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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길산 2권 (7)

카지모도 2026. 3. 17.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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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옥이 적당히 사주를 대어주자 마당쇠는 몇번이나 속으로 중얼중얼 되씹어보고 나서 안

으로 사라졌다. 어둑어둑해지자 마당쇠가 다시 나타나 별당이 훤하도록 등을 걸고 방안에는

밀초 한쌍을 밝혀놓았다. 계집아이 둘이서 떡벌어진 다담상을 내오는데 갈비와 제육에 탕반

이 곁들였고 각종 볶음이며 어회 등속과 산나물에 전과 과일까지 있어 어느 재상의 생일 잔

치를 만난 듯하였다. 기명이 깨끗하고 음식이 정갈하여 묘옥을 감히 수저를 대기가 황홀할

지경이었다.

어쨌든 하루 종일을 험산준령을 넘어왔으니 시장기에 쑥개떡을 내어 주어도 꿀맛일 텐데

다담을 대하니 속이 느끼하여 몇점 집어 먹는 중에 벌써 배가 부른 듯하였다. 뒤이어 하녀

가 생률, 대추, 배, 송이무침 등의 상큼한 안주와 술병을 얹은 소반을 따로 차려다가 상 옆

에 밀어내어주었다. 다담상을 내가려는 하녀를 보니 문간에서 시비하던 계집아이였으므로

묘옥은 아는 체를 하였다.

"아까는 내가 실수로 그리했네."

계집아이가 부끄러움에 얼굴을 들지 못하고 외면한 채로,

"어리석은 계집이라 경망을 부렸으니 손님께서 해량하십시오."

같은 여자끼리 목청을 바꾸어 점잔을 부리자니 묘옥이도 등에서 땀이 솟는 기분이었으나

내친걸음이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래 마음이 풀렸다니 고맙군. 헌데 아까 내가 들은즉 이 댁에 무슨 환난이 있다더니...

무슨 일이지?"

"환난이라뇨... 쉰네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는 걸요."

"내가 유숙을 청했을 때 네가 집에 환난이 있어 객을 받을 수 없다고 얘기하지 않았니?"

"아, 네에, 그건요 별 대수로운 일은 아니지요. 우리댁 작은아씨 일입지요. 다만 축객하려

고 제가 과대히 말씀드렸던 거예요. 손님은 마음놓으시구 푹 쉬었다 가십시오?"

하며 계집아이가 다담상을 들고 달아나듯이 나가벼렸다. 묘옥이 비록 창기 노릇을 했을망정

술을 들 생각은 없어 배 한 쪽을 집어 먹고는 피곤하여 길게 누워보려는 참인데 밖에서 헛

기침으로 인기척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방으로 들어서는데 아까 너그러이 대해주던 젊은

주인이었다.

"저녁은 드셨습니까?"

묘옥이 황급히 일어나 단정하게 앉아 주인을 맞았다.

"예, 염려 덕분에 오히려 송구스러워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마음놓으십시오. 원래 제가 한양서 자라다가 궁벽한 시골로 퇴향하고 보니 적적

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소. 그래 손님을 좋아하지요. 옛 벗의 집에 오신 것이나 다름없으니

제 집같이 하십시오."

묘옥이 일어나 자세를 가다듬고 예를 올린다.

"평양 사는 김막동이올시다."

주인도 함께 맞절을 하면서 인사를 허하였다.

"강초시오. 헌데 초립을 쓰시고 머리상투를 올리지 않았으니 아직 장가 전인 모양이오."

"예, 봉양할 식구가 많아 아직 성혼하지 못하였습니다."

젊은 주인이 술상을 앞으로 내밀고 다가앉으면서 잔 들기를 권하는 것이었다.

"우리 술이나 들면서 얘기하시지요."

"아닙니다. 저는 이날 여태껏 술을 가까이해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그렇기로 술 석 잔을 못 드시겠소. 내 석 잔만 드리고 더는 권하지 않으리다."

하면서 술을 따르는 것이었다. 묘옥을 잔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김총각은 어디루 가시는 길이오?"

"제가 농사는 못 짓고 장사를 다니는데, 이번 길에서는 약재나 좀 해올까 하구 해주를 거

쳐 송도엘 다녀올까 합니다."

"임방 동무도 없이 혼자 행상을 다니는구려."

"뭐 밑천이 있어야지요."

"하여튼 그 나이에 자수성가하시려고 꽤 애쓰시는데, 나두 실은 내 힘으로 입신한 사람입

니다. 허나 장가는 드셔야지. 가내가 안정되어야 돈도 모이고 힘도 덜 드는 법이오."

"저같이 미욱하고 무지한 밥쇠에게 어느 규수가 시집을 오겠습니까?"

"원 당치도 않은 말씀이오. 꼭 학문을 하여야만 똑똑한 사람이랄 것은 아니외다. 내 김총

각의 행동거지를 모아하니  법도에 맞고 참으로 인물이시오. 생기기는 귀공자 같으신데

초립에 행상인 차림이라 나두 이상스러워서 이렇게 실례를 무릅쓰고 묻는 것이오."

"대대로 농사나 짓고 그도 못하여 행상으로 먹구 살던 집안에 태어났습니다. 저 같은 아

랫사람을 예로 대하시니 더욱 어렵습니다."

젊은 주인은 그저 고개만 끄덕이며 뭔가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 같았다.

"김총각은 사람의 팔자소관을 어떻게 생각허시우?"

불쑥 물어오는 주인의 말에 묘옥이 대답할 말이 없어 잠깐 머뭇거리는데, 다시 그가 말했다.

"사람의 팔자란 미리 알고만 있으면 방비할 수가 있소."

하는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혼자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묘옥과 주인은 무덤덤히 앉아 있었다.

그는 더 이상 술을 묘옥에게 권하지 않았다.

"봉양할 식구들이 많다니 대체 총각은 돈을 얼마쯤 벌구 싶소?"

"예... 뭐 별루 많이두 원치 않습니다. 하루갈이 밭과 논 열 두락에 집 한 채쯤이면 됩지요."

젊은 주인 양반이 자꾸만 엉뚱한 말을 걸어오므로 묘옥은 그저 생각나는 대로 적당히 둘

러대고 있었다.

"자아 그러면 피곤하실 텐데 내가 일찌감치 물러가야 되겠군."

주인은 일어서서 장지문을 열고 마당쇠를 찾았다.

"손님 자리 보아드리고 술상은 내가거라."

신을 끌고 나가려던 주인이 무슨 생각이 났는지 되돌아서며 새삼스럽게 물었다.

"참, 김총각이 어디서 산다구 그랬소?"

"평양 산다구 했습니다."

"평양 무슨 골이오?"

거 참으로 별스럽게도 꼬치꼬치 묻는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묘옥은 적당히 꾸며 대답했다.

"예, 윗물골이오."

"음, 윗물골이라..."

젊은 주인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면서 안채로 사라졌다. 마당쇠가 자리를 깔아주고 술상을

내가면서,

"손님 복 텄소이다. 편히 쉬시우."

라는 까닭 모를 소리를 던졌다. 묘옥은 밤도 늦은데다 거짓말을 꾸며대며 신경을 쓰느라고

몹시 피곤했으므로 이불 위에 털썩 누워버렸다. 손끝 하나 달싹일 수 없을 정도로 온몸이

무거웠고 저절로 눈까풀이 내려앉았다. 밖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의 쏴하는 소리

만이 들려왔다.

집주인 강초시는 원래가 가난한 훈장의 아들로 태어나 지각이 들며부터 과거급제를 목표

로 공부를 해왔던 사람이었다. 신념이 굳고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

람이었다. 세 번을 연거푸 낙방한 뒤에 공부에 뜻이 없고 오히려 세태를 좇아 재물을 쌓아

입신을 하리라 결심하게 되었다.

부친을 비롯하여 한참 일할 나이의 젊은이들인 두 형제가 날마다 책과 씨름을 하였으니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고생만 하던 노모가 죽고 부친마저 그뒤를 따르자 강초시는 십

년을 기한하고 차산하여 패가된 집안을 일으킬 것을 식구들 앞에 선언하였다. 아우는 남의

집에 일꾼으로 맡겼으니, 아무리 양반이지만 굶어죽는 판에 신분 지체를 따질 여유가 없었

다. 두 누이동생은 먼 친척집에 비녀나 다름없이 내버려두고서 가산을 정리하니 오십 문의

돈이 되었다. 이 반냥의 돈을 가지고 미역을 사서 때마침 풍년인 면화를 바꾸러 다녔다. 그

리고 인물이 박색인 중인의 여식을 아내로 얻었는데 사람됨이 근검해서 함께 재물을 모을

만하였다. 모은 면화로 강원도의 귀리 백여 석을 사두고 십 년을 두고 귀리죽으로 끼니를

에울 준비를 해두었다. 강초시는 거추장스런 의관을 벗어 내던지고 적삼에 잠방이 차림으로

주야로 아내의 길쌈을 돕거나 자리도 치고 도롱이도 엮으면서 한시도 일손을 놓지 않았다.

한양에서 소식을 들은 동접배가 찾아오면, 절대로 안에 들이지 않고 양반의 체면과 예의

를 이미 버린 사람이니 상종하지 마시라며 쫓아 보냈다.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바쁜 틈을

내어 찾아온 아우조차 문간에 들이지 않았다. 강초시 부부가 작심한지 이년에 길쌈과 날품

으로 마련한 밑천이 수백 냥에 이르렀다. 그 돈으로 한양 사람의 논 열 두락과 밭 하루갈이

를 사들였다. 강초시는 남의 손을 빌려 땅을 가는 것이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성의도 없겠

다 싶어서 소에 쟁기를 붙여 논에 들어가서 토박이 농군을 맞아 잘 대접해서 두둑에 앉혀두

고 쟁기질을 배웠다. 논이건 밭이건 수십 번 갈아 땅을 깊숙이 파헤치고 길가 주막에서 행

인들의 대소변을 받아다가 두엄더미를 산더리처럼 장만하여 수시로 뿌려주니 땅이 비옥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소출이 많아 열두락의 소출이 거의 백여 석에 이르렀다. 또한 어영청

의 둔전으로 여러 해 묵어 있던 황무지를 개간하여 메밀과 보리, 콩을 심어 육칠백 석을 거

두었다. 해를 거듭하여 논으로 일구로 벼를 심는데, 이때에는 이미 넉넉히 일꾼을 부릴 만하

였다. 강초시는 어영청에 가서 묵은 땅을 개간한 사실을 아뢰고, 마름의 영구권을 얻어냈다.

이로부터 재산이 매달, 매해 늘어나서 오륙 년 동안에 논밭이 늘어나, 십 년이 되던 해에는

인근 사방 골에 그의 토지가 안 걸린 데가 거의 없는 만석꾼으로 입지하였던 것이다. 농사

를 경영하여 치부하였으나 환로에 나가지 않으면 대접을 받지 못하므로 초시 직함을 따두었

던 것이다. 이러한 강직하고 의지 굳은 형의 뒷바라지로 아우는 정시에 무난히 급제하여 홍

패를 받고 벼슬길에 올랐다. 이로부터 강초시는 십 년이나 고생한 식구들을 행복하게 해주

는 데 전력을 다하게 되었던 것이다.

친척집에 맡겨두었던 누이들을 데려다 언니는 선전관으로 발신한 무인에게 시집을 보냈

고, 동생은 판서가 여럿 났다는 경기도의 향족 집안에 시집을 보내주었었다. 만난을 극복하

고 뼈를 깎는 고통을 참으며 입신한 그에게는 식구들 아무에게도 그러한 고생을 겪게 해서

는 안되었다. 그에게는 한 걱정거리가 있었던 것이다.

묘옥이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 별당으로 누군가가 신 끄는 소리가 다가왔다. 잠시 장지

문 밖에서 서성대는 듯하더니 문이 열렸다.

나이는 스물 안팎으로 보이고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한 소복의 여인이 방안으로 머뭇머뭇

들어섰다. 키는 중키요, 얼굴은 오목조목 예쁘지는 않아도 깨끗하고 점잖게 생겼으되, 다만

눈두덩에 푸른 기가 도는 것이 곧 그 소복의 사연에 일치해 보였다.

여인이 잠든 묘욕의 곁에 다가앉아 한참이나 들여다보며 긴 한숨을 연거푸 내리쉬었다.

"어쩌면... 이리 잘난 사내를..."

여인이 묘옥의 홍조가 번진 뺨을 살그머니 만지다가, 안채 쪽에서 두런대는 인기척에 놀

랐다. 놀란 김에 저도 모르게 묘옥의 어깨를 잡고 흔들어대기 시작했다. 묘옥이 실눈을 떴다

가 퍼뜩 깨어 일어나며,

"누... 누구..."

하는데 여인이 재빨리 손을 뻗쳐 입을 가려주며 속삭였다.

"손님, 빨리 달아나세요. 생명이 위험합니다."

"다... 당신은 누, 누구요?"

"손님을 죽이려구 합니다."

묘옥은 완전히 잠이 깨어 자기가 남자의 옷을 입고 있음을 깨달았고, 이곳이 낯선 고장의

과객질한 숙소임을 알았다.

'당신이 누구시냐구 물었소."

"아까 여기 오셨던 이가 제 오라비올시다."

"그분이 어째서 날 죽이려 한단 말이오?"

"글세 어서 피하셔요. 제가 저녁나절에 중문 뒤에 숨어서 손님을 뵙고는 여태껏 애가 달

아 잠들지 못하고 있었어요. 자, 어서..."

두런두런하는 사람들의 말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여인이 촛불을 불어 껐다.

"하인들이 몰려오기 전에 어서 뒤뜰루 달아나요. 뒷담 쪽에 가까이 가면 등나무넝쿨이 있

을 것이니 그걸 타구 담을 넘어가셔요. 되도록 멀리 가셔야 할 겁니다. 뒤쫓아갈 테니까요."

"고마워요, 아씨."

묘옥은 옷차림을 가다듬을 사이도 없이 초립과 괴나리봇짐을 손에 들고 섬돌에 내려 미투

리를 꿰자마자 담으로 달려갔다. 정신없이 넝쿨을 잡고 담을 오르긴 올랐는데 아래가 까마

득해 보여서 도저히 뛰어내릴 자신이 없었다. 부들부들 떠리는 것을 참고 다리를 하나씩 내

려뜨리고 걸터앉는 참인데, 뒤로 하인들이 별당 대문을 젖히며 몰려들어오는 게 보였다. 다

급한 김이라 묘옥은 뛰어내렸고 역시 겁을 먹은 탓인지 그만 발목을 접질리고 말았다. 일어

서서 뛰려고 힘을 주는데 시큰하여 다시 넘어졌다. 발을 주무를 새도 없었다. 겅정거리면서

상한 발을 쳐들고 깨금발을 치면사 뛰었다. 도망갔다느니 잡으라느니 하고 주고 받는 얘기

소리가 먼 데까지 들려왔다. 마을을 벗어나 무턱대고 낮에 내려왔던 학령의 고갯질을 바라

고 뛰는데 돌아보니 집 앞에 네댓 개의 횃불이 움직이고 있었다. 다친 여자의 걸음을 장정

걸음이 따라잡지 못할 리가 없었다. 그들은 곧 묘옥의 자취를 발견하고 더 이상 떠들지도

않고 곧바로 쫓아왔다. 처음에 유숙을 청하였던 외딴집 앞에 와서 묘옥은 또 넘어졌고 그만

큼 거리가 좁혀졌다. 그제서야 묘옥은 미련하게도 길을 따라서 뛰고 있음을 깨달았고 더구

나 학령의 깊은 숲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 저편에서 죽이기가 안성맞춤이 되리라 판단하였

다. 어디 마땅한 곳에 숨거나 인가에 들어가 도움을 청하고 안되면 숨겨달라고 사정할 생각

이 났다. 묘옥은 길에서 벗어나 움푹한 곳으로 무작정 뛰어들었다. 개천이었는데 물이 거의

배에까지 차올랐다. 그녀는 물의 흐름을 따라 몸을 띄우다시피 하고 아래로 자꾸만 내려갔

다. 뒤쫓던 자들의 갈 바를 잃었는지 서로 흩어지면서 저쪽이라는 중, 여기라는 둥,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 묘옥은 우선 안심은 할 수가 있었으나 살에 와닿는 물의 냉기가 지독하여

온몸이 얼어붙는 듯하였다. 물이 차차 얕아졌다. 묘옥은 기진맥진 물속을 텀벙대며 뛰다가

개천 건너편 어둠속에서 반짝이는 불빛 한 점을 발견했다. 묘옥은 엉금엉금 기어서 낮은 둑

위로 올라갔다. 먼 곳을 오르내리는 횃불에 우선 주의를 하고 나서 거의 기다시피 콩밭을

지나 불빛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보기보다는 제법 멀었고 가끔 불이 가리워지는 것으로 미

루어 앞에 숲이 있는 모양이었다. 과연 불빛은 숲 가운데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것은 땅

위로 간신히 지붕만 내밀어져 있고 들창문이 땅에서 두어 뼘의 높이에 뚫려 있는 움집이었

다. 묘옥은 움막의 거적문을 다급하게 들쳤다.

"누구요?"

하는 날카로운 목소리가 먼저 묘옥의 귓전을 때렸다.

"살려주세요. 사람을 죽이려 합니다."

"뭐라구..."

밖에서 들려오는 여럿의 발짝 소리를 들었는지, 제정신이 없는 묘옥을 누군가가 끌어다가

구석에 처박고 잡동사니를 들씌워주었다. 묘옥의 머리 위로 다른 묵직한 짐들이 얹히는가

하자, 험상궂은 목소리가 들렸다.

"방금 이리루 총각놈 하나 왔지?"

"어, 난 또 누구라구. 이 밤중에 무슨 일여."

"낯선 젊은 놈 못 봤어?"

"젠장할, 이 깜깜한 밤중에 움막 속에 틀어박혀서 젊은 놈이구 늙은 놈이구 살펴보게 됐

어. 나는 요 사흘째 바늘끝밖엔 아무것두 못 봤다."

"허 참 이놈이 어디루 달아났지?"

"무슨 일이야... 도적 들었나?"

"알 것 없어. 멀리는 못 갔을 텐데... 여보게, 여기두 없네. 그래 그쪽으루 가봐."

제 동료들에게 외치는 소리가 들리자 조용해졌다. 묘옥이 꿈틀거리니까 다른 목소리가 소

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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