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겨울안개. 고양이 똥 커피. 모던 에덴. 추란 도라카. 함박에 내리는 눈]] (1,4,3,3,1)

카지모도 2020. 10. 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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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겨울안개> <고양이똥커피> <모던에덴> <추란도라카의...> <함박에 내리는 눈>

 

 

<겨울안개>

-김광욱 作-

 

***동우***

2016.01.05 04:32

 

김광욱은 승려작가인 모양인데. 검색하여도 신상에 관한 것은 뜨지 않는군요.

겨울안개.

분명 자신의 이야기일 듯 싶습니다.

인연과 삶과 세월.... 그에 대한 애련함...

그런 고백의 진솔함이 문학적 빈약함을 덮어주는 느낌입니다.

고대광실에서 삐까번쩍 사는 재벌이나 무소불위 힘을 과시하는 권력자라고 세상사에 괴로움 한점 없으리까.

나남없이 저자거리에서 비비대며 사는 인생, 사연없는 삶 어디 있을라구요.

요즘 SK재벌 아무개 부부도 이혼이니 어쩌느니 사연들 많습디다.

 

예전 어른들 세상사 괴로우면 곧잘 "머리깎고 중이나 될란다'고 하였지요.

입으로는 그렇게 뇌이지만 추호도 니르바나의 서방정토를 꿈꾸는 수행을 생각하지는 않았을겁니다.

무릇 관계와 세상사 잊어버리고 싶은, 그저 도피주의였을테지요.

계(戒)를 받아 머리만 깎는다고 다 중이 될수 있는건 아닐겁니다.

'중의 몸에는 죄의 티끌이 속인이 상상도 못하게 무수히 묻어 있다.'고 하는데 저 스님께서는 山寺의 청정도량에서 용맹정진하는 대중(大衆)을 모독하는거나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탁예토(汚濁濊土)에 뒹굴면서 만나고 헤어지고 지지고 볶으면서 사는 삶.

모두 죄(罪)이고 업(業)이리까.

 

사는 것도 죽는것도 한마당 꿈이라 하는데.

사대(四大)가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따라 흩어지며 본래 한물건(一物)도 없다 하는데.

산따라 물따라 다 몸이요 풀마다 꽃마다 다 마음이라 하는데.

무엇을 일러 나(自我)라 하리오.

무엇을 일러 업(業)이라 하고 무엇을 일러 죄(罪)라 하리오.

 

만다라의 일절로 객소리 지껄이는 새벽입니다. ㅎ

 

 

<고양이 똥 커피>

-김혁 作-

 

***동우***

2016.01.10 04:53

 

돈으로 거들먹거리는,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게 노정되는 무교양 무식 몰취향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걸 진솔한 인간성인양 오히려 너스레 떠는 족속도 없지 않다.

이를테면 천민자본에도 그에 걸맞는 문화라는게 있지 싶은데 말이다.

돈 좀 있다고 그에 비례하여 대단한 지식이나 교양도 함께 가진양 자가발전으로 떠벌이는, 맞지도 않은 옷을 걸친 그 꼬라지를 나는 못참아 하는 축이다.

 

그러나 커피를 좋아하는 어느 농부가 밭두렁 퍼질러 앉아서 대접에다 봉지커피 풀어 훌훌 마시는건 하나도 역겹지 않다.

어느 노동자가 어쩌다 얻은 달콤한 와인 맛에 혹하여 사발에 콸콸 따라 고개 젖혀 꿀떡꿀떡 들이키는 건 조금도 이상하지 않다.

그 모습은 무교양하고나 몰취미한 외양이 아니다.

 

고양이 똥에서 추출한다는 루왁커피.

귀하고 비싼 커피라는데, 인도네시아 별달님 보내주신다는걸 한사코 사양한 적이 있다.

커피를 좋아하지 않을뿐더러 내게 그건 도무지 맞지 않은 옷이기 때문이다.

 

천민자본주의의 천민스러운 야시꼬움.

진부한 에피소드이지만 휴일의 우스개로 읽으시라.

 

 

<모던 에덴>

-김성문 作-

 

***동우***

2017.06.13 04:23

 

김성문(1965~ )의 '모던 에덴'

방금전 인터넷에서 얻어 읽었습니다.

신춘문예 당선소설이라는데 작가에 대한 자세한 건 검색되지 않네요.

인도네시아를 배경으로, 신인의 작품으로는 퍽 세련된 소설이로군요.

 

두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野草***

2017.06.13 07:29

 

제 자료, 2009년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김성문씨는 1967년생. 동아대학교 생물학과 졸업한 작가입니다.

 

***┗동우***

2017.06.14 09:22

 

그렇군요, 잘못 썼습니다.

1967년생...ㅎ

고맙습니다, 야초님.

 

***동우***

2017.06.14 09:20

 

창세기.

에덴동산의 관계들.

아담과 하와... 그리고 하나님과 뱀.

 

현대의 에덴, Modern Eden.

자카르타 외곽에 있는 외국인 거주지역.

한국에서 그토록 사랑하였던 유부녀.

마취없이 발치하는 통증으로도 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고 스스로 유배된 곳.

 

<윤을 제외하면 내 삶에는 도무지 간절한 것이 없었다.... 나는 그녀의 입안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그곳에 들어있는 분홍빛 혀와 촘촘히 박힌 치아는 나를 매혹시켰다. 따뜻해 보였다. 세상 어떤 곳보다 내 마음에 꼭 드는 장소였다. 그 속에 자리를 잡고 하얗게 뿌리를 내려, 매 순간 그녀의 혀와 만나고 싶었다.>

 

동남아에서의 파렴치한 한국사내들의 행각.

도마뱀이 꼬리끊고 도망가듯 현지 마누라와 자식을 내버리고 내빼버리는, 그런 관계와...

 

그러나 관계란 그렇습니다.

시나브로 바래지는...

 

<숫자판에 손끝이 닿는 순간, 그러나 나는 멈칫한다. 영원히 기억되리라 믿었던 그녀의 전화번호가 생각나지 않는다...그녀와 나를 연결하고 있던 통신선의 마지막 가닥이 끊어진 때는 공포로 이성이 마비되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사랑니가 뽑혀나갔던 작년부터 그녀의 번호는 기억에서 지워지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천천히, 아주 조금씩.>

 

서로에게 몰입하지도 않고 입장이 달라도 적대시하지 않는 거리, 2미터.....

추운날 고슴도치가 서로 몸을 붙여서 나누는 체온.

서로의 가시에 찔리지 않을만큼은 떨어져 있어야 하는 그 간격...

 

 

<추란 도라카의 스물한 번째 생일>

-이상권 作-

 

***동우***

2018.02.23 04:18

 

'추란 도라카의 스물한 번째 생일'

이상권(1964 ~ )은 동화작가라는군요.

 

가끔 봅니다.

근로자로 온 동남아인을 폄하고 없신여기는듯한 어떤 한국인들을.

나는 그들을 경멸합니다.

 

오래전 직장생활중 접한 스리랑카 사람들.

그들의 품성은 동남아 사람들 업수히 여기는 우리나라 여늬사람들보다 고상하였습니다.

 

요즘 장안에 회자되는 고아무개 시인이라던가 이아무개 감독이라던가 하는 치들을 생각하면 감히...

 

 

<함박에 내리는 눈>

-박경철 作-

 

***동우***

2018.06.14 23:34

 

'박경철 (1963~ )'의 '함박에 내리는 눈'

처음 접하는 박경철이라는 작가.

검색하니 충청도에서 농사지으면서 글을 쓰는 농군작가라고 하는 정도만 파악되는군요. (시골의사 박경철만 즐비하게 뜨고...)

 

두 번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동우***

2018.06.15 22:22

 

강과 골 깊은 산자락에 위치한 두메 마을.

일인칭 주인공 '나'에게 남아있는 기억은 '그'와 함께 마을에 들어와서 부터입니다.

<내 어머니는 누구였으며, 그와 내가 어디서 머물다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것인지, 어째서 그가 나를 버리지 않았는지, 그리고 또 그가 내 아버지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사람들의 수군거림까지도 나는 흘려들었다.>

그는 사냥꾼입니다.

목수였다가 여름에는 물고기를 잡고 마을의 농기구를 수리해주기도 하였지만 그의 본업은 사냥입니다.

<이기 모두 우리가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라.>

천박하고 거칠고 '그'의 생존의지는 잡초처럼 강인합니다.

김치 독을 깨어버린 벌로 '그'에게 얻어터지면서 '나'는 소리칩니다.

<“내 오마이는 누구요!” “네놈한테 오마이도 없다! 겨우내 뭘 묵고 살라고 그래놨나!”>

그러면서도 '그'는 새끼를 거느린 멧돼지를 놓아주고, 섬세한 손길로 바느질을 하고 먹거리를 만듭니다.

학교를 그만둔 '나'는 '그'를 따라 깊은 산골 움집에서 사냥꾼이 됩니다.

어느 날, 함박눈 폭설속에 사냥길을 떠난 그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사냥을 나서던 그날 아침, 그의 모습에서, 내 기억과 함께, 시간도 멈춰버렸습니다.

이 세상 어떤 것도 그를 앞지를 수 없습니다.

'그'는 '나'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연이고 세계였었던가 봅니다.

눈, 눈.

깊은 산골 함박에 가득가득 내려 쌓이는 함박눈.

그리고 봄이 와 눈이 녹으면 계곡에는 탐스럽게 하얀 함박 꽃 무더기가 흐드러지게 핀다는군요.

아스팔트 킨트 나로서는 그려볼수조차 없는.

좋은 주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