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리뷰-
[[세익스피어]]
<햄릿> <리어왕>
<햄릿>
-세익스피어-
***동우***
2013.12.26 10:30
세익스피어 (William Shakespeare 1564~1616)
문학적으로 창조된 가장 유명한 인물인 '햄릿'.
햄릿은 다양한 해석을 유발하는, 기호주의적 캐릭터일 것입니다.
예전에 '로렌스 올리비에'가 '햄릿'의 대사를 읊는 레코드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고급영어(초급영어인들)를 알아들을리 만무한 내 귀.
영어의 운율만을 느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토네이션은 그대로 음악이었습니다. (사대주의적 소산일시.. ㅎ)
영어가 참으로 아름다운 언어라는걸 실감있게 느꼈더랬지요.
세익스피어의 희곡을 읽기전, 연극 '햄릿'을 두어번 관극하였습니다.
우리말의 대사(臺詞)지만, 배우의 입을 통하여 폭포처럼 쏟아지는 그 장대한 언어들.
그걸 일일히 머리와 가슴에다 주어담을 겨를 어디 있던가요.
그때그때 시청각에 접수되는 대사의 의미 헤아리기에 바빠서 극적 내러티브에 집중하게 될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주장하는바, 세익스피어는 관극(觀劇)하기 전에 우선 희곡으로 읽어야 합니다. (모든 연극이 그러할터이지만)
‘햄릿’을 올립니다.
원문 영어 텍스트 파일도 구했는데, 일단 내가 까막눈인지라 그건 올리지 않겠습니다.
허지만 원하신다면..ㅎ
읽거나 보셨을테지만(연극 영화로), 세밑에 다시 함께 읽어보아요.
4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3.12.28 05:18
이른바 세익스피어의 4대비극 [질투(오델로)와 야심(맥배드)과 어리석음(리어왕)과 복수(햄릿)].
이 중에서 '햄릿'이라는 인물에 대하여는 시대를 통하여 가장 많은 연구와 천착(穿鑿)이 있었을겁니다.
햄릿을 정신분석적으로 어프로치한 연구서를 훑어본 적이 있는데, 프로이트와 라캉이 난무하고...내게는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책을 덮어버렸어요. ㅎ
'투르게네프'는 인간의 성격적 유형을 2종류로 구분하였다지요.
돈키호테(행동형)와 햄릿(사색형)으로.
그런데 이번 다시 읽어보니 '햄릿'을 그저 실행이 우유부단한 사색형인간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삶에 대한 냉소주의라던가, 사랑과 섹스의 모호함에 관한 회의, 여성성에 대한 인식의 갈등, 오이디푸스 컴플렉스도 엿보이고, 인간 관계의 허망함같은, 사회 정치적 허무주의 같은 것도 짙게 느껴지는군요.
이 희곡이 과연 그렇게나 인류사에 빛나는 명작일까하는 다소 시건방진 생각도 없지 않은데, 드라마나 대사가 우리말 우리글 우리 정서로 접수되는 탓도 있을듯 싶습니다.
내게 있는 세익스피어 전집의 번역은 상감이니 중전이니 동궁이니하는 명칭의 우리 옛글 투의 만연체라서 어색하더니, 이 번역도 썩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산문(散文)도 그럴테지만 특히 운문(韻文)에 있어서의 번역의 한계이겠지요.
원어로 읽어야 할 당위가 게 있습니다그려. (영문과니 불문과니 하는 전공이 괜히 있는게 아니겠지요. ㅎ)
***동우***
2013.12.28 05:18
옛 영어, 원문의 맛 나로서는 알리 없지만 유명한 몇 구절 베껴 옵니다.
<살 것인가 살지 않을 것인가 이것이 문제야.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마음 아프게 참는 것과 무기를 들어 고난의 물결에 항거하여 이를 종식케 하는 것은 어느쪽이 더 고상한 태도인가. 죽는다는건 곧 잠드는것. 이것뿐이야. 잠이 들어 이 육체에 따르기 마련인 마음의 고통과 수없는 고뇌가 끝장이 난다면 이것이야 말로 열렬히 바랄만한 생의 극치가 아닌가. 죽는다, 즉 잠이 든다. 잠이 든다는 것은 아마도 꿈을 꾼다는것. 아, 여기서 걸려. 죽음이라는 꿈속에서 생의 굴레를 벗어날 때 어떠한 꿈이 다가올 것인가, 여기서 망서리게 된다. 고된 인생을 그처럼 오래 끌고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 그렇지 않다면야 그 누가 현세의 채찍과 모욕을, 독재자의 부정, 건방진 자의 오만, 멸시당한 사랑의 아픔, 연기되는 재판소송, 관리의 불손, 훌륭한 사람의 인내도. 소인배의 창피를 참는 신세를 뭣 때문에 감수한단 말인가. 단검을 한번만 휘두르면 이 몸이 조용하고 편안해지는데. 누가 무거운 짐을 메고 피곤한 인생을 신음하며 땀을 흘리겠는가. 다만 죽음 다음에 올 무서움 때문에 결심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죽음, 그것은 이 세상의 여행자가 한번도 돌아오지 못한 미지의 나라와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라에 날아가기 보다는 현세의-익숙한 재앙을 참아가는 편이 낫다는 생각 때문이야. 이리하여 우리는 우유부단한 마음때문에 모두 비겁해져. 또한 색깔도 선명한 결단은 우울이라는 창백한 색으로 해서 병들어 가고 고상한 목적의 큰 계획도 이런 생각 때문에 흐름을 벗어나. 실천이라는 이름을 잃게 되는법. -자 조용히. 아름다운 오필리아. 귀여운 여신, 그대 기도 속에서 나의 온갖 죄악이 사라지기를.>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 Whether 'tis nobler in the mind to suffer The slings and arrows of outrageous fortune, Or to take arms against a sea of troubles, And by opposing end them? To die: to sleep; No more; and by a sleep to say we end The heart-ache and the thousand natural shocks That flesh is heir to, 'tis a consummation Devoutly to be wish'd. To die, to sleep; To sleep: perchance to dream: ay, there's the rub; For in that sleep of death what dreams may come When we have shuffled off this mortal coil, Must give us pause: there's the respect That makes calamity of so long life; For who would bear the whips and scorns of time, The oppressor's wrong, the proud man's contumely, The pangs of despised love, the law's delay, The insolence of office and the spurns That patient merit of the unworthy takes, When he himself might his quietus make With a bare bodkin? who would fardels bear, To grunt and sweat under a weary life, But that the dread of something after death, The undiscover'd country from whose bourn No traveller returns, puzzles the will And makes us rather bear those ills we have Than fly to others that we know not of? Thus conscience does make cowards of us all; And thus the native hue of resolution s sicklied o'er with the pale cast of thought, And enterprises of great pith and moment With this regard their currents turn awry, And lose the name of action.--Soft you now! The fair Ophelia! Nymph, in thy orisons Be all my sins remember'd.>
<약한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 한달도 못되어, 아니 나이오비처럼 눈물을 흘리며 불쌍한 아버지의 시체를 따라가던 그 신발이 채 닳기도 전에 - 어머니, 그 어머니가- 아 신이여, 분별심이 없는 짐승도 어머니보다는 좀더 오래 애도를 했을텐데- 그 어머니가 나의 숙부요 아버지의 동생과 결혼을 하다니. 형제라지만 내가 허큐레스와 닮은것 보다도 못한 그 동생하고 한달도 못되서 거짓눈물의 소금기가 뻘건 눈에서 채 마르기도 전에 결혼을 하다니. 무엇이 바쁘기에 그 음탕한 이부자리에 재빨리 달려들어 갔을까. 잘 될리가 없어. 절대 좋지 않아. 그러나 가슴이 터지는 한이 있어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해.>
<Frailty, thy name is woman!- A little month, or ere those shoes were old With which she follow'd my poor father's body, Like Niobe, all tears:--why she, even she- O, God! a beast, that wants discourse of reason, Would have mourn'd longer--married with my uncle, My father's brother, but no more like my father Than I to Hercules: within a month: Ere yet the salt of most unrighteous tears Had left the flushing in her galled eyes, She married. O, most wicked speed, to post With such dexterity to incestuous sheets! It is not nor it cannot come to good: But break, my heart; for I must hold my tongue.>
***동우***
2013.12.29 06:24
햄릿에게서 강한 아집과 냉소적이고 공격적인 면모가 느껴지는데, 괴테는 햄릿의 성격을 내성적이고 우울하고 순수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합니다.
삼촌에게 복수할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포기하는 대목에서 햄릿의 우유부단함이 결정적으로 드러났다고들 하는데, 어떤 책에서는 억압되는 '이드'라고도 하더군요.
햄릿은 평소 삼촌을 향한 강한 의혹과 모정에 대한 배신감(또는 모독 당한 모럴의식)이 무의식 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을겁니다.
그 무의식이 하나의 메타포로 현현(顯現)한 것이 이를테면 부친의 유령이 아니었을까요.
어쨌거나 햄릿을 읽고 분명하게 내게 여운을 남기는 것은 하나의 운명론입니다.
햄릿은, 그리고 선왕도 왕도 왕비도 레어테스도 포로니어스도 아름답고 불쌍한 오필리어도 운명론적으루다 죽었습니다.
남은건 적막뿐입니다.
세상에 비극적 이야기 하나 남기고.
<아, 나는 죽네. 호레이쇼. 무서운 독에 내 기력은 마비됐어. 영국에서 올 소식도 듣지 못하고 죽네. 그러나 앞날을 위해 말한다만 다음 국왕으로 선출될 사람은 필턴브라스야. 이게 내 유언이야. 사태가 이렇게 된 자초지종을 그 사람에게 전해다오. 남은건 적막 뿐이야. (햄릿이 죽는다)>
<O, I die, Horatio; The potent poison quite o'er-crows my spirit: I cannot live to hear the news from England; But I do prophesy the election lights on Fortinbras: he has my dying voice; So tell him, with the occurrents, more and less, Which have solicited. The rest is silence. (Dies)>
<조금도 그럴 필요는 없어. 나는 예감이라는 걸 믿지 않으니까. 참새 한마리가 떨어지는 것도 신의 특별한 섭리이니까. 이제 올 것은 후에는 안 와. 뒤에 오지 않으면 이제 올 것이고. 이제 안와도 언젠가는 와요. 각오뿐, 어느때 죽어야 하는가 이 세상에서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될대로 되는 거야.>
<[Not a whit, we defy augury: there's a special providence in the fall of a sparrow. If it be now, 'tis not to come; if it be not to come, it will be now; if it be not now, yet it will come: the readiness is all: since no man has aught of what he leaves, what is't to leave betimes?>
<리어왕>
-세익스피어-
***동우***
2014.04.14 05:09
'리어왕'을 다시 읽습니다.
운명적 크라이시스를 겪고서야 갖게 되는 분별력과 혜안.
인간이 그러한 모양입니다.
우리가 그저 안일하게 매몰되어 영위하는 삶.
그 표피에는 어쩌면 가식과 어리석음 가득할런지 모르겠습니다.
동서고금을 통하여 무수히 회자(膾炙)되는 세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들.
그 내용 익히 알고 있을터이지만, 함께 다시 읽어요.
리어왕, 4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4.04.15 04:27
<불행하게도 저는 제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입에 올려 말 할 줄을 모르옵니다. 저는 아버님을 딸 된 도리에 의해서 사랑할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옵니다. 아버님. 아버님께서는 저를 낳아 주시고 길러 주시고 또 지극히 사랑해 주셨나이다. 그래서 저는 그 은혜에 보답코자 아버님께 복종하고 아버님을 공경하옵니다. 언니들은 오직 아버님만을 사랑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언니들은 왜 결혼을 했을까요? 아마. 제가 결혼한다면 저의 주인 될 그분은 저의 사랑. 저의 걱정. 저의 책임의 절반을 가져갈 것이옵니다. 제가 아버님만을 사랑할 마음이라면 언니들처럼 결혼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딸들로 하여금 효도고백(孝道告白?)의 대결(對決)을 벌이게 하는 리어왕.
불효막심한 자식의 교언영색(巧言令色)에 헤벌레하는 리어왕.
독선과 고집과 외식주의(外飾主義)의 리어왕.
통찰력도 분별력도 없었던 리어왕.
폭풍우 휘몰아치는 광야에서 통탄함으로 진동하는 리어왕의 포효(咆哮).
아, 무릇 비극은 성격에서 잉태되는 것인가.
***동우***
2014.04.16 04:42
孝.
오륜(五倫)에 부자유친(父子有親)은 있으되 孝는 없고, 아무리 찾아보아도 孝를 대신할 순 우리말 어휘도 없다.
영어 filial 역시 두루뭉실, 몽롱한 개념어다.
'孝'는 '孝'라는 한음절에 포괄되는 총체적이고 추상적인 그 무엇...
그것으로 족하다.
개념화하거나 부연하거나 설명이 필요없는 근원적 관계, 유전자 행위(?)를 유발하는 펀더먼털인 까닭이다.
孝.
사람의 성정을 가진 것들의, 무릇 관계미학의 근본을 이루는 파토스이며 로고스이다.
젊어 불효를 후회하여 흘리는 늙은 눈물..
나남없이 늙은 탄식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아버지 없는 어머니 슬하.
나와 같은 자로서는 더 더욱.
孝란, 仁과 德과 禮와 義와 正의 본질이라는 걸..
낫살드니 어렴풋 깨닫는다.
세태가 내리사랑은 기승이로되(변형되어) 치사랑은 갈수록 척박해 지는 느낌이다.
공경(恭敬)과 봉양(奉養)의 마음은 부모 뜻에 따라 판검사 의사로 입신하는 양지(養志)로 땜빵하고, 죽은 다음 자식의 봉사(奉詞)를 기구하는 부모도 많지 않을듯 하다.
거너릴, 리이건, 에드먼드.
저 찢어죽일 년놈들, 저와 같은 망종들 동방의 우리나라에는 없으리로다.
***동우***
2014.04.17 05:00
황야.
휘몰아치는 바람, 우르릉 꽝꽝 천둥, 어둔 하늘을 번쩍번쩍 가르는 번개.
부르짖는 리어, 두 눈이 뽑힌 글로스터..
인간사 비극의 모습.
처절하고 비장하고 장대하다.
그러나 선과 악의 운명이 따로 있지 아니하다.
<If thou wilt weep my fortunes, take my eyes. I know thee well enough; thy name is Gloucester: Thou must be patient; we came crying hither: Thou know'st, the first time that we smell the air, We wawl and cry.>
<내 운명이 불쌍해서 울고 싶다면 내 눈을 가져 가거라! 나는 너를 잘 안다. 너의 이름은 글로스터지. 너는 참아야 돼. 우리는 울면서 이 세상에 나왔어. 우리가 처음으로 공기 냄새를 맡을 때 우리는 보채면서 우는 거야.>
삶의 모습이란 근원적으로 비극인가......
***eunbee***
2014.04.17 06:47
아, 리어왕의 포효.
내 부모를 생각하고 자식들을 생각하고.
울부짖음이 있다면 꽁꽁 마음 속으로.
이제 잠을 자야겠어요
지난 밤 아예 눕지도 않았더니 ...
꿈속에서 동우님과 대작해도 되려는지요.
긴 말씀은 눈좀 붙이고 컴에서 드릴게요. ㅋㅋ
동우님
좋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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