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99 1995. 11. 1 (수)
혼자서 외딴 벼랑에 서있는듯한 고독감.
아무도 도와 줄수없다는 이 서늘한 절망감.
그러나 자꾸 어두운 쪽으로의 생각은 말자.
오십평생을 세상을 살아오면서 세상살이가 어찌 서툴기만 할까.
그리고 내게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자신감 또한 없지 않거니...
아내가 있다. 아이들이 있다.
어머니도 있고, 형제도 있고, 친구들도 있다.
더불어 내게 마음의 힘이 되어주는 사람은 많이 있는 것이다.
또 불려들어간 신모의 방에서 나는 조그만 그 사나이를 지그시 내려다 볼수가 있었다.
"오냐. 두달만 견뎌 주마"
17800 1995. 11. 2 (목)
부쩍 추워지다.
2공장 앞바다에는 운동장처럼 거대한 사각의 철구조물이 떴다.
청학동의 찬바람은 귓전을 때린다.
검은 고무옷을 입은 잠수부들.
바다 위에서 작업하는 사람들보다 추워하지 않는다.
바닷 속이 오히려 따뜻하다나.
고만둘 회사.
이렇게 생각하니 어딘지 느슨해지지 않는바 아니지만 이래서는 안된다.
성실하게 유종의 미를 거두자.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공인중개사 시험일.
공부할 시간이 없다.
이 시험도 내 자유로움의 한 방편일진데, 2-3일 월차휴가를 쓰더라도 공부할 시간을 만들어 최선을 다하자.
내 작금의 심층심리의 어지러움.
그 난마의 엉킴을 단칼로 베어 넘길수 있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 뿐이다.
도우소서.
17801 1995. 11. 3 (금)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은.
끝간데 없는 상념.
한정된 돈으로, 그 밑천으로 과연 무엇을 어떻게.
나래짓은 찬란한데.
그에 비례한 걱정 또한 찬란하다.
성실한 자세와 끊임없는 노력.
나의 사업일진데 어찌 노력을 아낄손가.
우선은 공인중개사 시험.
꼭 일주일 남았는데.
노태우.
검찰 소환조사에서 시종 모르쇠로 일관.
김영삼은 정국 대란의 꿈을 꾸고 칼을 갈고 있는겐가.
싸그리 처 없애라.
김대중도 김종필도.
어떤 새롭고 맑은 정신이 싹틀수 있도록 늙고 추악한 것들은 싹 갈아 엎어라.
그리고 내 속에 있는 복잡하고 낡고 추악한 그것들.
그 물건들 역시 주님의 단칼이면 족하다.
17803 1995. 11. 5 (일)
원종수.
서울의대 수석졸업, 의사고시 수석 합격.
미국의 암전문의.
하나님의 사람이다.
신앙의 여인인 그의 어머니의 기도로서 이루어낸 그의 삶.
'새롭게 하소서'에 출연한 그의 간증은 감동이었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있는 가정이란.
기도하는 어머니의 마음 속에 어떤 궤계나 갈등이나 성냄이나 불화나 후회나 미움이나 원망이 어찌 깃들 수 있겠는가.
그 자식이 어찌 성공하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도우소서 주님.
이 척박한 영혼,
사악한 마귀가 깃들어 있는 마음밭.
주님의 능력으로 도우소서.
17804 1995. 11. 6 (월)
일요일.
오후4시까지 줄곧 공부.
나태해지려는 마음 속의 어떤 녀석을 붙잡아 집중하다.
부동산 공법.
꿈- 보생의원, 십자당약국자리의 옷가지 세일, 대양극장의 안, 넓고 스산한 공간속 한구석에는 장사판이 벌어져 있는데...
17805 1995. 11. 7 (화)
신입사원.
관리과에 진주생 울산공대 조선과출신의 박정수.
QC에 서울 미아리생 해양대 선박공학과 출신의 고승환.
잠자리 들 무렵.
김한호에게서 전화.
나와서 맥주 한잔 하자는.
아마도 녀석은 내가 12월말 회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을 알려준 유일한 사람이다.
나를 위하여 다른 곳의 직장을 여기저기 알아보고 있는 모양이다.
여보게 김과장.
자네는 오해하고 있네.
나는 대선이 싫을뿐더러 봉급장이라는 그것 또한 끔직히도 싫어하고 있다네.
17806 1995. 11. 8 (수)
동창회로부터 책자가 우송되어 오다.
거기에 실린 사진들 속에 아스름하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얼굴들이 보인다.
그 면면들의 옆에는 사장 전무의 직책이 즐비하고 사망이라는 글자도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직책 표기에는 우월감과 열등감이 날줄 씨줄로 직조되어 있는데 나는 물론 후자이다.
17808 1995. 11. 10 (금)
목요일 오전근무 마치고 조퇴.
이틀 회사 나가지 아니하고 학습에 매진할 작정이다.
꿈- 산기슭에서는 P상무 지휘로 진수 작업이 한창, 진수때까지의 틈을 이용하여 나는 인근 국민학교 교정의 수돗가에서 세면을 하려는데 수돗물에서는 음식물 찌꺼기가 쏟아져 나온다. 그 찌꺼기는 불그스럼하고 물컬물컹한 징그러운 덩어리다.
거북한 뱃속이 이런 꿈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2시30분 기상.
베란다 내 방에 책을 펴 앉는다.
17809 1995. 11. 11 (토)
강행군.
부동산학개론, 민법, 중개업법 3과목을 어제 하루 마치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루만 더 있었으면...
17810 1995. 11. 12 (일)
부동산공법을 훑어보지 못하여 그저 안타깝다.
완전히 설처버린 수면, 미상불 긴장한 모양이다.
이른 아침 목욕하여 정신을 추스르고 도시계획법이다, 건축법이다를 들쑤셔 본다.
불합격이 된다면 그것은 바로 부동산 공법때문일 것이다.
17811 1995. 11. 13 (월)
동래의 원예고등학교의 교실.
시험치루다.
구름처럼 모인 수험생들.
시험문제는 너무나 난해하였다.
이 어려운 시험을 통과하는 사람이 100명중 한명 꼴이나 되겠는지.
자신있었던 부동산학개론 같은게 어려웠고, 부동산공법은 오히려 쉬웠다.
엉터리로 골라잡아 똥글뱅이 친 답안이 아마 반 이상은 될 것이다.
합격을 꿈꿀수는 없다.
아마 이번 8회 시험문제가 가장 어려웠을 것.
17812 1995. 11. 14 (화)
초조하지 말자.
회사를 그만둔다는 사실에 대한 강박을 버리자.
느긋하게 주님이 주신 원래의 낙천주의를 살려 장밋빛 희망으로 장래를 생각하자.
이제 마흔 아홉.
무엇을 하여도 늦은 나이가 아니다.
그동안 회사살이를 하면서 눈칫밥 코치밥 먹어가면서 세상살이의 나름대로 축적된 노하우가 어찌 맹탕 없을소냐.
궂은 초겨울 날씨.
아직 어둔 신새벽, 밖에는 비가 뿌리는 모양이다.
마루에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악4중주를 울려 놓는다.
10년도 훨씬 넘은 낡은 전축의 L.P 레코드.
에머슨사중주단은 낡은 전축 따위 개의치 않는다.
17813 1995. 11. 15 (수)
英이 곧 졸업.
가진 것 없고, 해 줄 것도 없는 못난 아비는 그래도 딸년에 대한 꿈만은 컸었는데.
어렸을적 그토록 빛났던 英이의 재기.
전문직업인이 되어 성공적인 삶을 살기를 그토록 원하였는데, 英이는 훨씬 못미치게 성장하여 버렸다는 안타까움.
J도 나도 겉으로는 태연한척, 제가 못났는데하고 있지만 실로 속으로는 英이에게 미안함을 숨기지 않을수 없다.
도대체가 준 것이 없지 않은가.
물질의 풍요도, 정신의 무엇도, 가정의 따뜻함도, 가정교육의 그 무엇도...
17814 1995. 11. 16 (목)
어제 아침 회사에서 媛이에게 전화.
基, 서강대나 한양대를 생각하고 있다고.
전화하여 준 오래비를 고마워 한다.
Sh씨 , 또 그 방에 불려 들어가 주저리 주저리 도무지 턱에도 닿지 않는 형편없는 短見의 욕지거리를 듣는다.
아, 실로 그가 장애이다. 내가 20년넘어 몸담은 이 직장의 장애이며, 50을 바라보는 내 정서의 장애이고, 또한 인간의 보편타당한 신뢰에 대한 장애일뿐이다. 그는.
돌핀 잠수의 이사장, 광안대교 캐이션 수중공사 계약 건에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였는지 퇴근무렵, 남형제도 깊은 바다 속에서 잠수하여 작살로 잡았다는 싱싱한 생선들을 가져다 준다.
옥돔과 이름 모를 고급 생선.
김한호, 박세동, 박재희등과 뚱집에서 우선 한 마리 회를 처서 먹고, 박세동 집으로.
그의 칠십 넘은 회 전문가라는 친구들, 썰어준 몇십만원 홋가한다는 회를 먹는다.
나서서 다시 김한호와 박재희와 맥주.
대취하여 12시 넘어서 귀가.
필사적인 기상.
작취미성의 사무실.
아침 양광 따스한 회의실에서 하나님을 찾는다.
17815 1995. 11. 17 (금)
생선회를 안주로 하여 술을 마신 다음날의 속은 편안하다.
2공장 동영 컨테이너선의 활대에 불씨가 들어가 밤새 타면서 외판에 DAMAGE를 입혔다.
선주가 알게 되고 결국 외판을 취환하기로 한다.
신모씨, 또 얼마나 독을 뿜어댈런지.
협력업체의 안전회의.
총괄 책임자인 P상무는 재껴 놓고 독판을 치며 떠드는 총무부장.
환멸의 두께는 켜켜히 쌓여가고.
진실로 벗어나고 싶은 회사.
그런데도 나 자신에게 스스로 올가미를 조이고 있음은 회사에 타성으로 순치된 나의 노예근성.
새벽공기 싸늘하다.
레나타 테발디의 노랫소리.
17816 1995. 11. 18 (토)
신모씨가 다른 회사 사람인 IPK INSPRCTOR에게 호되게 당하다.
다른 회사의 사람에게 제 사람 모양 고함과 삿대질을 해대었으니 멱살을 잡히는 것이 당연하다.
잘코사니다.
서머셋 모음의 단편 '레드'
인간의 지순한 어떤 감정을 향한 냉소.
실로 그러하다.
이성간의 젊어 한때의 사랑의 감정이란 그저 일순간의 환각일 뿐이다.
그것은 영원불멸하여 숙성된 사랑은 결코 아니다.
17817 1995. 11. 19 (일)
토요일의 오전, 또 신모씨의 독기 가득한 전화를 받는다.
마천공장의 정과장이 일찍 나가서 전화를 받지 않았던 모양.
이러한 사안으로 고 벼룩같은 소갈머리는 여기저기 제 성질을 부려대는 것이다.
아, 언제나 끝이 있으랴.
대선조선의 비극은.
부산역 앞의 예식장.
장터바닥, 완전히 돗대기 시장이다.
조금이라도 연이 닿는 사람들에게 고지서를 남발하여 봉투를 하나라도 거두어 들이려는 안간힘이 결국 이런 풍경화를 만드는 것이다.
P상무의 딸네미 결혼식, 커다란 답례품 상자 커피세트를 받아 들고 돌아 온 토요일 오후.
소주를 마신다.
俊이 간밤 전화 한통없이 외박, 아침에 겸연쩍은 포즈로 들어선다.
17818 1995. 11. 20 (월)
일요일 오전 내내 미장원 앉아 파마.
돌아와 목욕하고 오후에는 맥주를 마신다.
타성의 휴일.
목이 타서, 갈급하여, 썩 맛이 있어서 마시는 술도 아니다.
타성의 술 마시기.
TV바라기 아니면 누워 잠자기의 J와, 아비와는 놀아주지 않는 아이들과, 나른하게 누워있는 겨울바다와..
의식은 고인 물처럼 미동도 않고.
그곳에 자극을 주고자, 무언가를 흔들어 깨우고자 함인가.
나의 술마시기는.
처저녁부터 혼곤한 잠 속에 빠져든다.
무수한 꿈들을 꾸었음직 한데 새벽 깨어난 머릿 속에는 남아있지 아니하고 , 어떤 감정의 흔적만이 느껴지는데. 그것은 회사의 그 진부한 늪, 환멸과 연관된 듯한.
월요일.
불꺼 어둠속 잠겨 기도드리는 새벽.
결단을 촉구하는 그 대상은 바로 나 자신.
혁명, 변혁은 바로 나 자신을 향한 명제.
17819 1995. 11. 21 (화)
P상무는 딸네미 결혼의 답례품으로 준 커피 세트가 매우 자랑스런 모양.
500명 가까운 신부측 하객, 부조금만해도 기천만원은 됬음직한데, 英이를 생각하는 못난 아비는 짐짓 마음이 아리다.
날씨, 부쩍 치워지다.
몇천억을 먹은 큰 도둑놈은 서울 구치소에 들어 앉아있고, 정치판 날라리들은 이전투구.
아, 어느 초인있어 이런 더럽고 못나고 악하고 비좁은 것들을 일거에 쓸어 버릴수는 없을까.
사도행전, 스테판의 순교.
17820 1995. 11. 22 (수)
부서장회의.
총무부장의 독판이다.
아무도 그에 정면으로 대응하려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그의 언변의 논리가 뚜렷해서가 아니라 제 주인, 신모씨를 쏙 답습한 그 어거지 일방통행이 피곤해서일 뿐이다.
몇 번씩이나 울컥울컥 치미는 반대 논리가 입에서 맴만 도는 나 역시 본시 비겁한 까닭만은 아닐 것이다.
SS우 에게 PERT C.P.M 설명해 주다.
금새 이해하는 것은 그가 영리한 까닭이고 내 강의가 좋은 까닭이다.
LW규 씨와 이런저런 얘기.
환멸과 갈등은 나 뿐이 아니다.
英이, KAL 신입사원 모집 응모.
12월 4일 시험치러 서울 간다고.
의외로 기특하다.
무언가 시도하고 도전하는 내 딸.
17821 1995. 11. 23 (목)
어제 대입 수능시험.
그다지 춥지 않아 다행이었다.
基를 비롯한 주위의 많은 면면들의 입시생들.
작년 이 맘때의 俊이.
고3의 여린 모습이 이제 머리를 기른 장부가 되었다.
정말 어른이 되었나?
제 방 문을 걸어 잠그고, 노상 퉁명스런 표정으로 아비를 대하는 녀석은 그런데, 늦은 사춘기를 맞은 꼴이니.
회사.
현장은 그런대로 돌아가지만, 업무의 색채는 완연한 만내리즘이다.
동기가 부여되지 않는데 일 자체에 무슨 재미들이 있을건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아라우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던가.
17822 1995. 11. 24 (금)
공지영 소설집 '인간에 대한 예의'
80년대의 젊음을 살았던, 나 역시 한 마리 벌레처럼 꼼지락 꼼지락거리며 지나왔던 그 시대의 그 들.
그들이 이제 90년대를 살아가면서 80년대 초의 그들이 가졌던 이상과 저항과 그 몸짓들을 회억하는 그것은...
그들은 과연 무엇을 바꾸어 놓았을까.
이 문민정부라는 90년대 후반의 이 시대에 그들의 그 열정과 희생은 어디에 어떻게 어느 만큼 살아 있을까.
아, 그들은 단지 허무하였을 뿐인가.
아니다, 아니다라고 공지영은 도리질을 한다.
면도칼 같은 한줄 감수성의 상처를 그은채.
17823 1995. 11. 25 (토)
英이 俊이를 밖에서 만난다.
세 부자녀는 함께 자갈치 횟집에서 생선회를 먹고, 나는 술을 마신다.
아비와 어울리기를 꺼끄러워하는 신세대의 딸과 아들.
이미 나의 늙음은 젊음들이 함께 놀아주기를 기피하는 영역에 들어서 있고, 英이와 俊이도 남다르게 아비를 향한 아기자기한 마음씀이 있는 아이들이 아니다.
그러나 자식 새끼들과 이렇게라도 어울리는 아비는 흐뭇 흐뭇.
17824 1995. 11. 26 (일)
이인화 '영원한 제국' 다시 읽는다.
첫 번째 소설읽기의 감흥보다 두 번째 읽기의 감흥이 떨어지는 이유는 재독하는 과정에서 곳곳의 허점을 발견할수 있기 때문이다.
구성상의 약점.
불과 하룻동안의 사건으로서 그 부피와 중요성이 너무나 크다.
이인몽은 아연 초인이었고, 하룻 동안 일어난 사건의 부피는 너무나 엄청나다.
하루의 시간 흐름 속에 모든 걸 쑤셔박을래다 보니 소설적인 무리가 뒤따른다.
J.
그래도 하마 자신의 지아비인데 지극히 아무것도 아닌 사안을 가지고 남편에 대한 언어의 방자함이라니.
17825 1995. 11. 27 (월)
TV는 때로 참 유익하다.
비스콘티의 영화 한편, 그리고 다큐멘터리 '독립영화'
헐리웃의 상업적 메이저 영화와는 전혀 다른 제작 형태.
몇 명이 모여서 지극히 개인적인 관심에 따라 사회의 구석구석을 불과 몇천불의 제작비를 들여 카메라를 들이대어 한편의 영화를 만든다.
이와 같은 독립영화들이 세계 영화사 흐름에 하나의 사조로서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일요일.
책방에 가서 한참을 찾아 점포운영에 관한 책 한권을 구입한다.
英이의 남자친구.
특별한 사이는 아닌 것 같고.
17826 1995. 11. 28 (화)
충원요청도 없었는데 신입사원 받다.
보훈대상자의 의무 채용으로 들어 온 안관동.
31살, 경상전문대 졸업, 해병제대, 기아자동차 영업사원으로 2년 근무.
점포경영에 대한 책을 읽어보려니까, 유망한 업종의 밑천은 1억이상 요구된다.
자본이 모자르면 그만큼 성공 확률은 낮은 것.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니 영 막힌 그런 것도 아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 성실, 사명감, 집착, 애정, 노력, 근면, 보람등의 덕목으로 어프로치하면...
17827 1995. 11. 29 (수)
SB-418 진수.
거대한 쇳덩어리가 스르르 미끄러져 바다로 진입한다.
문과적 인간과 이과적 인간의 구별이란 가능한 얘기일까.
대학의 선택뿐 아니라, 보통의 직업인에 있어서 이러한 구분에 의한 인간 파악이란 가능한 얘기일까.
나는 아니올시다 쪽이지만, 소질이나 기질의 측면에서는 이러한 구분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오늘 상곤, 낙영, 황근 만나기로.
17828 1995. 11. 30 (목)
서면서 상곤, 황근 만나다.
낙영은 불참.
생선횟집의 소주, 상곤이 가게 문을 닫은후 다시 박만기 불러 내 맥주를 마셔 대취한다.
사진예술과 회화예술의 얘기 얘기들.
사진쟁이 박만기와 그림쟁이 김황근.
박만기, 허이옇게 샌 머리에 독수리같은 눈매는 영판 잭 파란스의 인상이다.
사진예술은 그의 삶 자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