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1997. 7

카지모도 2016. 6. 26.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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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07  1997. 7. 1 (화)


세식구 집을 나선다.


J컴퓨터 가서 보안기와 타블렛을 찾고 세진컴퓨터로.

그러나 세진은 내부수리중이다.

S경 에 들러 캔버스 한롤과 연습지를 받다.

메가마트.

드넓은 매장을 가트를 밀며, 주어 담는다.

장사에 필요한것들- 예쁜 액자들, 변압기, 건전지.

그리고 생필품 한아름.

차가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英이의 길눈을 믿고 언양으로 가서 고기 먹기로 한다.

그러나 英이의 길눈은 생각보다 밝지 않고, 게다가 너무나 부실한 이정표.

한참을 헤메다가 늦은 오후에 언양의 유명하다는 갈비집에 도착.

갈비와 불고기와 소주.


홍콩 드디어 중국에 반환.


18409  1997. 7. 3 (목)


새벽 J를 들깨워 차를 몰고 태종대.

걷기를 마치고 입구를 나서는데 HY선 선생 조우.

고등학교 동창이지만 피차 말이 놓아지지 않는 그다.

성실하며 소시민의 진지함이 있는 선생님.

J는 곁에서 고등하교 동칭끼리 무슨 말들을 높이냐고 핀찬이다.


英이, 친구 원주 찾아와 P/C 앞 자리를 비워주다.

부산대학 졸업하고 삼성그룹 취업.

이제 아비는 제 친구의 재벌그룹 취업 따위가 부럽거나 하지는 아니한가 모를...


'포토샾의 마스터'라는 책을 붙들고 안방에서 씨름.


돌연 형수에게서 전화.

어머니 급작스런 토사곽란, 英이 빨리 차를 좀 보내라는 다급한 전갈이다.


영도병원 702호실 입원.

피똥과 구토.

장염이라는 진단.

J와 英이는 병실에서 어머니와 함께 머문다.

어머니....

그리고 고마운 J와 英이.

조금전 11시 전화하니 어머니는 링겔 꽂은채 안정되TU 주무신다고.


18410  1997. 7. 4 (금)


J와 英이는 어머니 병상 곁에서 밤을 지새다.

아침 어머니께.

근 3개월만에 뵙는 어머니.

영도병원의 일실, 자그마한 노인이 침대에 누워있다.

토사곽란을 겪은 어머니의 몰골은 망팔의 노인이라 하여도 너무나 수척하다.

어머니...

자그마한 노인.

이 노파가 내 어머니이다.


형수와 哲이도 모처럼 병실에서 만난다.


18411  1997. 7. 5 (토)


어머니 좀 나아지다.

노환으로 인한게 아니고 무언가 섭생의 하자로 인한 장염인듯.

밤에는 낮의 형수와 교대하여 J가 병상을 지킨다.


오전 내내 포토샾을 공부하며 英이 졸업사진을 뽑는다.

J를 옆에 태우고 J컴퓨터들러 에이스캐드를 찾고 영도병원에 가 어머니 뵙는다.


연산동의 한창컴퓨터, 그곳이 이를테면 부산의 용산쯤이 아닐까 싶다.

동래의 율곡 따위와 비교되지 않게 큰 규모이다.


J는 간밤 어머니께 세우고, 英이는 집에 와 잤다.

어머니는 많이 좋아지시다.


18412  1997. 7. 6 (일)


英이 태우고 영도병원으로 가서 밤재 병상을 지킨 J를 태우고 돌아온다.

어머니 많이 좋아지셨다.

그러나 이제 노파이신걸 어찌하랴.

모습도 말씀도...

아아, 이 자그마한 노파가 내 엄마다.


英이와 교대한 J를 태우고 돌아오던중, 병원 옆 골목에서 형의 차를 만난다.

회사그만두고 처음 만나는 형제는 거리에서 몇마디 나누고 헤어진다.


안개 자욱한 태종대를 한바퀴 돈다.

어머니를 생각하는 아들.., 시어머니를 생각하는 며느리...


오른팔이 아프고 눈알이 쓰리도록 종일 포토샾과 씨름.

출력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울고 싶기도,

그러나 최고의 그림이 나올때까지 나는 하고도 또 한다.

이런 집착은 나의 장점이다.


18413  1997. 7. 7 (월)


비 부슬부슬내리는 일요일.

세수도 하지 않고 점심도 거른채 P/C 앞에 매달린다.

세잔느, 고호의 그림을 뽑다.

그런데 포토샾의 잦은 DOWN.

포토 샾이라는 큰 용량의 프로그램이 원활하게 돌아가기 위해서는 RAM이 넉넉해야 한다.

그런데 128 MB가 아니고 64 MB의 RAM.

역시 KS태 라는 친구의 약속은 믿을수가 없구나.

제공된 S/W의 버전도 틀리다.

그래서 S경 에다 계속 다이얼을 돌려대보지만 당최 전화를 받지를 않는다.

아, 알고보니 일요일.

그만큼 그래픽에 빠져있었던 것이다.


어머니- J가 낮에 목욕을 시켜 드렸는데 오물이 이곳저곳 흘려 묻은 노추한 늙은이.

그 무상감으로 내 아내는 눈물을 흘렸단다.

그 눈물이 고마운 남편은 또 콧등이 시큰하다.


낮에 병상 있었던 英이와 교대하기 위한 밤당직 J를 태우고 어머니께.


어머니- 배가 풍선마냥 부풀어 오르고, 얼굴은 한주먹도 안되어 보인다.

아, 내 어머니는 이제 늙디 늙은 노파일뿐이로구나.


J를 남겨둔채 英이와 돌아와 부녀둘이 마루에 앉아서 소주를 마신다.

할머니로 우울한 아비에게 곧잘 우스개를 던지는 딸네미.

무덤덤하여 해학이 모자란 아비에 비하여 월등한 재치의 순발력을 뽐내는 딸년.

그러나 아비는 시나브로 소주에 젖어간다.

젖은 눈에 눈물도 흘린 모양이다.


꿈- 바다, 헤엄, 섬의 대우조선...


18415  1997. 7. 9 (수)


어제는 KE국 과 서면서 마신다.

컴퓨터 그래픽의 솜씨를 한수 배울까하여 만난 것이다.

처가살이, 그리고 그는 본시 엔지니어다.

CAD가 전공이고, 그래픽은 CAD과정에서 취미를 붙인 것.

그러나 그가 갖춘 장비라던가 실력은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둘이서 많이 마셔 취하다.


어서 시작하자.

자꾸 미적거리다보면 자신감과 낙천성이 희석된다.

나는 백수의 타성에는 삼키어지지 않으련다.


어머니, 이틀동안 뵙지 못하다.

마누라와 딸년을 앞장세워 그 등뒤에 숨은 꼴이다,

아들녀석은.


장마도 소강상태.

하늘은 흐리고.


18416  1997. 7. 10 (목)


아침에 병원에 들른다.

확 좋아지시는 모습은 뵈지 않고 그저 시들어가는 노파로서 그렇게 누워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 이 노환의 시기에 아들놈은 하필이면 백수건달...

그런 자의식은 이내 J만 태우고 병원을 떠난다.

교대한 형수를 남겨 놓고.


종일 P/C 앞에 앉아 집중하여 공부하고 연구하고 작업하고.


PI서 씨에게서 전화.

큰아들 세무사 사무실 7월 16일날 오픈한다고.

KC수 에게서 전화, 5만원짜리 티켓 구하였으니 함께 음악회가자는 유혹이다.


부도난 태화백화점 사장 투신자살.

자본주의의 보이지 않은 손은 사람을 밀어 투신케 하여 죽이고 만다.

자본주의란 이토록 비정하고 확고하다.


18417  1997. 7. 11 (금)


어머니 많이 좋아지다.

기분이 좋은 아들놈.

오전내내 어머니 곁에 있으면서 한결 기분이 명랑해지신 어머니 수발.

변기에 엉덩이를 들게 하여 뒤도 닦아드리고.

어리광 가득한 노파.


오후 2시 넘어 J와 병실을 교대하고 英이 차를 몰아 세진으로, 또 범천동 예일디자인 학원으로.

예일디자인 학원에 英이 등록시킨다.

포토샾 2개월 단기과정.

프로그램의 기능을 익히는 수준이라면 굳이 월 20여만원 돈을 주고 디자인 학원에서 배울 것도 없겠으나 그것 뿐만 아님을 기대하고 등록하는 것이다.

디자인 감각과 프로그램을 다루는 어떤 노하우, 그리고 각종 장비에 대한 정보들과 동료 수강생들, 선생들과의 인맥같은 무형적인 ....


18418  1997. 7. 12 (토)


주룩주룩 장마비.

'초록물고기'

이창동감독, 한석규 문성근 심혜진 출연.

문성근의 차가운 연기, 해체된 가족의 향수와 꿈....


오후 반나절을 英이 옆에 앉혀 놓고 포토샾을 가르친다.

하나의 출력물을 뽑게 하여 본다.

결코 둔하지 않은 아이,그 영리한 두뇌를 활용하면 무언가 일가를 이룰수도 있는 딸년이다.

그런데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아니면 그 대상에 심드렁한게 英이의 성격적인 약점이다.

무엇이든 일단은 이 아이를 초장에 확 끌어당기는 대상이어야 이 아이는 파묻힌다.


저녁 빗속에 세식구, 중리의 아구찜집.

그리고 태종대 드라이브.

안개에 젖은 고즈넉한 바다 풍경.


18419  1997. 7. 13 (일)


英이가 오전에 어머니 병실 지키고.


나는 한편의 비디오 'THE FAN'을 본다.

'케이프 피어'와 비슷한 편집광적 사이코역의 로버트 드 니로.

그의 우상인 야구스타, 웨슬리 스나입스.

십대의 우상과는 달리, 중년 남자에게는 나름대로의 열정에 대한 논리가 구축되어 있으니 더 무섭다.


오후 반나절 어머니 곁에서 보낸다.

이제 빠르게 좋아지신다.

어머니 기분 명랑, 그 곁의 자식놈 기분도 명랑.


18420  1997. 7. 14 (월)


J, 하루걸러 어머니께 가 밤을 지새는 나날, 얼굴이 말이 아니다.

어머니의 어리광에 피곤도 하고 귀엽기도 하다는 J.

손녀딸에게도 어리광스런 언행을 하신다는 망팔의 어머니.

어머니는 이제야 J나 英이의 貴하고 長한 면을 보시고 거기에다 어리광을 부리시는겐지.

어리광부리는 어머니,

엄마,

아가..


저녁무렵.

J를 태우고 태종대로.

윗길 오르막에서 황선생님 부부 만나다.

음악목사님인 황선생님 남편은 처음 뵙는다.


세식구 함께 한편의 비디오 '슬리퍼스'

간수에게 당한 소년원에서의 끔찍한 경험의 기억.

로버트 드 니로, 브래드 피트, 더스틴 호프만 출연.

초반의 긴장에 비하여 느려터진 후반부.

하품을 씹으며 엔드 마크를 본다.


18421  1997. 7. 15 (화)


포토 샆이 자꾸 다운된다.

S경 과 통화하여 금요일쯤 KB찬 씨 오기로 한다.

KE국 씨와 통화하려 하였으나 부재중.

S곤 이와 통화, 서면 가게는 곧 철수키로 하였다고.

인쇄소, 액자집등을 발넓은 S곤 에게 소개하여줄 것을 부탁하다.


STAMP CREATOR, 서울에 전화하여 가격을 알아보니 50만원선.

명함전용 출력기는 450만원선.


英이 지키고 있는 어머니 병실 잠시 들러본다.

어머니 정말 좋아지시다.


18422  1997. 7. 14 (목)


어머니 어제 오후에 퇴원.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된 것이다.

어머니..

앞으로 십년만 더 사시라.

더는 바라지 않으리.


그동안 마누라와 英이 애썼다.

형수도.


어머니 퇴원시켜 드리고 모녀는 남포동 나가 늦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마냥 기다리는데.

모녀는 시장보고, 늦은 시각 튀긴 닭사들고 돌아왔다.

둘러 앉아 그것을 뜯는 세식구.

이런 풍경이 그나마 안온하다.

어머니 퇴원하신 후의 모처럼의 안온함.


새벽.

기도.

그 분께서 주시는 낙천성.

낙천성이란 용기도 되는 것이다.


18423  1997. 7. 17 (목)


장마비, 오후 개인다.


英이 모는 차를 타고 세진컴퓨터.

옛 컴퓨터의 14인치 모니터를 개비하려고 17인치 모니터 구입하여 트렁크에 싣는다.

한창 정보타운- ZIP 디스크, 보안기, 인화지 구입.

KE국 씨의 소개로 찾아간 서면 인쇄골목.

세화 프리 프레스- 출력기 알아본다.


서대신동, 서부세무서 옆 빌딩에 PI서 씨의 큰아들 세무사 사무실.

난초화분 하나 사들고 들어가자 그의 아내 아들 딸 사위등이 반갑게 맞는다.

그곳에서 LG길 등 만나고 이내 나온다.

나오는 길 길가에서 H서플랜트 JJ호 사장과 BT표 고문 만나다.

자동차에서 기다리는 英이.


제헌절.

오전 俊이에게서 전화.

유격훈련 다녀 왔다고.

이 더운날 얼마나 고생하였을까.

그 옛날 나 또한 유격훈련이 얼마나 무서웠던지.


18425  1997. 7. 19 (토)


종일 P/C 앞.

MY ART의 디자인으로 명함 샘플들을 뽑고 몇가지 명함 포맷을 디자인한다.

패션 명함이라는 소프트웨어의 그것보다 내가 만든 것이 훨씬 윗길이다.


기특한 英이.

큰 집에 가서 할머니 목욕시켜 드린다.

그리고 차로 병원 모셔 다녀오고.


딸년의 착하고 기특한 면모에 확 가슴이 뜨거워 진다.

할머니도 손녀가 그렇게 편하신 모양이다.

어머니와 英이, 그 祖孫의 그림은 얼마나 고운 그림이냐.


S경 은 연락이 없다가 내가 몇 번이나 전화를 하여서야 겨우 약속이 된다.

K사장, 그의 장사꾼적 양식은 수준미달이다.

그와 다시 추가로 돈들어가는 일은 단연코 사양이다.


잉크 리필한다고 온손에 잉크 칠갑.

참 번거로운 작업인데 이게 돈을 아끼는데는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18427  1997. 7. 21 (월)


CLEAR FILE에다 전산과련 자료와 카타로그들을 끼워 넣는다.

그 파일은 전에 조선소 자료들을 끼워 놓았던 것.

이제 공정이다, 공수다, 조직이다, 원가다, PERT CPM이다, ERECTION NET WORK다 하는 용어들이 무슨 소용이 닫겠는가.

불과 서너달 지났을 뿐인데 이 용어들이 이토록 생경하게 느껴지다니.


대신 들어찬 내용, 컴퓨터에 관련된 여러 자료들, 카타로그들, 팜플렛들, 신문에서 스크랩한것들이 내게는 더 익숙하고 친밀하게 느꺼진다.


새로 교환한 17인치를 연결한 1호 컴퓨터.

그곳에 엑셀을 이용, 자료들을 정리한다.


D.V.D 에 관하여 알아보아야 한다.

DIGITAL VERSATILE DISK.

고품질 대용량의 디스크 드라이버다.

보통 명화 한 장에 30MEGA 이상을 차지하니까 100메가 짜리 ZIP DRIVER 로서는 한계가 있다.


하드웨어의 구입계획은 한꺼번에 할 필요가 없다.

시시각각 눈부시게 UP GRADE 되고, 역비례하여 가격은 내린다.

느긋하게 정보를 수집하고 STEP BY STEP으로 진행하자.


18428  1997. 7. 22 (화)


불볕더위.


S경 의 KB찬 씨 7시 다되어 캔버스 두 ROLL 들고 찾아오다.

다운되었던 포토 샾을 살리고 흑색 잉크 리필 방법을 교육받다.

그러나 여전히 캔버스에 출력 하자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생각컨데 캔버스 표면의 유액 점성이 강하여 프린터의 롤라가 제대로 밀어주지 못하여 생기는 현상인 듯 싶은데..

그리고 캔버스의 발색 부족 문제.

유액을 도포한 캔버스의 건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어필한다.

KB찬 씨가 가지고 온 캔버스를 마루에 펴놓고 밤새 말린다.


KB찬, 그친구는 제 삼촌인 K사장에 비하여 훨씬 기분 좋은 친구다.


18429  1997. 7. 23 (수)


이제 할머니의 목욕은 英이 몫이다.

J와 英이 땡볕속에 어머니께 가다.


가열되는 계절.

J컴퓨터 KJ해 씨와 마주 앉아서 레이저 프린터, 비디오 캪처등의 사양을 결정하고 주문한다.

다시 세진 컴퓨터.

포토 이미지 CD 3장 구입.

잉크 리필할 때 필요한 넓적한 고무 밴드를 구하려고 더위 속을 헤매었으나 구하지 못하다.


복사기와 팩시밀리.

정보지의 전화번호로 통화.

중고가 싸게 먹힐까, 렌탈이 나을까.


18430  1997. 7. 24 (목)


숨이 막힐듯한 더위.

어제 저녁 俊이에게서 전화왔던 모양.

어미에게 면회 와주기를 청하였다고.

배탈도 나고 발톱이 빠지고 무척이나 견디기 힘든 녀석의 상황인 모양이다.

여간해서는 제 처지를 표현하는 놈이 아닌데.


그런데 또 면회라니.

불과 하룻밤의 외박을 위하여 부모, 누나가 불원천리 달려가야 한단 말인가.

차라리 제 동료와 양구로 외박 나와 놀다가 들어갈수도 있으련만.


그러나 녀석의 처지가 하 답답한 상황이라면 불원천리 올라갈 밖에는 없는 어미일 것이다.


18431  1997. 7. 25 (금)


불볕더위.


세진컴퓨터, 공유기 사고 J컴퓨터 , 레이져 프린터, 스피커, ZIP 디스켓, 비디오 캪처 보드, 사운드 카드등을 가져와 끙끙대며 집안으로 옮기다.

그리고 한참을 집중하여 조립하고 장치한다.

몹시 허리가 아프다.


세식구 부산대교 건너 '브로이라'라는 치킨집, 길가 테이블에서 치킨을 먹고 영도의 경북식당 밀면...


俊이에게 다음 주말 가기로 한다.


18432  1997. 7. 26 (토)


태풍 '로지'가 올라온다고.

제법 선듯한 바람.


英이는 할머니 시중으로 거의 한나절을 큰집에서 보낸다.

나는 컴퓨터 장비를 설치하고 그 작동에 여념이 없고.


오후에 俊이 친구 주홍이 찾아오다.

俊이보다 늦게 군대에 가서 지금 대구 2군 사령부 직할 특공대에 근무하는 녀석이다.

그런데 俊이와는 다른 졸병, 군인다운 말씨와 절도있는 동작.

그러나 고생은 대단한 모양이다.

아들녀석을 생각하는 J, 극진하게 대접하고 돌아갈 때는 사양하는 손에다 용돈도 쥐어준다.


18433  1997. 7. 27 (일)


왼종일 컴퓨터와 씨름.


조카 彦이 다녀가다.

상근예비역, 재택근무이지만 고된 것은 마찬가지란다.

예비군 사무실도 층층시하라고, 그곳도 군대인데.


서면 N영 S곤 H근 만나다.

술, 2시 넘어 귀가.

N영 의 제안,

누군가의 차를 징발하여 모두 몰려타고 俊이 있는 강원도에 가자는.

친구 아들 면회도 하고 피서도 하고 양수겹장이 아니냔다.

괜치 아니한 의견이다.


18434  1997. 7. 28 (월)


저녁 俊에게서 전화.

이번 토요일 가겠다고 얘기하여 준다.

J와 둘이서 가던지, 아니면 아비 친구차로 아비의 친구들과  가던지...


18435  1997. 7. 29 (화)


N영 H근과 통화.

동해안 돌아 양구까지 가자는 계획은 캔슬.


18436  1997. 7. 30 (수)


원주까지의 비행기는 시간적으로 여의치 않아, 천상 금요일날 버스로 떠날 수 밖에 없겠다.

J는 숙박료를 아끼자고 심야버스를 타자고 하지만 글쎄 그게 딱이 절약되는 방법인지 모를일.


저녁 먹고 컴퓨터 찾아온다.

비디오는 잘 뜨고, 오디오는 시원치 않고, 타블렛은 작동되지 않는다.

되게 신경쓰이는 트라블들...


英이 빌려온 두편의 영화.

'아담스 훼밀리 2'

전편보다 영 못하다.

기괴한 것도 우스꽝스런 것도.


'트레인 스포트'

스코틀란드의 젊은이, 마약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정서의 심층을 제법 천착한 영화다.

변기 속에 머리를 박고 들어가 그 속을 유영한다.

해저에서 캐내는 것은 마약일까.

내 꿈에서 변기 속 들어가 헤엄치는 그것은 그저 똥무더기 뿐인데..


18437  1997. 7. 31 (목)


여름 한낮.

P/C의 비디오가 성능 좋게 작동 되니까 그것은 탐닉적인 일락이 되고 만다.

모니터로 비디오보기.


이제 8월로 접어든다.

8월 한달동안 완벽한 준비.

그리고 9월의 오픈...


오늘부터 英이는 예일디자인 학원 수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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