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81 1998. 4. 1 (수)
해양대 카니발 초청장.
손이 많이 가고 수고가 만만치 않다.
저녁 7시에야 작업 완료.
집주인 KS동 씨, 입금되지 않은 월세 때문에 찾아와 한참 불평을 늘어 놓아 피곤케 하다.
엇 저녁에 J는 어쩐 일인지 곰살궂다.
그런 마누라짜리가 얼마나 나를 고무케 하는지 마누라여 그대는 깨달으라.
비바람부는 새벽.
불 꺼 기도.
18682 1998. 4. 2 (목)
LG섭 과 통화.
KMS의 일이 끝나 지난 2월부터 백수가 된 그.
어렵고 어지러운 세상 얘기.
서로 용기를 잃지 말자고.
18683 1998. 4. 3 (금)
하늘은 낮게 드리웠고 옷섶으로 나드는 공기는 싸늘하다.
이웃 수족관집 여인 찾아와 이런 저런 장사 얘기.
그 집 역시 점포 월세 벌기가 힘 겹다고.
경제, 그것에 목이 달려 살아가는 삶의 양태.
나는 이것이 정녕 싫고도 싫다.
우리는 옛날 옛적 신라적 진성여왕 때의 삶의 양태에 비하여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가.
사람들아.
그 시절에는 적어도 인간의 가치가 경제에 종속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 아득한 시절에 가치의 주체는 어디까지나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였을 것이다.
돈의 노예로서만 살다가 죽는 이 살이의 형식이 무어 좋단말가.
사람들아.
18685 1998. 4. 5 (일)
가희, 적요 가득.
온갖 생각, 그 생각들 자체가 고통의 바늘이다.
저녁답.
전에 소품 한점 사갔던 목욕탕 집 젊은 친구.
판화 한점 사고 소파에 앉아 차를 마시면서 이런 저런 얘기.
쌍용건설에 오래 근무하여 컴퓨터 지식이 대단한듯.
인터넷을 이용한 SOHO 사업에 대하여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다.
이웃 수족관 집 꼬마 김수정.
여섯 살짜리 천사.
아저씨 아저씨하며 가희의 문을 밀고 찾아주는 그 아이는 나의 제일 다정한 동무다.
여우처럼 되바라졌지만 얼마나 귀여운지.
컴퓨터도 가르처 주고, 사진도 찍어 예쁘게 단장하여 액자에 넣어도 준다.
수정이는 내 제일 친한 동무다.
18686 1998. 4. 6 (월)
비 흩뿌리는 일요일.
가희는 여전히 적요하다.
H근 전화하여 나오라고 아우성.
풍광 좋은 오륜대 쯤에서 소주 한잔 하며 나를 위로하겠다고 성화였으나 나는 오불관언, 따뜻한 마음만 고맙게 받는다.
오후에는 아들 녀석의 전화.
3주 동안 기동훈련 다녀왔고,지금은 고참 상병.
어제 녀석과의 통화는 아마 부자간 전화 통화중 가장 오랜 통화였을 것이다.
암담한 마음의 빛깔들은 오색 무지개가 뜬다.
아들놈의 따뜻한 목소리가 이토록 힘이 되는 걸.
다시 빌려보는 '부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좋디 좋은 영화.
시궁창같은 삶 속에 흐르는 슬프고 아름다운 얘기...
비니를 사랑하는 호모, 모든 것을 잃어버린 해리.
사지를 벌려 뭇 사내에게 몸을 내어주고는 플록의 머리를 안으며 울지마라고 중얼거리는 트라라.
흐르는 바이올린 선율.
18687 1998. 4. 7 (화)
경제의 암담함.
더욱 암담한 것은 그런 암담함에 노예되어 끙끙거리는 정신.
아, 곤고한 정신, 미련한 사람이여.
오십 넘어 오직 생각할사 경제 뿐이니 이 서러운 짓거리를 어이 할꺼나.
어제 俊이의 전화.
아, 내게는 아들이 있었구나.
그윽히 아비를 바라보는 눈길이 있었구나.
부산의 봄.
하루쯤 베토벤의 소나타 '봄'이 흐르고 나흘쯤은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흐른다.
18688 1998. 4. 8 (수)
모처럼 맑은 날.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 '좋은 친구들'과 '카지노'.
두 편 모두 로버트 드 니로와 죠 패시가 출연하였다.
영화 보던중 LG섭 찾아오다.
딸네미 한동대 들어간 얘기, KMS 얘기, 대선얘기
홀로 5박 6일의 백두대간을 도파 산행한 얘기, 나와 함께 지리산 다녀오고나서 그는 산꾼이 되었다.
그림 한점 사들고 돌아가는 LG섭.
이제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실업은 본격적인 사태를 이룰 것이다.
나야, 돈이 없다고 상상이야 못하랴.
소호사업, 그래픽 장비 보강, 본격적인 어프로치, 혹은 개성적인 술집....
18689 1998. 4. 9 (목)
'좋은 친구들'
갱스타 영화의 도식을 거부하는 영화.
영웅주의나 낭만주의 같은 건 모두 배제한채 마치 홈 드라마처럼 갱의 세계를 그리고 있다.
보통 사람의 일상처럼 그리는 갱들의 일상.
추악하고 우스꽝스럽고 잔인한 그들의 생활.
'카지노'
마틴 스콜세지에게는 독특한 것이 있다.
냉소적인 시선.
이 영화에서 로버트 드 니로보다 죠 패시의 카리스마가 더 압도적.
18690 1998. 4. 10 (금)
내 또래의 남자가 복원을 맡긴 옛날의 흑백 사진 한 장.
시골의 툇마루에 퍼질러 앉은 아낙네.
그의 돌아가신 어머니다.
작업을 하면서 내 차디찬 가슴에는 어머니의 젖가슴의 따스함이 흐른다.
타락한 정신일망정 어찌 어머니의 젖가슴을 잊을손가.
어머니..
LD찬 씨.
어느새 환갑이다.
옆의 고깃집에서 먹고 마신다.
J 도 잠시 들러 그의 환갑을 축하한다.
환갑.
축하를 받아야 하는건지, 위로를 받아야 하는건지.
俊의 편지.
여전히 고개를 삐딱하게 찍은 사진들도 동봉하였다.
권총을 차고 제법 기갑특공인 폼은 잡았지만 나는 녀석의 군인 아님을 보고 있는걸.
내 눈에는 작년 10월 휴가 때의 모습 그대로다.
군대가서 변한거라고는 먹성 하나뿐인 녀석.
좀 삐딱한 구석이 있는 녀석.
좋게 말하면 반골기질, 나쁘게 말하면 진지하지 못함.
살아가는 폼이 무언가 제 몸에는 맞지않는듯 어색하지만 아비와 일맥상통, 핏줄이 어디 가랴.
아비 쪽이 다소 교활할 뿐이다.
"훈련은 물론 힘이 듭니다만 저는 기갑특공인다운 강인한 정신력과 빼어난 체력, 그리고 특유의 여유만만으로 힘들다 여기지 않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여유만만 만만디 성격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는데 고참이 되고보니 거 참 좋은 성격이더군요. 아무리 급한 경우라도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통찰하여 애들을 바르게 잡아줄수 있거든요. 핫핫.. 참을성도 많아 졌습니다. 그런데 성질은 좀 더러워 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비의 선입관과는 다른 무엇이 있는 녀석이다.
내 아들에게는 무언가가 있다.
아비에게는 없는 무슨 긍정적이고 바람직한 것들이.
18692 1998. 4. 12 (일)
머리카락을 짧게 처버린다.
내게 어울리는 이미지는 아니지만 외모의 문제가 아니라 마음의 문제이다.
미망을 끊는다?
그렇다면 아예 빡빡 밀어 백호를 처버리지....
P/C의 모니터에는 이미지나 그림만이 전부다.
문자 매체.
그림도 그림이지만 이곳에다 글도 쓰자.
오오에 겐자브로의 소설 '식스틴'
열일곱의 소년, 지독한 자의식 속에서 신음하던 그가 극우 단체에 소속됨으로 자의식으로부터 구원되는데.
그 단체는 극단적인 우파로서 천황을 신으로 떠받드는 나치와 같은 조직이다.
사춘기 소년의 중독된 자위행위의 묘사가 인상적.
나와 닮은 무엇이 있구나.
오오에 겐자브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천황제를 향한 조롱인가.
18693 1998. 4. 13 (월)
일요일 어두운 새벽.
태종대를 걷는다.
뿌윰하게 동이 트는 대기 속에 벚꽃이 진다.
영롱한 새의 우짖는 소리.
벚꽃의 무리진 꽃잎의 색깔은 어쩌면 그리도 선연한지.
희고 분홍의 .
일본적인 색의 미학이 벚꽃잎에는 있다
습기찬 공기.
때로 젖듯 빗방울이 스며든다.
비 주룩주룩 내리는 일요일의 가희.
이웃집 꼬마 수정이도 놀러와 주지 않는.
적요의 가희.
18694 1998. 4. 14 (화)
셔터를 올리고 문을 따 가희에 들어서니, 루벤스의 대형그림이 떨어져 유리가 박살.
무게를 이기지 못한 피아노 와이어가 끊어진 것이다.
마침 컴퓨터 쪽에 걸린 그림이 아니어서 다행, 하마터면 장비가 박살 날뻔 하였다.
유리 조각을 치우다가 손을 벤다, 뚝뚝 흐르는 피.
그 자리에다 H근이 그린 동양화를 걸어 놓는다.
PI서 씨 찾아오다.
마주 앉아 이런저런 얘기들.
감천, BARGE의 진수 작업을 맡은 모양이다.
그리고 경제 얘기, 지금 이 나라를 덮고 있는 그 암담한 얘기들...
뜻밖에 J희 에게서 전화가 오다.
작은 오빠 보고 싶다고.
사촌오빠도 그 J희 의 목소리가 오죽이나 반가우랴.
며칠후 찾아 오겠다고.
문득 J에게 말을 높여 하기로 마음 먹는다.
베풂으로 베풂을 받고자 하기라기 보다, 웬지 그러는 편이 척박한 일상에 한 줌 따스함이 있을 것 같아서...
18698 1998. 4. 16 (목)
팀 로빈스가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밥 로버츠'
일종의 정치극,
다큐멘터리를 찍듯이 카메라는 역동적이다.
거짓 애국자, 자본가, 군대 정치집단 언론의 거대한 이익 속에, 개인의식을 존중하여야 하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기만 당한다.
모처럼 그림을 뽑고 내 얼굴을 찍어 포토 샾으로 만지작거린다.
커단 얼굴, 겁먹은 표정.
가만히 들여다보니 꼭 써커스의 피에로다.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전곡 LP 석장을 올려 놓고 크게 울려 놓고.
피에르 푸르니에의 첼로.
18697 1998. 4. 17 (금)
사람마다 자기의 성좌가 있다면 이 곳은 나의 별자리가 아닌 듯.
지구가 나의 성좌라면 이곳 대한민국이 나의 땅은 아닌 듯.
그리고 지금의 20세기는 아마도 나의 세기가 아닌듯.
이토록 살이가 어색하다.
돌고래가 바다속을 유영하듯 노래하면서, 즐거워 즐거워 사는 것이 즐겁다고 노래하며 헤엄치는 삶은 내게는....
어둔 가게의 구석, 모니터에 눈길을 박은채 눈없고 귀없고 코없는 다만 꿈틀거리는 유충 새끼처럼 그렇게 하루를 죽이는 벌레.
18698 1998. 4. 18 (토)
미친년 널 뛰듯, 비는 제 맘대로 내리다 멈추다 변덕이 죽 끓듯.
J희 차를 몰아 찾아오다.
J희 도 이제 쉰을 바라보는 나이.
한시간여 이런저런 얘기.
감회가 없을소냐.
내 어머니 서울 가셨다는 소식을 사촌동생 J희 의 입을 통해 듣는 자식 놈.
KS동 씨와 큰소리 다툼.
5월말까지만 가게를 하겠다니까, 계약은 2년이니까 가게를 하든 안하든 월세는 내야하고 2년 되기 까지는 보증금은 절대 돌려 줄수 없다는.
어쩌다 내가 2년으로 계약하였을까.
이 놈의 살이에 관한 테크닉이 이토록 어리숙하니.
J가 옆에서 나를 거드는 한마디하였다가 그 늙은이는 더욱 방방 뛴다.
이런 경우, 법이 어떻고 대처하는 방법이 어떻고 하는 것들을 알수가 없으니.
어쩔꺼나.
18699 1998. 4. 19 (일)
온갖 생각들...
만일 가게가 다른 사람에게 나가지 않는다면, 어쨌든 이 가게에서 버텨야 한다.
어차피 2년 동안 월세를 꼬박꼬박 내야하니.
플로터등 장비를 보강한다면?
서울의 프랜차이스와 손잡는다면?
어떤 업종을 여기다 추가한다면?
음반이나 무엇을..
업종의 전환?
무슨 먹는 장사?
돈, 돈, 돈은?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수는 없는 처지.
N영 S곤 H근과 모아놓은 곗돈을 차용 유용하면?
18700 1998. 4. 20 (월)
화창한 일요일.
가희는 적막강산.
전화벨 한통 울리지 아니한다.
하릴없이 눈은 모니터로.
용의 눈물.
왕권 강화에 혈안이 된 태종. 유동근의 연기는 좋으나 구사하는 대사에는 문제가 있다.
조선 초기에 무슨 '확률'이니 하는 어휘가 있었을까.
의상에 신경 쓰는 만큼 대사에 있어서도 더욱 고증이 필요하다.
현대어투와는 다른 품격의 어휘나 인토네이션....
이숙번 역의 연기는 문제가 있다.
데룩데룩 굴리는 눈동자하며 말하는 어투는 시정잡배이지 고급 관료의 그것이 아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무엇을 농하고 있는겐가.
용의 눈물 따위의 대사니 무엇이니...
18701 1998. 4. 21 (화)
장애인의 날.
나 또한 벙어리 되고 귀머거리되고 장님이 되었으면.
침묵과 고요의 세계.
정지한 세계.
18702 1998. 4. 22 (수)
동삼초등학교 교무실까지 허위허위 찾아가 대형 사진 받아오다.
액자 주문.
학교와 연계를 맺으면 좋을것, 액자니 그림이니 일거리가 있을 것.
영업력의 제고를.
새벽.
비내리는 소리.
18703 1998. 4. 23 (목)
황사 섞인 봄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연제동 시청의 맘모스 건물.
호텔과 같은 시설의 관공서다.
지방자치제로 살판 난 것은 지방 관공서의 건축물이다.
고급의 건물.
24층, 고속엘리베이터는 귀가 멍멍하다.
소자본 창업 무료 강좌.
우물속 개구리와 같은 내 장사에 관한 시야를 넓히고자 신청하였던 것.
가희의 구석진 의자에만 파묻혀 있어서는 아니된다.
무작정 거리라도 쏘다니며 트랜드의 감각이라도 익힐 일이고.
안목을 키워야지.
오전 강좌 마치고 이웃에 있는 IT피카소 들른다.
여러가지 개빌한 아이템을 자랑하면서 그것을 내가 취해주기를 바라는 K사장.
나도 이제 안목이 생겼는지라 그것이 돈 안되는 것쯤은 간파할수 있다.
그가 제시하는 높은 가격에 묻은 그의 욕심.
그는 내게 돈이 없음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시청의 강좌는 매우 유익하였다.
18704 1998. 4. 24 (금)
창업강좌 이틀째.
직장에서 쫓겨난 사람들, 너도나도 창업 열풍.
이러한 강좌가 그 열풍을 부추기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도 된다.
경험없는 사람들이 목숨줄같은 그 알량한 퇴직금을 다 까먹게 만들지도.
소자본 창업 전문가라는 나대석- 유모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능수능란하게 수강자를 다룬다.
그러나 그의 강의가 가장 추상적이고 모호한 내용이었다.
이 강의에서 트랜드, 감각, 업종, 세금, 절차등의 정보를 얻었다.
가장 중요한 소득은 가희에 대한 객관적이고 분석적인 평가와 자각.
안된다. 가희는.
작금 경제상황에서 지금 그곳 입지에서는 안되는 장사다.
서글프지만 인정하지 않을수 없다.
그러나 하는데까지 최선을 다할 뿐 지금으로서는 방법은 없다.
18705 1998. 4. 25 (토)
끊임없이 연구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것.
행동할 것.
겁먹지 말것.
돈이 없다고 하여 주눅들지 말것.
화창한 날씨.
난로를 철거하여 2층에다 수납하고 호스를 끌어내 쇼 윈도우를 샤워시킨다.
LW규 씨 .
대선조선도 권고사직의 바람.
그리고 임금 삭감.
최광준, 김철수, 박세동, 황인수, 강길선, 최철웅, 문병원....등.
그 어디에도 재취업 길은 꽉 막혀있고 아이들 학교 다니고 하는 한창의 나이들인데.
이 나라의 허리, 중산층이 급격히 전락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나.
나는 중산층이나마 되었었던가.
俊에게서 전화.
5월 2일 휴가.
18707 1998. 4. 27 (월)
날씨는 화창하지만 마음의 바람은 춥다.
英이는 학원의 선생들과 통영에 갔는데, 거기는 필경 대위로 진급한 A군도 끼어있을 것이다.
나도 시외버스에 몸을 싣는다.
울산.
도시와 도시 사이의 자연에는 그래도 이 살벌한 세태를 위무라도 하듯 초록의 산과 들판이 펼처져 있다.
울산- 공업도시의 휴일도 역시 한산하기 그지없다.
물어 물어 찾아간 세인 칼라유스라는 회사라기보다 커다란 사무실.
컴퓨터 그래픽을 프랜차이스로 운영하는 소규모 회사다.
정보지를 보고 찾아 온 것.
그곳의 J사장과 한참을 상담하다.
내가 봉착하고 있던 기술적인 여러 가지 문제점의 해답을 얻는다.
사진의 간지가 나지 않았던 것은 수성 잉크의 프린터 탓임을 깨닫는다.
여러 가지 문제점의 해답을 얻었다.
그저 취미로 하고 있으며 체인점의 의사도 있다는 내 교활함에 직수굿이 설명하여 주는 J사장.
사진의 샘플등을 얻는다.
그 출력 이미지는 나만 못하고, 그림은 취급하지도 않는다.
캔버스명화 시스템은 소문을 듣고 있을 뿐.
부산 돌아온 오후.
발이 부르트도록 돌아다닌다.
그래픽업체, 국제시장의 액자집등 가격과 품질 파악...
EBS TV에서 방영하는 'LA TRAVIATA'
얼마나 슬프고 화려한 부르조아의 오페라인지.
18708 1998. 4. 28 (화)
회사를 그만둔 PS동 에게 전화하여 위로의 말.
속으로야 어쩔까마는 내 위로의 말에 느긋한 어투의 감사.
KM철 과 통화.
오후 IT피카소 K사장 찾아와 무려 5시간을 앉아 있다.
'제리 맥과이어'라는 영화에 나오는 대사.
인간적인 관계의 선수와 프로모터의 사이, 그 인간적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선수가 저희의 프로모터에게 하는 대사다.
"댁에는 왜 저런 맛이 없지?"
이 대사는 K사장에게 들려줄 딱 어울리는 대사.
"댁에는 왜 인간적인 맛이 없지?"
제 욕심만을 열심히 권고하는 그.
내게 그의 뻔한 프로포살이 씨알이 먹힐 리가 없다.
그러나 그와의 대화가 전혀 무익한 것은 아니다.
은연중 나오는 정보들, 이미지 사업에 대한.
그가 제시하는, 10가지 이미지가 들어있는 CD는 25만원 이라지만 그 디자인을 내 스스로가 한다면...등등.
18709 1998. 4. 29 (수)
캔버스에 뽑은 사진.
메리트가 있다.
디테일한 GRADIATION은 포기해야 하지만 발색 하나만은 화사하기 이를데 없다.
이를 시도한 것은 어제 KS태 가 다녀간 덕분이다.
그러니 아무리 미운 놈에게서라도 배울 점은 있는 법이다.
옛날 회사시절 거래하였던 온성도기획의 LB찬 사장과 통화.
시계의 가격 문제 협의.
종일 이웃꼬마 수정이 사진, 어린시절의 英이 사진등을 합성 연출한다.
예쁜 샘플들을 많이 만들어 진열하면 학생들 눈을 끌수도 있을 것이다.
돈 들이지 않고 매출을 올릴수 있는 방법을 쉬지말고 연구해야 한다.
18710 1998. 4. 30 (목)
종일 가희 앉아 이미지 작업하고, 액자 끼워 진열 작업.
J 역시 시내나가서 지하상가며 보수동이며 국제시장을 돌며 액자, 이미지 잡지등 알아보며 다니다.
돈이 벌리고 벌리지 않고간에 이런 가시버시의 노력이 중요한 것.
목표를 함께 바라보고 함께 뛰는 것.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것.
무언가 낙관을 향하여 함께 꿈꾸는 것.
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동일한 곳을 함께 바라보는 것.
"사랑은 두 사람이 서로 쳐다 보는 것이 아니라 둘이서 무언가를 함께 바라보는 것이다"
생덱쥐뻬리는 사랑의 본질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IT피카소에서 독립하여 야심찬 그래픽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C-아트리에 L민 씨 가희에 찾아오다.
소파에 마주 앉아 나누는 얘기들인즉슨 K사장의 야비함, 디지털 업계의 정보, 자신의 사업구상등...
적이건 동지건 여하튼 많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나누는 것.
이것이야 말로 정보를 얻는 첩경이고, 이런 정보야 말로 장사꾼의 살아있는 노하우인 것이다.
내일 형네 초량에서 주니어 이랜드 개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