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것/잡설들

[[누런 개. 사기꾼들. 세 명의 미망인. 위험한 유혹. 여름 별장의 미스테리]] (1,4,3,3,1)

카지모도 2020. 10. 10. 21:19
728x90

 

-독서 리뷰- 

 

<누런 개> <사기꾼들> <세 명의 미망인> <위험한 유혹> <여름 별장의 미스테리>

 

 

<누런 개>

-조르주 심농 作-

 

***동우***

2017.06.20 04:19

 

‘조르주 심농’의 ‘누런 개’.

텍스트 파일 눈에 띄길래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얼른 업어왔습니다.

추리소설을 운위(云謂)할 적에 프랑스의 ‘메그레 경감’을 제외한다는 것은 어불성설.

 

‘조르주 조제프 크리스티앙 심농 (Georges Joseph Christian Simenon, 1903~1989)’은 벨기에 출신이지만 프랑스 작가라 하여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차츰 지껄이기로 하고.

'조르주 심농'의 ‘누런 개’ 4~5회 정도로 나누어 올립니다.

 

아래는 작가의 프로필. (위키백과등 에서)

 

++++

1919년 아버지의 병환으로 16살의 어린 나이로 기자가 되고, 기자 일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써 1922년에 본격 작가로 데뷔. 파리에서 20여개의 필명으로 소설을 쓰며 인지도를 키웠다.

메그레 시리즈는 1929년에 구상하기 시작해 1930년 메그레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 '불안의 집'을 발표한다.

이후 꾸준히 메그레 시리즈를 써내어, 결국 장편, 단편 합쳐서 총 103편이나 되는 메그레 시리즈를 쓰며, 전 세계적으로 5억권이 넘게 팔려나간 메가 히트작이 된다.

메그레는 60편 이상의 극장용 영화와 300편이 넘는 텔레비전 영화로도 만들어져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과 더불어 세계적인 캐릭터가 된다.

참고로 메그레 시리즈 영화들 중에는 프랑스의 거장 장 르누아르가 찍은 작품도 있다. 메그레 역으로 가장 유명한 배우로는 장 가방이 있다.

심농은 당대의 작가들도 두루 인정한 뛰어난 작가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T. S. 엘리엇, 알베르 카뮈, 발터 베냐민등 그를 추켜세운 이들만 해도 부지기수.

카뮈는 아예 자기 작품인 이방인이 그의 소설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작가로서 특기할 만한 점들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 같이 글쓰는 입장에서는 부러워 죽을 것들 뿐이다.

우선 위에서 설명한 대로 엄청난 다작을,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해치웠는데 거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심지어 걸작 소리를 들을 만한 책들을 줄줄 썼다는 점도 기겁할 만한데, 그게 끝이 아니다.

1930년대가 추리소설의 황금기였다고는 하나, 이중 문학적인 성취까지 얻어낸 경우는 거의 드문데, 심농은 그러한 평가를 얻어낸 그 극소수에 속한다.

당대 사람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탁월하게 당대 프랑스 사회 속 '인간'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작가로서의 일종의 '벽'을 체감하게 되자, 질질 끌지않고 작가생활을 청산했다.

1955년엔 스위스로 이주하며 1989년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그의 추리소설의 특징으로 얘기되는 것은, 지문이나 벽의 흔적 등 물질적 증거에 집착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 흐름을 좇는 추리소설이라는 것이다.

엘러리 퀸 같이 사건현장 주변에 흩어진 여러 물질적 증거를 취합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게 날카로운 결론을 내리는 추리 방식과 달리, 메그레 경감의 경우는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해, 그들이 어떤 동기로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는가, 하는 심리적 흐름을 따라가는 추리를 하여 범인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인간성에 대한 깊은 고찰과, 당시 사회에 유행하는 정신적 사조 등등을 섭렵하게 되기에, 위에 나온 것처럼 여러 순수 문학가들과 인문학자들까지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작품이 된 것이다.

++++

 

***동우***

2017.06.21 00:19

 

연역과 귀납으로 범인을 추론하는 추리물과는 다른 수법의 추리작가 조르주 심농...

오래전 (동서추리 문고인가) '타인의 목'을 읽고서 아주 색다른 추리작가 조르주 심농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천재 의학도, 단지 돈이 많다는 이유로 띵까띵까하는 부자들에 대한 반감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라스코리니코프가 연상되는 주인공이었지요.

 

***동우***

2017.06.23 10:14

 

'조르주 심농'을 읽는 매력은 일단 심플하게 읽힌다는 점입니다.

실타레처럼 엉클어진 복선, 연역과 귀납으로 머리에 쥐가 나게하는 추론...

셜록홈스나 엘러리 퀸과 같이 오소독스한 추리소설의 특징을 파괴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의 캐릭터로 허허로운 분위기를 그려나가는 미국의 하드보일드 스타일적 매력은 없습니다만.

 

그러니까 조르주 심농은 영국의 정통추리와 미국의 정서(?)추리와는 다른 독특한 스타일의 작가라고 할수 있겠지요.

 

메그레는 증거에 집착하지 않습니다.

관련자들의 성격을 좇아 사건의 동기를 파악하여 사건을 해결합니다.

커단 덩치와 파이프 담배를 노상 물고 있는 메그레 경감의 풍모는 매우 인간적이지요.

천재적 탐정이라거나 어떤 개성적 기벽이 있는 탐정의 면모가 아니라 믿음직한 이웃집 아저씨같은 모습.

 

누런 개의 메그레 경감.

과학적 수사에 몸이 단 르루아 형사나 시장의 닥달에도 꿈쩍을 하지 않습니다.

 

돈있고 권세있는 유지라는 작자들의 탐욕과 모함의 희생양으로 몹쓸 고통을 겪은 사나이,

에드몽 단테스가 몽테 크리스토 백작이 되어 통쾌하게 행하는 그런 화려한 복수는 언감생심.

무식하고 순박한 巨人 레온, 그의 복수는 다만 자신을 죽이도록하여 가해자를 감옥에 보내고자하는 그런 것일뿐...

 

그의 연인 엠마.

그리고 주인없는 늙고 누런 개 한마리...

 

조르주 심농의 추리소설은 머리에 쥐가 나게 하지 않습니다.

은유적이거나 추상적인 문체는 일절 찾아볼수 없는, 간결한 문체로 심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검색하여 보니 조르주 심농이 이런 말을 하였다더군요.

 

<"나는 열여덟 살 때부터 가능한 한 간결한 문체를 추구해 왔다. 그 이유는 이렇다. 나는 언젠가 프랑스 인구의 절반 이상이 6백 단어 이상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통계를 읽었다. 그러니 내가 추상적인 단어들을 써서 무엇하겠는가? 추상적인 단어는 두 명의 독자 머릿속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마련이다.">

 

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이던가요?

그렇습니다. 단순함이야말로 궁극의 기교입니다.

늙어, 언제나 내가 뇌어야 할 경구올시다.

 

 

<사기꾼들>

-제프리 아처 作-

 

***동우***

2015.12.04 23:05

 

네이버에 올렸던 마지막 분입니다.

 

영국보수당 부총재까지 지낸 유명한 정치가이기도 하였던 제프리 아처(Jeffrey Archer, 1940~ )의 추리소설을 왕년에 즐겨 읽었습니다.

 

'사기꾼들'

토요일 책읽기, 주말의 엔터테인먼트로 제격입니다.

 

원제는 'The Wine Taster'이던데 우째 '사기꾼들'이 되었는지? (허긴 여럿이 해밀턴이라는 속물덩어리 부자를 속여먹었으니 그럴법도.. 어쩌면 저급한 혀맛을 가진 해밀턴이 사기꾼이라는 야유일런지..)

 

일년의 거의 반을 파리지엔느로 지내는 내 친구, 매년 햇포도주 보즐레누보가 출시될 즈음이면 설레이게 그 와인을 기다리는 양을 보면 부럽기도 합니다만, 나는 와인에 대하여는 문외한입니다.

그러므로 '와인 테이스터'와 '소물리에'가 무엇이 다른지 나는 알리가 없는데, 그러나 와인이라는 천년 신비의 숙성된 맛의 깊은 아름다움을 즐길줄 아는 저 혀의 내공은 참 대단합니다.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을뿐 무식한데다 심술궂고 취향조차 저속한 저 해밀턴이라는 사나이.

오히려 집사 애덤즈가 저 대저택의 주인이었으면 싶을 정도로 와인에 대한 취향뿐 아니라 그가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나 인간관은 속물덩어리입니다.

 

고상한 선대 때부터의 집사 애덤즈는 주인 해밀턴의 와인 감식안을 경멸하여 (혹은 진짜 귀한 와인을 저속한 주인따위가 마시는 것이 싫어서) 주인을 속여먹은건 분명한데 일급의 와인 테이스터인 프레디 바커 마저 어설프게 보았던가 보지요?

그가 정확하게 와인의 내력을 알아맞추자 집사는 그만 당황하고 맙니다.

그러나 바커는 신사입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집사의 고뇌에 찬 눈길에 기꺼이 동참합니다.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해밀턴이라는 인물을 그냥 속물취급으로 무시해 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바커는 아주 잠시 주저했을 뿐이었고, 안주머니에서 수표책을 꺼내서 '세프튼 해밀턴'이란 이름과 2백 파운드란 금액을 적어 넣었다. 그리고 서명한 수표를 말없이 해밀턴 쪽으로 밀어 주었다. "돈을 지불한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은 아닐 거요." 해밀턴이 승리에 취해 말했다. 바커는 일어서서 잠시 쉬었다가 말했다. "정말로 나는 사기꾼입니다." "맞소." 해밀턴이 말했다.>

 

이따위 속물 앞에서는 기꺼이 사기꾼이 되어도 좋았던 겁니다.

그리고 그 고귀한 1927년 산 테일러를 맛본 것으로 족하였습니다.

200 파운드의 수표, 집사는 그것을 잠시 바라보고 나서 빙그레 웃고 잘게 찢었습니다.

 

한번으로는 맥락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데, 읽을수록 유쾌한 소설입니다.

 

***野草***

2015.12.05 23:38

 

늘 애호하는 동우님의 리딩북.

사기꾼들과 아래 몇 개 퍼갑니다.

거듭 감사를.

 

***동우***

2015.12.07 04:30

 

야초님.

아시다시피 은 1,2일 후 中略합니다.

全文은 친구공개 <리딩북> 카테고리에. ㅎ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비온다창닫아***

2015.12.07 00:35

 

동우 선생님.

저두 퍼가요~

고맙습니다.

언제나 건강하세요!

 

***동우***

2015.12.07 04:31

 

반갑습니다. 비온다창닫아님.

얼마든지~

 

 

<세 명의 미망인>

-앨러리 퀸 作-

 

***동우***

2017.01.22 10:56

 

휴일, 짧은 추리소설 한편.

 

'앨러리 퀸(Ellery Queen)'을 제외하고서 추리소설의 계보를 운위 할수는 없을겁니다.

'앨러리 퀸 '은 사촌지간이었던 프레데릭 대니 (Frederic Dannay, 1905~1982)와 맨프레드 리(Manfred Bennington Lee, 1905~1971)의 공동 필명이라지요.

앨러리 퀸은 그들 소설에 등장하는 명탐정의 이름이기도 하구요.

 

세명의 미망인.

 

외부에서의 주입이 완벽하게 차단된 상태에서의 독물주입.

밀실살인의 장르로 생각하여도 무방할 듯.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책의 갈피에다 독극물을 발라 시도하는 살인, 그 아이디어를 이 소설에서 얻은건 아닐테지요.

 

우표 뒤에다 독을 발라 살인하는, 어떤 추리소설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도 혀를 날름 내밀어 우표 뒷면에 침을 발라 편지봉투에 붙이는지 모르겟지만...

 

 

<위험한 유혹>

-시드니 셀던 作-

 

***동우***

2017.10.07 00:32

 

시드니 셀던 (Sidney Sheldon, 1917~2007)은 아무래도 대중적 추리작가로 분류해야 할듯.

어쩄든 그의 소설들은 일단 재미를 보장합니다.

그래서 많은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졌을테구요.

 

잘 알려진 소설 '위험한 유혹', 예닐곱번 쯤으로 나누어 올립니다.

 

무르익는 한가위 연휴.

즐거우시기를.

 

***동우***

2017.10.10 04:40

 

시드니 셀던의 위험한 유혹.

옛날 읽은 기억. 제법 재미와 서스펜스가 있더니만 다시 읽으니, 참 소박합니다그려. ㅎ

소년문고의 무슨 어드벤처 소설같기도 하고.

 

그냥 심심풀이 땅콩으로 읽어주시기를.

 

긴 연휴 끝났습니다.

밝은 시작을.

 

***동우***

2017.10.13 00:25

 

시드니 셀던의 위험한 유혹.

 

부자이고 속궁합 겉궁합 완벽하게 맞는 아내를 끔찍하게 사랑하는, 바른 생활 사나이 리차드.

예전에는 무에 그리 재미있었는지, 다시 읽으니 별로입니다그려.ㅎ

참 나이브한 추리소설입니다.

 

어쨌거나 연재를 마칩니다.

읽어주어 고맙습니다들~

 

 

<여름 별장의 미스테리>

-체스터톤 作-

 

***동우***

2017.01.08 04:46

 

휴일의 읽거리, 추리소설 한편 올립니다.

 

영국작가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Gilbert Keith Chesterton,1874~1936)'은 명탐정 브라운 신부를 등장시킨 추리작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문학비평이나 사회비평으로도 유명하지요.

 

'개'니 '운명의 바위'니 하는 이상스런 징조를 배경으로 트릭을 구성한 '여름별장의 미스테리'

신비한 현상은 우리 의식에 상징조작을 일으킵니다.

그로 인하여 우리 이성은 편향확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지요.

 

만일 열번 뗀 화투패가 모두 교통사고로 죽는다는 패가 나온다면 나 역시 그날 외출은 하지 않을겁니다.

 

<온갖 종류의 신문에 나타나는 소문들, 지껄여대는 선전구호들은 아무 권위없는 쓸데없는 것 들이잖나? 사람들은 전혀 증거가 없는 것들을 이것저것 받아들이고 있지. 그것은 사람들의 오랜 합리주의와 회의주의들을 몽땅 침몰시키고 있어. 그것은 마치 조수처럼 밀려오고 있고, 그건 바로 미신이나 다를 바 없네.>

 

<사람이 상식을 잃고,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지 않음으로 생기는 첫 번째 결과야. 어떤 사람이 말한 것에 뭔가 있다고 생각되면 그것은 악몽에 나타난 광경처럼 무한정 확대되어 버리지. 개는 나쁜 징조이고, 고양이는 신비로운 것이며, 돼지는 마스코트요, 또 딱정벌레는 쇠똥구리 부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이집트나 고대 인도의 다신교로 부터 유래된 온통 동물원에서 끌어낸 상징뿐이라네>

 

모호하거나 무의미한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려는 이른바 ‘아포페니아’는 누구에게나 있습니다만.

특별하고 엄정한 사실이나 사건을 평범하고 무의미하고 별것 아닌 것으로 돌려놓으려는 작금 이 나라의 어떤 모습을 봅니다.

드러난 최상층권력의 자질과 능력과 행태가 이대로 간과하여도 좋은 사안인지 아닌지 그걸 생각합니다.

 

으흠, 우리나라 좋은나라 되라고 이리들 시끄럽습니다그려.

좋은 휴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