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部分

1995. 10

카지모도 2016. 6. 25. 01:13
728x90




17768 1995. 10. 1 (월)


토요일, 공부는 포기한채 서너병 맥주를 마시고 쓰러져 잠이 든다.


아이들, 밖에서 허구헌날 무엇들을 하는겐지 연일 늦은 귀가시간.

대학생들 5.18 관련 데모가 한창인데.


꿈- 무슨 국가시험을 치르는데 답안지를 받아들고보니 거기 기록 하여야할 주민등록 번호가 당최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엉터리로 적으면 무효인데. 그래서 주민등록증을 꺼내 확인하고 적으려니까 숫자가 헷갈려서 도무지 바르게 적을수가 없다. 시간은 자꾸만 흘러가는데 답안 기록에는 손도 대지 못한채 초조하여 전전긍긍하고만 있었다.


17769 1995. 10. 2 (월)


일요일의 독서실.

제법 여학생들로 들어찼다.

그런데 아이들 공부하는양을 관찰해보면 확연히 구분되는 두가지 타잎이 있다.

공부는 해야겠어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는 있지만 공부할 마음이 우러나지 않아서 엎드려 책상에 얼굴을 묻고있거나 소곤소곤 옆아이와 얘기를 나누거나 귀에다 헤드폰을 두른채 멍한 눈길로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아이들.

또다른 하나는 눈이 빛나고 자세도 바르게 진지하게 공부에 열중하는 아이들.

英이, 俊이의 학습태도도 아마 전자에 가까우리라.

목적을 향한 동기부여의 결여.

흥미가 있을리 없다.


막연함, 사춘기의 그 막연함.

아무 근거없어서 자신도 없는 장밋빛 미래의 꿈.

그 막연한 것이 구체적인 목적이 되어 그를 향하여 대쉬하는 아이들, 그 아이들의 공부자세는 눈이 빛나고 자세가 바르고 진지하다.


국군의 날.

젊은 군인들 그득한 열린음악회.

육군,해군,공군,해병대, 여군..

그리고 장군부터 졸병까지.

군대사회.

俊이를 생각한다.

홀로 겪어야하고, 홀로 느껴야하고, 그리하여 확실하게 보수적인 가치관 한조각을 쟁취해 나올수 있는 그곳이 군대다.


17770 1995. 10. 3 (화)


극심한 눈의 통증.

눈이 아프면 두통이 따른다.

두통은 정신건강과 직결된다.

여간해서는 두통이 없는 나이지만 눈이 아프면 어쩔수가 없다.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

건설공사 때문에 모두가 어지럽다.


개천절 휴일.

새벽, 회색수면으로 인하여 더욱 창궐한 두통과 눈의 아픔.

목욕하여 기분을 전환시키고자 하지만, 어디 그것이 물로 씻겨 내려가는 대상일까마는 목욕하고 난 후의 기분은 그런대로 개운하다.


아침 TV프로.

전멕시코 대사 부부.

예순넘은 그 노부부는 어쩌면 그렇게들 살수 있는걸까.

행복, 행복이 넘치는 삶의 모습.


따스한 가을 햇살.

독서실 가려한다.


17771 1995. 10. 4 (수)


재작년의 기출문제를 보니까, 부동산학개론은 출제수준이 매우 높다.

풀어보니 58점 정도 나왔는데 그것도 어림짐작으로 맞춘 것이 열문제 이상일 것이다.

휴일의 독서실.

10시부터 4시까지 집중.

독서실, 그곳에서는 산만애지는 정신을 막아주는 분위기가 있다.

아이들이 집에서는 공부가 되지 않는다고 독서실 가는 이유를 알듯도 싶다.


눈, 인터페론 안약.

안정액, 英이 사오다.

약에 기대야 하는 신체기관의 기능.


17772 1995. 10. 5 (목)


俊이 평소보다 일찍 돌아오다.

아비를 닮지 않아 뼈마디가 굵은 손과 발, 그리고 기다란 몸통.

부쩍 사나이다운 숙성한 모습을 곁에 앉게 하여 바라보는 아비짜리의 조그만 즐거움.


17773 1995. 10. 6 (금)


복거일 '파란 달 아래'

P/C 통신 하이텔에 올랐던 소설.

이른바 S.F 소설.

작가는 후미에 독자와의 대화 난을 통하여 공상과학소설의 이론적이 지식의 일가견을 피력하고 있다.

내 느끼기에는 무식한 이북여자를 그대로 40년후 미래로 옮겨 놓는둥, 우선 플룻 자체가 그 장르에 어울리지 않는 듯 싶지만..


안과에 가야지 가야지 하고 미적거리는 사이 눈의 통증은 슬며시 고개를 숙인다.

수면제등 신경안정제를 과신하여 중독되었던 옛 버릇이 나왔는지.

신문 광고를 보고 안정액이라는 한방 신경안정제를 사다가 지난 밤 자기전 복용하였으나 별무효과.

어지러운 꿈은 여전하고, 회색수면후의 그 회색기분 역시 조금도 개선되지 않는다.


미국, 아내 살해 혐의의 축구스타 O.J 심슨 무죄 평결.

이상한 나라, 미국.


17774 1995. 10. 7 (토)


김기창, LW규 부장 승진.

나는 누락되었다.

양홍중 2공장 담당 부장 전보, LW규 조선부장, 곽정수 조기부 차장, 이광섭 전장과 담당 차장,

그리고 과장, 대리급의 승진 대상자들, 직위는 그대로 둔채 호봉만 승급하고.

원칙 부재의 인사.

졸렬한 냄새가 푹푹 풍긴다.

Sh씨 , 총무부장.. 그 LINE UP은 황당무계하다.


퇴근하여 어머니께.

형은 초저녁인데 벌써 곯아 떨어져 있고, 형수는 전도부인답게 교회로.

늙은 어머니와 두명의 조카와 롯데와 엘지의 야구경기를 보면서 오십바라보는 아들은 술을 마신다.


핏줄은... 옛, 그 절대적인 가족주의... 목숨을 버려도 좋았을 어머니와.. 목숨을 버려도...

나의 정체성이 있었던... 그곳의 영토는...


어느덧 이기주의의 마음들은 무성하게 자라고 자라서..

그리하여 사람은 죽어가는가.


17775 1995. 10. 8 (일)


봉급쟁이, 그 파리 목숨.

사주의 명령, 각 과 단위로 한명씩 목을 치라는.

어제는 여섯명의 대기발령.

뒤숭숭한 직장의 분위기.

토요일 오전 일과를 그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보낸다.


17776 1995. 10. 9 (월)


일요일의 독서실.

무척이나 집중할 수가 없었다.

두뇌의 피질에다 모래가루를 뿌려 놓은듯, 도무지 두뇌 활동이 이루어지지 않는 느낌.

확실히 술 때문일 것이다.

진득이 참고 그래도 3시 30분까지는 버티고 앉아서 문제집을 푼다.


돌아와 늦은 목욕.


UN 본부에서 정명훈이 지휘하는 KBS 교향악단의 연주회.

정명훈, 마에스트로의 풍모, 열정이 담긴 성실한 지휘의 폼.

사물놀이 패와의 협연. 우리 고유 타악기들이 외쳐대는 격정의 소리도 대단하다.


꿈- 고등학교 동창회, 대한극장 로비에서 나는 중인환시리에 똥을 눈다. 그 뒤치다꺼리 어린 俊이가 도와 준다.


17777 1995. 10. 10 (화)


여기저기서 사표들을 던진다.


동기를 부여해주지는 못할 망정, 스스로 하고자하는 열의마저 싹뚝 잘라버리는 풍토.

모가지에 힘만 주고 권위주의로 군림을 하면 그것이 LEADER SHIP 인줄 아는 신모씨.

이런데도 회사가 돌아가고 있는 까닭은 조선업이라는 업종의 특수성과 예부터 내려오는 관성의 법칙이 그나마 작용하고 있는 때문이다.


오늘 부서장회의.

거기 참석하여 온갖 권위와 자만의 폼을 다 잡을 신모씨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그 야시꼬움에 입맛이 없을 지경이다.


17778 1995. 10. 11 (수)


부서장회의 들어와 갖은 폼을 다잡고 횡성수설하는 신모씨.

두시간여를 마냥 떠들어댔는데 그 논리의 맥락은 도무지 오리무중이다.

다만 감정적으로 내뱉는 못나빠진 內意라는 것은 충분히 알만하다.


ST-95004 떼거지로 몰려온 시청, 감리단, 대학의 사람들.

진수라는 세레모니에 관한 것을 어디서 주워 들었는지, 도끼다 휘장이다하고 챙길 것은 다 챙겨대는 꼬락서니들이 얄밉다.

대선조선은 완전히 코가 꿰인 꼴이다.


양홍중씨 사표.

결국 봉급쟁이의 말로는 이렇게 귀결되는 것이다.


김한호와 늦도록 마시다.

겨우 일어난 아침.

J는 팔공산행.


英이 차려주는 아침.


17779 1995. 10. 12 (목)


가을은 이토록 청량하고 명랑한데.

현실의 늪에는 똥덩이가 둥둥 떠다닌다.


김성동의 자전적 소설 '집'

자신의 이야기를 여자의 시각으로 그리고 있다.


주여.

아무것도 두렵게 마소서.

이 따위 세상 만만하게 볼수있는 굳건한 심장을 주소서.


17781 1995. 10. 14 (토)


자재부의 최병문차장 사표.

뒤이어 줄줄이 거론되는 면면들.


俊이에게만은 봉금쟁이를 시키지 않아야겠다는 마음이 있지만 녀석이 과연 다른 쪽의 독립적인 개체로서의 능력을 발휘할수 있을런지.

英이에게도 그토록이나 염원하였던 전문직업인.

이 역시 한갓진 꿈으로 스러져 버리고.


김성동 '집'

재취한 아내의 눈으로 그려낸 자화상.

일상이란 무엇이고 이상이란 또 무엇인가.

잔잔하게 자신의 얘기를 풀어가는 그 솜씨는 역시 문필가임을 느끼게 한다.

김성동이라는 작가는 적어도 나를 실망시키지 아니하였다.


17782 1995. 10. 15 (일)


LW규 씨 다시 2공장으로 환원 발령.

무슨 이따위 인사가 있는지.

원칙과 경영철학에 의해서 인사를 단행하였다고 큰소리 치더니, 양홍중씨 사직하니까 금새 행하는 인사이동의 꼬라지가 이 모양이다.


잔득 흐린 날씨.

일요일.

그리고 나른한 몸살끼.


17783 1995. 10. 16 (월)


관절마다 자근자근 자지러질듯한 감각.

혼곤한 몸살끼는 어쩌면 쾌감이기도 하다.


가을비 부슬부슬 내리고, 멀리 바다와 방파제는 잿빛 풍경화로 누워 있는데 오십 넘은 사나이는 일말의 감상도 없이 차가운 눈으로 그 그림을 내려다 본다.


이 환경.

역동적인 힘을 불어 넣어줄 그 무엇.

아, J여 이제 우리 교회에 나가자꾸나.

헛되지 않은 목숨이기 위하여서라도 우리 교회에 나가자꾸나.


17784 1995. 10. 17 (화)


27년전 오늘.

나는 그 때 길선이, 도깨비등과 함쎄 창원 39사단 앞에 있었다.

머리를 깎고 당구를 치고, 그리고 나는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며 영내로 줄지어 들어갔다.

그리고 나는 군인이 되었다.


계절, 무슨 냄새를 맡을라치면 나는 그 39사단 훈련소의 그 새벽 가을을 떠올리지 않을수 없다.

가을냄새- 청량한 대기에 바스라지는 나뭇잎의 건조한 냄새가 섞이고, 취사병들이 삽으로 퍼내는 그 짬밥냄새가 섞인 가을, 가을 냄새.


며칠남지 않은 공인중개사 시험.


17785 1995. 10. 18 (수)


나는 취한다.

열두시가 넘어 나는 철판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아내는 문을 열고 나는 들어오게 되었는데, 취한 아비는 자식새끼의 얼굴들을 보고 싶으나.

이미 딸네미는 제 방 걸어 잠궈 철벽수비를 뽐내고, 아들네미는 아예 문을 열어줄 빌미조차 주지 않는다.

이 년, 이 놈과의 한번의 포옹이 애틋한데, 이 년 이 놈들 그저 문을 걸어잠그고 오불관언일쎄로구나!


17788 1995. 10. 21 (토)


LIFTING MAGNET 건으로 한부장이랑 줄줄이 Sh씨 방에 불려 들어가 늙은이의 악쓰는 소리를 들어야 했다.

도무지 상대방과의 대화 자체가 불능인 사람.

일방적 고함, 그 정신을 분석하여 보면 분명 유아적 어리광을 쉽게 발견할수 있을 것이다.

일변 가엾은 구석 없는바 아니지만 도무지 감당할수 없으니 여기에 나의 비극은 물론 대선조선의 비극이 있는 것이다.


17789 1995. 10. 22 (일)


토요일 11시 30분경.

신모, 그 미친갱이에게 또 당하다.

도무지 잘못 없는 사안으로 뒤집어 써야하는.

봉급장이란 그 이유만으로 이 설명은 가당한 것인가.

늙은이의 비정상적인 성격 따위로 치부함으로써 자위라도 할수 있단 말인가.


P상무에게 따진다.

나에 대한 그의 포악의 의미를 해석해 달라고.

내게 회사를 그만둘 것을 강요하는 우회적인 표현이냐고.

P상무는 극구 그런 것이 아니라고, 그 냥반 성격을 몰라서 그러느냐고, 너도 나도 당하는 판인데 아예 그런 생각일랑 먹지를 말라고.


결국 사무실 나와서 SJ엽 과 어울려 퍼마신다.

그러나 아무리 취하여도 마비되지 않는 바늘끝 같은 뾰죽한 내 자존의 영역은 취할줄을 모른다.


일요일.

이 마음밭으로 어떻게 공부가 가능하겠는지.


17790 1995. 10. 23 (월)


신모란 인격에 상처받은 내 자존심.

일요일.

피흘리는 그것을 껴안고 어찌 한줄 공부가 이루어질수 있으랴.


월요일.

꾸역꾸역 세수를 하고, 밥을 쑤셔넣고, 옷을 주워입고 나서야 하는 저 환멸의 저자바닥.


기도드린다.

주님.

도우소서 도우소서.


J는 그저 한 마리 달팽이.

자신만의 껍질 속에 숨어서 이 남편의 마음의 고통 따위는 아랑곳 없다.


17791 1995. 10. 24 (화)


Sh씨 의 내게 대한 포악이 다분히 심리적인 반응임을 눈치챈다.

나의 어떤 부분에 대한 아니꼬운 감정이 들어있다.

나에 대한 주위의 긍정적인 얘기는 오히려 그에게 부정적 감정을 유발케 한다.


어떤 계기를 꿈꾼다.

좀 더 나이 들기 전에, 무언가 나를 떠밀어 재촉하는 손길이 있다.

이 곳을 벗어나 새로움에의 도전.

오십이 넘기 전.


가능하다면 금년을 채우고 싶은데.

마음을 굳히고 나니까 오히려 기분은 차분해 진다.


처자식을 거느린 가장으로서의 불안함이 어찌 없을손가.

그러나 차근차근 생각하고 시도하고 연구하고 도전하면 지금보다 낫지 않을 리가 없다!


J에게는 이런 내 마음을 글로써 전하려 하는데..

그녀가 진정 힘이 되어 주어야 할텐데...


기도.

있는 그 날까지 온유케 하소서.


17792 1995. 10. 25 (수)


마음을 굳히고 나니까 기분은 의연해 진다.


부서장회의.

신모의 따까리 황부장의 독선이 판을 치는 분위기.

혼자 잘나고 혼자 회사를 생각하는 듯한 온갖 폼을 잡고서 떠들어대는 그 모습은 제 상전 신모와 어쩜 그렇게 빼어다 닮았는지.

그와 부딪치는 것은 이제 다만 피곤할 뿐이다.

한부장,윤부장,최부장,이부장,등등의 면면들 역시 속으로는 어찌 부글거림이 없겠는가.

다만 봉급장이의 비애로서 참고 있을 뿐이다.


기도.

두려워 말게 하소서.


J는 나의 힘.


17793 1995. 10. 26 (목)


불만은 포도가 되어 팽팽하게 영근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신봉수 "도대체 이 회사가 어디로 가려는지. TOP은 과연 회사를 경영할 의사나 있는 것이지 모르겠다."

PD성 "차장님 나는 내년 봄까지 견디기 힘들 것 같습니다."

광섭이도 곧 그만둘 눈치이고.


총무부장을 산초처럼 거느린 동키호테는 어제도 헛폼을 잡고 현장을 누빈다.

3층에서 저만치 드라이 도크 곁을 지나는 두 사람을 내려다 보는 내 마음 속에는 구역질같은 분노가 치민다.

내가 너를 이토록 싫어하니 텔레파시로서 너도 그러하겠지.


어쨌든 두달은 버텨야한다.

이제 서서히 형편없는 조직 속에서 이십여년 이상 굳어버린 피해의식, 노예의식을 떨구어 내야 한다.


아이들은 중간시험중.

노태우, 그 大盜의 수렁 속에서 부정의 고구마 줄기가 줄줄이 불거져 나온다.


17794 1995. 10. 27 (금)


한사람의 전횡으로 인한 의기소침의 분위기.

이것을 진작시킬 인재도 없거니와, 이를 배제코자하는 OWNER의 의지도 없다.


온갖 잡생각들.

이십여년 이상 몸담아온 직장을 그만두는데 어찌 카오스적인 상념이 없을까마는.

그 생각들이 자심하게 나를 괴롭힌다.


요는.

그동안 봉급장이로서 순치된 나의 의식, 겁쟁이 노예근성 무사안일주의..

그런 것이 문제일 것이다.


퇴근하여 검사과장과 늦도록 마신다.

상류층 환경에서 성장한 김한호.

엔지니어로서의 실력도 있고 의욕도 있고 일솜씨도 거침이 없다.

나와 불과 10살 차이도 나지 않건만 그는 나처럼 찌들지 않았다.

나는 이른바 6.25 세대도 아니건만 너무나 찌들게 살아 왔는가?


17795 1995. 10. 28 (토)


P상무 혼자 동분서주하며 일꾼들을 지휘하여 광안대교 케이션 2 BLOCK을 진수시킨다.

참으로 위험한 작업이었다.

그런 작업 광경을 안벽 저 쪽에서 마치 나폴레온의 폼을 잡고 오만하게 서있는 신모의 야시꼬움.


다행히 건설공사의 지출품의 여러 건은 결재가 떨어졌다.


노태우, 대 국민사과.

간혹 한숨을 내쉬고 눈자위로 손등을 가져가는둥 진실한척 연기를 하지만, 그 검은 속은 오리무중이다.

김대중, 20억을 받았다고 중국에서 고백, 김종필 100억 수수설이 난무한다.

금권정치.

돈이 모두인 세상.

아, 대한민국이라는 유행가가사는 말짱 헛소리다.


17797 1995. 10. 30 (월)


일요일.

안방 앉은뱅이 상앞에 앉아서 정말 모처럼의 공부를 한다.


英이는 가지산행, 俊이는 경주행.

중늙은이 가시버시만이 집을 지키는 일요일.

저녁나절 그예 술을 마신다.


새벽 1시30분 기상.

베란다 내 방에 불밝혀 국토이용관리법 공부.


싸늘한 늦가을의 새벽.

불 꺼 어둠 속에 몸을 잠그고 기도.

주님.

두렵고 황량하고 나약한 영혼을 도우소서.

나의 아버지

나의 하나님.


17798 1995. 10. 31 (화)


이제 두달여만 더 다니면 이 오욕의 늪에서 벗어난다고 생각하니 사념은 각기 두갈래로 나뉘어 치닫는다.

족쇄를 끊어버리는 것 같은 자유로움, 훨훨 날개짓하며 날아가는 가능성의 창공.

반면 순치되어 타성으로 인박힌 무사안일주의로부터 벗어나는 순간의 해방의 공포감.

마치 고소공포와 같은.

높은 곳에 올라 날개를 달고 뛰어 내릴때, 그 아득한 공간을 향하는 두려움.

다른 쪽은 폐쇄공포.

폐쇄된 좁은 공간이 답답하여 답답하여 몸부림을 치며 미칠것만 같은 답답함...



'辨明 僞裝 呻吟 혹은 眞實 > 部分'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95. 12  (0) 2016.06.25
1995. 11  (0) 2016.06.25
1995. 9  (0) 2016.06.25
1995. 8  (0) 2016.06.25
1995. 7  (0) 2016.06.25