신이 술을 사
먹는 것은 더욱이나 묵인되었다. 볼장 다 본 놈이란 형을 받는 자가 아니고 그것을 집행하
는 망나니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회자수 망나니는 회광이라고도 부르니 미친 도때비란 말과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제 손에 죽을 사람의 목숨을 앞에 두고 밤을 새우는 거짓 미친 자
들의 외로움을 그 누가 알랴. 죄지은 선비의 가냘픈 탄식 몇마디에 가슴이 떨려 그 짐승 같
은 사내들은 생각이 복잡하였다.
주막집 사내가 술을 넣어주며 길산을 구명시킬 방도를 얘기하는데, 사고무천의 도형수
한 사람을 설득시켜 기왕지사 죽을 목숨이니 그동안 밥이나 먹여주겠다며 대신 참형당할 것
을 청 들인단 것이었다. 목숨이 붗어 있는 한 먹어야 하고 이왕에 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나
으니 길산의 이름으로 먼저 처형을 자청할 자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었다. 참형수를 바꿔치
고 나서 기일을 끌며 지내다가 회자수로 될 적에는 죽은 자의 이름으로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주막집 사내가 이러한 구명의 방법을 누누이 말했으나 길산은 거의 듣지 않고 있
었다. 어쩐지 제 목숨이 너무나 치사스럽게 여겨지는 것이었다. 그들은 들여진 술을 모두 나
누어 마시고 청 위에 거적을 덮고 누워 잠이 오기를 기다렸다.
사방에서 노랫소리와 앓는 소리, 흐느끼는 소리가 그치질 않았는데, 봉산 부엉이와 배천
사령은 곧 코를 골며 잠이 들었으나 길산은 오만가지 생각에 눈이 더욱 말똥하여졌다. 이리
눕고 저리 뒤체며 생각하는데 죄가 없는 사람들도 술은커녕 밥도 제대로 못 먹어 죽어 나가
는 판이고, 저 선비만 하더라도 죽음을 두려워 않고 좋은 세상에 대한 원망을 얘기하는데
참으로 얼마나 구차히 목숨에 매달려 있는 것이냐. 더구나 자기는 사람을 여럿 죽인 죄를
분명히 저지른 자이니 조용히 앉아서 죽을 날을 기다리자, 박대근이에게 신세를 질 필요는
없다. 눈보라 속에서 죽어 길에 묻힌 어머니의 낯선 얼굴이 여러 사람의 얼굴에 겹쳐서 떠
오르다가 그것은 묘옥의 하얀 얼굴로 바뀌었다.
"묘옥이..."
하는 중얼거림이 밖으로 세어나왔고 가슴속까지 함뿍 젖어들 듯한 달이 묘옥의 얼굴처럼 창
살 사이에 걸려 있었다. 목숨이 치사스레 매달리지 않으련다.
옥졸이 회자수칸에서 길산을 나오도록 하여 좌옥 이칸으로 옮겨 가도록 했다. 다시 칼을
쓰고 발목에는 차꼬를 차고서 옥문을 나서는데 우대용이가 그의 등뒤에 대고 말했다.
"장서방 몸조심 허슈. 밥은 주막에서 매끼 붙여줄 거요."
"우서방두 건강히 지내우."
그가 좌옥 이칸으로 들어서는데 죄수들 가운데서 술렁임이 일어났다. 길산은 잠시 옥문
가에 서서 그 여럿의 번쩍이는 눈을 내려다보았다. 여러 죄수들의 상좌에 청 위에 올라앉은
서너 명의 죄수들이 있었는데, 거기 수염이 뻣뻣이 곤두서고 눈망울이 커다란 자와 의복이
깨끗하며 상투까지 틀어올린 자가 있었다. 얼마 전 약간 혼을 내준 색장과 간장이었다. 길산
을 마음속으로 작정해둔 바가 있어서 허리를 굽히며 공손히 말하였다.
"신참 문안드리오. 저는 어디에 앉는 것이 좋겠소이까?"
간장은 곁에 있는 색장과 다른 사내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색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간장은 다른 사내와 한번 더 눈을 맞춘 뒤에 말했다.
"이 청 위로 올라오우."
길산이 머뭇거리며 청 위에 올라가 걸터앉자 색장이란 자가 퉁명스레 물었다.
"망나니칸의 우서방을 잘 아우?"
"어제 처음 인사를 나눴수."
"어제는 우리가 좀 심했던 모양이오만 원래 옥규가 그래놔서... 내 뒤통수가 조금 터졌수."
"미안하게 됐수."
청에 올라앉은 자는 모두 네 사람이 되었다. 간장이 말했다.
"다 같은 목숨들인데 사이좋게 지냅시다. 우리 인사 틉시다. 나 강령의 손가요."
"문화 장서방이올시다."
"내는 강령 배씨유."
"재령 양선달이오."
색장과 다른 사람이 각각 말하였다. 양선달은 나이 오십줄에 들어서 보였는데 신수가 좋
아 보이는 것이 막되게 살아온 것 같지가 않았다. 얘기를 나누는 중에 길산이 눈치채기로는
양선달이 바로 색장과 간장의 밥을 함께 붙여주는 물주인 것 같았다. 덕택으로 양선달은 힘
깨나 쓰는 두 사람의 보호를 받고 있는 듯하였다.
관원을 찔러 죽이고 잡혀 들어온 지사 김학생의 참형이 집행되는 날이 왔다. 아침부터 옥
마당이 술렁대더니 밥때에 회자수칸에는 난데없는 술과 고기가 들어왔다.
"우대용이와 부엉이가 오늘 집행에 나간다."
술을 들여준 옥졸이 알려주었다.
"그래서 한 밥인가..."
"오늘 감참관은 형방 비장 나리이시고, 관찰사 어른의 자제 되시는 한양 도련님이 특히
참관하신다. 착오 없이 거행하라는 분부시다."
"마당은 어디야?"
"그야 ... 주내방 사거리 저자이지."
"언제..."
"삼한육각 울리구 나서 곧 나갈 걸세."
봉산 부엉이가 표주박 그득히 술을 퍼서 벌컥이며 마셨다.
"제길 술맛 나는구나."
우대용이는 술을 들고 있는 봉산 부엉이와 배천 사령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안 마시겠어. 간밤의 꿈자리가 뒤숭숭하든데 어찌 번을 바꿀수 없을까?"
"망나니가 꿈자리 가려가며 옥살이하게 됐남. 취해놓지 못하면 집행 때 낭패를 본다구."
"피맛을 보아 도깨비가 몸에 씌면 칼질두 잘 나가구 죽는 이두 편한게야. 공연히 께름칙
한 것 따지다간 자네 비루먹어 말라 죽네. 나두 처음에 밤잠을 도통 이룰 수가 없더구먼. 온
갖 허깨비가 보여서 전신을 식은땀으루 목욕을 하군 했지."
부엉이와 사령이 제각기 말하였다. 부엉이가 술을 떠서 우대용이께로 내밀었다.
"여게 좀 마셔두게. 주내방 저자에 나가 칼춤이나 한번 그럴싸하니 추어야지, 뭘 그러구
앉았어."
우대용이 술항아리 쪽에 돌아앉더니 거친 손길로 탁주를 퍼마시기 시작했다. 길청이 열리
는 소리가 들리면서 잠시 후에 군졸들이 옥의 정문으로 몰려들어왔다. 죄수를 저자로 압송
해 나가려는 모양이었다. 옥졸이 회자수칸의 자물쇠를 따주며 우대용과 봉산 부엉이를 나오
도록 하였다. 집행 행렬이 출발하기 전에 옥사장은 그들 두 망나니에게 날이 널따란 작두를
내주었다. 맨 앞에 망나니가 서고 그 뒤에 좌우를 갈라선 군졸들이 번쩍이는 창검을 치켜들
고 따랐으며 두 열의 가운데로 옥졸에 포위된 사형수인 김학생이 섰다. 그는 짤막한 나무칼
을 썼고 팔뚝이 잔뜩 묶여 있었다. 행렬의 맨 뒤에 고수가 간간이 북을 메기며 따라왔다.
주내방 사거리 저자에는 길 복판에 나무 기둥이 세워지고, 감참관으로 나선 형방 비장이
저자의 모퉁이에 있는 점포 좌판을 걷어치운 평상 위에 관찰사의 젊은 자제와 나란히 앉아
있었다. 길 가녘으로 수많은 장꾼들과 부근 촌사람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앉거나 서 있었는
데, 그들 앞에는 포졸을 거느린 환도를 찬 포도군과들이 엄한 자세로 섰다. 행렬은 똑바로
군중들의 가운데로 헤치며 나아갔다. 이미 취기와 군중들로 흥분하기 시작한 봉산 부엉이는
맨 앞에서 작두칼을 휘두르면서 겅정거리는 것이었다.
"에이잇, 베일까 말까."
그가 칼을 휘두르며 군중들게 가까이 가면 놀란 군중들이 으아 소리를 차며 흩어졌고, 창
검 든 군졸은 망나니를 안쪽으로 내몰았다. 돌아서면서 부엉이는 입을 죽 찢고 희광이 웃음
을 터뜨렸다.
"히히 헤헤헤 히히히..."
부엉이는 칼로 제 목을 자르는 시늉을 해 보이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향하여 웃었다. 봉
산 부엉이는 작두칼을 쳐들고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는 우대용의 옆을 지나치며 재빨리 속삭
였다.
"웃어... 입을 벌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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