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모파상 7 (1,4,3,3,1)

카지모도 2020. 3. 29.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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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모파상]]

<행복한사형수> <화성인> <박제된손,손> <라틴어의회상> <올리브나무숲>

 

 

<행복한 사형수>

-모파상 作-

 

***동우***

2018.04.04 00:40

 

모파상의 행복한 사형수.

 

죄수가 甲질하는 나라.

모파상이 사실이라고 저토록 강조하는걸 보니 전혀 허황한 이야기는 아닐듯 합니다.

모나코 公國.

청순한 헐리웃 스타 그레이스 켈리가 레이니에 공에게 시집가는 기록영화 (본영화에 부록으로 상영하였는데 그 본영화는 기억에 아슴하고)를 보고 어린 시절 동화같은 환상에 젖기도 하였지요.

                

모나코는 세상에서 가장 작은 나라라지요. (아, 바티칸 뺴고서)

부자들의 휴양지, 도박장, 고급호텔...

별로 가보고 싶지는 않습니다만. ㅎ

 

 

<화성인>

-모파상 作-

 

***동우***

2019.02.17 11:05

 

'화성인 (L'homme de mars)', 

'기 드 모파상' (Guy de Maupassant, 1850~1893)은 이런 소설도 썼군요.

 

'여자의 일생' '목걸이' '비곗덩어리'등 빼어난 장단편.

거기다 괴기 환상 공포소설을 비롯. 우주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런 소설까지 썼으니 모파상은 가히 무소불위의 작가올시다. ㅎ

 

화성.

소설 속에서는 다른 이의 입을 빌어 묘사하고 있지만 작가 자신이 상상하는 그림일시 분명합니다.

전세기의 사람으로서 모파상의 화성에 대한 지식은 비교적 현대의 시각으로도 그다지 틀린바 없을듯 합니다.

당시 망원경으로 화성에서 관측되는 인공운하는 물이 흐른 흔적의 단어적(?) 오해임이었지만 현대에 이르러 화성 생명체 존재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인간이란 게 얼마나 바보인지, 견해가 좁고 동물의 본능에서 털끝만큼 튀어나온 지성의 힘을 믿고 있는가를. 우리들은 자신이 약체임을 지각할 능력조차 없고, 다만 버터나 밀가루 값을 알고 다시 두 마리 말, 두 척의 배, 두 명의 장관, 또는 두 명의 예술가의 가치를 논하기 위해서 밖엔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오직 그 정도입니다...>

 

Science Fiction,

동물의 본능에서 털끜만큼 튀어나온 정도의 인간의 지성이라지만 그래도 우리 상상력은 우주를 넘나듭니다.

 

좋은 휴일을.

 

 

<박제된 손, 손>

-모파상 作-

 

***동우***

2015.06.14. 06:03

 

일요일의 엔터테인먼트.

모파상의 공포소설 2편을 포스팅합니다.

 

지금은 스파이, 본격추리, 환상, 공포, SF등이 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문학으로 분류되지요.

 

일본만 해도 그리 번성(蕃盛)한 추리물이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맥을 추지 못하니 어인 까닭인지.ㅎ

예전에는 탐정소설이라 했지요.

누구나 그 탐정소설에 푸욱 빠진 시절이 있었을겁니다.

특히 괴기 공포물을 좋아하여 공포영화는 빠뜨리지 않았습니다만, 나이 먹으니 언제부터인가 시들해지더군요.

 

모파상은 26살 때 '박제된 손'을 발표함으로 문단에 데뷔하였답니다. 

그리고 10년 후 동일한 주제로 또 '손'을 썼군요.

모파상의 정신병적 기질이 집착(執着) 함직한 주제였던가 봅니다.

 

'에드가 알란 포'나 '보들레르'의 우울하고 불안하고 강박적인 색감...

천재들의 정신적 특질에는 무엔가 광기의 인자가 숨겨져 있는듯.

보통사람들보다는 훨씬 더 과민한 정신세계를 갖고 있음은 분명합니다만. 

 

상상해 보십시오.

한밤중 어둠 속, 팔뚝에서 절단된 손이 발처럼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기어오는 광경을.

내 목줄기를 다섯손가락으로 움켜쥐고 꿰뚫어 복수를 하려고.

 

 

<라틴어의 회상>

-모파상 作-

 

***동우***

2016.06.19 08:04

 

모파상의 '라틴어의 회상'

현학(玄學)에 대한 조롱일까.

 

유럽인에게 있어서 자국어의 근원인 라틴어는 반드시 배워야하는 모양인데, 예제 소설에서 보아하니 학생들에게는 상당히 까답고 지겨운 과목인가 보다. 

허지만 라틴어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라틴어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소설 속에는 여럿 있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파스칼 메르시어'의 소설)의 그레고리우스 선생이 그러하고 모파상의 이 소설  아기교사 '피끄당 아버지'가 그러하였다.

 

<그가 라틴어 문장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문장들이 과거의 모든 침묵을 자기 안에 품고 있기 때문이었고, 뭔가 대답하라고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 언어는 온갖 소란스러움을 비켜나 있었고, 확고부동하며 아름다웠다. 그레고리우스는 라틴어를 죽은 언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경멸했다. 그들은 정말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위인들이었다. -리스본행 야간열차->

 

<그 무렵에 그는 좀 더 공부를 하여 우선 면허를 얻고 나서, 학위(學位)도 받을 심산이었으나, 어느새 그만 그 생활에 젖어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한평생 '아기 교사'로 머물러 있게 되었으나, 라틴어에 대한 애착이 대단하여, 그 병적(病的)인 열의(熱意)로 하여 괴로움을 받는 것이었다. 그는 여러 시인, 문인, 역사가들의 작품을 애독하고, 번역도 하여 주석을 붙이곤 하였는데, 그것도 광적(狂的)으로 열중하는 것이었다. -라틴어의 회상->

 

유럽의 현대어는 자신의 뿌리를 잃지 않고자 하는데, 우리 현대교육의 한문(漢文)은 죽어버린 고어(古語) 취급이고 사대주의 잔재(殘滓) 취급이니.. 나는 그를 못마땅해 하는 사람이다.

 

어쨌거나.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고답(高踏)함이란 어디 돈이 되던가.

게다가 피그땅 아버지는 저토록 고지식하기까지 하였으니.

중늙은이 선생이 열여덟짜리 제자와 맞담배질 하면서 신세 타령이나 하다가, 악동 제자의 장난비슷한 놀음에 그나마 시근이 들어(철이들어의 영남사투리) 이쁜 색시까지 얻었구나.

다행이로다. 

 

「그러시면, 선생님 그 라틴어는 어떻게 되었어요?」

「아! 아! 그 라틴어, 그 라틴어, 그 라틴어 말인가? 그 라틴어야 어디 주인 먹여 살릴 수 있어야지!」

 

식료잡화상 주인장의 라틴어는 저자거리에서 으스대는 현학(衒學)으로써 족하리로다.ㅎ

 

 

<올리브나무 숲>

-모파상 作-

 

***동우***

2015.06.16. 04:55

 

모파상의 '올리브나무 숲'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좀 긴 분량이지만 한번에 올립니다.

이런 소설은 아무래도 한 호흡에 읽는게 제격일듯 하여.

 

멋쟁이이고 총명하고 미남에다가 막대한 재산을 물려받은 부유한 귀족 빌브와 남작은 젊은 날 어떤 여배우를 사랑하였습니다.

여자의 눈초리 하나 치맛자락 하나가 목숨을 저버릴 정도로 정열의 불길에 자기 몸을 태워 버리고야 마는 황홀경으로 그녀를 사랑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여자는 또다른 남자와도 정을 통하고 있었습니다.

분노로 눈이 먼 남작은 이성을 잃고 여자를 죽이려고 합니다.

 

<그리하여 사내가 주먹을 들어올리자, 그녀는 얼른 자기의 배를 가리키는 것이었다. 그는 별안간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기가 죽었다. 자기의 핏줄이 저 더럽고 비열한 몸뚱아리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되자, 다시 그 계집에게 달려들어 둘 다 한꺼번에 밟아 죽임으로써 이중의 치욕을 때뜸 씻어 버리려고 하였다. 여자는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그녀는 이제 죽는 줄만 알았다. 남자의 억센 주먹 아래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땅바닥에 쓰러져 헐떡이는 그 부풀어 오른 배―벌써 생명의 씨가 움직이고 있는-를 남자의 발길이 당장 짓밟아 버리려고 하는 사실을 알게 된 그녀는 그 발길을 막으려고 힘껏 두 손을 올리면서 고함을 질렀다. 죽이지 말아요. 당신의 애가 아니니까요.」그는 주춤하고 한걸음 물러섰다. 하도 어이가 없고, 하도 놀라와, 그 분노도 발길도 한꺼번에 공중에서 멈춰 버린 듯 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뭐……뭣이라고?」 여자는 사나이의 무서운 눈초리와 격동 속에서 뚜렷이 느낄 수 있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미칠 것만 같은 두려움으로 하여 연달아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당신의 애가 아니예요. 그이 애야요!」>

 

뱃속의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는 말에 이성을 찾은 그는 여자를 죽이려던 생각을 버리고 여자를 떠나 방황합니다.

 

<「저리 썩 나가!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

그는 길을 떠났다.  남쪽을 향해 태양을 바라보며 무작정 내려갔다. 그리하여 지중해안의 어느 계곡에 자리잡은 마을에 이르러 발길을 멈추었다. 그는 그곳에서 18개월 동안 비탄과 절망과 깊은 고독 속에서 지내었다.  자기를 배반한 그 여자에 대한 괴로운 추억과, 체취와 교태, 그 말할 수 없는 매력에 대한 아쉬움 속에서 그녀의 미모와 애무를 원망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그는 프로방스의 골짜기를 헤매었다. 추억으로 하여 병든 머리를 이끌고 올리브 나무의 거무틱틱한 잎사귀 사이로 스며나오는 햇빛을 받으며 그는 끝없이 거닐었다.>

 

실패한 사랑의 고통 속에서 방황하던 그는 신앙에 귀의하여 신부가 되었습니다.

 

25년 후.

신부의 올리브나무 숲 별장으로 한 남루한 사나이가 찾아옵니다.

그의 아들이었습니다.

25년전 여자는 남자의 광적인 분노 앞에 경각에 이른 목숨을 구하려고 거짓을 말했던겁니다.

 

분방하고 분별없는 어머니와 나중 자신의 아들이 아님을 알게 된 의붓아버지(여자의 정부) 슬하에서 아이는 불행하게 성장하였습니다.

아들은 감화원과 감옥을 전전하다가 어머니가 죽자(죽기전 친부가 누구인지 고백하여) 친부를 찾아온 것입니다.

흉악한 범죄자였던 겁니다.

 

<그래 저는 서재로 뒤쫓아 갔어요. 그러자 책상 앞에 앉더니 울음섞인 목소리로, 실은 전에 어머니에게 하던 말대로 그렇게 저한테 심술궂게 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제발 그 신부를 너무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거예요. 그렇지만 이건 우리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겠어요. 그는 저한테 천 프랑을 주더군요. 천 프랑……그까짓 천 프랑을 갖고 제가 뭘 하겠어요. 제가……저 같은 위인이 말예요. 저는 서랍 속에 돈이 가득 들어 있는 걸 눈으로 똑똑히 보았어요. 그 돈 뭉치를 보자, 저는 놈을 한칼에 찔러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그놈이 주는 돈을 받으려고 손을 내밀다기 별안간 놈에게 달려들어 마룻바닥에 엎어놓고 눈알을 굴릴 때까지 목을 졸랐지요. 놈이 거의 죽은 것 같기에  입을 틀어막고 단단히 결박한 다음에 옷을 홀딱 벗겨 가지고 뒤굴뒤굴 굴리다가 아, 하! 하! 하!……아주 후련하게 당신의 원수를 갚았지요. 」

필립 오규스트는 기쁨으로 목이 메어 잔기침을 연달아 하였다. 신부는 다시 한번 이 젊은이의 흉악하고 들뜬 빛이 떠도는, 약간 헤벌어진 입술에서 옛날에 자기 정신을 잃게 하던 그 여자의 미소를 새삼스러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는 물었다.

「그래, 다음은 어떻게 됐어?」

「그러고나서는……하!하!하!……난로를 바라다보니 시뻘겋게 달아 있지 않겠어요……섣달이었으니까요……그 추위 때문에 어머니도 결국 돌아갔지요.……시뻘건 석탄 불이……저는 화젓갈을 시뻘겋게 달궈서……그래 가지고……녀석의 잔등에 열십자를 북 북 그어주었지요. 여덟 개였던지, 열 개였든지, 그 수는 잘 알 수 없지만……다음에는 다시 자식을 젖혀놓고 배때기에 그 정도 그어 주었지요. 어때요, 재미있지요? 옛날에는 죄인들에게 그런 표시를 찍어 주었다죠? 그 녀석은 뱀장어처럼 몸을 꿈틀꿈틀 뒤틀지 않겠어요.……그러나 입을 꽉 틀어막았으니, 소리를 지를 수도 없지요. 그리고 나서 저는 천 프랑 뭉치를 호주머니에 움켜 넣었지요. 열 두 뭉치예요.……그러니까 제가 받은 것까지 합치면 열 세 뭉치지요. 그러나 그 돈으로 별로 도움은 받지 못했어요. 저는 하인들에게 백작께서 주무시니까 식사 시간까지 깨우지 말라고 일렀어요.

저는 그가 상원의원이므로 뒷소문이 두려워서 아무 소리도 못할 줄만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어요. 저는 나흘 후에 파리의 어느 음식점에서 검거되었어요. 그래서 3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였지요. 그 때문에 신부님을 이제야 찾아뵙게 된 거예요.」

그는 또 술을 들이켰다. 그리고 간신히 알아들을 만한 빠른 어조로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인제 아버지……신부 아버지……신부를 아버지로 갖다니 참 기구한 일이로군요. 하!하! 아버지는 이 어린 자식을 귀여워해 주셔야지요. 워낙 이놈이 보통이 아니니까요. 게다가 원수를 훌륭히 갚지 않았어요? 아주 후련하게……그놈에게……」>

 

술이 취하여 야비하고 잔인한 성정을 그대로 들어내는 아들.

신부는 아들을 거두려합니다만 아들은 친부까지도 협박합니다.

 

<신부는 옛날에 자기를 배반한 정부 앞에서 그토록 미치광이처럼 타오르던 그 분노의 불길이 또다시 이 추잡한 젊은 놈 앞에서 전신을 휩쓰는 것을 느꼈다.

신비스러운 참회실(懺悔室)에서 속삭이는 여러 가지 숨은 추행(醜行)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무수히 용서해 주곤 한 그도, 지금 그의 죄상은 인정도 용서도 받을 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는 이제 저 구원과 자비의 하나님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는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이토록 처참한 자를 구해 내지는 못하리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 동안 성직(聖職)을 통하여 간신히 눌러 있던 그 가슴속의 격정과 미칠 듯한 혈기(血氣)가 모조리 억제할 수 없는 분노로 변해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자기 자식인 이 우악한 사나이―자기의 피를 나누고, 또 자기와 똑같은 자식을 낳아놓은 그 몰염치한 그 에미의 피를 나눈 이 사나이에 대한 분노요, 또한 마치 죄수의 발목에 채워놓은 쇠고랑 모양, 이 부랑자를 아비와 자식이라는 쇠사슬로 묶어 놓은 그 운명에 대한 분노였던 것이다.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분명히 알게 되었으며, 앞날을 내다볼 수 있었다. 이 충격은 과거 25년 동안이나 키워온 깊은 신앙과 안식에서 깨어나게 하였다. 그는 이 악한에게 넘어가지 않으려면 억세게 나와야 하며, 대뜸 놈의 기를 죽여놔야 한다고 즉석에서 깨닫게 되었다. 그는 격분한 나머지 이를 악물었다. 상대방이 취해 있건 말 건 이렇게 명령하였다.

「이제 네 이야기가 끝났으니, 다음에는 내 이야기를 들어. 내가 너에게 살 곳을 정하여 줄 터이니 거기 가서 살아야 해. 그리고 내 명령이 없는 한 그 곳을 떠나서는 안 돼. 생활비는 내가 부담할 터이니 염려 말아. 살아가는 데는 궁색하지 않으리만큼 줄 테다. 그러나 많은 돈은 줄 수 없어. 내게 무슨 돈이 있겠나. 만일 내 말을 한번이라도 어기면 그때는 그만인 줄 알아! 그땐 큰 일이 날테니까…….」

필립 오규스트는 술에 취해 머리가 마비되었으나 신부가 자기를 위협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속에 숨어 있던 마귀가 튀어나왔다. 그는 딸국질을 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만 두세요. 나한테는 그런 수법이 통하지 않아요……신부님이라도 내 손아귀에 들면……딴 놈들과 다름없이 순순하게 들어야죠……딴 놈들처럼 말예요…….」

신부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는 비록 늙었으나, 그 억센 팔로 놈을 붙잡아 나뭇가지 꺾듯이 기를 꺾어 놓아야겠다는 충동을 느꼈다.

그는 식탁을 젊은이의 가슴 앞으로 떠밀며 소리를 질렀다.

「말 조심하지 못해! 나도 무서워하는 놈이 없어!」

술에 만취된 젊은이는 몸의 중심을 잃고 의자 위에서 비틀거렸다. 그는 자기가 쓰러진 것만 같고, 또한 신부를 당해낼 수 없다고 느끼게 되자, 살인자(殺人者)의 눈초리를 하고 식탁 위에서 칼을 집으려고 하였다. 그러자 신부는 식탁을 힘껐 떠밀었다. 젊은이는 방바닥에 쓰러지고 램프가 동시에 굴러 떨어지면서 불이 꺼졌다.>

 

빌브와 신부는 죽습니다.

자신의 목에 칼을 박아.

 

<아버지와 아들은 잠들어 있었다.―하나는 목이 찔려 영원히 잠들고, 또 하나는 술에 취해 잠들어 있었다. 헌병 두 사람은 술 취한 사나이에게 잠도 깨기 전에 수갑을 채웠다. 그러자 그는 눈을 부비며 부시시 일어났으나, 무슨 영문인지 알지 못하였다. 아직도 술에서 완전히 깨이지 않아 멍하니 앉아 있다가 신부의 시체를 바라보자 깜작 놀라는 것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는 모양이었다. 면장이 말하였다.

「왜 도망치지 않았을까?」

헌병이 대답했다.

「워낙 술에 녹초가 된 때문이지요.」

모두들 동감이었다.  

아무도 빌브와 신부가 자살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으니 말이다.>

 

심는대로 거두리라...

인과(因果)와 응보(應報)를 생각해야 할까요?

그런가요?

먼 후일 맺힐 열매를 알수없는데 지금 심는 씨앗이 좋은 씨앗인지 나쁜 씨앗인지 어떻게 알겠습니까? 

 

빌브와 신부의 주검 곁에는 또 하나의 주검이 있습니다.

술 취하여 인사불성으로 쓰러져 있는 저 비극을.

운명은 과연 인간에서 비롯되는 것인가요. 

 

올리브나무 숲 (겟세마네 동산의 감람나무 숲), 예수께서 얼굴울 땅에 대고 엎드리셨습니다.

기도를 마치시고 제자들에게 오사 그 자는 것을 보시고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이렇게 깨어있을수 없더냐 하십니다.

어떻게 깨어있으리이까.

 

주여,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